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를 말리는 감성돔 대량 포획, 이대로 괜찮은가? (뻥치기 조업, 불법? 합법?)


    요즘 들어 감성돔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거기엔 이유가 있었습니다
    해마다 5월이면 늘 문제 되는 사건들, 바로 "뻥치기 조업"의 기승입니다.
    5~6월은 알 밴 감성돔이 산란하기 위해 내만권으로 들어오는 시기입니다. 여기에 맞춰 일명 뻥치기라는 비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알 밴 감성돔을
    무차별 포획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포획한 감성돔은 헐값에 넘겨지는데 그 가격을 알면 아마 여러분은 깜짝 놀라실 겁니다.  

     

    이미지는 본 내용과 상관이 없음

    #. 뻥치기 조업이란? 
    특수장비를 이용해 바닷속 어초나 암초를 부딪쳐 발생하는 강력한 폭발음으로 물고기를 교란시켜 잡는 조업 방법입니다.
    여기서 특수장비란 전자총이나 섬광총을 말하며, 굉장히 강한 폭열음을 내어 그 일대에 서식하는 물고기를 기절시켜 촘촘한 그물로 싹쓸이합니다.
    이렇게 싹쓸이한 고기는 새벽 어판장에서 헐값에 판매하는데 그 가격을 들으시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산란기에 접어든 35~40cm급 감성돔 한 마리 가격이 단 돈 오천 원"

    업자 가격이지만, 이렇게 사들인 감성돔은 다시 횟집으로 옮겨져 소비자에게 판매될 텐데요.
    35~40cm급 감성돔 한 마리의 무게는 1킬로그램을 약간 웃도는 정도여서 적어도 8만 원에서 10만 원 이상을 받게 됩니다.
    이 감성돔이 고급 일식집에서 통 생선회로 변신하면 가격은 그 이상이 되겠지요?

    뻥치기 조업이 문제인 이유는 "씨를 말리는 싹쓸이 포획"도 문제지만, 잡히지 않은 감성돔에게도 악영향을 주는 데 있습니다.
    뻥치기 배들은 주로 한밤에 조업을 하는데 인근 갯바위에서 낚시하다 보면 멀리서 '뻥'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소리가 큽니다.
    이러한 소리가 수중에 들어갔을 때는 전파력이 더 엄청납니다. 지상에선 2~3km 남짓한 전파력이 수중에선 수 킬로미터를 타고 전해지고, 갑작스레
    울려 퍼지는 소리는 물고기들을 혼란과 교착 상태에 빠지게 해 설상 그물에 잡히지 않더라도 산란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불구로 만든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큽니다. 


    #. 뻥치기 조업은 불법일까? 합법일까?
    문제는 뻥치기 조업 방식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씨를 말리고 있음에도 불구, 어처구니없게도 "합법"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해경과 해양 관련 부처에 신고해도 "단속할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수수방관만 하는 상황입니다.
    아니 한 수 더 떠서 이러한 뻥치기는 우리 고유의 전통 어업 방식이라고 합니다. 

    과거에 동력선이 없었던 시절, 무동력 나룻배로 조업했을 때는 이러한 뻥치기가 그래도 전통에 근거한 방식이었습니다.
    그때는 일일이 노를 저어야 했으므로 먼 바다로 나가 조업하는 게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조류가 빠른 곳에선 노를 저을 수 없을뿐더러 자칫 기상이
    급변해 안 좋아지기라도 한다면 매우 위험하므로 앞바다에서만 그물을 둘러친 후, 부이나 돌 등으로 바다를 내리쳐 '뻥'하는 소리에 놀란 고기들이
    달아나려다 그물에 걸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뻥치기는 어떻습니까?
    전자총과 섬멸총 등의 특수장비를 이용해 고기를 교란시키고, 일명 '홋자망'이라는 매우 촘촘한 그물로 치어까지 싹쓸이하고 있습니다. 
    그물에 잡히지 않은 개체들은 소음 스트레스에 산란하지 못하는 폐단이 생기고, 그물에 걸린 고기 중 쓸모없는 치어들은 바다에 버리는데도 과연
    이것이 전통 어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뻥치기 조업은 해마다 이 시기에 있었고, 늘 반복되는 행위로 감성돔 개체 수가 줄어드는 추세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해양 수산 관련 부처들은 '전통'과 '합법'이라는 말로 수수방관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팔짱 끼고 있는 동안 우리 바다의 해양 생태계는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직시하고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아래 동영상은 문제의 뻥치기 조업과 경매 현장입니다. 수천 마리의 감성돔이 포획되어 넘겨지는 현장을 보시기 바랍니다.
    저 엄청난 양의 감성돔을 보십시오. 매일같이 잡고 있습니다. 저렇게 잡아대는데 남아 날 감성돔이 있을까요?
    아래 동영상 출처는 FTV '바다낚시교실'에서 제공한 영상입니다. 이 영상을 본 여러분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바다낚시를 즐기는 꾼들에게도 당부의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5~6월은 감성돔이 산란하기 위해 내만 가까이 붙는 시기입니다. 
    원래 대물 감성돔을 잡으려면 먼 섬에 가야 하지만, 특별히 5~6월은 멀리 가지 않고도 대물 감성돔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시즌이어서 너나 할 것
    없이 감성돔 낚시를 즐기고 있으며, 선상 찌낚시와 카고 낚시도 많이 성행합니다.
    서해는 감성돔 외에는 이렇다 할 대상어가 없고, 5~6월에만 유일하게 대물 감성돔이 나오다 보니 한철 손맛이요, 한철 장사입니다.
    갯바위 낚시는 잘해야 일 인당 1~3마리 조과이고 아니면 꽝인 데 비해 카고 낚시는 곱하기 x3배는 잡습니다. 
    여기서 드리고 싶은 말은 낚시 장르를 떠나서 갯바위든 선상이든 5~6월에 알 밴 감성돔을 잡는다면 먹을 만큼만 챙겼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어부들이 낚는 감성돔에 비하면야 새 발의 피지만, 그래도 낚시꾼들이 당당하게 이 문제에 대해 지탄하려면 낚시꾼들도 솔선수범하여 낚은 감성돔들
    중 일부를 릴리즈하는 미덕도 필요하리라 봅니다. (물론 산란을 마친 감성돔은 굳이 방생할 필요가 없습니다.)

    동영상에 박갑출 프로님 말씀하셨듯 해마다 낚시 관련 단체에서 치어 방류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낚시인들은 치어 방류라도 하고 있지만, 일부 어민은 생계를 빌미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생태계를 위협하는 어업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무차별적으로 잡아서 헐값에 팔아넘기는데 아무리 낚시 단체에서 치어 방류 행사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뻥치기 어부들은 이 점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당장은 마리당 5천 원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겠지만, 머지않아 우리 바다에 감성돔
    개체수가 확 줄어든다면, 그때는 뻥치기 조업조차도 꽝을 당하고 올 수가 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이대로 갔다간 그날이 분명 올 것이라는 겁니다.

    지금 시즌에 잡아들이는 감성돔은 횟감으로서 메리트가 떨어집니다. 이런 걸 잡아다 5천 원에 파느니, 개체수를 아껴뒀다가 겨울철 가장 맛있을 때 잡아서
    몇 배 이상의 수익을 남기는 게 더 현명하지 않을까요?
    지금 낚시계에선 5월 한 달 만큼이라도 산란 감성돔을 보호하기 위해 '금어기'를 실시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다리, 꽃게, 노래미와 같은 수산물은 금어기를 실시하는데 감성돔은 아직 금어기를 실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주요 수산물이 아니어서 인가요? 주요 수산물이 아니면 개체수가 확 줄고 심지어 멸종 위기에 닥쳐도 상관없다는 걸까요?
    전차총, 섬멸총 등의 각종 특수장비를 이용해 알 밴 감성돔을 싹쓸이하는 동안 우리 바다에서 감성돔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바다는 감성돔의 금어기 추진이 시급해 보입니다.

    그래서 한 달, 아니 단 보름만이라도 감성돔의 금어기를 실시한다면, 그 시기에 감성돔들은 많은 수의 알을 낳을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치어 방류 이상의 효과를 볼 것이며, 낚시꾼은 물론 어민의 소득 증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더보기>>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뱅어포에 대한 비밀
    경악했던 치어 사냥, 낚시인이 지켜야 할 물고기 크기는?
    비행기 탈 돈으로 낚시하는 한국의 낚시꾼들
    납 봉돌 전면 사용금지, 지금 낚시계는 멘붕
    읽기만 해도 실력이 느는 바다낚시 대상어종 구별법

    페이스북 친구맺기+

    정기구독자를 위한 즐겨찾기+
     
    Posted by ★입질의추억★
    :

    카테고리

    전체보기 (3980)
    유튜브(입질의추억tv) (588)
    수산물 (635)
    조행기 (486)
    낚시팁 (322)
    꾼의 레시피 (238)
    생활 정보 (743)
    여행 (426)
    월간지 칼럼 (484)
    모집 공고 (28)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04-18 19:57
    Total :
    Today : Yester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