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묵호항에서 맛본 가자미 물회


    가자미 어획량이 많은 요즘, 동해 쪽은 고추장을 넣어서 말은 가자미 물회가 인기입니다.
    물회에 사용되는 가자미는 보통 참가자미, 용가자미, 물가자미 등이 있는데 맛은 단연 참가자미가 우수하고 나머지 둘은 비슷비슷합니다.
    참가자미를 사용하는 집은 "참가자미 물회"라고 간판이나 메뉴를 표시하고 팔지만, 여타 가자미류를 사용한다면 그냥 가자미 물회로 통칭합니다.
    이 날은 동해 묵호항에 있는 어느 횟집에서 가자미 물회를 맛 보았는데요. 양념은 손님이 직접 만들어야 하는 특이한 곳이었습니다. ^^

     

    동해에 오면 맛볼 만한 대표적인 메뉴들

    우리 일행은 물회밥(7,000)을 주문했습니다.
    다른 곳에서 물회 한 그릇 먹으려면 최하 8천원, 보통 10,000~12,000원가량 하지만, 이 집은 가격이 좀 착하죠?
    그런데 여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콩나물 냉국은 콩나물 삶을 때 잘못 끓이신 것 같아요. 콩나물 비린내가 나서 수저가 자주 가지는 않았습니다.





    생선뼈 튀김은 바삭하고 고소합니다.


    물회밥 3인분

    회는 미주구리라 불리는 '물가자미'를 뼈째 썰어 올려졌습니다. 물가자미는 단가가 매우 싸기 때문에 7천원을 받고도 이렇게 푸짐하게 올릴 수 있는데요.
    회 손질은 가게에서 하지 않고 묵호항에서 이미 뼈째 썰은 가자미회를 사오는 걸로 압니다.
    생선 손질하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뼈째 썬 가자미회는 일반 손님에겐 팔지 않고 물회를 취급하는 가게 납품용이라고 해요.
    어쨌든 이렇게 나온 물회는 각종 채소와 사과, 깨 가루를 올려서 나오는데 이상하게도 물회에 물과 양념이 없습니다.
    물어보니 회덮밥으로 먹으려면 그 상태에서 그냥 공기밥 엎어서 초고추장 넣고 비벼 먹으면 되고, 물회로 먹으려면 얼음을 갖다 주겠다고 합니다.


    잠시 후 얼음이 나오고요. 몇 개 넣은 후


    물을 붓습니다. 물회니깐 물을 붓는 건 당연하겠죠. ^^
    육수를 부어서 만든 곳도 있지만, 저는 차라리 맹물을 부어 먹는 게 나았습니다.

    얼마 전, 덕산 바다횟집이라는 삼척 근방에서 가장 유명한 물회집이 있어 다녀왔는데요. 그 집은 미리 만들어진 육수를 살얼음 상태로 만들어 놨다
    손님상에 내면, 손님이 원하는 만큼 부어서 먹는 식이었습니다. 이미 온갖 양념이 다 들어갔기 때문에 육수를 부어서 먹기만 하면 됩니다.
    맛을 봤더니 톡 쏘는 청량감과 함께 새콤달콤한 양념의 조화가 대중들의 인기를 끌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톡 쏘면서 새콤달콤한 맛의 육수가 물회의 격을 한층 끌어올렸다면서 호의적인 평가를 했었지요. 
    그 비결이 뭘까? 하고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지만, MSG가 비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이 않은 것 같습니다.
    물회 육수에서 톡 쏘는 맛은 사이다와 같은 탄산수가 담당합니다. 실제로 물회에 사이다를 넣은 곳이 꽤 있는 줄 압니다.
    이 외에도 그 집의 살얼음 육수 맛이 어딘가 모르게 낯익었는데 먹다 보니 저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손가락을 탁! 하고 치면서 떠올랐던 게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분식집 냉면육수'였습니다. 나중에 실험해 보려고 합니다.
    분식집이나 인스탄트 냉면육수 + 사이다 + 갈은 사과 + 각종 양념을 넣고 살얼음으로 만든 뒤 물회를 말면 과연 시중에서 먹는 맛이 날지. ^^
    한 마디로 유명 물회집의 비결 중 하나는 탄산수와 조미료에 있다는 사실! 조미료가 들어가 줌으로써 매콤한 맛과 새콤한 맛이 잘 어우러져 자극적인
    맛에 길든 현대인들에겐 더 잘 맞을 겁니다. 



    1) 고추장 한 숟가락을 넣습니다.
    2) 초고추장도 넣어줍니다.
    3) 식초도 원하는 만큼 넣어주고요.
    4) 마지막으로 백설탕을 넣어줍니다.

    백설탕이 흑설탕보다 몸에 안 좋다고 하지만, 그 차이는 미미한 수준인 걸로 압니다.
    사진에는 백설탕이 눈에 보이니 찝찌름하다는 분도 계시겠지만, 사실 우리가 밖에서 사 먹는 음식 중 상당수는 백설탕이 들어가 있습니다.
    천연의 재료로 단맛을 내려면 단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다들 백설탕을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도 알게 모르게 많이 섭취하고 있지요. ^^


    물회가 완성되었습니다. 맛이 부족하다면 조금씩만 더 넣어 균형을 잡아주면 됩니다.
    이렇게 보니 물회에 들어가는 재료가 별 게 없습니다. 물, 얼음, 고추장과 초고추장, 식초, 설탕이 전부인데요. 먹어 보니 얼추 물회 맛이 납니다.
    여기에 갈은 사과와 사이다, 조미료를 넣어주면 보다 대중이 선호하는 맛에 근접하겠지요. ^^


    물회는 이렇게 먹다가 밥을 말아도 되고, 소면 나오는 집이라면 소면을 말아 먹습니다.



    이것이 동해의 자랑거리 '물회밥'입니다. 비주얼은 그냥 그렇죠? ^^



    동남횟집 찾아오는 길 : 아래 지도를 참조하세요.
    네비주소 : 강원도 동해시 묵호진동 15-3
    주차 : 근처 묵호항 주차장을 이용(무료)

    #. 이 집 가자미 물회는 질보단 양
    7천원짜리 물회에 회 양은 상당히 많이 들어간 편입니다. 물가자미회는 참가자미회에 비해 식감이 무르다는 단점이 있고 단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이 가격에 듬뿍 올릴 수 있는데요. 아주머니께서 말해주신 물가자미 말고도 다른 종류의 회가 섞여있었는데 바로 '청어'입니다.
    갓 잡은 활 청어를 뼈째썰어서 먹어보면 정말 고소한 맛만 입안에 돕니다. 그런데 여기 들어간 청어회는 활 청어가 아니고(어차피 수조도 없슴) 묵호항에서
    뼈째썰은 청어를 사오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활 청어엔 느낄 수 없는 비린 맛이 있었습니다.
    이 청어의 단가는 마리당 몇 백원이 아니고, 몇 십원 단위로(업자가로) 굉장히 저렴하기 때문에 동해 인근의 횟집에서 많이들 선호합니다.
    선도가 좋지 않은 청어라면 아예 빼버리고, 가자미만으로 물회를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집은 도시락도 팔고 있는데요. 호불호가 갈립니다. 음식 스타일이 다소 투박스러운 면이 있고, 현지 사람들에게 맞춰져 있다 보니 외지사람의
    입맛엔 안 맞을 수 있습니다. 저렴하면서 푸짐한 물회를 원한다면 이 집을 추천하지만, 청어회는 섞지 말라고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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