[애월맛집] 제주도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흑돼지 전문점, 어사촌 도야지


    제주도 생활 1일차, 자축을 위해 찾아간 곳은 제주도의 어느 산속에 있는 흑돼지 전문점.
    표선 해비치 앞이나 중문에 가면 흑돼지 전문점이라고 요란하게 간판을 해놓고 네이버 알바들을 동원해
    [중문맛집]이니 [표선맛집]따위를 반복적으로 키워드 삼아 줄창 포스팅해 놓은 그저 그런 관광 식당과
    달리 이곳은 포스팅이 별로 없습니다. 참 아이러니 하지요.
    갠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괜찮은 식당은 글이 몇 개 없고, 대신 맛도 없고 감동도 없는 관광 식당들만 줄창
    검색페이지 1면을 도배하다시피 하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이런 글은 써봐야 네이버 알바글에 
    밀려 저기 수십 페이지 밖으로 밀려날 것이 뻔하니 제 블로그 즐겨찾기로만 오시는 분들에게만 소개하는
    기분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

     

     


    이곳은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에 위치한 인적 드믄 마을입니다.
    바로 근처엔 축협공판장이 있어 이런 정육식당이 몇 군데 더 있는 걸로 알고요.


    약간 산쪽에 위치한 곳으로 어두컴컴한 곳에 홀로 불이 켜진 이 집을 다들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이 제주 현지인들로  좌석이 채워지고 있습니다.


    사진의 왼편에 쌀, 김치, 찌개용 김치등 원산지 표시도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메뉴판 보심 아시겠지만 제주도의 흔한 흑돼지 맛집이라 알려진 곳에 비해 1~2천원씩 저렴한 편.
    보통 중문쪽이나 표선의 흑돼지 전문점에 가면 흑돼지 오겹살은 180g에 15,000~16,000 가량하고 목살은 이보다 천원가량 저렴한데 이 집은 그보다 좀 더
    저렴한 편이네요. 우리 일행은 셋이라 일단 제주산 흑돼지 세트(오겹살+목살)로 시작해 봅니다.


    주문하자마자 깔리는 기본 찬들


    비록 참숯은 아니지만 화력 좋은 숯이 나옵니다.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먹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방식이지요. 구리석쇠였음 더 좋았겠지만 그것까진 안바래요.^^
    석쇠를 깔고 환기통을 갖다 붙이는, 이렇게 먹으면 고기 맛도 좋고 고기 냄새도 옷에 덜 베이고 일석 이조입니다.
    다만 고기 굽는 중에 환기통에서 검은 찌꺼기가 흘러 내릴 수 있어 청소를 자주 해야 한다는 점과 숯 관리는 전적으로 업소의 부담이 되겠지요.
    어제도 중문의 어느 흑돼지 전문점이라는 곳에서 고기를 먹고 왔는데 불판에 구워 맛도 그렇고 옷에 냄새가 엄청 베여서 깔끔하지가 못했습니다.


    흑돼지 모듬(오겹살+목살) 450g 30,000원

    고기를 재단한 모양새에서 특별히 두께감을 주려는 좋은 의도가 보입니다.
    계속 해서 어제 먹고 온 중문의 흑돼지 전문점과 비교가 되는데 그곳은 고기 두께가 무척 얇팍하고 표시된 대로 정량을 맞춰서 내지 않는 듯한 인상을
    받았지만 이 집은 450g 칼 중량을 지킨듯 보입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제 눈이 저울입니다^^;"

    물론 플러스 마이너스 편차는 있겠지만 중량과 관련해서는 고기든 생선회든 굉장히 예민한 부분이기에 100g, 600g, 1kg가 어느 정도인지는 평소 눈으로
    그 양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게끔 트레이닝을 합니다. 적어도 어처구니 없는 양으로 중량을 속이는건 없는지 판별하기 위함이지요. 


    흑돼지 목살 상태


    칼집 낸 흑돼지 오겹살 상태인데 껍질부터 시작된 비계와 살의 비율이 괜찮아 보이네요.
    오겹살은 분명 좋은 부위인데 비계와 살의 비율이 틀어지면 그냥 목살 먹는 게 낫다 싶을 정도로 중요하게 보는 편입니다.


    다른 지역은 모르겠고 제주산 흑돼지는 저렇게 보라색의 흑돼지 인증 마크가 찍혀 있는 게 특징이라고 합니다.
    또한 흑돼지를 믿고 먹을 수 있도록 도축할 때 일부러 털을 남겨둔다고 해요.
    하지만 검은 털이 슝슝 박혀 있다고 모두 흑돼지는 아닙니다. 흑돼지는 돼지의 고유 종자로 유전자 자체가 틀리지만 간혹 털만 검은 일반 돼지가
    흑돼지로 둔갑할 수도 있습니다.

    제주에서 흑돼지 사육 농가는 불과 50여 가구.
    하루 흑돼지 도축양이 평균 수치는 모르겠고 대략 300~400마리 내외. 하지만 최근들어 도축양은 점점 떨어지는 추세라고 해요.
    심지어 지인께 들은 얘기로는 하루 30마리밖에 도축하지 않은 날도 있으니 그 많고 많은 제주의 흑돼지 전문점과 정육식당에선 어떻게 그 수요를 충당하고
    있을까? 추측에 불과하지만 가짜 흑돼지를 사용하는 집이 분명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저는 예전부터 이러한 의혹을 갖고 있었지만 딱히 검증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지요. 암튼 얘기가 길어졌는데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면..


    고기집에서 밑반찬은 그리 특별하게 보는 편이 아니지만 돼지고기와 궁합을 맞출 김치는 중요하게 봅니다.
    또 양파나 고추 장아찌, 함께 싸 먹을 겉절이가 맛이 좋으면 그게 최고지요.
    김치도 고기와 잘 어울리는 편이고 특히 서리태로 만든 콩장은 계속 손이 가네요.


    제주식 멜젓입니다.
    김돈이, 돈사돈에서 팔팔 끓여내는 멜젓은 수도권과 지방 사람들의 입맛을 맞춘 개량 멜젓이고 제주도의 고깃집에서 이 멜젓은 정말 토속적입니다.
    사실 통째로 내는 멸치를 먹기가 좀 불편한데 그래서 잘라서 내오면 안될까 생각도 해봤지만 이것은 그냥 알아서 끊어 먹는게 답인거 같아요.
    한마리 통째로 씹으면 정말 짜고 비립니다. 만약 어려우시다면 그냥 멜젓국에다 콕 찍어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


    소스는 3가지.





    저 퍼런색의 흑돼지 인증마크는 그냥 드셔도 무방합니다.


    마침 형님께서 제주도 여행중이라 함께 만나 술 한잔을 했지요.
    저는 이 날 형님의 렌터카를 대리운전해야 하기 때문에 소주는 한잔만 마셨습니다. ㅋㅋ


    처음 고기는 기름장에 콕 찍어 고유의 맛을 음미하고


    두번째는 취향에 맞게 쌈에도 싸 먹어보는데..
    목살 끝 부분에 붙은 돼지비계는 살과 함께 자르지 않고 비계만 따로 잘라 끝까지 지져서 먹어봤더니 역시 흑돼지 특유의 쫀득함과 고소함이 있습니다.
    비계라해서 느끼하거나 하지 않아요. 고소함과 식감 자체가 일반 돼지 비계와는 확연히 다른 맛이 있습니다.


    추가로 주문한 된장찌개 6,000원

    딱새우가 들어간 해물된장찌개인데 국물맛이 정말 칼칼 시원합니다.
    무엇보다도 쥬키니(푸른)호박이 아닌 애호박이 들어가 줬다는 점은 가정집에서 먹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요.
    제주 생활을 여는 바로 첫 날, 제주시 이마트에서 장을 봤는데 이마트는 전국적으로나 물가가 비싸긴 마찬가지네요. ^^;
    그런데 애호박의 경우 좀 심하더랍니다. 제가 가장 비싼 애호박을 겨울에 서울에서 3천원까지 봤습니다.
    그런데 이 미친 이마트가 애호박 한개를 3,800원에 파네요. 바로 다음날 애월의 하나로 마트에서 파는 애호박은 2,000원

    애호박이 언제부터 하루만에 1,800원씩 등락하는 도깨비 시세가 되었을까?
    이것은 이마트가 미치지 않고선 있을 수 없는 일. 처음엔 저렴하다 저렴하다 치켜세우며 국민 마트를 자처하더니 이제 시장을 독점하다 시피하면서
    은근슬쩍 아니 대놓고 가격을 올려 파는 게 과연 할인 마트가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된장찌개 얘기하다 애호박 물가를 말하며 이야기가 새 버렸습니다만, 어쨌든 고깃집에서 나오는 애호박 된장찌개는 참 반갑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



    이 곳은 거의 산자락입니다. 차 없고 네이게이션 없음 못 찾아 옵니다.
    그런데 대부분 렌터카를 가지고 다니시니 문제 없겠지요.
    네비주소는 위 사진을 참조하시고, 주차문제는 앞에 넗은 주차장이 있어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애월 흑돼지 맛집. 어사촌 총평
    흑돼지다 보니 주머니 사정이 얇팍하시다면 어느정도 출혈을 감수해야 할 겁니다.
    그래도 다른 제주 관광 맛집에 비해선 1~2천원 저렴한 편.
    3인이 드실 때는 450g짜리 흑돼지 세트로는 양이 안찰 수 있습니다. 여기에 180g 하나 더 시키고 찌개(6천원)까지 주문하면 얼추 5만원이 나오지요.
    소주는 2병 정도 드셨다고 가정했을 때 셋이서 6만원이 안나오는 수준이니 흑돼지 물가 치고 이 정도면 괜찮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고깃집이다 보니 특별히 이슈를 끄집어 내기가 힘든 집이네요. 된장찌개를 따로 주문해 버려서 공기밥 시키면 찌개가 나오는지 국이 나오는지를 확인
    하지 못했습니다. 찌개가 메뉴에 따로 있기 때문에 아마 이 부분에 있어선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요.
    그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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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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