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비자림,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로(비자나무)


    비자림을 아십니까? 수령이 500~800년에 이르는 2800여 그루의 '비자나무'가 밀집해 있는 이 곳은 천년이라는 유구한 세월에 걸쳐 형성된 천연 원시림입니다. 물론 비자나무의 보호를 위해 사람에 의한 관리가 이뤄져 온 것도 사실이 지만 하늘을 뒤덮을 정도의 무성한 비자나무가 뿜어내는 산소 효과와 '피톤치드'라 불리는 물질로 인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한국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농축된 산림욕을 느끼게 되니..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로'라는 사실에 주저없이 고개를 끄떡여 봅니다.







    울창한 숲길로 들어가는 입구, 제주 비자림

    #. 세계 최고의 비자나무 군락지, 제주도 비자림
    비자림은 제주도 동북 지역인 구좌읍 평대리의 다랑쉬 오름 옆으로 길게 쭉 뻗어 있는 산림지대로 그 면적은 448,165㎡ 에 달하고 500~800년생 비자나무가 2800여 그루가 자생하는 등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비자나무 군락지입니다.


    제주 비자림은 10년전 건설교통부가 실시한 '아름다운 도로' 평가에서 당당히 대상을 차지했던 곳으로, 전국 지자체가 추천한 88곳 중에서 가장 빼어난 숲길이자 아름다운 산책로임을 증명했던 곳! 이렇게 되기까지는 많은 공을 들여야만 했다고 합니다.

    숲이란 그대로 두면 원시림이 되어 사람이 지나다기 힘든 상태가 됩니다. 나무를 위협하는 여러 덩쿨과 식물과 기생 식물들에 의해 칭칭 감겨진 비자나무를 상상해 보십시요. 마삭줄, 등수국, 송악, 줄사철등이 온 숲을 뒤덮으면 햇빛이 차단되어 비자나무의 광합성을 방해하게 되고, 광합성을 원할히 하지 못한 비자나무는 결국 죽거나 정상적으로 자라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다소 인위적이지만 이런 산책로를 조성하기 위해선 사람 손을 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제주도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비자나무 군락지는 이곳 구좌읍 평대리가 유일하다고 하니 비자나무 가꾸기와 보호에 앞장서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자림 숲이 형성된 건 1967년이지만 1985년에 '비자림로'라 명명된 후 관리가 이뤄지면서 해마다 많은 탐방객들을 불러모으고 있습니다.

    이곳을 즐기는 방법은 매우 간단해요. 특별히 오름 경사도 없으니 아이들과 혹은 연인과 손잡고 걷기에 아주 좋으며, 중간에 사진 촬영에만 몰두하지 않는다면 약 2시간 내외로 왕복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 없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저와 함께 비자림 탐방로를 구경하시죠.^^



    정면에 보이는 굵직한 나무들이 모두 비자나무들이다

    비자나무의 영험한 자태를 감상하며, 제주도 비자림



    비(非)를 닮은 잎 때문에 비자(榧子)란 이름이 생겼다는 비자나무

    #. 최고령 나무는 900살, 아홉세기를 풍미한 비자나무
    비자나무는 천연기념물 374호로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수령이 200~300살은 거뜬히 넘습니다. 높이는 최대 14m로 이는 5층 건물과도 맞먹으며, 열매 속에 있는 씨앗은 기름을 짤 수 있고 구충제 역할까지 한다고 해요. 옛말에 비자를 일곱개씩 7일간 복용하면 촌충이 사라진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니 확실히 효과가 있나 봅니다.


    아랫쪽에 800살을 넘긴 새천년 비자나무의 모습도 실었지만 제주 비자림의 최고령 나무는 무려 900살. 한 세기 가까이 살아온 나무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참으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비자나무에 기생하는 덩쿨과 식물들


    실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나무의 생명력이란

    현무암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의 모습

    어떻게 저 뿌리들이 바위를 뚫고 내려 앉을 수 있었을까? 뿌리가 가는 길엔 여지없이 갈라지고 쪼개진 현무암 덩어리가 있었습니다. 제주 비자림은 여러가지 모습을 통해 우리들에게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로를 탐방하고 있는 한 커플, 제주도 비자림

    수령이 800년이 넘은 새 천년 비자나무

    #. 800년의 유구한 세월을 견디어 온 새 천년 비자나무의 자태
    '새 천년 비자나무'로 명명된 이것은 수령이 800살로 이곳에선 두번째 최고령인 나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연리목(서로 다른 뿌리의 나무가 합쳐져 하나로 자라는)' 형태를 띄어 독특한 모습을 보이는데요. 그 모습을 감상하면서 든 생각은 의외로 800년이라는 수령이 가져다 주는 느낌만큼 웅장하지는 않았다였습니다.

    이는 삼나무 기둥 처럼 넓고 크거나 혹은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오른 열대 나무의 그것과 달리, 젊은 시절을 보내고 노년기에 접어든 약간은 초라한 기색마져 느껴졌던 그런 모양이였죠. 지금까지 알려진 비자나무의 최대 수명은 1,000년 내외.


    억 소리 나는 숫자이지만 어쨌든 사람나이로 환산해 보면 여든살 노년기에 접어든 상태라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숫자가 주는 무게감이 있기에 어쩌면 자이언트 나무를 상상했을런지도 모릅니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나무에선 볼 수 없는 위압감 정도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새 천년 비자나무.

    800년이란 시간. 보이지도 않는 세월이 참 까마득하게 느껴집니다. 그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인간들이 삶을 살다 갔으며 이곳을 지나쳤는지 헤아릴 수 없습니다. 생각해 보면 800년이란 세월 동안 인간들은 숱하게 흥망성쇠를 거듭하며 오늘날에 이르렀지만 비자나무는 그것을 모두 지켜보며 우두커니 한 자리를 지켜오지 않았던가요. 이 나무 앞에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고 하찮은 존재였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새 천년 비자나무의 일부 모습

    나무에 나무가 자라는 듯한 착각이 든 새 천년 비자나무

    샘터에서 목을 축이는 새들

    이곳에선 유일하게 목을 축일 수 있는 샘터. 이 샘터는 탐방객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이용은 동물들과 공유합니다. 인간들이 목을 축이노라면 새들은 비켜서고, 자리가 나면 돌아와서 샘물을 마시는.. 자꾸 오는 걸 보니 아직 목을 덜 축였나 봅니다. 저는 저만치 물러서서 새들이 갈증을 해소하도록 지켜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로, 제주도 비자림

    산책로를 걷고 있는 탐방객, 제주도 비자림

    #. 피톤치드 효과..그리고 지친 영혼을 달래주는 비자림
    '피톤치드(Phytoncide)'란? 식물이 타 미생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거나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내 뿜는 일종의 살균물질로 이것을 쐬게 되면 우리몸의 신진대사 활성화 및 심폐기능 강화등 탁월한 산림욕 효과를 보게 됩니다. 이러한 피톤치드는 각종 병균과 해충, 곰팡이들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산림으로부터 끊임없이 방출되기에 이곳을 장시간 둘러보는 것만으로 심신의 안정과 마음의 정화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방문한 시기는 가을이지만 좀 더 시원하고 쾌적한 탐방을 위해선 고온다습한 여름이 최적이라고 해요. 물론 겨울도 좋습니다.^^ 탤런트 현빈의 CF촬영도 2월에 이뤄졌다는 사실! 마음이 무겁거나 머릿속이 복잡할 때 제주도 비자림을 탐방해 보는건 어떨까요? 빽빽한 비자나무가 뿜어내는 방대한 양의 산소와 피톤치드. 그것을 몸으로 맞으며 걷는 기분은 '상쾌함' 그 자체입니다.

    사실 숲 보단 바다를 좋아했고 낚시를 좋아한 입질의 추억. 하지만 오늘만큼은.. 비자림에 가길 잘했어!

    "산소로 목욕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


    오늘은 제주 비자림에서 입질의 추억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추신)
    잠시후 저는 두 달간 낚시 유학을 마무리 짓는 마지막 출조를 나갑니다.
    기상때문에 주어진 시간은 고작 4시간 뿐이지만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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