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자연산 제철 생선회 총정리(上)


※ 본 글은 월간지 'Den'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조만간 잡지 편집본으로도 올릴 예정이지만, 그전에 원문을 먼저 올리겠습니다. 
    이 글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봄과 여름에 먹을 만한 제철 생선회를 전국 각지의 '검증된 식당'에서 찾아드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특정 업소에 대한 정보가 나갈 수 있습니다. 본 글의 취지는 검증된 식당에서 검증된 자연산 제철 생선회를 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며 양식과 자연산의 구별법과 생선회의 특징을 알리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생선회도 알고 먹어야 더 맛있어"
"흔한 생선부터 귀한 자연산까지 총정리"


보통 생선회 마니아들은 생선회의 제철을 ‘겨울’로 꼽는다. 찬바람이 불고 추워져야 회도 맛있다는 것.
대표적인 어종으로 광어, 우럭, 도미를 꼽을 수 있다. 이들 어종은 우리나라에서 회 소비량이 가장 많고 양식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횟감이 대략 이 정도이며 공교롭게도 이들 어종의 제철은 겨울이다.

그런데 산지에 나가보면 평소 접하지 못한 다양한 횟감을 만날 수 있다.
게 중에는 가을에 제철인 횟감이 있는가 하면, 여름에 제철인 횟감도 있다. 이 중에는 소위 ‘고급 어종’이라 불리는 자연산 횟감이 횟집 메뉴판에
‘싯가’라 적혀 있어 호기심을 부르기도 한다. 고급 어종의 주 서식지는 수심 100m 이하로 얕으면서 암초와 돌무더기가 많은 지형이어야
하는데 여기에 꼭 맞는 곳이 남해와 제주도이다. 서해는 개펄이 많아 어종이 다양하지 못하고 동해는 수심이 너무 깊은 게 흠이다.
그러한 이유로 남해와 제주도 일대는 시중에서 보기 어려운 자연산 횟감이 연중 넘쳐나는 편이다.

봄, 여름(5~8월)에 맛있는 제철 생선회!
<상편>에서는 서해와 남해에서 나는 제철 생선회에 대해 알아보고 <하편>에서는 동해와 제주도에서 나는 제철 생선회를 다뤘다.



■ 서해(5~8월 제철 생선)
"병어(덕자), 도다리(문치가자미), 농어, 쥐노래미, 붕장어, 민어, 돌돔, 부시리, 오징어"

#. 병어(양식 안 함)
해마다 6월이면 신안군에서 병어 축제가 열린다. 그곳은 우리나라 최대의 병어 산지이기도 하다.
병어 산지로서 신안군 일대가 유명한 이유는 질 좋은 개펄이 많이 발달했기 때문. 
일반적으로 생선은 수중 암초를 은신처로 삼기 때문에 돌무더기가 많은 곳에는 어자원도 늘 풍부하다.
그런데 병어를 비롯한 일부 어종은 반대의 양상을 보인다. 개펄을 서식지로 삼은 대표적인 어종을 꼽으라면 병어, 민어, 간재미가 있는데 이러한 생선이
전라남도에 집중적으로 서식하는 까닭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양질의 개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돌무더기밖에 없는(?) 일본에서는 개펄에 사는 어종이 생소할 수도 있다.

병어



병어 물가는 주부들이 먼저 안다는 말이 있다. 어획량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작은 거 한 마리에 4~5천 원, 조금 큰 건 만 원을 훌쩍 넘긴다. 
게 중에는 ‘덕자 병어’라는 이웃집 처녀 이름 같은 병어도 있다. 서울, 수도권의 생선 상인들은 덕자와 병어가 서로 다른 종으로 알고 있지만, 실은 
30cm 이상 큰 병어가 덕자이며 유전적으로 '같은 종'이다. 이는 병어와 사촌격인 '덕대'를 덕자로 불리면서 생겨난 오해가 아닌가 추측된다.
그들 말대로 병어와 덕대는 유전적으로 다른 종이므로 덕대를 덕자로 취급하는 건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덕자는 주로 횟감과 찜으로 사용되는데 5~6월이면, 산지는 물론, 대도시의 병어회 전문점에서 맛볼 수 있다.

병어를 지방에서는 ‘병치’라고 불리기도 한다. 보통 ‘치’ 짜로 끝나는 생선은 쉬이 죽기 때문에 우리네 횟집 수조에는 산 병어를 보기가 어렵다. 
병어 회가 대부분 숙성회라는 점도 성질 급한 습성 때문인데 덕분에 우리는 병어를 통해 숙성회의 제맛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작은 건 주로 뼈째(세꼬시)로 썰어 먹고 큰 것은 큼지막하게 포를 떠서 부위별로 즐긴다. 
살이 부드럽고 기름져 된장에 찍어 먹으면 궁합이 잘 맞는데 맛있는 병어 회를 위해서라면 5~6월, 목포나 신안으로 미식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덕자병어 전문점(예약 필수)
목포 홍길동 소주방(061-283-8540)




#. 농어(양식 가능)
우리가 먹는 농어회의 95% 이상은 양식에 의존하고 있다. 국산인지 중국산인지의 차이는 있겠지만, 적어도 도심지에서 자연산 농어회를 맛보려면
특별히 수소문해서 찾아가지 않는 한 어렵다. 그마저도 양식산 농어는 중국산이 압도적이다. 
이토록 자연산 농어회가 보기 어려운 이유는 자원이 귀해서가 아니라 양식으로도 충분히 수요를 감당하므로 구태여 값비싼 자연산 농어를 취급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마다 6~8월이면, 서해로 북상하는 농어가 많이 걸려든다. 이때는 10kg 이상 나가는 따오기급 농어를 잡기 위해 전문
낚시꾼의 발걸음도 분주해진다. 미식가 중 일부 회를 뜰 줄 아는 이들은 산지에서 자연산 농어를 직접 받기도 하며, 단골 횟집에서 부탁하기도 한다.
그게 아니면 자연산 농어를 취급하는 고급 일식집을 이용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되겠다. 
참고로 농어회는 양식산과 자연산의 차이가 확연해 조금만 유의 깊게 살펴보면 구별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채색이 거무스름하면 양식산 농어이다.



자연산 농어는 채색이 밝고 윤기가 난다.

<사진 1> 양식 농어회



<사진 2> 자연산 농어회



양식 농어회는 혈합육이 거무스름하며 검은 실핏줄이 섬세히 퍼져 있는 게 특징.(사진1 참조)
자연산은 혈합육이 도미처럼 선분홍색을 띠며 검은 실핏줄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무결점의 탁도를 보인다.(사진2 참조)
하지만 자연산 농어도 살색이 거뭇해지면서 검은 실핏줄이 그물처럼 퍼질 때가 있다.
수조에서 오랫동안 방치돼 숨만 겨우 헐떡이는 ‘식물 농어’라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닐 거다.
그런 농어를 회 떠보면 마치 피멍이 든 것처럼 살이 검고 더불어 검은 실핏줄이 생길 수 있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자연산 농어회 문의
영종도 논머리 횟집(032-751-8844)




#. 쥐노래미(양식 가능)
쥐노래미라는 어종을 아는 이들은 뜻밖에도 낚시꾼과 수산 관련 종사자 외에는 없다.
그런데 ‘놀래미’라고 하면 횟집 좀 다녀본 이들이 ‘아하’ 할 것이다. 횟집에서 놀래미로 파는 어종의 정식명이 바로 쥐노래미이기 때문이다.
사실 놀래미는 우럭, 광어에 식상한 이들이 몇천 원가량 보태 외도할 수 있는 만만한 횟감이긴 하다.
더욱이 횟집에서 파는 놀래미는 대부분이 양식산이어서 특유의 달짝한 맛을 느끼기에는 무리가 있다.


자연산 쥐노래미는 최대 전장 60cm까지 자란다.

즉석에서 떠먹는 쥐노래미 회

자연산 쥐노래미는 11~12월에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는 낚시꾼, 어부 할 것 없이 쥐노래미를 잡으면 얌전히 놓아줘야 한다.
산란을 마친 쥐노래미는 이른 봄부터 새살을 찌우므로 이르면 4월부터 8월까지가 맛이 좋을 때다.
필자의 기억에는 7월에 낚아서 먹었던 쥐노래미 회 맛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비록, 쫄깃한 식감은 돔보다 덜했지만,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단맛은 여름이 돼서야 달아지는 쥐노래미 회의 매력이었다. 이런 맛을 보려면 자연산 쥐노래미를 여름에 먹어봐야 할 텐데 쥐노래미 자체가 그리 주목
받는 횟감이 아니다 보니 전문점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게 흠이긴 하다. 그나마 만날 확률이 높은 곳으로는 서해와 남해 일대의 포구, 수산시장을 찾는
방법이다.

※ 쥐노래미 양식과 자연산 구분법

횟집에서 '놀래미'로 취급되고 있는 쥐노래미는 양식과 자연산의 구분이 매우 어렵다.

그나마 구별할 수 있는 근거라면, 수조 안에 든 여러 마리의 쥐노래미를 보았을 때 길이가 약 25~30cm로 크기가 일정하다는 점.
그리고 채색이 대체로 밝고 황토 빛을 낸다는 게 유일한 단서이다. 자연산은 최대 60cm까지 자라며 채색은 밝은 것도 있고 어두운 것도 있는 등 서식했던
환경에 따라 제각각이다. 만약에 40cm 이상인 쥐노래미가 있다면, 자연산일 확률이 높다. 아래는 자연산 놀래미를 취급하는 곳이니 참고해 보자.

자연산 놀래미회 문의
강서수협 안면도수산(010-8955-8919)




#. 붕장어(양식 안 함)
한때 붕장어는 서민의 술안주를 책임지는 저렴한 생선회였다.
포장마차가 주름잡던 80~90년도에는 일명 ‘아나고’라 불리는 붕장어 회가 단연 인기였다. 그러다가 우럭, 광어의 양식 붐이 일어난 동시에 붕장어는
‘아니사키스(고래회충)’의 원흉으로 찍히면서 인기가 시들해져 갔다. 사실 이러한 기생충은 바다 생선이라면 대부분 있는데 붕장어가 재수 없게 걸려든
거라 억울할 만도 했다. 붕장어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비단 기생충 때문만은 아니다. 국민 소득이 높아지고 다양한 양식 횟감이 쏟아져 나온 것도
붕장어의 인기 하락을 부추겼을 것이다. 붕장어는 구이도 좋지만, 뼈째썰기한 회가 참 꼬십다.
한참을 씹으면 뼈에서 단물을 내어주는데 그 맛이 소주를 부르곤 했다. 비록, 필자가 어릴 때여서 소주와 함께 먹지는 않았지만, 아버지와 함께
포장마차에서 붕장어 회를 자주 씹었던 추억이 생각나기도 한다.


그리고 한때는 붕장어 낚시 좀 다녔었다. ^^

붕장어 회 문의
부산 금강횟집(051-727-0752





#. 민어(양식 안 함)
여름 보양식 하면 뭐니뭐니해도 민어가 빠질 수 없다. 민어의 주산지는 목포와 신안 일대로 전라도 전체를 꼽는다.
민어가 여름에 맛 좋은 이유는 산란시기와 관련이 깊다. 보통 해수어의 절반가량이 봄에 산란하지만, 민어는 7~9월에 산란하러 연안으로 들어온다.
그 중심에는 임자도가 있다. 산란기에 접어든 민어는 ‘북북’하는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는데 그것을 탐지한 자망배가 그물을 깔고 민어잡이를 한다.
이렇게 조업된 민어는 대부분 산지에서 소비되지만, 일부는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으로 유통하며 민어 전문 취급점에서 계절 특선으로 만날 수 있다.


민어 뱃살 초밥

홍민어(점성어)는 민어와 다른 어종이니 혼동하지 말자.

최근 고온 현상인지 한겨울에도 민어가 곧잘 잡힌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경우 연중 두자릿수 수온을 유지하는 제주도 근해에 한정되긴 하지만,
해마다 줄어드는 개체수가 어찌 된 일인지 반등을 보이는 것 같아 관련 종사자들에게는 호소식이 아닐까 싶다.
민어는 생선회뿐 아니라 부레, 민어 전, 탕, 그리고 각종 부위가 다양하게 나오는 코스로 맛보는 게 민어의 참맛을 즐기는 방법이다.
제대로 맛보려면 산지를 찾는 게 확실하지만, 서울에도 산지 공수로 민어를 취급하는 곳이 있으니 참고해볼 만하다.

민어회 코스 문의
서울 항아리(02-383-0881)





■ 남해(5~8월 제철 생선)
"붉바리, 돗돔, 돌돔, 능성어, 부시리, 도다리(문치가자미), 전갱이, 볼락, 무늬오징어, 보리숭어"


    
#. 돌돔(양식 가능)
돌돔의 별명은 참 화려하다. '횟감의 황제', '돔 중의 돔',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있는 고급 횟감이다.
낚시꾼이면, 반드시 낚아보고 싶은 4대 돔(참돔, 감성돔, 벵에돔, 돌돔) 중에서도 돌돔을 최고로 쳐준다.
파괴적인 손맛, 단단한 식감에 고소한 회 맛, 그만큼 비싼 가격을 자랑하는 돌돔은 최대 성장 70cm를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리나라의 서식
여건상 60cm급이면, 거의 다 자란 것으로 매우 귀하게 여긴다. 가격은 돌돔 출하량이 많아져서인지 예전에 비해 다소 떨어진 느낌이다.
길이 50cm 무게 2.5~3kg이면 시가 60만 원 상당으로 6~7인분에 해당하며 횟집에서 취급하는 ‘줄돔’은 돌돔 치어를 양식해 손바닥 사이즈로만 키워
‘세꼬시’ 용도로 출하되고 있다.


수컷은 성어가 되면 줄무늬가 사라지고 입 주변이 검게 변한다.

암컷은 성어가 되어도 줄무늬가 그대로 남는다.(예외도 있다고 하나 정확히 밝혀진 건 아니다.)

돌돔회



돌돔은 어렸을 때 양식과 자연산의 맛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어종이기도 하다. 물론, 천연 상태에서 자란 성어라면, 가격을 떠나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유는 천연의 먹잇감에 있는데 자연산 돌돔의 주 먹잇감은 전복, 성게, 오분자기 등 이름만 들어도 등골이 휘는 해산물이 많다.
돌돔이 거대한 성어가 되기까지는 걸리는 시간은 무려 8년. 그동안 먹어치운 해산물을 가격으로 따지면, 수천만 원대는 족히 나오지 않을까?
좋은 것만 먹고 자랐으니 그 영양분이 고스란히 몸속에 녹아 있을 거다. 그중에서도 돌돔 쓸개는 그동안 먹어 치운 영양분을 수년간 응축한 것으로
곰의 웅담과 비견되는데 주로 좌빈의 연장자나 혹은 몸이 허한 사람이 술에 타서 마시면 일 년 내내 잔병치레가 없다는 게 섬마을 사람들의 전언이다.

자연산 돌돔은 노량진 수산시장을 비롯해 동해와 남해 일대에의 수산시장과 포구의 횟집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다만, 겨울에는 공급이 불안정하니 많이 잡히는 여름에 찾도록 하자. 근래에는 일본산 양식 돌돔도 50cm까지 키워서 출하하므로 사실상 자연산과의 구분이
어렵다. 그나마 단서라면 이빨을 봐야 한다. 이빨이 거칠고 균일하지 않으면 자연산일 확률이 높고 지느러미는 갈라지거나 상처 없이 깨끗해야 한다.
참고로 돌돔은 여름 어종으로 알려졌지만, 겨울에도 맛이 좋은 횟감이다.

자연산 돌돔 문의
부산 마라도(051-755-1564)





#. 능성어(양식 가능)
능성어는 한때 ‘짝퉁 다금바리’ 논란에 휩싸였던 어종이었지만, 알고 보면 이것도 돌돔 못지 않은 고급 횟감이다.
가끔 이 능성어를 다금바리(표준명 : 자바리)란 이름으로 팔아 문제 된 적이 있었고 지금도 다금바리로 팔리는 곳이 있을는지는 모르겠지만,
다금바리와는 엄연히 다른 어종이다. 그리고 다금바리 자체도 정식명은 자바리로 실제 어류도감 상에 기술된 원조 다금바리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능성어(제주 방언 구문쟁이)

자바리(제주 방언 다금바리)

표준명 다금바리

능성어와 자바리, 그리고 다금바리는 생김새가 서로 다르지만, 모두 1m까지 자라는 대형 종으로 다 자라면,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닮게 된다.

능성어는 <하편>에 설명하게 될 ‘붉바리’와 ‘제주 다금바리(표준명 : 자바리)’와는 사촌이므로 우월한 유전자의 뛰어난 맛은 변함이 없다.
문제는 자연산이 매우 귀하다는 데 있다. 지금은 일산과 중국산 양식이 범람해 일반 횟집에서도 능성어를 쉽게 맛볼 수 있지만, 무게 3kg 이상 자연산은
한없이 귀하기만 하다. 최근에는 능성어를 타깃으로 하는 낚시가 제주도에서 성행하며(타이라바, 슬로우 지깅 등) 조업도 이뤄지고 있다.

낚시꾼이 아닌 일반인이 자연산 능성어를 맛보려면, 능성어가 잘 잡히는 여름과 가을에 단골 수산이나 일식집을 섭외하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
회를 뜰 줄 안다면, 목포나 제주의 공판장을 통해 공수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각종 자연산 선어 문의
제주도 성은이 아빠(
010-3339-7161)




#. 돗돔(양식 안 함)
돗돔 하면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전설의 물고기”.
돗돔은 수심 수백 미터의 대륙붕 암반층에 사는 거대한 물고기로 전장 2m에 달한다.
이 물고기는 해마다 봄이면 가까운 연안으로 접근해 산란하는데 이때 돗돔 전문 낚시꾼에게 걸려들지만, 그 수는 한해 몇 마리가 채 안 된다.
국내에서는 돗돔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인데 성장과 산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점이 풀리지 않고 있다.


전설의 물고기 돗돔, 한해 몇 마리 안 잡힌다.

횟집에서 돗돔이란 이름으로 팔고 있는 '동갈돗돔', 중국산 양식이 많다.

우리가 돗돔회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부산에서 심해 돗돔을 취급하는 두 군데의 횟집이 전국에서 유일하다. 또한, 여수나 통영에서 돗돔 회를
취급하는 곳이 있기는 하나 한시적이다. 그 외 돗돔이라고 파는 곳은 태생부터 다른 중국산 ‘동갈돗돔’으로 돗돔과는 다른 어종이다.
가끔 동갈돗돔을 먹고 ‘전설의 물고기, 돗돔’을 먹었다며 올린 글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돗돔은 주로 5~6월에 출몰하므로 이 시기가 아니면, 맛보기가 정말 어렵다. 최근에는 겨울과 가을에도 잡히고 있어 돗돔의 생태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돗돔은 심해성 어종으로 낚이고 나면 수 분 만에 죽기 때문에 활어회로 접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전량 선어회로 팔리며 만약, 활어회로 판다면 진짜 돗돔이 맞는지 한 번쯤 의심해 보아야 할 것이다.

※ 돗돔과 동갈돗돔 구분법

돗돔은 농어목 반딧불 게르치과의 어종이고 동갈돗돔은 농어목 하스돔과의 어종으로 친인척관계도 아닌 아예 다른 어종이다.

생김새와 크기, 무늬, 모든 게 다르다. 돗돔은 전장 2m까지 자라는 초대형 어류로 평생 한 마리 구경하기도 쉽지 않다.

반면, 동갈돗돔은 일반 돔처럼 방추형의 모양을 가졌으며 몸체에 두 가닥의 줄무늬가 대각선 방향으로 나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동갈돗돔과 사촌 관계에 있는 어종으로는 군평선이, 어름돔, 벤자리 등이 있다.

자연산 돗돔회 문의
부산 선어마을(051-255-9668)
부산 거제횟집(051-256-9595)





#. 도다리(양식 안 함)
사실 도다리라는 어종은 한 어종을 두고 말한 게 아니다. <하편>에 소개할 ‘강도다리’를 비롯해 문치가자미, 돌가자미, 그리고 오리지널 도다리까지
이를 한데 묶어 두리뭉실하게 ‘도다리’로 표현되고 있다. 실제로 어류도감에는 표준명 도다리가 있기는 하다.
그런데 그 도다리는 본명을 잊은 채 남해 일대에서 ‘담배쟁이’ 혹은 ‘담배 도다리’로 말해야 겨우 통하는 신세가 되었다. 
어획량도 소량이라 크게 두각을 보이지 않으며 맛보기도 어렵다.


원조 도다리(좌)와 문치가자미(우)

이렇듯 실제 도다리가 세간의 관심을 받지 못할 때 문치가자미는 물량을 앞세워 도다리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언론과 미디어에서 말하는 ‘봄 도다리쑥국’도 문치가자미를 말한다. 이 문치가자미는 겨울과 초봄에 산란을 마치고 3~4월부터는 산후조리에 들어가
살을 찌우는 데 이때 가장 많이 잡힌다. 봄 도다리쑥국이 유명해진 건 3월의 쑥 향 좋아서이며 더불어 3~4월에 문치가자미 조업량도 좋기 때문이다.
이 문치가자미는 회로도 먹는데 봄보다는 여름부터 가을까지가 가장 맛이 좋다.

문치가자미와 원조 도다리는 통영 중앙시장, 부산 자갈치 시장 등에서 볼 수 있다. 
원조 도다리(현지에서는 담배 도다리라고 불러야 알아들음)는 운 좋으면 한두 마리가량 구경할 수 있을 것이고 실제로 도다리라 부르는 것은 전부
문치가자미이니 참고해 두자.

원조 도다리 취급점
부산 연합횟집(051-623-6039)





#. 전갱이(양식 안 함)
고등어가 한국에서 국민 생선이라면, 전갱이는 방어와 함께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국민 생선이다.
비록, 전갱이가 우리나라에서는 고등어에 밀려난 신세지만, 남도 지방에서는 여전히 고등어보다 맛있는 고급어종으로 인식하고 있다. 
회 맛은 비슷한 듯하면서도 서로 다르다. 고소함에서는 고등어보다 뒤처지지만, 특유의 담백함은 고등어보다 월등하다.
이런 전갱이는 지금도 우리 주변의 마트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대부분 구이용으로만 접할 수 있다. 
전갱이의 구수하고 달짝한 회 맛을 보려면 부산과 포항이 적당하다.


낚시로 잡은 씨알 굵은 전갱이

시장에서 팔고 있는 즉석 전갱이 회

경남에서 전갱이는 ‘메가리’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졌다. 특히, 포항의 명물 죽도시장에 가면 산 전갱이를 즉석에서 썰어 좌판에 올려놓는데 한 접시에
만 원 조금 넘는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전갱이 회를 맛있게 먹으려면 초고추장보다 고추냉이와 간장이 제격이다.

전갱이회 문의
부산 박선장 횟집(051-747-9279)





#. 보리숭어(양식 안 함)
보리숭어는 종의 이름이 아니고 늦봄에 보리가 익어갈 즈음에서 잡히는 숭어를 말한다.
‘개숭어’라고도 불리는데 유명한 고장은 전남 진도. 그중에서도 진도대교 아래 ‘울돌목’에서 잡힌 숭어를 최고로 친다.
울돌목은 우리나라에서 조류가 가장 빠른 곳으로 시속 24km를 자랑하고 있다.


숭어(위)와 가숭어(아래)

진도의 보리숭어 회(가운데)

해마다 5~6월이면 거센 물살을 타고 올라오는 숭어 떼를 이 지역에서는 단순히 뜰채로만 낚아 올리는 신기를 보여준다. 
이 지역에서 잡히는 숭어는 다른 지역 숭어보다 육질이 쫄깃해 인기가 좋다.
뭐니뭐니해도 숭어는 가격이 저렴한 서민 횟감의 대명사이다. 전남에 오면 한 번쯤 먹어볼 만한 특산물이지만, 전국적으로도 쉽게 맛볼 수 있으므로
별도의 업소 정보는 여기서 제외했다.
 

숭어는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비롯해 봄이면 전국의 모든 횟집에서 쉽게 맛볼 수 있다.





#. 볼락(양식 가능)
서울, 수도권 사람들에게는 조금 생소하지만, 남해에서는 ‘이것’ 말고는 생선을 논할 수 없을 정도로 각별히 여기는 횟감이 바로 볼락이다.
볼락은 소형어종으로 최대 전장 35cm까지 자라지만,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크기는 17~18cm 전후가 가장 많다.


볼락


불볼락(열기)


볼락회

사실 볼락은 구이의 대명사였다. 배를 가르지 않은 상태에서 칼집을 내고 굵은 소금을 뿌려 연탄불에 구워먹으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
그러던 볼락이 근래에 들어 양식에 성공해 남해 일대에서는 횟감으로도 유통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볼락으로 유명한 산지를 꼽으라면 남해 삼천포,
통영, 거제도가 있는데 이곳 해안 일대의 수산시장과 횟집에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어느 게 양식이고 자연산인지는 구별이 어렵고 맛도 비슷해
자연산과 양식산의 비교는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열기’라 불리는 불볼락과는 맛의 차이가 확연하므로 구별해 둘 필요가 있겠다.
볼락과 달리 열기는 불그스름한 빛깔을 띠며 등에 난 또렷한 무늬가 있어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구이도 열기보다 볼락이 좀 더 맛있으니 시장에서 구입할 때 열기를 볼락으로 알고 구입하지 않도록 유의하자. (그런데 열기도 맛없지는 않다. ^^)


자연산 볼락, 원조 도다리 취급점
부산 연합횟집(051-623-6039)



다음 편에서는 동해,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5~8월 제철 생선회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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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고기는 이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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