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토속음식 '몸국'을 아시나요?


    제주도하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습니다.
    돔베고기, 흑돼지, 다금바리회, 고기국수, 옥돔구이, 귤, 고등어 조림, 갈칫국, 빙떡등등..
    그런데 "몸국"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아마 들어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처음 듣는 분도 분명 계시리라 봅니다.
    저는 제주도에서 꼭 한번 맛봐야 할 음식 리스트에 당당히 몸국을 포함시켰는데요. 이게 일반 사람들에겐 매우 생소한 음식이지만 한번 맛보면
    "이런 맛이였어?" 라고 할 정도로 친숙함이 있습니다. 들어간 재료들의 조합은 독특한데 왜 친숙한 맛이 날까요?
    오늘은 아무런 정보도 없는 시골 음식점으로 제주도 토속음식인 몸국의 맛을 찾아가 봅니다. 


     

    이곳은 제주시 애월읍 시골 마을에 있는 작은 식당입니다.
    혹시나 해서 상호를 검색해 봤는데 단 한 건도 검색되지 않은 걸 보니 아직은 블로거들이 다녀가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딱히 관광지도 아니고 메뉴도 관광객들이 선호할 만한 게 없습니다.
    최근 "몸국"이라는 토속음식이 일부 관광객들에게 알려지면서 그것을 맛보려는 손님도 있으리라 봅니다. 그렇다보니 제주에선 몸국 전문점도 생겨났지요.
    이곳은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식당입니다. 아무래도 제주도의 토속음식 중 하나인 몸국을 맛보기엔 이만한 곳도 없을꺼 같아요.


    식당 한 켠에는 유인촌 前문화체육부 장관이 다녀간 흔적을 남기셨군요.
    그것 말고는 말그대로 시골식당이여서 메뉴판 하나 찍기도 무척 조심스럽기에 생략하고요.
    이 집에서 취급하는 주 메뉴는 한치물회인데 때는 10월 말 한치시즌이 끝난 관계로 맛보지 못하였습니다.
    그 외에는 몸국, 동태찌개, 자리물회, 김치찌개, 된장찌개, (해물)뚝배기를 하고 있었으며 저와 아내는 몸국과 동태찌개를 주문해 봅니다.
    가격은 각각 6,000원이였던 걸로 기억.






    밑반찬은 유달리 특색이 있는 건 아니지만 서리태, 김치, 고추 장아찌가 맛이 괜찮습니다.


    동태찌개 6,000원

    개인적으로 동태찌개는 슬기식당이 더 맛있네요.(관련글 : 동태찌개 맛있는 집, 슬기식당)
    이 집 동태찌개는 부들부들한 두부도 없고, 들어간 동태도 작은 걸 쓰고, 결정적으로 동태찌개는 개운하거나 칼칼하거나 둘 중 하나는 있어야 하는데
    비린내를 잡지 못한 국물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이런 영세한 식당은 체계적으로 짜여진 레시피로 한다기 보단 그날 그날 음식 컨디션에 따라 맛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 염두하시고요.


    제주도 토속음식인 몸국 6,000원


    모자반과 돼지고기가 들어간 국밥 스타일이 바로 제주 몸국이다

    언틋보기엔 이게 뭔지 감이 안잡힙니다. 시래기를 풀어 넣은 돼지국밥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수저로 들추어 보니 해초와 삼겹살이 들어있습니다. 해초의 일종인 모자반과 돼지고기의 궁합이 어색하면서도 왠지 어울릴 수도 있겠단 느낌이 납니다.
    모자반은 해초의 일종으로 제주식으로 말하면 "몸"입니다. 
    지역마다 다르게 불리나 저는 어릴적부터 이것을 "몰"이라고 불러왔으며, 톳나물과 형태가 유사하죠.
    이 모자반은 탱글탱글한 알맹이가 있어 톡톡 터지는 식감을 주는데 이것으로 파래무치듯 하면 맛이 좋고 특히 칼슘이 풍부하여 골다공증 예방과 저칼로리
    다이어트 음식으로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주도에선 가난했던 옛 시절, 논 재배가 불가능했기에 식재료 조달을 밭에서 나는 농작물과 바다에서 채취한 것으로만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나마 제주도에선 돼지고기를 기르고 있었기에 잔칫날이면 돼지고기와 내장을 푹 삶아다 썰어 먹곤 했지요.
    거기서 나온 돼지육수는 버리지 않고 활용했는데 바다에서 채취한 모자반을 풀고 돼지고기를 몇 조각 썰어 끓여 낸 것이 지금의 몸국이 되었다고 합니다.
    제주 몸국도 집집마다 조금씩 다른데요. 이 집은 돼지육수에 삼겹살 부위, 애기배춧잎을 넣어 끓어낸 스타일로 고춧가루를 풀어서 섞은 다음, 밥과 함께
    말아먹으면 쌀쌀한 날 반나절 정도는 거뜬히 버틸 수 있는 한끼 식사로 그만입니다.


    몸국에 넣어 먹는 고춧가루 양념

    처음 몇 수저는 국물 고유의 맛을 보다가 고춧가루를 넣어 먹어보는데 아무래도 타는쪽이 더 낫네요.
    깍두기 국물을 넣어 먹어도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모자반 + 돼지고기라는 독특한 조합에서 왜 익숙한 맛이 느껴진 걸까?
    그 이유는 육수에 있는데 돼지고기는 물론 각종 부산물을 넣어 우린 육수이기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순대국밥과 맛이 유사합니다.
    어쩌면 순대국밥에 모자반을 풀어 넣었다고 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몸국 자체는 낮설지만 순대국을 드실 줄 안다면 추천할만 해요,


    딱히 조미료 맛이 느껴지지도 않았고(온전한 방법으로 육수를 내었다면 굳이 조미료가 필요없지요) 간의 세기도 알맞은 제주 몸국.
    이런 음식의 키 포인트는 돼지 특유의 잡내를 얼마나 잘 잡느냐가 관건인데 적어도 제가 맛 본 이 집 몸국은 처음 맛봤음에도 불구하고 무난하였습니다.



    삼영식당 위치 : 본문 아래 지도 참조
    네비주소 : 제주시 애월읍 중엄리 705-2
    주차시설 : 딱히 없고 가게 앞에 한 두대, 바로 옆 골목길에도 댈 수 있슴


    #. 제주도 토속음식 몸국, 그리고 삼영식당 총평
    두가지 메뉴밖에 맛보질 않아 총평이니 그런건 의미가 없고요. 시골에 작은 식당이다 보니 마을 주민들의 입맛에 맞춰져 있어 외지 사람들 입맛엔 안맞을
    수도 있습니다. 동태찌개의 경우는 모험을 좀 하셔야 할 것 같고요. 몸국은 순대국을 드시는 분이라면 무리없는 주문이 될 것 같습니다.
    찾아갔던 시간이 점심시간이여서 그런지 배달 요청이 쇄도하는 걸 봤습니다. 아마도 이곳 주민들에겐 인기 식당(?)이 아닐가 사료됩니다. 
    참고로 이 집은 자리돔과 한치물회도 취급하고 있는데 철이 지나 맛보진 못했지만 반찬 솜씨, 양념 맛등을 보니 물회맛도 은근 기대가 됩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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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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