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료를 쓰지 않는 자연음식점, 연우네(제주시 밥집)


    평소 조미료로 맛을 낸 음식에 길들어 있다 보니 순하고 자극 없는 음식이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다른 음식에 비해 약간 싱겁거나 밍밍할 수 있지만, 좋은 식재료로 꾸미지 않은 맛을 내었기에 먹고 난 후 속이 편안해지는 음식들이죠.
    그런 음식을 지향하는 곳이 제주시에 있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이미 지난겨울에 다녀왔었지만, 메뉴와 가격은 현재와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맛이란 게 다분히 주관적이어서 저 혼자 만족했다고 해서 추천할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맛집 관련 글을 쓸 때는 적어도 10개~30개 가량의
    글들, 여기서는 상업적인 블로그 글이 아닌 일반 소비자의 시선으로 쓴 지극히 개인적인 블로그 글을 어느 정도 참작하였습니다.
    검색해 보니 이 집 음식에 대한 평가는 제가 느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조미료를 쓰지 않아서 좋았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게 중에는 조미료 맛에
    길들여진 탓인지 음식이 전반적으로 싱겁고 심심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기호와 취향 차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일단 살펴보면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제주시 노형동에 있는 자연음식점, 연우네


    돌솥밥을 찌는 기계가 인상적이다

    자연음식점 연우네 메뉴판

    인기 메뉴는 연우네 4인상(33,000원)입니다. 1인 8,200원꼴인데요.
    여기엔 부침개, 도토리묵무침, 비빔밥, 찹쌀들깨 옹심이등 5~6가지 메뉴가 골고루 나온다고 하니, 가성비로 좋아 보입니다.
    우리 일행은 돌솥 정식을 주문하였습니다. 인원은 3명입니다.


    두부전

    직접 만든 두부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콩의 고소함이 시판되는 두부보다는 진하게 느껴졌던 두부였어요. 
    두께가 두툼해 속은 야들야들하고 맛이 있습니다. 


    샐러드

    배추김치

    깍두기

    양파 장아찌

    콩자반

    도토리묵무침

    쑥 부침개

    쑥향이 은은히 나는 얇은 부침개로 식전 음식으로 괜찮습니다.


    돼지 보쌈


    정말 자극적이지 않은 깔끔한 맛. 돼지고기는 잡내 없이 잘 삶아졌고 식감은 적당한 탄력을 갖고 있습니다.
    함께 제공되는 백김치 잎을 깔고, 고기를 얹은 후 잘 버무린 무말랭이 속을 올려 싸 먹습니다. 정갈한 한정식집 보쌈 같습니다.


    시래기 된장국

    직접 담근 장으로 끓였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첫술 뜨자마자 기성품 된장 맛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멸치 가루를 빻아서 넣었는지, 아니면 따로 육수를 내었는지는 모르지만 은은하게 감도는 멸치 국물 속에 된장 향도 진하지 않고 삼삼한 편.
    조미료 음식에 익숙한 손님이라면 맛이 밍밍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짜지않게 간을 절제했으면서도 심심하지 않게끔 나름의 육수와 장으로 포근하게
    끓인 된장국이 입안에서 잔잔한 여운을 남깁니다.



    영양 돌솥밥


    돌솥밥은 자연음식점이라는 컨셉에 맞을지 모르나, 그 구성을 따져보면 기대에 다소 못 미쳐 보입니다.
    의례 들어가는 대추 한 알, 은행 두 새알, 잣, 흑미로 그 구성은 소박한 편인데요. 그래서 이 집 돌솥밥은 신경을 쓸 여력이 있어 보입니다.
    그래도 갓 지은 돌솥밥 맛이 어디 가거나 하진 않잖아요? ^^



    그릇에 담은 후 돌솥엔 숭늉을 부어 누룽지를 먹습니다. 
    윤기가 제법 흐르고 찰기가 있어 밥맛이 좋습니다.


    제법 향이 괜찮은 마른 김과 간장

    조미 김의 인공적인 맛에 지친 분들은 마른 김에 간장을 찍어서 드셔 보시길.
    그 옛날 엄마가 해 준 밥이 생각납니다. 오랜만에 마른김에다 간장 찍어 먹는 맛이 옛 추억도 새록새록 나고 각별하였습니다.



    자연음식점 연우네 위치 : 아래 지도 첨부
    네비주소 : 제주시 노형동 571-2
    주차공간 : 충분
    문의 : 064-712-5646

    메뉴의 구성은 1인 12,000원 치고 소박한 편입니다. 가격대 성능비로 양껏 먹기보다는 적당한 식사량을 할 수 있고요.
    가격은 그리 비싸지도 저렴하지도 않지만, 자연음식점이라는 컨셉에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 조미료를 쓰지 않으면 착한 식당인가?
    모 TV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착한 식당"이라는 타이틀로 인증하며 다니고 있습니다. 
    여기엔 착한 식재료와 더불어 "조미료" 사용 여부가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착한 식당으로 인증된 가게는 기념패와 현수막이 걸리며,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고 찾아오게 됩니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에는 "조미료가 인체에 해로운가?"라는 주제를 놓고 찬반공론이 펼쳐지고 있는데요. MSG를 비롯한 화학조미료가 정말로 인체에
    해를 끼치는지는 아직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논란이 뜨겁습니다.

    저는 얼마 전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으로부터 "착한 식당" 검증단으로 참여해 줄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지만, 조미료 사용 여부를 가지고 착한 식당을
    검증하는 일이 과연 옳은 걸까? 하는 생각에는 좀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학조미료가 인체에 해롭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한, 조미료 음식에
    대한 논의는 "맛에 따른 개인의 취향 차"로 돌려야 함이 옳을 것 같다는 생각이 인제야 드는 것입니다.

    저 역시 조미료 맛에 길들여져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집에서 미원, 다시다를 사용하진 않지만 시판되는 간장과 된장, 고추장을 사용하고 있고,
    3대 향미증진제가 들어간 소시지나 여타 가공식품을 먹고 있기 때문에 조미료에서 완전히 해방 되었다고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는 충분히 감지할 수 있습니다. 평소 미원, 다시다를 섭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이 사용된 음식은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이며,
    과하게 들어갔을 경우 먹고 나면 속이 부대끼거나 불편함을 느끼곤 합니다.

    흔히 화학조미료를 사용하면 음식에 감칠맛이 돈다고 합니다만, 엄밀히 말하면 "밍밍한 맛"에 가깝습니다.
    미원을 한 톨 넣어 맛을 보면 확연히 느껴지는데요. 이는 감칠맛이라기 보단 밍밍한 맛으로 어쩌면 짜고 맵고 신 여러 맛들을 융화시켜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감칠맛으로 느껴지게끔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화학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입안에 밍밍한 향이 감아돌아 식후에 물을 많이 먹게 됩니다. 
    이는 건강의 위해성과는 별개로 입맛에 맞지 않은 다는 이야기 입니다. 조미료 음식이 입맛에 맞고 안 맞고는 평소에 먹는 음식에 의해 좌지우지되니까요.
    이는 저만의 생각일 지도 모릅니다.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아무튼 조미료 들어간 음식에 입맛이 길들여져 있다면, 이 집 음식은 그다지 추천할 만하지 못할 것이고, 저 처럼 다소 싱겁게 먹고 속도 편해지는 음식이
    좋다면 이 집 음식을 권해 봅니다.

    <<더보기>>
    부자들만 간다는 강남의 럭셜뷔페, 직접 먹어보니
    6성급 특급호텔 조식은 어떻게 나오나? 
    두루치기 하나로 제주를 평정한 맛집이 있다던데
    1인분만 시켜도 정성가득,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 맛집
    욕먹을 각오로 쓰는 울릉도의 유명 맛집들

     

    페이스북 친구맺기+

    정기구독자를 위한 즐겨찾기+
     
     

     

    Posted by ★입질의추억★
    :

    카테고리

    전체보기 (3974)
    유튜브(입질의추억tv) (583)
    수산물 (635)
    조행기 (486)
    낚시팁 (322)
    꾼의 레시피 (238)
    생활 정보 (743)
    여행 (426)
    월간지 칼럼 (484)
    모집 공고 (28)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03-28 21:33
    Total :
    Today : Yester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