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유용 상식 3편
    제주도 우럭은 왜 빨간색일까?(쏨뱅이, 붉은쏨뱅이, 솔치우럭)



    자연산 유용 상식 1편 - 숭어가 뛰는 무서운 이유
    자연산 유용 상식 2편 -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에 관하여

    위 링크는 지난 시간에 했었던 자연산 유용 상식이였습니다. 
    오늘은 자연산 유용 상식 3편으로 우리들에게 매우 친숙한 어종인 '우럭'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런데 그냥 우럭이 아니고 '제주도산 우럭'입니다. 왠지 특별할 것 같죠? ^^
    사진을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일단 홍콩 앞바다로 슝~!!



    이곳은 쇼핑의 도시 홍콩입니다. 촬영한 날짜를 보니 제작년이나 됐군요.
    때는 12월 겨울, 홍콩에 출장차 다녀왔을때 혹시 몰라 낚시대를 하나 챙겨 갔는데요. 지나가다 보니깐 이곳에서 많은 분들이 생활낚시를 즐기고 계시기에
    저도 한번 던져봤습니다. 사진은 삼각대 세우고 낚시하는 모습을 셀카를 찍어 봤는데요. 과연 이곳 홍콩 앞바다에선 뭐가 잡힐까요?


    홍콩 앞바다에서 잡힌 제주도 우럭(?)

    다름아닌 '우럭'입니다.
    그런데 색깔을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우럭과는 거리가 있지요?


    사진은 전남 황제도에서 낚시로 잡은 것으로 '같은 종'이 되겠습니다.
    표준명은 "쏨뱅이"지만 제주도에서는 이것이 '우럭'의 역할을 하고 있지요.


    이것도 제주도에선 우럭이라고 부릅니다. 우럭 색깔이 아주 빨갛지요? 하지만 알고보면 다른 어종입니다. 표준명은 '붉은쏨뱅이'
    그런데 이들 어종은 제주도에서 우럭으로 통칭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알고 있는 우럭과 제주도 우럭과는 적잖은 차이를 보이는데요.

    이 고기는 우리가 횟집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우럭입니다. 표준명은 '조피볼락'

    결국 전국적으로 우럭이라 불리는 고기는 위 어종(조피볼락)이지만, 제주도에서 '우럭'으로 부르는 어종은 표준명 쏨뱅이를 말합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혹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제주도는 산호가 발달해 우럭의 색깔이 빨갛다"고..

    하지만, 이는 틀린 말이죠? 우리가 알고 있는 조피볼락과 쏨뱅이는 '종'이 다른 것입니다.
    다만 제주도에서 쏨뱅이를 '우럭'으로 부르는 건 잘못된 호칭이라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럭'이라는 말 자체가 "지역 방언"이기 때문이지요. 정리하자면..

    1) 표준명 조피볼락 → 전국구 방언으로는 우럭이라 불림
    2) 표준명 쏨뱅이 → 제주도에서는 방언으로 우럭이라 불림


    그런고로 표준명 조피볼락을 '우럭'이라고 부르는 건 되면서, 표준명 쏨뱅이를 '우럭'이라고 부르는 건 잘못됐다고 할 수 없는 것이죠.
    이를 모르면 육지사람과 제주사람과의 대화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육지사람 : (쏨뱅이를 우럭이라 표시된 걸 보고) 아주머니 이건 쏨뱅이 아녀요?
    제주사람 : 아니우다. 이건 우럭이주마씀.(아닌데요. 이건 우럭입니다.)
    육지사람 : 아닌데...우럭은 시커먼거고 이렇게 빨간건 확실히 쏨뱅이 같은데요.
    제주사람 : 쏨뱅이는 뭐라게? 내가 여기서 20년 장사해신디 쏨뱅이렌 헌 말은 처음 들엄신게 이건 우럭이주게.
                    (쏨뱅이는 뭔가요? 내가 여기서 20년 장사했는데 쏨뱅이란 말은 처음 들어요. 이건 우럭이라니까요)

    제주시 동문시장, 대형마트, 서귀포 재래시장, 어부들, 낚시꾼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은 표준명 쏨뱅이를 '우럭'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들은 태어나서부터 '우럭'으로 듣고 자랐기 때문에 우럭이 곧 진리인 것이지요. 그런 분들에게 아무리 '쏨뱅이'라고 설득한다 한들 소용없습니다.
    이는 표준명 '자바리'를 다금바리로 알아 왔기에 이제와서 '자바리'다 라고 말하면 납득이 안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 그렇다면 쏨뱅이과 어종들이 제주도에서는 왜 '우럭'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원래 '우럭'이라는 표준명을 가진 생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조개류 중에는 표준명 '우럭'이 존재하는데요.(왕우럭 조개등)
    조피볼락은 옛부터 '우럭'이라 불려왔습니다. 그 어원을 살펴보면 200년 전에 살았던 서유구란 실학자가 지은 '임원경제십육지'의 '전어지'에 이러한
    어원과 비슷한 '울억어'가 등장한다고 합니다. 이 울억어는 기상 조건과 주변 여건에 매우 민감한 어종으로 조금 전까지 입질이 이어지다가도 상황에
    따라 입질이 뚝 끊기는 변덕을 부린다고 해요. 우리 속담에 '고집쟁이 우럭 입 다물듯'이란 말이 있는데 이는 말도 안하는 답답한 상황을 묘사한 경우로
    평소에 잘 잡히던 물고기가 갑자기 입을 닫아버려서 '울억어(鬱抑魚)'란 이름이 붙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또 다른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우럭이라 불리는 어종의 90%는 표준명 쏨뱅이. 이 쏨뱅이의 일어명은 "카사고(カサゴ)"로 일본에서 카사고는 '우럭'이란 의미로 통합니다.
    쏨뱅이는 카사고(우럭)목 양볼락과에 속하는 어종인데 이러한 양볼락과 어종들은 대부분 바위틈에 살기를 좋아하여 Rock Fish라고도 불리지요.
    그래서 우럭이란 말은 '바위에 사는 살이 단단한 고기'란 뜻과 어느정도 함께 하고 있는 것입니다.



    조피볼락(좌), 황돔(우)

    제주시의 어느 마트에선 쏨뱅이가 아닌 조피볼락을 우럭이라 표시해 뒀고, 표준명 황돔이 '벵꼬돔'으로 표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서울을 비롯, 수도권 마트에서 표기하는 방식인데 제주에서도 육지 방언을 사용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표준명 살살치(제주방언 솔치우럭), 일어명은 이즈우럭(イズカサゴ)

    반면 같은 제주도라도 조금만 외진곳으로 나오면 이렇게 생긴 고기가 '우럭'취급을 받기도 하지요.(애월읍 하귀에 있는 모 마트) 
    표준명은 '살살치'로 쏨뱅이목 양볼락과에 속하는 감펭이 종류, 제주도 방언으로는 '솔치우럭'이라 불리웁니다.
    마트에서는 우럭 내지는 솔치우럭으로 표기하고 있고요. 이 고기는 매운탕으로 끓였을 때 최고의 맛을 냅니다. 회도 금상첨화이고 간장조림도 좋습니다.
    원래 쏨뱅이목 감펭이종류(カサゴ라는 이름이 붙은 종류)는 살에는 단맛이 받치고 뼈에는 육수가 잘 우러나와 탕감으로는 최고로 칩니다.

    아무튼 제주도에서 '우럭'이라고 불리우는 생선은 육지보다 좀 더 광범위 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살살치, 쏨뱅이, 붉은쏨뱅이등을 통틀어 '우럭'이라고 말하며, 조피볼락 역시 '우럭'이라 표기하고 있으니까요.
    사실 수산시장이든 마트든 어종에 대한 정확한 구분은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말이 나왔으니 내친김에 제주도 우럭(쏨뱅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붉은쏨뱅이(위)와 쏨뱅이(아래), 그 밑에 시커먼건 조피볼락

    우리나라 연안에서 잡히는 쏨뱅이는 크게 두 종류입니다. 붉은쏨뱅이와 쏨뱅이가 그것인데요.
    내만에서 곧 잘 잡히는 쏨뱅이완 달리 붉은쏨뱅이는 먼바다 수심 30m이하의 암초나 인공어초에서 볼 수 있는 귀한 어종입니다.
    쏨뱅이는 남해, 제주도, 일본 연안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서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도,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친숙한 어종인데요.
    붉은쏨뱅이의 경우는 1978년 당시 구소련의 학술지의 '바루스코후와 첸'은 이 같은 쏨뱅이가 두 종류다라고 발표하면서 연구가 진행되었고 일본에서
    먼저 등록시킨 '신종'이기도 합니다. 국내에선 아직도 이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보니 현재로써는 일반 쏨뱅이와 같은 취급을 받기도 하지요.

    위 도표는 국내에서 공인된 바다낚시 최대어 기록인데, 보시다시피 쏨뱅이의 국내 최대어 기록이 64cm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쏨뱅이가 아닌 붉은쏨뱅이 기록입니다. 왜냐하면 쏨뱅이는 한계 체장이 30cm를 넘기기가 힘들기 때문이고, 붉은 쏨뱅이는
    한계 체장이 60cm를 넘깁니다. 그만큼 쏨뱅이와 붉은쏨뱅이는 '종' 자체가 다르므로 평가도 달리 해야 함이 옳습니다.
    쏨뱅이 명칭과 관련해서 정리해 드리자면...

    표준명 : 쏨뱅이(쏨뱅이목 양볼락과)
    방언 : 우럭(제주), 곤지(통영), 삼뱅이(순천), 수수감펭이(완도), 감팽이(서산)
    잘못 불리고 있는 방언 : 삼식이, 돌볼락, 꺽저구
    일어명 : 카사고(カサゴ)
    영어명 : Marble rockfish
    전장 : 30cm
    제철 : 겨울(11~1월)

    표준명 : 붉은쏨뱅이(쏨뱅이목 양볼락과)
    방언 : 우럭(제주)
    잘못 불리고 있는 방언 : 쏨뱅이, 감팽이
    일어명 : 웃카리카사고(ウッカリカサゴ)
    영어명 : Yellowbarred red rockfish
    전장 : 60cm
    제철 : 겨울(12~2월)


    #. 신종인 붉은쏨뱅이와 쏨뱅이와를 구별하는 결정적인 R-POINT!


    쏨뱅이(좌)와 붉은쏨뱅이(우)의 꼬리 지느러미 무늬를 비교한 것


    쏨뱅이(좌)와 붉은쏨뱅이(우)의 무늬 비교(색깔을 보지말고 흰점에 진한 테두리가 있으면 붉은쏨뱅이)

    또 있는데 그것은 너무 전문적인 식별 방법이여서 여기선 패쓰!


    제주에서 통상 우럭이라 불리는 (붉은)쏨뱅이는 지느러미에 약한 독성이 있어 찔리면 한동안 붓고 쓰라립니다. 이러한 통증은 짧게는 한 시간, 길게는
    수 시간 가량 이어지는데 조피볼락과 일반 볼락에도 이와 비슷한 독성이 있으므로 손으로 만질때는 늘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쏨뱅이목 양볼락과 종류들은 위 사진과 같이 손가락을 입에 넣어 들어 올려주시는게 취급상 옳은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진은 필자의 아내가 선상낚시에서 잡아 올린 붉은쏨뱅이.(열기랑 햇갈리지 마세요)


    갓 잡은 붉은쏨뱅이를 손질해 봅니다.
    이런 건 비늘을 긁거나 내장을 뺄 필요도 없이 곧바로 포를 떠서 껍질을 벗긴 후 막 썰기를 해야 제맛이지요.^^


    좀 전까지만 해도 수심 50m의 어초 사이를 유유히 헤엄치던 녀석인데 지금은 윤기가 좔좔 흐르는 생선회가 되었습니다.
    쏨뱅이든 붉은쏨뱅이든 활어회로 먹는건 자연산 전문 취급점이거나 낚시꾼이 아니고선 좀처럼 맛보기 힘들지요.
    일본에선 이들 어종에 대해 매우 디테일한 평가를 내리기도 하는데, 수산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쏨뱅이들 중 일부는 붉은쏨뱅이가 혼획이 되어 섞여
    들어온다고 합니다. 이에 이 두 어종을 함께 맛 본 어부들의 의견을 보면 붉은쏨뱅이가 쏨뱅이의 맛 평가가 엇갈리기도 하는데 그만큼 서로가 비슷합니다.
    이는 종에 따른 맛 차이보단 그 날의 선도, 크기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제 생각은 쏨뱅이가 소형 물고기다 보니 회를 치면 많이 안나오는데 거기에 따른 아쉬움을 붉은쏨뱅가 대신 채워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쨌든 붉은쏨뱅이는 활어, 선어 모두 맛보았는데 활어쪽이 훨씬 만족스럽고 살을 오래 씹으면 단맛이 받치고 특유의 탱글탱글한 질감은 씹는 이를 즐겁게
    해줍니다.

    필자가 만든 제주도 우럭(쏨뱅이)회

    필자가 만든 제주도 우럭(쏨뱅이)회

    사각사각 씹히는 식감이 환상적이다


    위의 사진을 보고 생선회 종류를 맞추신다면 당신은 상당한 내공의 소유자!
    힌트 : 왼쪽의 흰살생선은 붉은쏨뱅이, 오른쪽은?(정답은 댓글창에다 달겠습니다.)


    #. 쏨뱅이를 쉽게 구입하시려면 제주도로..
    결론적으로 제주도 우럭은 조피볼락, 쏨뱅이, 붉은쏨뱅이, 살살치(솔치우럭)등을 모두 포함하는 방언입니다.
    제주도 횟집에 가면 우럭튀김이 부요리로 곧 잘 등장하는데요. 대부분은 작은 쏨뱅이를 튀긴 것이지요.
    이들 생선은 탕꺼리를 제일로 치지만 횟감, 튀김, 조림 어느것 할 것 없이 빼어납니다.
    개인적으로 어설픈 크기의 '도미회'보다는 손바닥 사이즈 밖에 안되더라도 쏨벵이회가 훨씬 달고 쫄깃하다고 생각해요.
    이들 양볼락과 어종들은 대부분의 제철이 겨울에 몰려있습니다. 바로 지금 시즌! 하지만 도시권 사람들이 맛 볼 수 있는 것은 이들 어종들 중 조피볼락이
    유일하다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허나 제주도만 가시더라도 탕꺼리로 쏨뱅이, 솔치우럭등은 어렵지 않게 구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쏨뱅이 매운탕을 드시고 싶다면 제주도로 관광오셨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날, 시장에 들러 이렇게 말해보시기 바랍니다.

    "아주머니, 우럭 좀 주세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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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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