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여행, 2박3일] 나를 위한 힐링여행 제주도, 프롤로그


    지난 주, 2박 3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제주도와의 인연은 낚시에만 집중되었기 때문에 여행지를 둘러볼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요. 이번 기회에 '나를 위한 힐링여행'의 목적으로 홀로 제주도를 찾게 되었습니다.


    2월 한 달은 정말 무료한 나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어한기에 여러 악조건이 겹치다 보니 낚시 활동이 저조했지요.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저는 무언가 발상의 전환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는데 이번 제주도 여행이 그런 시간이 되어준 거 같아요. 본격적인 낚시 시즌을 앞두고 올 한해 낚시를 잘 해보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 그리고 하는 일들이 잘 풀렸으면 하는 소원을 담아 보면서, 온종일 컴퓨터 앞에서 삐뚤한 자세로 혹사(?)당하는 몸과 심신을 위로할 수 있는 그런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제주도 여행은 낚시 스케쥴을 과감히 빼고 '제주의 봄 풍경'을 테마로 사진을 담아봤습니다. 이름 하여 홀로 떠난 제주도여행 2박3일, 나를 위한 힐링여행!

     

     



    수협 공판장의 옥돔 경매 현장, 제주시 탑동

    아직은 겨울 바다의 모습이 남아 있는 애월 한담 산책로

    흐드러지게 핀 유채꽃 너머로, 제주 송악산

    제주도여행 2박3일, 나만을 위한 힐링여행

    용머리 해안 산책로에서
     
    #. 갈 곳 없다는 제주도? 찾아보면 확 달라져

    제주로 향하는 기내에서 어떤 분들이 주고 받은 얘기가 생각납니다.

    "나는 제주도 여행 오면 호텔에만 있는 편이야"
    "제주도까지 와서 왜 호텔에만 있는데?"
    "어디 갈 데가 있어야 말이지, 너도 와봐서 알겠지만, 제주도는 갈 곳이 별로 없잖아"

    이 얘기를 들은 저는 한 마디 해주고 싶었습니다.

    "갈 곳이 없는 게 아니라 몰라서 못 가는 거라고"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참았지요. ^^; 단체 버스와 패키지여행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눈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뻔한 여행지, 뻔한 음식점으로 밀고 들어가니까요. 물론 패키지여행도 하기 나름일 겁니다. 저렴한 상품에 편리함도 무시 못하지요. 하지만 단체로 움직이는 제주도 여행은 언제나 시간에 구애받게 되고, 제 시간 안에 여행지를 둘러봐야 한다는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어떤 음식점, 어떤 명소는 커미션을 두고 여행사와 이해 관계가 얽혀 있다 보니 이용에 불편함이, 가격은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눈으로 보고 느끼는 건 남들과 비슷하고 가는 곳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죠. 많은 인파들이 우루루 몰려 북적거리는 건 또 어떻구요. 

    제주도 여행의 백미라고 생각되는 것은 인공적으로 조성된 테마파크보다는 "천혜의 자연 경관"에 있다고 봅니다. 그것이 가장 제주다운 모습이기도 하고요. 물론 아이들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한다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테마파크를 방문하는 게 좋겠지요. 다만 홀로 여행을 한다거나, 혹은 삼삼오오 모여 제주도 자유 여행을 즐긴다면 남들이(단체 관광객) 잘 안 가는 숨은 여행지, 남들이 잘 움직이지 않는 시간대를 골라 유유자적 여행을 즐기는 것이 보다 쾌적하고 여유가 있어 힐링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여행은 '일정을 소화하러 가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입니다. 계획을 짜고 가더라도 현지에 가면 틀어져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경우를 대비해 블로그를 약간만 검색해 보면 "숨은 명소, 숨은 촬영지"를 공유하는 글들이 꽤 많거든요. 숨은 명소라고 해서 인적이 아예 드문 곳은 아닙니다. 적어도 대형 관광버스는 찾아보기 어려운 그런 곳을 말하지요.


    대부분 젊은 친구들이 스쿠터나 자전거를 이용해 찾는 곳이기도 하며,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곳은 제주도의 숨은 풍광이 많을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그러니 제주도가 왜 갈 곳이 없나요? 모르니깐 못 가는 거지. ^^*


    햇살 받고 있는 유채꽃밭, 함덕 서우봉(제주도여행 2박3일, 나만을 위한 힐링여행)

    아직은 유채꽃이 덜 피었는데요. 한 며칠만 지나면 이곳은 황금빛 물결로 가득 채워지게 될 부지입니다. 그런데 이곳을 잘 아는 몇몇 올레꾼들 외에는 일반 관광객들의 출입이 거의 없는 곳이에요. 아마 그들은 유채꽃을 보러 가기 위해 섭지코지를 찾을 것입니다. 아마도 개인 사유지에서 1인당 천원을 내고 사진을 찍겠지요. ^^;

    제주의 봄 풍경, 섭지코지

    단체 관광객은 안내된 길만 따라 올라갑니다. 섭지코지 길 따라 교회를 둘러본 후, 정상까지 올라가서 촛대바위를 보고 내려오는 게 보통이죠. 가는 도중 유채꽃밭이 있어 사진을 찍고 가지만, 거기보다 더 그림이 잘 나오는 곳은 따로 있습니다. 뒤에 성산일출봉과 함께 담아낼 수 있지요.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분들은 뜻밖에 많지 않아요. 몇 발짝만 걸어서 내려오면 되는데 말입니다. 아마 단체 여행 특성상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 저는 이곳에서 실컷 제주의 봄 풍경을 느끼다 갑니다. ^^ 물론 사진 촬영은 공짜이며,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한 시원한 바닷가 풍경은 덤입니다.


    바다에서 바라본 서귀포 범섬(제주도여행 2박3일, 나만을 위한 힐링여행)

    스릴만점 버기카로 스트레스 날리고, 신화레저(참고로 저 아님ㅋ)


    다음날 호텔에서 조식뷔페(제주도여행 2박3일, 나만을 위한 힐링여행)

    따듯한 오후 햇살과 함께 담아 본 예쁜 조개 껍데기들

    여유와 낭만의 해변, 월정리 해안도로(제주도여행 2박3일, 나만을 위한 힐링여행)

    검은 고양이 네로

    도로에서 만난 아가씨들의 급조된 점프샷 ^^;

    준치 말리는 풍경, 동북 해안도로(제주도여행 2박3일, 나만을 위한 힐링여행)

    뜨거웠던 제주바다의 맛, 오분자기 돌솥밥

    시원한 바닷바람을 맘껏 느끼려고 차 창문을 활짝 열고 드라이브를 즐기기도 했고, 좋은 풍경이 나오면 곧바로 차를 세워 사진을 찍기도 했고, 혼자라 뻘쭘했을 것 같지만 그다지 개의치 않고 들어가 식사하는 여유까지도 나 자신에게는 힐링이 되어준 소중한 시간.


    그런 순간 순간을 프레임에 담아보며 내 인생에 대해 평소엔 잘 하지 않았던 진지한 생각들을 해보게 됩니다. 사진에 대해 발전적인 고민도 해보고, 사색에 잠겨도 보면서 올 한해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정리도 해봅니다. 그러다 보니 머릿속에 남아 있던 잔변과 같은 찌꺼기들이 조금씩 조금씩 빠져나가는 느낌이랄까요. 제주도의 상쾌한 공기를 타고 말이죠.^^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시(時), 공(空)에서 벗어나지 못한다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물리적인 개념에 한정해서일 것입니다. 우리는 늘 시계를 보며 다음 스케쥴을 생각해 가며 삽니다. 여행에서는 그러한 틀에서 조금은 벗어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해요.

     

    내 몸뚱어리를 자연에 맡긴 채, 시간의 구애에서 벗어나 내 주변에 가득 차있는 정기를 보고 느낄 수만 있다면 비록 물리적인 시공에선 벗어날 수 없지만 정신적으로나마 자유로운 해방감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랬을 때 내가 숨을 쉬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되며, 그동안 너무 당연시 여겼던 부분들이 새롭게 다가올지도 몰라요. 타인이 아닌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 스스로를 위한 힐링여행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


    송악산 입구(제주도여행 2박3일, 나만을 위한 힐링여행)

    타조, 휴애리


    테쉬폰, 이시돌 목장(제주도여행 2박3일, 나만을 위한 힐링여행)

    서귀포 유람선에서 새우깡 놀이 ^^

    아기자기한 카페에서(제주도여행 2박3일, 나만을 위한 힐링여행)


    돌아오는 항공편에서 바라본 회색빛 도시, 서울특별시

    #. 여행이란? 어디론가 흐르듯이 떠나는 것.
    많은 사람은 여행을 동경하고 있습니다. 그 거리가 멀면 멀수록 더 동경하는 경향도 없잖아 있습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여행을 다니고 있지만, 진짜 '여행다운 여행'을 즐기는 분들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우선 제 자신도 그렇고. ^^; 저 역시 나름대로 만들어 놓은 틀을 가지고 움직였기 때문에, 그리고 촬영에 구속받았기 때문에 진정한 여행을 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여행이란?

    "내가 접하지 못했던 세상을 만나러 가는 것"

    우리가 알고 있는 풍경, 먹어왔던 음식, 익숙한 장면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닌.. 우리가 잘 모르는 곳, 잘 모르는 사람, 낯선 음식을 접하러 가는 것이 여행이지 않을까? 물론 사람마다 여행에 대한 정의가 다르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도 저는 여행보단 음식, 음식보단 낚시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앞으로 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면 언젠간 진정한 여행을 발견 할 수 있겠죠?

     

    이번 제주도 여행은 그 과정에 있었으며, 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이어지는 "제주도의 봄 풍경"도 많은 기대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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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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