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상낚시의 묘미, 한달치 반찬 장만하기
    겨울 낚시의 묘미 - 열기 선상낚시



    저는 갯바위 낚시를 주로 하지만 겨울에 갯바위가 잘 안될 때는 조과면에서 안정적이라 할 수 있는 선상낚시를 하기도 합니다.
    갯바위 낚시와 선상낚시는 서로간에 장 단점이 분명하지요. 사실 선상낚시를 통해 낚시의 손맛을 느낀다는건 쉽지 않습니다.
    뻣뻣한 선상 낚시대에 100호 봉돌이 달린 채비로는 4짜급 우럭이 문다 해도 그 진동력과 파워를 느끼기 어려우며 전동릴로 감아들이기 때문에 더더욱
    손맛을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하물며 열기 낚시의 경우는 손맛이란 게 거의 존재하지 않지요.
    선장의 삐~ 신호와 함께 일제히 채비를 내리고, 삐삐~ 신호와 함께 일제히 채비를 걷어 올리고, 다시 배가 이동하고를 반복하는데 이때는 어군탐지기를
    보고 선장이 자리를 얼마나 잘 잡느냐에 따라 그 날 조황이 결정되기도 하므로 낚시를 한다기 보다는 '조업'의 느낌이 강할런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볼락이나 열기 선상낚시의 최대 장점은 바로 "한달치 반찬 장만하기"에 있습니다.
    갈때는 빈 쿨러지만, 올때는 가득 찬 쿨러로 만선의 기분을 느낄 수 있고요. 한번 나갈 때 출조 경비가 만만치 않지만 다녀오면 우리집 한달치 반찬감에
    가족, 친척들에게도 나눔의 기쁨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열기 낚시는 확실한 강점을 가집니다. 
    오늘은 출조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과정을 담아봤습니다.





    새벽 3시, 배에 승선하는 입질부부

    배가 달리는 동안 낚시대를 결착하고 있는 아내

    갯바위도 그렇지만 선상하시는 분들도 참 대단하네요.
    4시 출항임을 감안해 40분 일찍 도착했는데도 승선 인원들 중 우리부부가 제일 늦게 도착 했답니다.
    선실을 열어보니 모두가 잠을 청하고 있었죠. 아마 이들 중에는 아예 배 선실을 여관삼아 일찌감치 자리하신 분들도 계시리라 봅니다.
    우리는 숙소에서 충분히 수면을 취하고 왔습니다. 그러니깐 전날 저녁 7시부터 자기 시작했으니 7시간은 족히 자고 나왔군요.
    앞으로 세시간은 망망대해를 달려야 할텐데 충분히 자고 온 탓에 지금은 정신이 말똥말똥, 잠을 자고 싶어도 잠이 오질 않습니다.
    우리부부는 배가 포인트에 도착하면 바로 낚시를 할 수 있도록 미리미리 낚시대와 릴을 결착시켜 놓습니다.


    겨울 낚시의 묘미 - 열기 선상낚시, 그러나 그것을 위해선 새벽잠을 포기하는 등 적잖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날씨가 많이 풀렸다고는 하나 그래도 겨울 바다는 여전히 춥습니다.
    낚시대 가이드에 줄을 통과시켜 놓고 끼우기만 하면 되게끔 만든 후 억지로 잠을 청해 봅니다.
    선실에 들어가고 싶지만 이미 자리가 없네요. 자는 사람들 깨워서 바짝바짝 땡겨주이소~ 라고 말하기도 좀 그렇고.
    하는 수 없이 우리는 뒷쪽 벤치에 앉아 배가 멈춰서기만을 기다려야 할 처지입니다.

    얼마나 달렸을까? 문득 잠을 깨보니 시계는 7시를 가리킵니다.
    아직 동이 트기 전이여서 그런지 바다는 어둡습니다. 슬슬 포인트에 도착할 때여서 그런지 조사님들이 하나 둘씩 나와 담배를 피웁니다.
    쪼그리고 앉아있는 우리부부가 불쌍해 보였는지 어쨌는지 한번씩 지나가다가 힐끗힐끗 쳐다보는 것 외에는 달리 리액션이 없습니다.

    "슬슬 채비나 만들어 볼까?"


    오전 7시경, 여수 백도 해상에서 낚시준비가 한창인 꾼들

    백도에서 맞이하는 일출, 겨울 열기 선상낚시

    60m가 족히 넘는 깊은 바다속으로 채비가 내리는 중이다

    남들 채비를 보니 우리부부의 채비가 참 초라해 보입니다.
    우리는 낚시점에서 대여한 전동릴에 굵은 나이론줄을 쓰는데 다른 꾼들을 보니 다이와같은 값비싼 전동릴에 컬러도 화려한 합사줄을 매달았군요.^^
    거기에 나름대로 자작 채비까지 만들어 쓰시는 분도 계시고요. 그런 분들의 채비에 비해 우리부부의 채비는 정말 "기본에 충실한" 나머지 다소 초라해
    보입니다. 어쨌든 우리부부가 선상을 해봐야 일년에 2~3번 하는건데 이것을 위해 선상 낚시용 장비를 구입할 수도 없고..
    아직은 전동릴을 대여해서 쓰고 있는 처지랍니다.


    빈바늘만 올라오고 있다, 겨울 열기 선상낚시

    어쨌든 백도 해상에서의 감격적인 첫 입수가 시작되었습니다. 갯바위 낚시는 첫 캐스팅이라 하는데 선상에선 '입수'란 말을 쓰더군요.^^
    입수를 하고 수심계가 65m를 가리키자 그제서야 추가 바닥에 닿았습니다. 낚시대를 들고선 릴을 세바퀴 정도 감고요.
    그때부터 고패질을 하기 시작하는데 이 순간이 꾼으로선 참 행복한 순간일 겁니다.
    날씨도 환상적인데다 이 먼바다에 너울끼 하나 없는 장판이니..하늘과 바다는 우리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 갈매기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이 고요한 공간에서 눈에는 보이지는 않지만 저 아래 수심 60m에서 물어재낄 왕볼락을 기대하게 만드는 순간!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네요. 1분 정도 시간이 흘렀는데 이때쯤이면 옆과 뒷쪽에서 "왔다!"란 말이 들릴 법도 한데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삐삐~!  채비를 감으라네요. 선장님 왈~ "녀석들이 입질을 안하네요. 한번 더 해봅시다"


    여전히 빈바늘만 올라온다, 겨울 열기 선상낚시

    다른 포인트로 이동 후 배가 멈추자 일제히 채비를 내립니다. 그런데 결과는 마찬가지네요.
    사실 저한테 입질이 오긴 했습니다. 고패질을 하는데 두두둑~ 하더군요. 근데 올려보니 빈바늘이였습니다.
    15개의 바늘 중 다른데는 미끼가 전부 달려있었는데 딱 하나만 미끼가 떨어져 나가 걸 보아 입질인거 같은데 굉장히 예민합니다.
    이 날 대상어는 열기가 아닌 왕볼락이여서 수온이 관건이였죠. 몇 번을 더 해봤지만 결과는 참패.
    선상에서 어느 누구도 고기를 올리지 못하고 있으니 선장 마음도 타들어 갈 겁니다.

    "지금 수온이 10도 나온다. 어제보다 무려 2도나 떨어졌네..이렇게 되면 얘네들이 입을 닫아부러~"

    조타실 대화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옵니다.
    바다 수온이 2도나 떨어진건 낚시를 함에 있어 정말 치명적입니다. 1도가 떨어져도 치명적이란 소리가 나오는데 2도씩이나 떨어졌다니...
    정말 할말이 없는 상황입니다. 선장께선 공식적으로 현 상황을 브리핑하고 자리를 아예 거문도 쪽으로 옮기자는 제안을 합니다.

    "지금 발 밑에 고기는 엄청 많은데 수온이 떨어져서 아무래도 안될 것 같아요. 거문도로 옮깁시다. 한시간 정도 걸리니께 들어가 계세요"


    거문도에 도착,  겨울 열기 선상낚시

    그렇게 한시간 가량을 달려서 도착한 곳은 삼부도와 거문도권.
    아침 황금시간에 무려 1시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서 포인트 이동을 해버렸으니 꾼들의 속은 타 들어갑니다.
    지금 이 시간이야 말로 쿨러를 채우는 절호의 챤스인데 그 시간을 포인트 이동하느라 써 버렸으니..
    또한 이러한 판단을 실행하는 것도 선장으로선 적잖은 고민이 되었을 겁니다. 어쩌면 백도에서 안되는 낚시, 미련을 갖다가 헛탕치는 것 보다는 과감하게
    포인트를 옮겨서 시도해 보는 게 낫겠지요. 다만 대상어가 볼락에서 열기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꿩대신 닭이라도 잡자"

    선장님 왈~ "여기도 수온이 안좋기는 마찬가진데 백도보다는 낫네요. 씨알이 잘아도 이거라도 잡아야지, 오늘은 어쩔 수 없습니다"


    삼부도권에서 몇 번의 입수를 해보니 여전히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거문도로 포인트를 옮기자 뭔가 투둑~투둑 무네요. 잠시후 계속해서 투둑~투둑 합니다.
    고패질을 하는데 점점 무거워지네요. ^^ 이쯤이다 싶어 전동릴로 감아 올리니..


    열기 선상낚시엔 처음 도전하는 우리부부, 첫수부터 주렁주렁 매달려 옵니다.

    "겨울바다에 열기 과일이 주렁주렁 맺혔네"

    이후 채비를 내리기만 하면 투둑~투둑~
    저 아무짓도 않했습니다. 고패질? 고패질도 하는 둥 마는 둥 했죠.
    왜냐면 어차피 배가 울렁거리기 때문에 낚시대를 꼽아 놓고 있으면 자동 고패질이 되버려요. 거기서 살짝만 들었다 놨다 했을 뿐.

    "열기들이 알아서 낚여주네..ㅎㅎ"


    아내도 첫수를 거두었지만 주렁주렁이 아니잖아. 잘 좀 해봐!!


    중간에 점심식사를 하고

    옆에서 회 친걸 몇 점 얻어 먹었다

    열기를 뼈째썰기하여 막장에 찍어먹는데 고소합니다.^^


    옆 꾼의 쿨러를 찍어보았다. 시간은 오후 12시 반으로 오전내내 낚시한 결과는 그야말로 참혹했다.

    선장님 왈~ "지금 수온이 낮아서 열기가 바닥층에서만 입질하니깐 몇 마리 물었다 싶으면 바로 올리세요"
    그리고는 한동안 입질이 있는 둥 마는 둥 했습니다. 정말 선장님 말대로 열기가 바닥층에서만 입질하는데 맨 아래 바늘 2~3개에만 달려옵니다.
    저는 주렁주렁 열기꽃을 기대했것만.. 계속해서 낱마리만 물고 올라오니 이래가지고선 쿨러를 채울려나 모르겠습니다.
    사정은 다른 꾼들도 마찬가지, 옆 꾼의 쿨러를 보니 얼음이 반입니다.
    들어간 얼음의 숫자 만큼이나 조황에 대한 기대감이 컸을텐데 오전내내 낚시한 결과는 열기 몇 마리가 고작입니다.
    옆 조사님이 그러더군요. 이런 낚시는 오전에 활성도 좋을 때 바짝 낚시해서 쿨러 채워야 하는데 오후엔 상황이 좋아봐야 낱마리밖에 안낚인다고 합니다.
    지난주에도 이 배를 탔는데 그땐 정말 엄청나게 잡았답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미 글러먹었답니다. 그래서 저는 속으로 그랬죠.

    "그 이유는 우리 부부가 왔기 때문이야. 꽝의 기운이 충반한 우리부부 ㅠㅠ"


    이것이 말로만 듣던 일타양득이로구나, 겨울 열기 선상낚시

    잠시후 물때가 만조에 이르자 없던 입질이 이어집니다.
    옆 조사님 채비엔 열기꽃이 주렁주렁 피워졌네요. 아내도 잡은 고기 처리하랴 바쁩니다.



    드디어 열기 꽃을 피웠다, 겨울 열기 선상낚시

    저도 열기를 주렁주렁 매달았습니다. 다만 씨알은 잔 편입니다.
    열기들이 바닥층에서만 입질하는 관계로 윗쪽 바늘은 미끼가 그대로 살아옵니다. 그러다보니 바닥지형을 잘 읽는 꾼들은 그나마 열기를 5~6마리씩
    뽑아내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은 맨 아랫바늘 두개에만 달려 오는 현상을 보입니다.
    처음 입수를 시작하면 봉돌이 바닥을 찍는데요. 밑걸림을 피하기 위해 채비를 약간 올려 고패질을 하는게 일반적이라면 여기서 좀 더 섬세하게 바닥을
    두드리면서 입질을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고패질을 하다보면 배가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수심이 깊어지거나 혹은 얕아지는 경우가 생겨요.
    그러한 변화를 잘 읽어내어 수심이 깊어진다 싶으면 채비를 내려주고, 수심이 얕아진다 싶으면 채비를 감아주는게 필요합니다.
    사실 활성도만 좋다면 몇 미터 정도의 수심차는 큰 상관없이 물어재낄텐데요. 오늘같이 활성도가 안좋고 바닥층에서만 입질이 올 경우는 꾼들의 조과
    편차도 심하게 날 수 있는 게 열기 선상낚시인것 같습니다.


    아내는 피우라는 열기 꽃은 안피우고 대신 고급어종을 올리네요.
    붉은쏨뱅이야 반갑다 ^^


    열기 선상낚시에 처음 도전하는 아내도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적응이 되었는지 열기 꽃을 피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열기를 최대한 많이 잡기 위해선 입질 할 때 붙잡아두는 요령이 필요합니다.(그것은 나중에 따로 포스팅을..)


    4~5시간을 꽝치다 막판 1~2시간만에 간신히 쿨러를 채운 입질 부부

    얼음을 조금만 쏟아 붓고 또 낚시를 합니다.
    이후 몇 마리 더 잡기는 했지만 썰물이 진행되면서 입질빈도가 현저히 감소하였습니다.


    조황 사진을 찍는 선장님

    이 날 조황을 선장님의 말을 빌어 말씀드리자면 "반의 반도 못잡았다"라고 합니다.
    왕 볼락은 씨알이 25cm이상은 되기에 오전에 바짝 낚시하면 저런 쿨러가 다 찬다고 해요. 보시다시피 꾼들의 쿨러 좀 보십시요.
    56리터짜리 대장쿨러에 왕갈치용 쿨러까지.. 도대체 얼마나 담으시려고 했나요? ㅎㅎㅎ
    하지만 결과는 반도 못채우신 분들이 많았고, 맨 앞에 대장쿨러는 한 분이 하신건지 두 분이 하신건이 가장 많이 잡으신 것 같습니다.
    우리부부도 둘이서 협공한 끝에 간신히 쿨러를 채웠고요. 비록 대장쿨러는 아니지만(좌측 하단의 파란색 쿨러)

    사실 이 날은 나로호 발사가 있었던 날이였습니다.
    처음엔 백도 해상에서 왕볼락 낚시를 하려고 했으나 입질이 없어 거문도로 옮긴건데요.
    이 배를 탄 목적은 열기가 아닌 왕볼락 외줄 선상이였기 때문에 선장님은 열기로 손풀이를 좀 하다 다시 백도로 가려던 참이였습니다.
    그런데 나로호 발사가 임박하자 해경이 단속을 하데요. 백도 해상으로 진입금지가 된 것입니다.
    할 수 없이 거문도 해상에서 끝까지 열기를 사수할 수 밖에 없었지요. 통제 때문에 철수도 한 시간 가량 늦어졌답니다.
    항에 도착하니 6시가 되었고 이미 밤이 되었습니다.


    싱크대에 부어 세어보니 106마리 정도, 몇 마리는 회뜨고 나머지는 포장했다

    정리를 하고 출발한 시각이 저녁 7시. 그런데 서울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도대체 얼마나 밟았길래 ^^;;)
    중간에 휴게소 한번 들리지 않고 단번에 주파를 했는데 이 날 이상하게 졸립지도 않은 게 운전 컨디션이 최상이였습니다. 와우~
    식사는 출발할 때 편의점에서 구입한 치즈버거와 참치마요김밥(전자랜지에 데워서 1+로 얹어주는 사과주스랑 먹으면 가볍게 요기할만 합니다.)

    그나저나 이렇게 많은 생선을 언제 손질하냐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손질 안해요. 안그래도 피곤한데 이 야밤에 손질하자니 끔찍합니다 ^^;
    열기나 볼락류가 좋은 이유는 손질 없이 곧바로 봉지에 싸서 냉동실에 넣어도 된다는 사실! 한끼 분량에 알맞도록 4~5마리씩 넣었습니다.
    조금 있으면 설날이니깐 몇 마리는 처가집, 몇 마리는 처형네 갖다 주면 좋아할 겁니다.

    나중에 구이로 드실 때는 비늘만 긁어서 한번 씻어 준 후, 칼집을 내어 굵은소금 뿌려 구워드시면 됩니다. 비늘도 작아서 식칼로 몇 번 긁기만 하면 되요.
    내장은 빼면 안됩니다. 볼락류는 내장을 빼서 구워버리면 맛이 달아나요. 대가리, 내장 그대로 구워 드셔야 좋습니다.
    조피볼락(우럭)의 경우 씨알이 너무 크면 대가리는 그대로 두고 내장만 긁어내셔서 구우시면 됩니다.
    탕을 끓이겠다면 충분히 해동하셔서 항문에 칼집을 넣고 그대로 배를 갈라 몇 번 긁어주면 내장이 빠져요.
    생물로 탕을 끓이겠다면 내장도 함께 넣고 끓이셔도 무방합니다.(단 쓸개는 빼주세요. 쓸개 넣고 끓이면 맛도 씁쓸, 기분도 씁쓸합니다)


    붉은쏨뱅이는 토치로 숙회를 만든다

    횟감은요. 막판에 잡은 걸로 피를 빼놨습니다.
    두레박을 가져왔거든요. 거기에다 횟감이 될 만한 것들(왕열기랑 붉은쏨뱅이만 선별)을 바로 아가미 찔러서 담가 놓는 겁니다.
    씨알과 어종으로 횟감을 구분할 수 있어 별도의 표시는 하지 않았지만요. 만약 고만고만한 것들 중에 횟감을 만들 생각이라면 꼬리쪽에다 칼집을 내어
    표시를 해 두는 것도 방법이겠지요. 이건 피를 뺀 거다! 라고..


    붉은쏨뱅이를 회로 드시는 방법은 참돔, 벵에돔 처럼 숙회(마스까와)가 좋습니다. 
    붉은쏨뱅이는 이렇게 먹는게 진리입니다. 왜냐고요? 그것은 제가 정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유행시킬겁니다.^^;
    (실은 옆에 섬나라에선 붉은쏨뱅이를 이렇게 먹고 있답니다.)


    구잇감은 비늘만 대충 긁어다 씻은 후 기름 넣고 튀겨버립니다.


    밤이 깊어 피곤할 만도 하지만 그래도 뒷 마무리는 짓고 끝내렵니다.
    저녁을 부실하게 먹어 배가 좀 고팠거든요. 열기 세마리를 튀기고요.


    회도 몇 마리 떴습니다. 회 칠 컨디션은 그닥인지라 대충 한 점 이해해 주시고요.
    집에 라임이 있어 데코를 해봤는데. 해보니깐 이 방법은 매우 비추입니다.
    퓨전 요리점이나 이자까야 같은 곳에 사시미를 시키면 이런식의 데코를 곧잘 볼 수 있는데요.(레몬을 사용함)
    저는 단지 폼을 내기 위해 라임을 사용했을 뿐인데 막상 해보니 왜 이런 데코레이션을 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회가 아주 삭아요 삭아"

    이자까야 같은 곳에는 100% 선어회를 사용하는데 일부 장사 안되는 집들은 이 사시미 한접시가 주력메뉴가 아니다 보니 맛이 가기 직전인 것들이
    있어요. 그러한 횟감의 선도를 가릴 목적으로 레몬 슬라이스를 껴다 놓는데 이 신맛 때문에 회맛을 느낄 새도 없습니다.
    또한 레몬과 라임은 산성 성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회에 직접적으로 닿으면 아주 안좋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근육이 하얗게 부식(?)되면서 맛이 가버리죠. 오늘 저는 말도 안되는 실수를 해버렸군요.^^;



    어쨌든 붉은쏨뱅이의 회맛은 깨끗하였습니다. 단지 그 뿐입니다. 뱃전에서 바로 먹던 그 달콤함과 탱글탱글함은 찾아볼 수 없는...
    역시 양볼락과 횟감들은 수시간이 지나면 맛이 가버립니다. ㅠㅠ

    #. 열기 선상낚시에 첫 도전 소감
    나름 재밌습니다. 갯바위 낚시가 잘 안될 때 한번쯤 시도해 볼만 하고요. 
    고패질이야 옆에서 커닝하면 되는 문제고(근데 잘하는 사람껄 컨닝해야지 엄한 사람 컨닝하면 안됨). 봉돌로 바닥을 찍은 이후 수심이 깊어지거나
    낮아지는 것을 잘 캐취해 내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물때와 날씨를 잘 고르고, 배를 잘 골라야 하겠지요.
    그 외에는 특별한 기술을 요구하지는 않으니 쿨러 만땅의 희망을 품고 올 겨울 볼락, 열기 선상낚시 어떨까 싶습니다.
    한번 다녀오면 한달치 반찬꺼리는 물론 일가 친척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여유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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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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