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테이 "한국에 놀러온 일본인 친구, 내가 끓여준 라면에 눈물 흘린 까닭은?"

    그러니깐 몇 년전에 있었던 얘기랍니다.
    당시 저희집은 종종 외국인 친구들이 놀러와서 자고갔던 일이 빈번했답니다.




    제 남동생이 외국갔다 오면 꼭 외국인 친구들을 하나 둘씩 사귀어 오더라구요 ^^
    이번에도 괌에 갔다가 그곳에서 우연히 일본인 친구 둘을 알게 되었다는데 여행을 마치고도 
    그 분들과 지속적으로 우정을 쌓고 연락하며 지내다가 그분들이 결국은 
    한국을 찾아왔답니다.







    그렇게 한국 관광을 왔고 제 동생은 그 분들과 하루종일 붙어다니면서 서울 관광 가이드를 자처하였답니다.

    그렇게 일주일간 한국에 머물면서 마지막 하루는 저희 집에서 묵고 가면 어떻겠냐 제안을 했더랍니다
    한국을 떠나기 하루전날..
    하루종일 관광을 마친 그들은 동생과 함께 저희 집에 왔답니다. 
    전 빼꼼히 쳐다만 봤어요. 사실 외국인이 우리집에 온것도 첨이여서 그런지 약간은 호기심도 있고 신기해 하기도 했는데 ㅋㅋ 
    저보다도 2살 많은 시커먼 남성 두분이라 그런지 첨엔 대하기가 약간 어려웠답니다.
    일본어도 고등학교때 배운 제 2 외국어가 전부인지라 막상 말 걸기도 뭐해서 그날은 그냥 그렇게 조용히 지나갔답니다.








    다음날 일본으로 출국을 앞둔 그들은 세면을 마치고 짐가방을 싸고 있었는데

    이날 동생은 중요한 회사일로 아침일찍 나가봐야 하는 상황이라 마지막까지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아쉽다면서
    저에게 뒤를 부탁하더군요.
    갑작스레 동생의 부탁을 받은 저는 좀 당황도 되고 하니..

    "야~ 나보고 어떻하라고?"
    "형은 그냥 아침 식사나 챙겨주면 돼~  밥만 먹고 바로 공항으로 가야하니깐 넘 부담갖지 말고"





    결국 저는 그둘과 한자리에 남게 되었답니다.
    남형제만 덩그라니 사는 집이라 집에 딱히 먹을것도 없고, 대접은 해드려야 하는데 뭘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더군요
    그렇다고 밖에 나가 사먹자니 손님을 초대해놓고 예의는 아닌거 같아서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 선반에 놓여진 라면이 눈에 보였답니다.
    "오징어 XX"이라는 라면.. 제가 평소에 정말 좋아하는 라면이거든요
    전 아무생각없이 저것을 두 일본인 친구들에게 아주 맛있게 끓여줘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때는 나름 사명감도 있었다구요~
    일본인 친구들에게 한국의 라멘맛을 알려주마~!!


    그들도 매우 기대하는 눈치였답니다. 
    "캉꼬꾸노 라멘 타베따이마시타!" (한국 라면 먹고 싶었어요) 
    " 너무 잘됐어요  한국에 오셨으면서 한국 라면도 안먹고 갈뻔했네요"  뭐 대충 이렇게 말하고 
    아주 맛나게 끓여드렸답니다.

    후루룩~후루룩~!  
    드디어 한국의 라면을 시식한 그들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봅니다

    "오이시이!" 하는겁니다.

    "국물도 드셔보세요~"라고 하자 그들은 국물도 매우 맛있게 먹는듯 하더랍니다.
    아 역시 한국라면은 일본에서도 통하는가 라며 혼자 뿌듯해 하는순간






    그들의 얼굴을 보니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 맺혀 있더라구요
    그리곤 닭똥같은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 내리더랍니다.

    "다이죠부데쓰까?"(괜찮습니까?)
    "좀 매운데 그래도 맛있네요 하하.. 오이시이! 오이시이! "

    정말 괜찮은거 맞는지..;; 얼굴이 벌개져 있는 두 사람 결국..
    "저기... 죄송하지만 물 좀 주세요" 하더랍니다 (...)


    그리곤 이제는 물과 라면을 번갈아 먹기 시작합니다 
    라면 한젖가락에 물 한모금을 마시네요
    저런저런

    온 얼굴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어서 이게 눈물인지 땀인지 분간도 안가더랍니다. 
    저는 그 모습이 너무 안되보여서 그만 드시고 다른거 먹으러 가자고 제안을 했는데 
    끝까지 괜찮다면서 결국은 라면 한그릇을 다 비우시더라구요 

    아 이럴줄 알았다면 좀 순한 라면을 사와서 끓여주는 건데.. 
    아무 생각없이 끓여 줬다가 좀 미안해지는 순간입니다.
    그래도 그들은 일본에서도 저정도 맵기의 라면은 있다면서 조금 매웠지만 아주 맛있게 먹었다고 답례를 하고
    한국에서 좋은 추억을 갖고 떠난다 하십니다. ^^






    시간이 흘러흘러..
    한분은 현재 도요타 자동차 회사에서 일을 하시고, 또 한분은 도시가스 관련 회사에서 일을 하신다고 하네요

    지금까지도 제 동생과 끈끈한 인연을 유지하면서 그들이 한국에 오면 우리집에서 묵기도 하구요
    동생이 일본에 가면 그들의 집이 홈스테이가 되어주곤 한답니다.
    얼마전 결혼식이 있었는데 동생이 축가를 불러주기 위해 일본에 다녀왔다고 합니다.



    다음편 예고 : "일본 여고생 내 방에서 자고 간 사연"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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