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x파일 착한식당] 홍대 착한치킨, 치킨인더키친 맛 후기


오늘은 홍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착한치킨, '치킨인더키친'을 맛보고 후기를 남겨봅니다.
치킨인더키친은 얼마 전 모 케이블 방송에서 '준' 착한식당으로 선정되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곳입니다.

최근 모 케이블 TV 프로그램에서 선정하고 있는 '착한식당'은 각종 첨가물과 저급의 식재료가 범람하는 오늘날 요식업계에서 좋은 먹거리를 만들고
있는 식당을 발견해 시청자의 호기심과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좋은 재료와 정성으로 손님의 건강은 물론 맛까지 보장하는 착한 식당들. 이러한 식당들이 있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방송에 따른 부작용도 있습니다. 전파를 타고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하자 착한식당 사장님들은 기존에 겪지 못했던 여러 피곤한 상황들을
맞이합니다. 전국에서 몰리는 손님에 일손이 모자라 식당은 비상이 걸리고, 한 시간 이상 줄을 세워도 식재료가 일찍 동나면 기다리는 손님들을
문전에 두고 가게를 닫아야 할 때도 있으며, 주차장이 모자라 식당 일대가 혼잡해지는 상황을 맞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려되는 건 착한 식당의 '변질'입니다. 
그것은 세상에 알려지고 난 뒤 주인장의 마인드에 따라 착한식당이 유지될 수도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다녀온 착한치킨 집은 정확히 말해 착한식당이 아닌 '준' 착한식당입니다. 음식은 좋은데 위생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어 아쉽게도 착한식당이
되지 못했다고 해요. 초창기에는 몇 평 남짓한 공간에서 하루 50마리만 튀겨서 팔았던 집이었는데 전파를 타고 사람들이 몰리자 수용할 수 없게 되고,
그러다가 3층짜리 건물로 자리를 옮겨 이제는 하루 140여 마리를 팔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맛이 예전 같지 않다', '치킨이 식어서 나온다.', '너무 많이 기다려야 한다,' 등의 불만도 있었습니다. 
사업을 확장하면서 생기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겠지만, 예전보다 손님이 많이 줄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인 것 같아요.
저는 예전의 상황을 잘 모르니 현재 상황에서 착한 치킨을 맛보기 위해 치킨인더키친을 찾았습니다.



 

오후 5시 반, 우려와 달리 줄이 없었다

이곳은 4시 반에 영업을 개시하며 최소 30분 전부터 줄을 서야 1차로 입장해 치킨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3층짜리 건물로 옮겨 수용 공간이 넓어지자 예전에 볼 수 있었던 줄은 볼 수 없었습니다.
평일인 점도 있겠고, 또 인기가 약간 시들한 것도 있을 겁니다. 어쨌든 저는 줄 없이 곧바로 입장했는데요. 그래도 실내는 꽉 차 있었습니다.


분위기를 보니 이곳 치킨인더키친의 시그니쳐 메뉴는 '레드핫칠리페퍼스'로 보이지만, 사람들은 반반치킨을 많이 주문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양념이 없는 오리지널 후라이드로 '범프오브치킨'과 크림 생맥주를 주문해 봅니다.


주문하자 세팅되는 것은 새우깡, 절인 무, 그리고 치킨 소스입니다.


새우깡을 제외한 것들은 전부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보기에도 매우 묽어 보이는 이 소스는 레몬 향이 느껴지는 시큼함에 약간 콤콤한 향신료가 섞였으며 마늘 알갱이도 있습니다. 
기름기 있는 음식에 찍어 먹으면 잘 어울리겠습니다.

그리고 치킨집에서 빠질 수 없는 절인 무. 한때 이 치킨 무 때문에 시끄러웠죠.
발암물질 무에 곰팡이와 사카린이 들어가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비위생적인 무들이 대거 적발되면서 한때 도마 위에 올랐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수제로 만든 피클이나 절임 무는 '웰빙'과 '안전 먹거리'로 인식되면서 사람들의 호감을 사고 있습니다.
이곳도 치킨 무를 직접 만들어 기대되는데요. 먹어보면 맛 자체는 호불호가 가릴 수 있겠습니다.
레몬을 많이 섞었는지 과하게 시큼한 향이 올라오는데 저처럼 신맛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순간적으로 눈을 찡그릴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느끼함을 잡아주는 무로서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치킨이 나올 때까지 시끌벅적한 이 공간을 잠시 즐겨봅니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이미 테이블은 꽉 차 있었고요. 창 밖을 보니 이제부터 한 팀 두 팀 모이며 줄을 섭니다.
음악은 꽤 시끄럽게 흘러나오는 듯해도 사람들 목소리에 묻히는 볼륨. 아늑함은 없지만, 부담 없이 맥주 한잔 하고 가기에는 나쁘지 않네요.


크림 생맥주 4,000원

입자가 작아 거품이 부드러운 생맥주입니다. 거품 양이 좀 더 풍부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일반 생맥주보다는 훨씬 넘기기 좋은 맛.
거품 입자가 작으니 엔젤링도 생기고요. 이러한 크림 생맥주는 홍대 술집이라면 대부분 팔고 있어 새로울 건 없습니다.


범프오브치킨 17,000원

웨지감자와 양파 후라이가 토핑되어 나옵니다. 소스는 허니 머스타드와 매운 양념이 추가로 나와주고요.


보니깐 1~2층이 매장이고 주방은 3층에 있네요. 음식 엘리베이터로 치킨을 나르고 그것을 종업원들이 서빙하는 방식입니다.
치킨 위에다 손등을 살짝 대니 뜨거운 열기가 느껴집니다. 막 튀겨져 나온 게 먹음직스러운데요. 소문대로 맛도 있을까요?


튀김옷이 매우 바삭해 보입니다.


껍질과 속살이 자연스럽게 분리되면서


기름기를 쫙 빼서 껍질은 매우 바삭한 상태. 하지만 안쪽의 지방질은 그대로 붙어 있는 일반 치킨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에요.
조금만 신선하지 않아도 닭 껍질은 누린내가 나기 쉽습니다. 그래서 처음 시식은 닭 껍질로 시작해 보는데 이것을 양념에 찍지 않고 그대로 먹습니다.
역시 잡내가 없고 고소함과 바삭함 만이 느껴지네요. ^^


이번에는 매운 양념에 찍어 먹어보는데 느끼할 수 있는 닭 껍질을 매콤한 양념이 잘 잡아주고 있습니다.
먹다 보니 매콤함이 제법 강하게 올라와서 살펴보니 일반 불닭집에서 사용하는 캡사이신 분말이나 액기스가 아닌 작은 '건고추'를 사용.
품종은 모르겠지만, 생김새만은 할라피뇨나 페페로치니같이 생긴 이 고추가 쓰지 않은 맵싸함을 줍니다. 양념에 달짝한 맛도 느껴지고요.
저는 고추를 워낙 좋아해 안에 든 고추를 몇 개 씹어 먹었습니다. 혀가 좀 얼얼했지만, 충분히 씹어 먹어볼 만 하네요. 
소스 안에서 새로운 안주 발견? ^^ㅋㅋ 맥주 한 모금에 고추 한 조각. 나쁘지 않습니다.


살덩이는 처음 나와준 콤콤한 소스에다 찍어 먹는데요. 소스가 워낙에 묽어 찍어 먹기보다는 푹 담갔다 먹는 게 맞을 겁니다.
새콤함을 강조한 이 소스도 나름대로 궁합이 괜찮네요. 이 집은 전반적으로 레몬 활용이 많아 보이는 듯.
시큼함 속에서 나는 달콤함과 콤콤한 향신료 맛이 기름기로 인한 느끼함을 잡아줍니다.
그 향신료의 출처가 궁금하기도 한데요. 전에 홍대에서 맛봤던 '레게치킨'에 사용된 향신료 느낌과도 비슷합니다.
레게치킨은 치킨에 과다한 향신료를 사용해 호불호가 갈릴 만하지만, 음악과 분위기가 참 맘에 들었던 곳이었죠.
(관련글 : 맛있는 치킨집, 분위기가 독특한 레게치킨)


치킨의 뼈 부분입니다. 색깔에 주목.
우리가 평소 사 먹는 프랜차이즈 치킨의 뼈 색깔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죠? 생닭을 사용해서입니다.
연골 같은 건 씹어 먹어도 될 정도로 부드럽고요. 뼈속에 고인 핏물이라든지 해동된 냉동 닭에서 나는 잡내가 느껴지지 않아 부담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치킨이 신선해 뼈도 오독오독 씹어 먹게 되네요.


닭 다리에서 나온 뼈입니다. 색이 전체적으로 밝죠?
앞에 보이는 둥그스름한 부분은 이빨로 깨물지 않은 한 쉽게 떨어지지 않아요. 반면, 냉동 닭은 쉽게 벗겨집니다. 그 안에는 시커면 뼈가 드러나죠.
이를 보여드리기 위해 모 프랜차이즈 치킨을 시켜다 찍었는데요. 사진을 전부 분실했어요.


허브 양념으로 후라이된 양파. 기름 쩐내가 나지 않은 신선한 맛입니다.
집에서도 가끔 해 먹지만, 이 집께 더 맛있는 듯. 방송에서는 기름을 이틀에 한 번씩 갈아준다고 하네요.
한 통에 들어가는 기름양이 50리터. 이걸 매일 갈아 줄 경우 남는 게 없을 겁니다.
저희 장인 어른께서 옛날에 동네 치킨집을 했었습니다. 매일같이 기름을 갈고 싱싱한 닭을 튀긴다는 자부심으로 장사하셨는데 결국 수지타산이
안 맞아 망했지요. ㅠㅠ


블랙사바스 4,000원

이번에는 흑맥주를 시켜 봅니다. 가격은 크림 생맥주와 같지만, 대신 용량이 조금 적습니다.


역시 엔젤링이 생기는 부드러운 거품. 그런데 우리의 취향은 크림 생맥주가 좀 더 좋았어요.


저녁이 되자 4~5팀가량 줄이 들어서고, 실내는 좀 전 보다 더 복잡해진 듯



'준' 착한식당인 홍대 착한치킨(치킨인더키친)

찾아오는 길 : 아래 지도 참조
네비 주소 : 서울 마포구 서교동 327-22
주차 : 어려움(가능한 도보로 접근하는 게 좋음)
배달은 안되고, 포장은 가능


#. '준' 착한식당으로 선정된 착한치킨집 '치킨인더키친' 총평
이 집은 3층 건물로 이전 후 하루 50마리에서 140마리로 판매량을 늘렸다고 합니다. 종업원 수도 늘고요. 아마 튀김 용기도 늘었겠죠. 
식자재 관리는 사장님이 하면서 조리도 함께하는지, 아니면 종업원들에게만 맡기는지는 모르겠지만, 깨끗한 기름에 생닭을 튀긴 치킨은 잡내가 없고
껍질은 바삭했으며 살은 뻑뻑하지 않은 촉촉함이 있습니다. 그냥 생각 없이 먹으면 일반 프랜차이즈 치킨과 비교했을 때 조금 덜 느끼하다는 정도? 
그렇게 일축할 수도 있지만, 좋은 재료로 염지한 생닭은 연골까지 씹어서 먹어 봄으로써 신선도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남은 조각은 포장해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다음날 식은 상태로 맛을 봤는데요. 식어도 비리지 않고 맛있었습니다.
가격은 일반 프랜차이즈 치킨보다 1천 원가량 비싸지만, 사용한 식재료, 직접 만든 소스를 봤을 때 '준' 착한식당으로 선정될 만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맛이 예전 같지 않다고는 하나, 제 생각은 늘어난 사업장으로 인한 일시적인 시행착오이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착한식당으로 선정된 업소들은 봇물처럼 터지는 관심에 업장이 미어터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관심은 수그러들기도 하고요.
곳에 따라 흥한 곳도 있지만, 반대로 망할 조짐을 보이는 곳도 있습니다. 어느 한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으로 이러한 식당을 검증하고, 인증패
까지 걸고 다니니 식당을 운영하는 처지에서 적잖은 변화를 겪을 겁니다.
그것이 기쁨이 될 수도 곤혹이 될 수도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방송의 힘은 대단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멀쩡한 식당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잘 유지해 온 착한식당들도 방송을 타고나면 싫어도 시험대에 올라야 할 운명입니다.
그것이 어느 한 방송국에서 쥐락펴락하고 있음에 씁쓸할 따름입니다. 어쨌든 착한식당은 향후 어떻게 대처할 지, 또 맛은 어떻게 유지해 나갈지는 
사장님의 마인드에 따라 결정되겠지요. 싱싱한 생닭 치킨, 앞으로 쭉 이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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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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