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꾸미 무침] 봄날의 입맛을 확 돋우는 주꾸미 바지락 초무침


 

나른한 봄날, 입맛 없는 분들을 위해 제가 만든 레시피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이 음식을 생각하게 된 동기는 얼마 전 MBC 시사매거진 2580이 제게 인터뷰를 요청하면서부터였습니다.

 

인터뷰를 찍으면서 함께 낼 영상으로는 낚시하는 모습이 좋겠다고 하더군요. 당시 볼락 출조를 앞두고 있었는데 서울에서 경남 삼천포까지 가서 찍는 일도 번거롭고 더욱이 밤낚시라서 제대로 된 그림(화면발 ^^;)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아 그냥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취재하는 모습이나 찍자 하였습니다.

 

그래서 계획에도 없는 수산시장을 탐방하게 됐는데 마침 제 눈에 띈 것은 봄 주꾸미와 그 옆에는 수북이 쌓아 올린 바지락살이었죠. 주꾸미와 바지락, 모두 봄을 대표하는 제철 식재료입니다. 여기에 봄 미나리와 쑥갓을 더해 새콤하게 무쳐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였죠.

 

검색해보니 주꾸미와 바지락 무침은 각각 따로 있을 뿐, 이를 한데 어울려 무쳐낸 음식이 없어 제가 한 번 시도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검색창에 '주꾸미 바지락 초무침'을 치면 제대로 된 검색 결과로는 이 글이 유일하게 뜰 것 같습니다. ^^; 어쨌든 서론이 길었는데요. 만드는 방법이 매우 간단하니 재료만 구해 뚝딱 만들어 드시기 바라면서 이주의 꾼의 레시피를 시작하겠습니다.

 

 

#. 주꾸미 바지락 초무침 재료

A : 주꾸미 500g, 바지락살 150g, 오이 1개, 양파 1/2개, 고추 1개, 쏭쏭 썬 파 약간, 쑥갓과 미나리 적당량

B(양념장) : 고추장 5T, 고춧가루 2T, 다진 마늘 1T, 설탕 3T, 매실액 2T, 식초 6~7T

C : 참기름 1T, 깨소금 적당량

 

※ 여기서 1T는 밥숟가락으로 계량

 

 

 

#. STEP 1 : 주꾸미와 바지락살 데치기

주꾸미 손질법은 지난번에 올렸으니 여기서는 링크로 첨부할게요. (관련 글 : 손 하나면 충분, 매우 편리한 주꾸미 손질법) 우선 냄비에 적당량의 물과 소금을 넣고 팔팔 끓입니다. 물이 끓을 때 손질된 주꾸미와 바지락살을 넣으면 위 사진처럼 끓는 물이 차분해집니다.

 

 

잠시 후 물이 끓기 전, 허연 거품이 일어나는데 이때 주꾸미를 꺼내보면 빨갛게 익어있을 겁니다. 곧장 불을 끄고 건져냅니다. 주꾸미와 바지락을 삶을 때는 색이 변할 때 바로 건져내는 것이 야들야들한 식감의 비결입니다. 물이 끓을 때까지 놔두면 오버쿡으로 질겨지니 유의하세요.

 

 

 

#. STEP 2 : 찬물에 헹구기

삶아진 주꾸미와 바지락살은 채에 걸러 찬물에 헹궈줍니다. 이렇게 하면 쫄깃하면서도 야들야들한 식감이 되겠지요. 데친 주꾸미는 적당하게 한입 크기로 썰어주시고요.

 

 

 

#. STEP 3 : 양념장 만들기

준비한 채소를 먹기 좋은 크기로 다듬고 양념장을 만듭니다. 양념장은 재료 B를 모두 섞고 랩에 씌워 냉장고에 한 시간 정도 두면 더 좋습니다.

 

 

 

#. STEP 4 : 무치기

큰 볼에 재료 A와 B를 모두 얹고 무칩니다. 참기름은 이때 들어가는데 밥숟가락으로 1T 정도 넣고 무쳐주세요.

 

 

레시피가 너무 간편하죠? ^^

 

 

봄날의 입맛을 확 돋우는 주꾸미 바지락 초무침 완성

 

접시에 담고 깨소금을 뿌려 마무리합니다.

 

 

 

 

요즘 알배기 주꾸미가 제철이니 알도 함께 데쳐서 무치면 더욱 맛깔스럽습니다.

 

 

주꾸미 알과 봄 미나리의 환상 궁합

 

여기에 주꾸미와 바지락의 식감이 더해졌다.

 

오늘날 우리 식탁은 번거롭게 여러 반찬을 만들어 차릴 필요 없이 이렇게 메인 음식 하나만 잘 만들어도 건강하고 기분 좋은 식사가 될 것입니다. 모름지기 훌륭한 음식이란, 제철에 나는 식재료를 조합해 만든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합니다. 비록 입맛을 돋우기 위해 강한 양념을 쓰기는 했지만, 땅의 정기와 바다가 주는 혜택이 만나서 하나의 음식이 되었으니 이들 재료가 품고 있는 각종 영양분과 기운을 우리 몸으로 취하는 데는 변함없을 것입니다.

 

한 젓가락 입에 넣어보니 제 입안에서도 봄이 피어오릅니다. 숨이 죽지 않은 오이와 미나리, 쑥갓은 그 자체로 아삭한 식감을 주면서 향긋함까지 더해주네요. 여기에 적당히 데친 주꾸미는 특유의 맛과 식감으로 포만감을 주었고, 더러 주꾸미가 빠진 젓가락에는 바지락살이 대신해주면서 허전함을 채웁니다. 이 맛을 뭐로 표현해야 할까요?  

 

"좋은 막걸리 한 잔 생각나게 하는 맛"

 

막걸리를 준비하지 못한 게 이날따라 왜 이리 후회되는지. 정신없이 후다닥 만들고 먹어치웠지만 우리 집 식탁에는 모처럼 봄이 내려앉았네요. ^^

 

"이날 저는 봄을 무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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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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