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 포인트 경쟁에 치이고 비바람에 치인 추자도 낚시
    "집나가면 개고생" 실감하고 온 올해 첫 출조
    

    5개월간 낚시를 못가다가 이제서야 다녀왔는데 2010년 첫출조를 추자도로 다녀왔습니다.
    우리 부부의 시조회인 셈입니다.








    거친 파도와 비바람을 맞아도 낚시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


    금오도, 삼부도등등 많은 후보지가 있었지만 작년 추자도에서의 좋은 기억이 있어서 추자도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안좋은 징크스가 하나 있답니다.



    매년마다 느끼는 거지만 매해 첫 출조는 항상 고생만 하고 조과가 안좋은 경우가 대부분이였어요
    또 다른 징크스가 있다면 날씨 흐리고 파도치는 날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점도..(원래 파도치면 낚시 잘 된다던데)






    부평 모 출조점을 통해 떠난 추자도 낚시
    밤새달려 도착한 곳은 진도의 벽파.. 거기서 다시 배로 2시간 가까이 달려야 닿는 곳이 추자도








    그런데 캄캄한 새벽에 포인트에 내려보니 여기가 추자도 어느 포인트인지 감을 못잡겠더라구요
    도착해보니 파도가 어느정도 치고 있었고 날씨가 심상치가 않더군요






    게다가 옆바람이 계속해서 얼굴을 때리고 낚시대를 제대로 가눌지 못할 정도로 불어오는데 
    추자도까지 왔는데 낚시도 제대로 못하고 가는건 아닌가 걱정이 엄습해 오더라구요







    그래도 우선은 서둘러 채비를 꾸린후 낚시를 시작해봅니다.
    이곳은 발앞 수심이 약 5m지만 전방 20m이후부턴 수심이 15m로 급격하게 깊어지기 때문에 그곳을 노려서
    참돔낚시를 해야 합니다.
    4월부터 추자도는 본격적인 참돔 시즌에 들어가거든요







    그러다 입질을 받는데 이거 힘쓰는게 좀 웃깁니다.
    꾹꾹꾹~ 꾹꾹꾹~ 꾹꾹꾹만 하면서 큰 힘은 쓰지 않고 올라온 녀석은 말쥐치







    좀 재밌게 생겼죠 ^^







    입질이 뜸한 가운데 와이프가 잡아 올린건 아기 혹돔이라 방생








    또 다시 올라온 말쥐치







    그동안 감성돔 낚시 위주로만 하다보니 낚시방법이 완전히 다른 참돔낚시가 다소 적응이 안됩니다.
    감성돔 낚시와는 달리 콸콸콸 흐르는 본류대에 채비를 태워서 멀리멀리 흘려 보내다 입질을 받게 되는데
    제가 사용하는 소품 대부분은 감성돔 낚시에 알맞는 것들이고 수심도 정확히 어느정도인지 감을 못잡겠고
    바람은 쉬지않고 불어대고 황금같은 아침시간은 왜이리 빨리 지나가는지







    그 와중에 올라온건 망상어에 노래미에 잡어들 뿐








    선장이 알려준 수심대로 셋팅해서 하고는 있지만 조류도 빠르고 바람도 불어서 최소 2호찌 정도는 해줘야 할꺼 같은데
    나한테 있는건 1.5호찌 뿐입니다.  감성돔 낚시만 하다보니 참돔용 소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인데
    추자도에서 참돔 포인트에 내려서 참돔만을 노리는 낚시를 하게 될 줄은 몰랐던 거지요.
    이게 다 저의 불찰로 ㅠㅠ







    황놀래기가 올라오며 이곳이 제주도와 매우 가깝다는걸 알려줍니다.
    맛있는 고기라지요 ^^







    이윽고 시간은 만조를 지나며 조류도 차츰차츰 약해지고 있는 가운데
    빗방울이 한둘씩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ㅠㅠ







    후두두둑~ 떨어지는 가랑비에 생쥐꼴이 되기 직전
    바람불고, 파도치고, 비 까지 내리는 가운데 기다리던 참돔 입질은 없고







    오늘따라 낚시가 너무 힘이 듭니다.
    잠시 바람을 피해 쭈구리고 앉아 있는 와이프가 너무 안되 보입니다.
    말없이 침묵으로 앉아있는 와이프..  배도 고픈데 도시락 배달도 왜이리 늦은지







    오전 10시나 되니 아침밥이라고 도시락 배달을 합니다.
    그러면서 똑같은 도시락을 하나씩 더 주면서 점심밥이라고 합니다.
    이거 너무하는거 아닌가?
    근데도 너무 배가 고파서 인지 밥맛이 꿀맛이였답니다 ㅠㅠ
    우리 부부는 비에 젖은 도시락을 먹으면서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포인트를 옮겨달라 했는데 이곳 추자도에 150명이 들어와 낚시중이라 옮길 곳도 없다 합니다.
    비는 내리고 조기 철수를 하게되면 낚시가 끝나는 시간인 오후 3시까지는 추자도 민박집에서 마냥 대기하고 있어야 할 상황







    서울서 이곳 추자도까지 어렵싸리 내려왔는데 비바람 피할 곳 없는 갯바위에서 계속 낚시를 해야하나
    아니면 조기철수를 하고 그냥 민박집에서 멍때리고 있어야 하나 고민을 하는순간
    아무리 그래도 너무 허무한거 같고, 몸은 힘들지만 와이프도 고기를 못잡아 살짝 약이 올라 있는 상태고







    결국 우린 갯바위에 남고 배를 그냥 보내버립니다.






    그렇게 잠시 침묵이 흐른후 줄기차게 불던 바람이 멈추고 비가 그치더군요







    아 이러다간 빈손으로 가는거 아닌가 싶기도 해서 다시 전의를 가다듬고 낚시를 시작해봅니다.






    참돔 낚시를 대비해 기본적인 밑밥 (6장) 외에도 품크릴 2개를 더 준비했어요
    사실 낚시를 해보면서 느낀거지만 반나절 낚시에 밑밥 6장은 모자릅니다.
    초보시절땐 많이도 남겼던 밑밥이지만 이제는 거의 5분 간격으로 일정하게 밑밥투여를 하다보니
    6장은 바닥이 나는데 그게 싫어 두장 더 사서 생크릴은 따로 발앞에다 뿌리는 편입니다.







    배에서 주고간 파란비닐봉지..
    비가오면 저거라도 얼굴에 뒤집어 쓰고 해야 합니다.
    바다 한복판에서 비를 피할 곳은 없으므로..






    첨에 내린 자리에서 입질이 없으니깐 바위를 타고 올라와서 반대편에다 던져서 하는 중입니다.






    추자도 포인트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 봤지만 이곳이 어디인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지도엔 나오지 않은 여인지..







    물때는 어느덧 간조에 다가오고 철수시간 두어 시간 정도 남겨둔 상황에서
    와이프가 입질을 받습니다







    망상어예요... 발앞에 밑밥을 치면 어른 손바닥만한 망상어가 새까맣게 몰려듭니다.
    "지금 한가로이 망상어나 낚고 있을때가 아닌데?"
    와이프가 한마디 합니다.
    "우리 이러다 빈손으로 갈라.. 여까지 왔는데 잡어라도 챙겨가야지"
    와이프도 저도 참돔낚시는 이미 포기한 상태에서 이대로 빈손으로 가면 안되겠다 싶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발앞에 있는 망상어랑 놀고 있는겁니다.





    저도 낚시대를 잠시 내려놓고 그녀가 어떻게 잡나 영상 한번 찍어봤습니다.






    아무래도 추자도를 너무 쉽게 봤던거 같아요
    감성돔이랑 참돔이랑 반반씩 섞여나온다는 말에 대충 감성돔 채비로 하면 되겠지 싶었는데 
    막상 추자도에 도착해보니 거의 대부분이 참돔낚시 시즌에 돌입한 모습이였습니다.
     






    혼자 먼산을 바라보며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저 혼자 참돔낚시를 하는 와중에
    와이프는 발앞에 망상어랑 놀고 있었습니다.
    "나 참돔낚시 안해! 그냥 얘네들 손맛이나 볼란다" 하더랍니다.







    갯바위엔 거북손이 많이 피었습니다.
    저거 까서 삶아 먹으면 참 맛있다지요 ^^







    노래미 자매인가.. 좀 더 커서 오너라~ 방생







    저는 참돔 낚시 한답시고 헛탕 치는 동안 고기는 와이프가 다 잡네요
    망상어를 저렇게 잡아서 나중에 어떻게 처치하려고?







    같이 버스를 타고온 십여명의 꾼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목포근처에 있는 기사식당에 들릅니다.







    결국 갯바위에서 준 점심 도시락 안먹었습니다. 아침도 늦게 먹은 탓도 있고 똑같은 도시락 또 까먹기도 싫고..
    점심밥을 패스하고 저녁식사를 맞이하네요







    맛있었던 김치찌개
    어흑 밥맛이 꿀맛이더라구요 ㅠㅠ






    집에 도착하니 새벽 1시
    여기서 부턴 DSLR로 찍습니다 ^^ (갯바위에 DSLR 가져갈 용기 없습니다 ㅋㅋ)








    비록 잡어들이지만 먹을만큼은 챙겨왔군요.
    얘네들이야 맛좋은 고기들이지만 망성어 열 몇 마리는 어쩔껴 ㅠㅠ






    차라리 이렇게 된거 제가요 이번 기회에 망상어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망상어 요리 레시피 개발 좀 해보겠습니다 ^^;







    쥐치는 무우랑 청양고추, 호박넣고 조려 먹을 생각인데 맛이 어떨런지 궁금합니다.







    이 정도면 왕열기라는
    볼락과 열기는 구워서 조만간 한판 승부를 내걸 작정입니다.
    개볼락 vs 열기 vs 망상어 구이 승자는?  재밌겠네요 ㅎㅎ


    이날 와이프에게 너무 미안했답니다. 낚시란 즐겁게 해야 하는데 비바람에 짜증만 나고
    그런데도 별 말없이 묵묵히 낚시에 열중한 와이프가 너무 고맙기만 합니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난리 쳤어도 별로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였는데 말입니다..
    저 따라 낚시 다닌다고 고생은 고생데로 하는데도 투덜거리지도 않고 제 기분 맞쳐준다고 함께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니
    평소에 잘해야지~ 잘해야지~ 새삼 느끼고 옵니다. 
    정말 고마워 ^^  그리고 사랑한다~! 비록 참돔은 못낚았지만 작은 깨닭음을 낚고 왔습니다.
    다음 조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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