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캠페인(1) - 낚시대상어 및 수산물 포획 금지 (방생)사이즈와 금지기간


    앞으로는 힘 닿는 데까지 여러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캠페인이라고 말해 거창해 보이지만, 낚시를 좋아하는 낚시인으로서 혹은 생선회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지켜나갈 것은 함께 지켜나가고 다른 사람에게도 권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취지입니다. 그 첫 번째로 오늘은 낚시 대상어 및 수산물 포획 금지, 이른바 방생 사이즈와 어획 금지기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베데미 천국, 강원도 낚시문화를 바라보는 두 시선
    아래쪽에 게재된 수산물 포획 금지 사이즈 도표는 사실 어민들의 무분별한 남획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지만, 우리 낚시인들도 지켜야 할 덕목 중 하나라고 봅니다. 그런데요.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조금은 경악스러운 장면을 보았습니다. 사실 이게 옳은 일인지 아닌지 헷갈려서 판단은 여러분에게 맡기려고 합니다.

     

    대부분 20cm 이하의 어린 감성돔이 마구잡이로 낚이는 속초, 강릉지역

    모 낚시카페는 아예 컨셉 자체가 '베데미 낚시'로 굳혀진 건지 이 지역에 사는 회원들은 베데미 조과를 올리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베데미란? 20cm 이하의 어린 감성돔을 강원도 지역에서 부르는 말입니다. 그 밖에 지역에선 비드락(삐드락), 남정바리, 살감시, 비드미등으로 불리고 있는데 모두 20cm 이하의 어린 감성돔을 지칭합니다.

    현재 감성돔의 법적 포획금지 체장은 20cm. 이를 어기면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수 있으며 위 사진은 충분히 증거자료로 제시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지역 사람들은 15cm~20cm급의 어린 감성돔을 마릿수로 잡았다며 자랑삼아 올리고 있으며, 심지어 한 사람당 50~60마리씩 낚아 쿨러를 가득 채워서 찍은 후 이것을 '쿨러조과'라 올리기도 하는 상황에 어안이 벙벙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해당 낚시 카페는 그 누구도 "자제하자"는 말이 거의 없고, 이따금 외부인들의 눈총을 받아 거센 항의를 받으면 강퇴를 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한다고 지인께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무조건 지탄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속초 등 강원도 북부지역은 이렇다 할 대상어가 없는 실정입니다. 기껏해야 4~5월 파시를 이루는 임연수어가 마릿수를 챙길 수 있는 유일한 대상어이고, 그게 아니면 방파제서 구멍치기를 통해 작은 락피쉬를 잡는 게 전부인 이 지역에서 베데미(어린 감성돔) 낚시는 유일하게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대상어인 것입니다.

     

    따라서 베데미 낚시는 이 지역 고유의 낚시 문화로 바라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의견도 있는데, 그렇게 바라보기엔 잡히는 마릿수가 가히 상상을 초월하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는 것입니다. 물론 이 지역의 어린 감성돔 개체수는 여타 지방보다 월등히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법적으로 체장을 제한시켜 놓은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오늘은 얘네들이 치어에 불과하지만, 몇 년 후엔 엄청난 어자원이 될 녀석들입니다. 치어 때부터 싹쓸이 해 가면 미래는 불 보듯 뻔합니다. 그런데 이런말을 할 때마다 혹자는 그럽니다.

    "낚시꾼이 잡으면 얼마나 잡는다고"

    이에 저는 천만의 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낚시꾼이 매일은 아니지만 한 번씩 나갈 때 마다 어린 감성돔을 적게는 10~20마리에서 많게는 50~60마리씩 잡아들이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봄 감성돔 사냥을 위해 배가 뜹니다. 지금부터 내만권으로 들어오는 감성돔은 알밴 산란 감성돔이 대부분인데요. 대부분 큰 몸집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록 경신의 기회로 삼고 많이들 낚시하고 있습니다. 갯바위에서 낚이는 감성돔은 기껏 해봐야 한 사람당 1~2마리, 많이 낚으면 3~5마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맘때 이뤄지는 감성돔 선상낚시는 낚시가 아니라 거의 조업 수준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한 선단에서 하루에 잡아들이는 감성돔 수는 무려 100마리. 전남 완도권에서 하루에 뜨는 선단만 10척이 넘습니다. 격포권에서도 감성돔 배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10명이 탑승한 배라고 가정했을 때 1인당 낚는 감성돔 수가 8~10마리는 족히 됩니다. 특별히 날씨가 안 좋은 날을 제외하고선 대부분 이런 낚시가 이뤄진다고 보면 됩니다.

    그랬을 때 하루에 잡히는 산란 감성돔 숫자는 얼마나 될까요. 해당 지역에서 10척이 떠서 호조황을 일궈내는 날이면 어림잡아 1,000마리는 넘습니다. 어느 한 지역만 따져도 그런데 전국적으로 계산해보면 얼마나 나올까요? 어쩌면 천문학적인 숫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바다가 워낙 넓다보니 간간히 버티는 것이지 이런식으로 갔다간 머지않아 감성돔은 전설의 물고기 돗돔이나 다금바리화 될 수도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대도 언제까지 "낚시꾼이 잡으면 얼마나 잡는다고" 하실 건가요?

    베데미를 잡는 강원도 지역은 한번 방파제에 고기가 들어오면 기본이 몇십 마리 조과입니다. 그렇게 잡아들인 어린 감성돔은 양이 많아 혼자서는
    처리하기 어려워 주변의 친인척들과 이웃에게 나눠준다고 합니다. 이 지역은 베데미 말고는 마땅한 낚시 대상어가 없어 베데미 낚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저로서도 사실 혼란이 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이 지역은 어린 감성돔 개체수가 풍부한 만큼 낚시 어종에서 완전히 제외하기 보다는 탄력적으로 법안을 정해 부분적으로 낚시를 허가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를테면 강원도 지역에서 만큼은 감성돔 포획금지 체장을 20cm에서 15cm로 조금은 러프하게 기준을 잡아두면서 마릿수 제한을 걸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수산자원관리법에는 마릿수 제한이 아직 없는 실정입니다. 외국에선 전부 시행하고 있는 이 법안을 우리나라는 왜 안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 수산자원 관리법 시행을 준수하자.
    다음은 각 어패류의 전장을 재는 기준점에 대해 알아보고, 어종별 수산물 방생사이즈와 포획금지 기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물고기 전장을 재는 기준은 대가리 끝에서 꼬리 끝까지이다.

     

    갑각류와 조개류를 재는 기준들.(자료출처 : 국립수산과학원)


    자료출처 : 국립수산과학원

    방파제 생활 낚시터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조피볼락(우럭)

    앞서 수산자원관리법을 올렸지만, 사실 미흡한 점이 있습니다. 제 의견을 더해 몇 가지 말씀드리자면. 조피볼락(우럭)의 방생 사이즈는 23cm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내만의 방파제, 방조제에서 만날 수 있는 우럭의 사이즈는 대부분 23cm를 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둔다면, 생활 낚시꾼이 가져갈 수 있는 우럭은 몇 마리 안 될 겁니다. 우럭은 생활 낚시인들에게 애환의 대상어입니다. 개인적으로 우럭만큼은 20~21cm로 낮추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넙치(광어)의 방생 사이즈는 21cm로 되어 있는데요. 넙치의 성장 속도와 전체 크기를 미루어 봤을 때 25cm로 올려도 상관없다고 봅니다.
    방파제에서 낚이는 넙치 사이즈는 대부분 25cm를 넘깁니다. 오히려 21cm 이하는 구경하기가 어려운 실정도 고려해서 변경했으면 합니다.

    그 밖에 바다낚시 대상어 중에 빠진 항목이 여럿 있습니다. 사실 위 도표는 조업을 염두하고 작성된 것 같단 느낌이 많이 듭니다. 낚시인을 위한 낚시 대상어 포획금지 사이즈 법안도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아래쪽에 추가로 덧붙이겠습니다.


    갯바위 낚시 중 손님 고기로 올라온 붉바리

    - 자바리(제주 다금바리), 붉바리, 능성어에 대한 방생 사이즈.
    자바리는 30cm, 붉바리와 능성어는 24cm 이하로 포획 금지령을 내리는 법이 필요해 보입니다.


    바다낚시 주요 대상어종인 벵에돔

    -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에 대한 방생 사이즈.
    두 어종 모두 22cm 이하로 포획 금지령을 내리는 법이 필요해 보입니다.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의 벵에돔은 평균 체장이 작습니다. 국내 대회 때는 25cm를 기준으로 하지만, 사실 미달되는 경우가 많아 23cm로 정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22cm 이하는 방생하는 덕목이 필요해 보입니다.



    - 쏨뱅이에 대한 방생 사이즈
    예전에 이 사진을 올렸다가 낚시를 잘 모르는 사람한테 욕을 먹었는데요. 쏨뱅이는 소형 어종이므로 볼락과 같이 취급함이 옳다고 봅니다. 위 사진은 갯바위에서 하도 많이 낚이니깐 작은 건 빼고 큰 것들만 골라서 가져온 건데 쏨뱅이란 어종을 잘 모르는 사람의 눈으로 봤을 땐 '치어를 잡아왔다'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쏨뱅이는 볼락과 마찬가지로 15cm 이하는 방생 사이즈로 규정을 짓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열기에 대한 방생 사이즈
    한 번 배 타고 나가면 100~200마리씩 잡는 열기. 물론 호조황일 때 가능한 숫자지만 열기는 크기보단 마릿수로 먹고 들어가는 어종이어서 많이들 선호하고 있습니다. 열기도 볼락, 쏨뱅이와 마찬가지로 방생 사이즈를 15cm 이하로 준수한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부시리, 잿방어의 방생 사이즈
    사실 이 두 어종에 대해 방생 사이즈를 규정짓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만, 위 도표에 방어만 있길래 굳이 정해보자면, 부시리는 방어와 마찬가지로 30cm를 기준으로, 잿방어는 25cm로 방생 사이즈를 정해 놓는다면 별 탈이 없을 것 같습니다.



    - 옥돔 방생 사이즈
    요즘은 타이라바 낚시를 통해 제주도 해역에서 옥돔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옥돔은 깊은 수심대에 머물러 있어 낚시보단 조업 배에서 많이 잡혀 옵니다. 따라서 낚시인을 위한 방생 사이즈 보다 조업을 염두에 두고 기준치를 마련해 두면 좋을 것 같아요. 옥돔은 원래 길이가 긴 형태이기 때문에 25cm 이하로 정해 놓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 임연수어 방생 사이즈
    방파제에서 올라오는 임연수어의 평균 씨알은 25cm. 따라서 한 뼘 치인 21cm를 기준으로 방생 사이즈를 정해 놓으면 되겠다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말쥐치, 쥐치 방생 사이즈
    그러고 보니 도표엔 쥐치가 빠져있습니다. 쥐치는 주요 수산물이며 갈수록 귀해지고 있는 어종인데요. 왜 빠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크기가 큰 말쥐치는 20cm 이하로, 쥐치는 17cm 이하를 방생 사이즈로 정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 괴도라치(전복치)의 방생 사이즈
    괴도라치는 수산시장에서 품격 높은 잡어로 통하고 있습니다. 전복을 주요 먹잇감으로 삼아 현지 상인들은 '전복치'라 부르는데요. 흰살 생선회에 기품이 있다 보니 이것도 어획량이 내려갈 땐 가격이 제법 나갑니다. 원래 개체수가 풍부한 어종이 아니므로 방생 사이즈에 대한 기준이 필요해 보입니다. 제 생각에 괴도라치는 긴 전장을 참작해 22cm 이하는 방생 사이즈로 정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밑밥에 반응하는 전갱이 치어들

    - 전갱이, 고등어, 자리돔
    여기서부터는 방생 사이즈 기준이 필요없는 것들입니다. 잡아도 잡아도 씨가 마르지 않은 어종이기도 합니다. 자리돔은 재고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최근 무분별한 남획 때문에 제주 자리돔 씨가 마르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 학공치
    방생 사이즈가 필요없는 어종입니다. 마음껏 잡아가십시오. ^^;



    - 망상어, 인상어(물망상어)
    누가 좀 잡아가 주면 좋겠습니다. ^^;



    갯바위 낚시 중 손님 고기로 올라온 가숭어

    - 숭어, 가숭어
    바다낚시를 하다 보면 수면 가득 메워버린 숭어들의 행렬에 황당할 때가 있습니다. 갯바위에선 잘 안 잡아요. 저도 잡으면 방생합니다.
    하지만 이 숭어들이 방파제 내항 쪽으로 많이 들어와 생활 낚시꾼들의 손맛을 책임져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방생 사이즈는 필요 없는 어종으로 특히나 어부들이 많이 잡아가면 좋은데 돈이 별로 안 돼 주요 타깃으로 삼지 않는 모양입니다.

    오늘은 낚시 대상어의 방생 사이즈를 알아보고, 빠진 항목에 대해선 제가 직접 제시를 하였습니다. 빠진 항목 역시 주요 수산 어종이자 주요 낚시 대상어여서 수산자원관리법 개진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러한 캠페인이 얼마나 힘이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제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들은 위에 제시한 포획금지 체장을 잘 준수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쓰레기는 가져가고, 어린 고기는 놔주자!"

    이것만 지켜도 우리 바다는 훨씬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 ^^ 물론, 방생 사이즈라 해도 당장 회 쳐 먹을 게 필요하다면 몇 마리 뜨는 걸로 뭐라고 할 순 없습니다. 또한, 낚시를 하다 보면 바늘을 심하게 삼켰거나(이 경우 목줄만 바짝 끊어서 바다로 돌려보내면 살아요.) 혹은, 방생해도 얼마 못 가 죽을 것들은 챙겨도 되지만, 살릴 수 있는데 일부러 죽이거나 방생하지 않는다면 안 되겠지요.

    낚시는 자연을 상대로 하는 대결구도가 아니라는 것! 낚시는 과정을 통해 바다와 해양 생물을 이해하는 레포츠입니다. 낚시하는 동안은 잠시나마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으로 생각하기에 자연이 주는 상황에 불평하거나 혹은 생명을 경시하는 경솔한 행동을 하게 된다면,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날아올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가 모두 앞장서서 바다를 아끼고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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