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성게와 문어, 그리고 광어회와 함께 지금껏 내가 맛본 매운탕중 단연 최고였던 곳"





    계획에도 없었는데 어쩔 수 없이 횟집을 찾은 사연이 있었답니다.



    이곳은 거제도 능포항 방파제 전경이랍니다.
    그러니까 이때는 년중 감성돔 낚시가 가장 활발해지는 "10월"의 어느날이였습니다.






    회사에서 직장 상사들과 함께 감성돔 낚시를 하기위해
    서울에서 이 먼곳까지 왔는데
    문제는 이렇다할 고기조차 제대로 잡지 못한채 허탈한 마음으로 돌아가려던 참이였습니다.







    고기를 못잡은 아쉬움보다 더 자존심이 허락치 않았던 것은
    "낚시꾼이 고기를 잡지못해 횟집을 가는 것"
    보다 굴욕적인건 없으니 ㅠ,.ㅠ






    그래도 이 먼 거제도까지 왔는데 회맛은 보고 가야하지 않겠나 싶어
    찾은 곳은 능포항의 한켠에 자리잡은 횟집 골목






    그중에서 우리일행들은 골목 첫번째에 자리한 집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대낮이라 그런지 손님들이 거의 없는 가운데
    우리 일행은 모듬회(大)짜리를 주문합니다.
    규모는 작지만 그래도 관광지다 보니 가격이 생각보다 착한 편은 아닙니다 ^^;







    기본찬이 나오고







    일반 횟집에서 볼 법한 새우지만 크기는 좀 더 큰게 오동통하더랍니다.









    첨엔 그냥 평범한 조개탕 같았는데 자세히 보니 큼지막한 조개를 넣어 주셨더라구요
    일반 조개탕은 쥐꼬리만한 조개살 빼먹겠다고 젖가락질을 했지만
    여기 조개살은 아주 그냥 통통하더랍니다. 
    국물은 아주 깔끔하면서도 시원시원하니 소주가 절로 넘어가는 ^^











    해물전이 나오는데~ 이정도면 들어간 재료들이 실한 편입니다.
    잘게 썰은 오징어의 양도 제법 되니 대충 젖가락으로 어디를 찢어 먹어도
    오징어살이 잘근잘근 씹히는게 입안이 심심치 않게 해줬던 해물전 ^^









    낚시꾼이 낚시하느라 지친 심신을 횟집에서 풀어서야
    이래서야 되것습니까? ㅋㅋ 
    나중에 조행기를 따로 올리겠지만 이날 4명이서 잡은거라곤
    30cm 넘어가는 전갱이 2마리, 30cm 될랑말랑한 참돔하나, 손바닥만한 돌돔 한마리
    횟집 아주머니가 우리 얘기를 듣더만 한마디 하네요?

    "에라이~바보들~ 지금철엔 눈감고도 잡는게 감시(감성돔)여~
    사내 넷이서 그걸 하나 못잡냐 쯧쯧"

    아 정말 우울하더랍니다 ㅡ.ㅡ;;




    그리곤 내어주는건 살아 꿈틀거리는 산낙지와 개불
    그래 오늘의 아쉬움 이맛으로 푼다 쩝..






    참소라 등장~!
    요건 비싸서 왠만한 횟집에선 스끼다시로 안내주는건데
    아주 꼬들꼬들 담백하니~
    생각해보니 제가 소라과자는 먹어봤지만 ㅋㅋ
     이렇게 참소라를 먹어본적은 첨인거 같습니다.







    알이 굵은 굴도 나옵니다. 
    뭐랄까 바닷가라 그런지 스끼다시는 거의 해산물이 주류를 이뤄서 더 좋은 ^^
    개인의 취향 차이긴 하나 횟집에서 돈까스, 그라탕, 콘버터같은건 안나왔으면 좋겠다는..








    그나마 해산물과 관련이 없는건 기본찬으로 나온 번데기와 사라다 정도?
    사라다는 옜날 스타일이네요
    예전에 80~90년대에 잠시 유행했던 멕시칸 사라다같은 ^^







    아주머니 이건 뭐예요?
    "그건 껍질 회무침"








    어떤 생선의 껍질인진 몰라도
    쫄깃쫄깃한게 맛이 괜찮더라구요








    그리고 이건 꼴뚜기 데친건데요
    한눈에 봐도 꼴뚜기가 매우 싱싱하더랍니다.
    아주머니 왈~  서울서 이런 꼴두기는 보기 힘들껄~







    왠지 측은한 맘도 드는..
    제가 예전에 갓잡은 싱싱한 꼴뚜기회맛을 잊지 못하고 있는데
    이 녀석 데친것도 고소하면서 비리지도 않고 초장에 찍어먹으면 그만입니다.









    이건 성게알이 아니던가요
    아주머니께서 이건 자주 내오는게 아니라고 하는데...
    제가 먹은 성게알이라곤 속초, 강릉 횟집에서 한번 먹어보고 
    아윽 짜~! 하고 퉤퉤~ 한 기억이 전부인데
    이것은 고소함 그 자체
    입에 넣자마자 스르륵~ 하면서 알들이 풀어지는데 
    매우 향긋하고 고소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게
    성게에 버터를 바른듯한..
    이런 싱싱한 성게는 왠만해선 내어주기 힘든데 말예요








    무슨 생선인지 모르고 먹었던 생선찜이 나옵니다.
    요것은 그냥 무난하게 먹었고








    드디어 메인인 모듬회가 등장~!

    "아주머니 회 설명 좀 해주이소"
    "아우 귀찮아 걍 대충 먹어~!"
    "ㅡㅡ;; (............)"








    나중에 다시 오시더만 회는 총 3가지가 들어갔는데
    앞에 넓적한건 광어고 옆에 막회처럼 대강 썰어놓은 흰살은 쥐치회
    그리고 붉으스럼한건 등푸른 생선중 하나인데 갑자기 기억이 안나네요 ^^;








    다 나온줄 알았는데 아주머니께서
    그래도 서울서 여까지와서 고생했는데 내가 특별히 준다고 잠시만 기다리라 하더랍니다.
    창밖을 보니 수족관에서 살아있는 문어 한마리를 잡아 오더니
    이렇게 통째로 삶아서 주시더라구요
    오늘 성게에 문어까지..







    요거는 어디가서 이렇게 맛보기 힘들어~ 하면서 내주는 아주머니
    방금 수족관에 꺼내서 삶아주신 문어의 맛은 
    보드라운 살과 씹을때의 육즙과 탄력까지 모두 
    바다의 향기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듯 했습니다.
    문어가 왜 비싼지 먹어보니 알겠더라구요~
    정말 술도둑이 따로 없는 ^^;

     






    그리고 마무리 매운탕과 식사가 나오는데
    한바탕 끊여내면서 넘쳤는지 그냥 봐도 일반 매운탕과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그리곤 한술 떠먹는데..
    순간 정신이 번쩍 드는 맛 (....) 그리고 다시 한술 떠 먹어보는데
    아아 이걸 뭘로 표현해야 할까? 하다
    전 아래와 같이 표현하기로 했습니다 ㅋㅋ







    매운탕 국물이 진국이더라구요. 한참 우려낸 국물같이
    시원시원한 맛도 있으면서 칼칼하면서도 진한 국물이 소주를 부르더군요 ^^






    비록 낚시는 실패했지만 이날 저는
    거제도의 소박한 인심과 싱싱한 성게 그리고 문어까지 맛보고 돌아온것에 
    큰 만족을 느꼈답니다.

    그동안 숱하게 먹어온 매운탕이였지만 이날 내가 먹은 매운탕은 최고로 인정!



    능포항 횟집골목에 위치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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