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바다낚시] 동해시 한섬방파제, 감성돔 임연수어 낚시


    지금까지 낚시를 즐기면서 유독 동해 바다낚시는 인연이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 출조를 다녀왔습니다.
    아직은 낚시가 가장 안 된다는 영등철입니다. 꽝 확률이 90%지만, 한섬방파제는 이따금 (감성돔) 떼고기 소식이 있다고 해요.
    저는 그동안 제 블로그 독자이시자 이곳 현지꾼이신 '자환이아빠'님의 소식통을 통해 계속해서 출조 타이밍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동해 바다낚시는 남해와 달리 파도가 많이 일고 물색이 탁해져야만 감성돔의 입질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출조하기 며칠 전에도 한섬방파제에서만 괜찮은 씨알의 감성돔이 40마리나 낚였다는데, 역시 파도와 흐린 물색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저는 기상예보를 예의주시하면서 일부러 안 좋은 날을 골라 출조하였습니다.
    처음 접해보는 동해 바다낚시, 한섬방파제에서 감성돔, 임연수어 낚시로 시작해 봅니다.^^


     



     
    동해시 한섬방파제 들어가는 길

    동해권은 물색이 워낙 맑아서 고기의 경계심이 많아요.
    그래서 동해바다는 파도가 일고, 모랫바닥이 뒤집어져서 뿌연 색을 띨 때가 낚시의 적기라고 합니다.
    파도 없는 장판에 청물이 낀 날은 죽어도 입질 못 받는다는 현지꾼의 전언을 십분 참고해 저는 일부러 파도치는 날을 택해왔거든요.
    저 아래 물색 좀 보십시오. 저 정도면 환상이지 않습니까? ^^ 오늘은 낚시가 될 것 같다는 자환이아빠님의 말에 저도 덩달아 기대가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예감, 우리만 느끼는 게 아닌가 봐요. 아주 귀신같이 알고 달려온 이들이 있으니.


    그것은 한섬방파제의 터줏대감인 현지꾼들입니다. 안 그래도 엊그제 고기 나왔단 소식에 꾼들이 몰렸나 본데요. 보시다시피 차 댈 틈이 없습니다.
    방파제는 넓지만, 감성돔 나오는 곳은 한정되어 있고, 이 사람들이 전부 그 자리에 들어가 낚시하고 있을 거란 생각에 저의 첫 동해바다낚시가 순조롭지
    않을 것임을 예고합니다.


    3월 말인데 이렇게 눈 쌓인 풍경. 강원도니깐 가능하겠지요.
    저는 일행들과 함께 눈 덮인 비탈길을 조심조심 내려갑니다.



    동해시 한섬방파제 중간 부분

    이곳 한섬방파제는 테트라포드가 쌓이기 전에 갯바위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물밑 지형이 발달했어요.
    현장에 가보니 파도가 적당히 치고 있었고, 여 주변으로 포말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이 주 포인트는 아니에요.
    들을 말로는 방파제에 꾼들이 너무 많아 설 자리가 없을 때, 할 수 없이 이 자리에 선 분들이 있었는데 바로 발밑에서만 감성돔 서너 마리를 낚아 올린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감성돔이 바짝 다가올 때도 있지만, 그러려면 파도가 더 많이 쳐줘야 가능해요.
    지금은 영등철이고 수온도 많이 내려가 있어 이곳에서의 감성돔 낚시는 힘들다고 판단. 원래 가고자 했던 포인트로 갑니다.


    3월 말이라고 하기엔 믿기지 않는 설경

    멀리 빨간 등대가 보이는 곳은 묵호 방파제입니다.
    동해 바다낚시하면 기껏해야 3~6m로 얕은 수심권을 노린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 방파제의 주변 수심은 무려 20m라고 해요.


    원래 가고자 했던 한섬방파제 포인트

    우리 일행이 찾은 포인트는 한섬방파제 중에서도 중간에 꺾인 지점입니다.
    전방에 여가 많이 발달해 있어 감성돔 낚시가 잘된다고 합니다. 저기 계신 분도 전방에 솟아 있는 여 주변을 탐색하면서 낚시하고 있는데요.
    내려가서 자리를 잡으려고 봤더니 자리가 없습니다. 사진 속엔 한 사람뿐이지만, 주변에 많은 꾼이 포진해 있어 비집고 들어가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람이 없어도 낚시할만한 자리엔 소위 '자리찜'이라 해서 밑밥통 + 장비가 놓여 있었고요. 우리는 할 수 없이 방파제 맨 끝 쪽으로 옮깁니다.


    한섬방파제 맨 끝 포인트

    여기도 자리가 애매하네요. 꾼들이 듬성듬성 서 있긴 하나, 우리 일행은 세 명이어서 비집고 들어가기가 좀 애매한 상황.



    방파제 끝 부분에서도 포인트의 유불리가 갈리는데, 저기 고기를 걸고 파이팅하는 저 자리가 무척 탐이 났어요.
    오른쪽은 내항으로 들어가는 입구이고, 맞은 편에는 갯바위가 있어 조류가 돌고 있습니다.
    감성돔 포인트로는 좋아 보이는데 문제는 자리가 없다는 점. 마침 고기를 걸고 파이팅 중인 이 분, 뭘 낚으셨을까요? 휨새가 제법이던데.



    대낮에 감성돔 한 마리를 잡은 현지꾼, 동해시 한섬방파제

    오! 3짜 후반은 될 듯 싶은 감성돔을 낚으셨군요. 지금 시각이 2시인데도 감성돔이 나오다니.
    생각할수록 저 자리가 딱 맞는 듯 싶은데, 문제는 양옆으로 사람이 있어 자리 잡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좀 더 일찍 와서 자리를 잡아 놓을걸.

    이곳 한섬방파제의 낚시 패턴은 오후에 집중됩니다. 그러니깐 새벽이나 아침보다는 오후 3시 이후 해 질 녘을 노리는데요.
    가장 긴장되는 시간은 오후 5시 전후입니다. 그 시간에 원하는 자리에서 낚시하려면 오전에 일찌감치 와서 자리를 잡아 놔야 한답니다.
    심지어 이른 아침부터 자리를 맡아 놓는 꾼들이 있을 정도니 이곳 한섬방파제의 포인트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알 수 있지요.


    크릴과 집어제 비중은 2:1이고, 압맥도 두 봉지 넣었다.

    우리 일행은 이곳 현지꾼과 인사하며, 자리를 잡았고 서둘러 낚시준비를 합니다.
    비록 감성돔 입질 확률이 높은 곳에 자리 잡은 건 아니지만, 뭐 이렇게 된 거 밑밥으로 함 꼬셔보지요. 

    듣기론 동해 현지꾼들이 타 지역 꾼들에게 배타적이라서 약간 걱정을 했는데 그것은 기우였나 봐요.(그렇게 따지면 안 그런 지역이 있겠습니까.^^)
    옆에서 삐죽거리며 자리 잡기를 망설이자 "다른데 가지 말고 이쪽에서 낚시하세요. 고기 나오는 데서 낚시하셔야지"라며 낚시 자리를 공유해 주십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이 분은 하루가 멀다 하며 한섬방파제를 찾는 터줏대감이라고 해요. 
    낚시 경륜이 쌓인 만큼, 타인의 배려도 생기지 않나 싶습니다. 원래 어설픈 꾼들이 매너가 안 좋다고들 하잖아요? ^^


    채비는 1호 반유동을 쓰고, 수심 설정은 넉넉히 준 다음 시작

    동해권 평균 수심은 3~6m로 굉장히 얕습니다. 물론 육지에서 백 미터 이상 나아가면 급심을 이루며 수백, 수천 미터로 깊어지는 게 동해바다지만,
    방파제나 갯바위 낚시 사정거리 안에서는 동, 서, 남해 중 가장 앝은 수심권을 갖고 있습니다.
    생각 같아선 5B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만, 이렇게 너울이 일 때는 얘기가 확 달라집니다. 너울이 갯바위나 테트라포드를 맞고 나가는 반탄류가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수중에서 미끼가 춤을 추지 않게끔 잡아줄 수 있는 무거운 채비가 필요해요.
    그래서 동해 현지꾼들은 1.5호에서 2호 반유동을 즐겨 쓴다고 합니다. 이곳 수심은 가까운 곳은 5~6m지만, 조금 멀리 치면 9m까지 나온다고 해요.
    저는 1호 반유동으로 시작, 미끼로부터 30cm 떨어진 곳에 2B 봉돌을 달고 먼 곳에서 가까운 곳까지 탐색을 시작해 봅니다.
    설정한 수심은 평균 수심보다 좀 더 많이 주고 시작했어요. 너울을 보니 파고가 1m는 족히 됩니다.
    다시 말해 너울이 들어올 때마다 1m의 상하 이격이 나므로 그것을 고려해서 수심 설정을 하였습니다.


    방파제 낚시는 밑걸림과의 싸움이다. 원줄이 테트라포드에 닿지 않도록 낚시대를 들어 원줄을 약간 띄워 주는 것도 요령이라 할 수 있다.

    방파제 테트라포드에서 낚시할 때는 갯바위보다 좀 더 신경 써야 해요.
    테트라포드를 밟기 위해선 가벼운 단화나 운동화가 좋으며, 각종 해조류가 붙었거나 젖어 있는 테트라는 아예 밟지 않는 게 좋습니다.
    한번 미끄러지면 심각한 부상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해야 하지요.

    채비를 준비할 때도 호흡을 가다듬어 가면서 차분하게 해야 합니다.
    세워둔 낚싯대가 바람에 넘어가 초릿대를 부러트려 먹거나, 아예 통째로 빠트리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낚싯대는 가급적 세우지 말고, 흔들리지 않도록
    눕혀 놓은 후 채비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채비를 만들 때에도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테트라포드는 한번 손아귀에서 벗어난 물건은 내 물건이 아니라고 생각하세요. 빠트리거나 미끄러지면 그걸로 끝입니다. ^^;
    태클박스, 바늘통, 각종 소품이 들어있는 통은 내려놓지 말고 사용했으면 바로바로 주머니에 집어넣으세요.

    이제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남아 있습니다. 테트라포드엔 여러 부착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자칫 방심했다간 원줄이 부착생물, 이를테면 따개비 같은 것에 걸리기 쉽상입니다. 그 상태로 릴링하게 되면 원줄은 다 긁혀 쓰지 못할 수도 있고요.
    터트리거나 찌를 분실할 위험도 있습니다. 위 사진은 그걸 방지하고자 낚시대를 약간 들어준 거에요.
    낚싯대를 들어서 원줄을 띄우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원줄이 테트라포드에 걸리는 걸 방지할 수 있어요. 다만,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엔 원줄이 바람에
    날릴 수 있습니다. 원줄이 바람의 영향을 받으면 채비가 가라앉다가도 떠오르기 쉽상이지요.
    채비가 떠오르면 내가 친 밑밥띠나 포인트에서 벗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당연히 입질 받기가 어렵게 됩니다.
    그러면 아예 처음부터 1.5호나 2호를 세팅해서 무겁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니면 1호찌에 -0.5호를 세팅하여 남은 여부력을 목줄에 달아주는 것도
    방법입니다만, 그럴 경우는 찌의 여부력을 잘 계산해야 합니다. 여하튼 동해권은 파도가 치는 날 반탄류가 세기 때문에 수심이 낮아도 고부력 반유동찌를
    많이 쓴다고 하니, 이 점 잘 참고 해서 낚시하십시오.


    전투낚시를 방불케 하는 현지꾼 자환이아빠님

    이 날은 동해낚시 현지꾼이자 제 블로그 독자이신 자환이아빠님, 그리고 최필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3월 후반이라지만, 전날 눈이 펑펑 쏟아지는 등 기온은 한겨울 같습니다.
    4월도 바닷가는 날에 따라 매서울 수 있으니 중무장하고 오셔야 고생을 덜 합니다.


    낚시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한 수 하시는 자환이아빠님.
    비록 망상어지만 잡어의 왕성한 입질에 감성돔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킵니다.


    저 쪽에선 황어를 낚았습니다. 대 휨새가 감성돔인 줄 알았는데 씨알 좋은 황어네요.
    황어는 동해에서만 잡히는 어종으로 민물과 바다를 오갑니다. 현지꾼들은 숭어보다 더 천대하는 어종이어서 잡은 즉시 방생해요.
    이유는 황어가 잔가시도 많고 맛도 없기 때문. 다만 겨울엔 그나마 먹을만하다던데 그래도 가차 없이 방생합니다.


    물색은 환상인데 파도만 좀 더 쳐주면 좋으련만.


    최필님도 한 수 거듭니다. 망상어 씨알은 좋습니다만 방생.


    자환이아빠님도 씨알 좋은 망상어를 올립니다.
    잡어의 활성도는 나쁘지 않은데 대상어인 감성돔을 못 보고 있습니다.


    그러다 저에게 걸려든 이 녀석. 드디어 감성돔인가 싶었는데 망상어.
    이 상태로 해가 질 때까지 열심히 쪼아봤지만, 다들 감성돔 얼굴을 보는 덴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이날은 물색이 흐리고 파도가 쳐줘서 감성돔이 제법 나왔다고 해요. 우리가 선 끝 자리가 아닌 방파제 중간 꺾어진 부분에서 말입니다.
    거의 모든 감성돔이 거기서만 입질했으니 우리로선 참으로 아쉬웠습니다. 현지꾼의 말을 빌리면 조류가 평소대로 가지 않았다는 게 원인이라고 해요.
    한섬방파제 끝 부분은 제가 선 자리를 기준으로 보통 좌에서 우로 흐르는데, 이 날은 우에서 좌로 흐르다 보니 중간자리에 자리 잡은 꾼들의 밑밥에
    묶여 감성돔이 방파제 끝까지 들어오지 못한 것으로 풀이하였습니다.


    다음날 오후, 우리 일행은 또다시 한섬 방파제를 찾았습니다.
    이번엔 좀 더 일찍 와서 방파제 중간자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어제 감성돔이 대거 나왔던 바로 그 자린데요.
    평상시 같으면 어제 고기가 나온 자리에 자릴 잡았으니 기대감이 생길 법도 하지만, 사실 이 날 저는 낚시에 대한 기대감을 완전히 접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날 예보된 기상이 동해 바다낚시엔 매우 불리한 쪽으로 발표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감성돔을 잡으려면 어제 잡았어야 했어요. 이날은 파도가 다 죽었고, 물색도 청물이 들어와 사실상 입질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어찌 됐든 제 일정은 이날 저녁까지 낚시하기로 했기에 하는 거지만, 아마 안 잡힐 것 같아요.
    그럼에도 어제 고기가 많이 나왔다는 소식에 현지꾼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우리 일행이 자리 잡으려고 하자, 마침 현지꾼이 철수 준비를 합니다.
    오전부터 내내 하셨던 것 같은데 감성돔 얼굴을 보지 못했다네요. 슬슬 우려했던 게 현실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날 채비는 매우 둔탁하게 꾸렸습니다.
    수심은 어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7m~8m권이고, 어제와 달리 너울도 없고 잔잔한데도 1.5호로 세팅한 이유는


    30m 전방에 솟아 있는 여 주변을 공략하기 위해섭니다.
    예보 상 날씨는 더 좋아진다고 합니다. 파고가 1m에서 0.5m로 가며, 바람도 잦아지는 추세라 가까운 곳에서 감성돔이 나오진 않을 것 같아요.
    현지꾼들의 공략법을 보니 다들 발 앞자리만 노리고 있습니다. 전방 5~10m 정도.
    낚시하다가 거기서 입질이 들어오면야 긴급히 수정하면 되니깐, 그때까지 저는 저곳에 있는 수중여 주변을 공략하기 위해 자중이 무거운 초원투용 찌를
    세팅하여 캐스팅합니다. 그런데 뒤쪽에 테트라포드가 걸리적거려 마음껏 낚싯대를 휘두르지 못하겠네요.
    그래도 워낙 자중이 나가는 찌다 보니 35m까지는 날릴 수 있었습니다. 세팅한 수심은 9~10m


    초원투 낚시를 위해 깐새우도 준비했습니다. 백크릴은 물기를 쫙 빼내어 이렇게 바구니에 올렸고요.
    이때는 무조건 등꿰기를 합니다. 안 그러면 캐스팅하다 다 떨어져요.


    저의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 감성돔은 안 보이고 이름 모를 잡어 하나가 걸려들었는데


    이건 말로만 듣던 임연수어가 아니던가요? ^^
    임연수어는 과거 서민의 밥상을 책임지던 생선인데 오늘따라 왜 이리 낯선지 모르겠습니다.
    동해 바다낚시를 처음 접하는 저에게 임연수어는 첫 고기지요. 씨알도 방파제에서 낚이는 것치곤 준수합니다. 요건 최필님을 위해 챙겨놓고요. 





    으실으실 추었는데 라면 한 그릇 먹고 나니 좀 나아집니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심기일전하는데..


    청물이 들어오고 파도가 싹 잦아들자 1.5호에서 2B 전유동으로 채비를 교체했다

    결국 우려하던 상황이 현실로 왔네요. 그나마 있던 너울기도 잦아졌고, 바람은 아예 없네요. 바다가 장판입니다. ㅠㅠ
    여기에 청물도 심해 바닥이 훤히 보여요. 시간은 오후 5시로 최고의 피팅타임인데도 불구, 비전이 안 보입니다.
    지금 심정, 옥타곤 링 코너에 몰린 것 같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작은 불씨나마 희망을 얻고자 자환이아빠님께 살포시 물어봅니다.

    "상황이 이러면 감성돔이 아예 입질을 안 하나요? 예외도 없이?"
    "네. 예외 절대 없고요. 입질 안 합니다."

    이것은 최고의 피크 타이밍인 오후 5시에 주고 받은 대화였습니다.
    그렇다고 낚싯대를 접을 수도 없고, 자환이아빠님도 낚시가 안 될 것이라 직감하고 있었지만, 서울에서 온 손님이 있기에 쉽사리 철수 못 하고 있지요.
    우린 그저 고기 없는 바다에 대를 담그고 있는 것일 뿐. 낚시한다고는 생각지 않았습니다.
    제가 만약 현지꾼이었다면 미련없이 철수 했을 텐데, 안될 것이라 뻔히 알고도 대를 접지 못하는 이 심정이란..


    의외로 현지꾼들은 끝까지 해볼 생각인가 봅니다. 다들 철수를 안 하고 열심히 하시네요.
    그러나 오후 5시가 넘어가면서 그나마 있던 잡어의 입질도 뚝 끊기고.
    고기를 잡으려는 꾼은 많은데 아무도 고기를 잡지 못하고 있군요.


    애꿎은 찌만이 동동 흘러갑니다. 한 평 남짓한 공간에 찌가 네 개나 떠 있습니다. 그만큼 감성돔을 낚으려는 꾼들은 많은데 고기는 없고.
    듣자하니 현재 수온이 9도라네요. 9도 ㅠㅠ
    하다못해 황어나 임연수어라도 덤벼들면 잔 손맛은 보겠다만, 이젠 그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바다의 붕어 망상어만 입질하고

    저는 채비를 2B에서 B로 낮추고 바닥 걸림을 각오, 바닥을 박박 긁었습니다. 그랬더니 이 녀석이 올라오네요.
    찌엔 미동이 없습니다. 견제하려고 대를 뽑아드는 찰나 초릿대에서 '톡톡'하고 미약한 어신만이 전해졌을 뿐.
    그런 입질을 감지하고 챔질하면 여지없이 망상어가 물고 올라옵니다. 잡어들도 이렇게 예민해져 있으니 전반적인 상황이 안 좋군요.




    찌는 지금이라도 쏘옥 들어갈 것만 같은데, 동해시 한섬방파제에서

    이후 망상어를 두어 수 추가한 뒤, 저의 첫 동해바다낚시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사실 동해권 감성돔 낚시는 이맘때 폭발적으로 이뤄진다고 합니다. 작년에는 매우 유명했지요. 일명 '사쿠라 다이'라고 해서 방파제에 떼 감성돔이
    입성하면 거의 모든 사람이 마릿수 조과를 거둔다고 하는데, 현지에서는 그걸로 '다데기 친다'라고 표현합니다.
    작년 이맘때, 그런 호황이 한 달 내내 지속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기에, '지금 이때가 아닐까?' 싶어 한섬 방파제를 찾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시즌이 늦어지는지, 아니면 이것도 해거름을 하는지 여하튼 계산이 빗나갔습니다. 현지 낚시점에선 '조만간 터질 것'이라고만 말할 뿐.
    그땐 수심세팅도 필요 없고 1크릴에 1마리씩 무는 그야말로 타작이 이뤄진다 합니다. 물론 매일같이 낚이는 건 아니고 물색이 흐리고 파도가 치는 날에
    한정해서 말입니다. 많이 잡아간 사람은 혼자 60수를 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지요. 게 중엔 산란 감성돔도 있어 낚시하기가 머뭇거리지만, 대부분 씨알이
    35cm 이하로 잘아서 산란 감성돔과는 상관없는 개체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도 알배기가 잡히면 먹을 만큼만 잡고 놔주는 게 좋겠죠?

    저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서울 집으로 철수하였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다시 한섬 방파제를 찾았는데요.
    현지꾼이신 자환이아빠님을 비롯하여 낚시를 함께 즐기는 동료분과 같이 출조하였습니다.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방파제서 낚시하던 어느 꾼이. 

    "저기요. 저 좀 도와주시겠어요?"

    라며 도움을 요청하네요. 무슨 일인가 봤더니 낚싯대가 요상하게 휘어지고 난리가 아닙니다. 
    현지꾼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어찌할 줄 모르고 있었습니다. 주변에 낚시하는 꾼들은 이 장면이 재밌는지 다들 쳐다보기만 합니다.
    뜰채 지원에 나선 일행. 순간 주변에서 웃음소리가 나는군요. '킥킥' 이 장면을 본 저도 웃음이 나옵니다.
    동해시 한섬방파제 낚시, 다음 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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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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