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갈치낚시(상), 쿨러 가득 '빈손으로 즐기는' 갈치낚시


 

 

 

서울에서 제주까지 딸랑 배낭만 하나 메고 떠나는 갈치낚시. 혹시 생각해 본 적 있으신지요?

인생은 공수레공수거라지만, 갈치낚시만큼은 빈손으로 갔다가 쿨러 가득 채워오는 푸짐한 귀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즘 갈치가 금값이고 특히, 제주 은갈치는 맛과 가격이 으뜸이라 한번 푸짐히 잡아오면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선물용으로 나눠주기 좋으니

적어도 갈치낚시만큼은 안주인이 등을 떠밀 만큼 환영하는 낚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갈치낚시를 아무런 준비 없이 빈손으로 다녀올 수 있다는 것.

초심자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닌가 싶은데요. 문제는 가더라도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갈치를 낚아올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즉, 실력이 밑바탕 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저하고 갈치낚시에 입문하려는 분들하고 그 출발 선상은 차이가 없습니다.

저의 갈치낚시는 재작년 가을, 여수에서 해본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니 갈치낚시만큼은 배우는 자세로 임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저는 카메라를 잡고 촬영까지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은 그런 저보다 더 많이 잡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빈손으로 떠나는 제주도 은갈치 낚시, 과연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PM 2:40, 김포공항

 

이날은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지난주 금요일. 갈치낚싯배 출항 3시간을 남겨두고 김포 공항에서 보딩 타임을 맞이합니다.

이번 제주도 갈치낚시는 한조무역 박범수 대표님과 쯔리겐 FG 회장직을 맡고 계신 남규 형님과 함께합니다.

 

 

PM 4:00, 제주 공항

 

제주도로 떠나는 갈치낚시지만 렌터카를 빌릴 필요는 없습니다. 공항버스 주차장에는 낚시점 버스가 픽업 나와 있으니까요.

낚시 한번 가려면 짐이 엄청나게 많아지는데 보시다시피 우리는 짐이 많지 않습니다. 

저는 갈치낚시와 관련된 장비가 아예 없어서 배낭만 딸랑 하나 매고 왔습니다. 

그렇다면 장비와 채비, 갈치를 담아올 쿨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본문을 진행하면서 찬찬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주 도두항

 

낚시점 버스가 내려준 곳은 제주시 도두항입니다. 중간에 마트에 내려주면 거기서 필요한 음료와 간식거리를 사면 됩니다.

 

 

왼쪽은 생수와 캔커피, 오른쪽은 미끼로 쓸 꽁치

 

생수와 캔커피는 선사에서 제공해 줍니다. 오른쪽 박스는 갈치낚시에서 주로 쓰는 꽁치 미끼입니다.

 

 

배에 오르면 자리마다 쿨러들이 놓여 있습니다. 이 쿨러는 선사에서 갈치 보관용으로 제공하는 쿨러입니다.

나중에 낚시를 마치면 개인이 가지고 온 쿨러(혹은 스티로폼 박스)에 갈치를 옮겨 담겠지만, 그전에는 여기에 보관하게 됩니다.

 

 

열어보면 얼음이 들어 있습니다. 가져온 음료가 있다면 여기에 보관해도 좋습니다.

 

 

자리마다 이런 칸들이 있는데 여기에는 쇠추와 칼, 낚싯대 거치대가 놓여있습니다. 

 

1) 쇠추 : 800g~1kg짜리를 사용하는데 그날 물때에 따라 적절한 무게의 추가 세팅돼 있습니다.

2) 칼 : 꽁치 미끼를 다듬고 썰 때 사용하는 칼입니다. 숫돌도 있으니 미리 갈아서 사용하고, 아예 개인 칼을 써도 상관없습니다.

3) 거치대 : 낚싯대와 쇠추가 많이 무거우므로 평상시에는 거치대에 놓고 사용합니다.

 

 

출항 직전, 꾼들의 채비 만들기가 한창이다.

 

박 대표님은 이번 갈치낚시에서 칼을 갈고 계시는군요. ㅎㅎ

칼을 미리 갈아 놓아야 한다는 것. 갈치 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부분입니다.

갈치 미끼는 선사에서 제공하는 꽁치 외에도 중간에 낚이는 고등어나 풀치(어린 갈치), 만새기 등을 미끼로 사용합니다.

이들 미끼는 포를 떠서 반듯하게 자르지 않으면 갈치의 입질 빈도가 매우 떨어지게 됩니다. 

칼을 제대로 갈지 않으면 살이 찢기거나 외곽선이 깔끔하게 잘리지 않아 미끼로서 구실을 제대로 못 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갈치낚시는 미끼가 생명입니다. 정말 칼처럼 반듯하게 자르면 자를수록 효과를 보게 되는 것이 갈치낚시라 할 수 있습니다. 

 

 

해경이 와서 승선인원을 체크합니다. 저기에는 반드시 제 이름이 포함되어 있어야겠지요.

섯다를 할 때는 학교부터 가시고 배에 타면 승선명부부터 적는 습관을 길들입시다. ^^

 

 

PM 6:00 출항

 

이날은 시계가 흐려 한라산이 보이지 않지만, 저 멀리 비행기가 이륙하는 모습과 항만의 풍경이 이곳이 제주도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갯바위 낚시를 즐기면서 얼마나 많은 짐을 가지고 배에 올라야 했는지 모릅니다. 야영 낚시 때는 더하고요.

야영 낚시가 아니더라도 갯바위에 내릴 때는 최소 짐이 3개나 됩니다. 낚시가방, 밑밥통, 라이브웰(혹은 보조가방) 등이지요.

그렇게 낚시를 하다가 이렇게 빈손으로 와서 하자니 좀 어색하면서도 마음은 가뿐합니다. 이 가뿐한 마음을 설렘으로 바꿔줄 제주 바다.

 

마침 이날은 태풍의 간접 영향권에 충분히 벗어난 후여서 물결이 잔잔하고 바람은 덥지 않을 만큼 적당히 부는 최적의 조건이었습니다.

이제 남은 건 갈치를 후루룩 걷어 올리는 일인데 과연 기대한 만큼 잡혀줄지 마음이 두근 반, 세근 반이네요. ^^

아무래도 저의 갈치낚시 경험은 이번이 두 번째라 약간의 불안감도 없잖아 있었습니다.

2년 전에 딱 한 번 해 본 갈치낚시의 기억을 되살리자니 그때와 지금은 장소와 시기 등 여러 가지가 달라 아예 처음 한다는 기분으로 임해야 했죠.

 

어쩌면 잘 된 일입니다. 어차피 '초보자를 위한 제주도 갈치낚시'라는 글을 쓰기 위함도 있으니 저 스스로가 초보자가 되어 갈치낚시를 배우는 과정을

여과 없이 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게다가 이곳 도두항에서 출항하는 갈치 배들은 제주 현지인들도 이용하지만, 서울에서 온 손님도 많습니다.

멀리서 온 만큼 장비와 쿨러없이 오는 손님이 태반이라 갈치는 잡아오고 싶은데 마땅한 정보가 없어 즐기지 못했던 이들에게는 이 글이 단비와 같은 정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무장이 초보자를 위해 채비를 만들고 있다.

 

승무원은 선장과 사무장 두 명. 사무장은 갈치 손님의 편의와 낚시를 돕습니다.

장비는 낚싯대와 전동릴이 필요한데 선사에서 2만원을 받고 대여해주고요.

위 사진은 전동릴에 감긴 합사줄을 빼서 낚싯대 가이드를 통과시키는 장면입니다.

 

 

갈치 채비는 몇 종류가 있지만, 숙련자가 아니면 보통 7단 채비를 사용합니다.

바늘이 7개가 달리며 바늘과 바늘과의 간격이 2m 정도라 계산해 보면 첫 바늘부터 끝 바늘까지의 거리가 약 10~14m 정도 됩니다.

그래서 갈치낚시는 채비와 바늘을 순서대로 내리고 순서대로 올리는 호흡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호흡을 잘 타야 중간에 엉킴 없이 낚시를 즐길 수 있으니까요.

 

 

계속해서 사무장이 채비를 돕습니다. 7개의 바늘을 걸고 쭉 뽑은 다음 길이가 한발(1.5m)이 되게끔 자릅니다.

 

 

갈치 채비 완성

 

채비가 완성된 모습입니다. 전동릴에서 나온 합사줄 끝에는 핀도래가 묶였고 집어등(낚시점에 판매) - 본줄(채비) - 쇠추 식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본줄(채비)에는 7개의 바늘이 순서대로 묶여 있으며 보시다시피 나무 판에 꽂아 정렬해 놓은 상태입니다.

 

 

아래에는 전동릴 전기를 공급하는 단자가 있습니다. 위가 붉은색 단자, 아래가 검은색 단자로 색을 맞춰 끼우면 됩니다.

아직은 배에 전력이 들어오지 않아 꽂지 않았습니다.

 

 

풍을 놓는다.

 

도두항에서 포인트까지는 약 15분 정도 소요됩니다. 이곳은 제주 은갈치를 잡으려고 여수에서도 배들이 내려옵니다. 

우리는 15분 만에 도달할 거리를 여수에서는 3~4시간을 내려오니 확실히 제주도가 갈치 낚시하기에는 편리하지요.

포인트에 도착하면 풍을 놓습니다. 풍은 일종의 닻으로 배가 조류에 떠밀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제부터는 미끼를 썰면서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합니다. 현장에 가면 초심자를 위해 꽁치 써는 방법을 사무장이 알려주겠지만, 제 블로그에서도 조만간 

꽁치 써는 방법부터 시작해 갈치낚시 전반에 관한 팁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미끼 꿰는 방법도 몇 가지가 있지만, 여기서는 단순하게 한 방향으로만 꿰어 봅니다.

갈치의 활성도에 따라 미끼 궤는 법도 약간씩 달라집니다.

 

 

이제 채비를 입수하는데 선장이 10~15m 이하로는 내리지 말라고 합니다.

8월에 접어든 갈치 시즌은 씨알이 그리 굵지는 않지만, 마릿수는 가능한 시기입니다.

이곳 수심이 100m 정도 되는데 갈치의 입질 수심층은 6~20m 사이에 형성. 심지어 표층 가까이 떠서 입질하기도 합니다.

채비를 일정 수심층에 내려보다가 갈치가 윗 바늘에서만 물고 오는지 혹은 아래 바늘에만 물고 오는지를 눈여겨보았다가 그에 맞게 수심을 조절해 주면

조과에 도움이 되겠지요.

 

 

이날 톡톡히 미운털 박힌 고등어

 

첫수는 갈치 대신 고등어가 올라왔는데 이게 보통 골머리가 아닙니다.

고등어 1~2마리까지는 상관없는데 3마리 이상이 다닥다닥 물고 늘어지거나 혹은 40cm가 넘어가는 대고등어가 물고 늘어지면 수중에서 1kg에 가까운

쇠추를 들었다 놨다 하며 채비를 엉키게 합니다. 내 채비가 서로 엉키는 건 그나마 나은데 옆 사람 채비까지 감아버리면 아주 골치 아프죠.

이런 식으로 2~3번 엉키다 보니 민폐는 민폐대로 주고 시간은 시간대로 잡아먹어서 다른 사람이 갈치 몇 마리 뽑고 있을 동안에도 저는 채비를 잘라 다시

메야 하는 등 이날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2~3번 채비를 갈고 앉아 있으면 정신이 쏙 빠지죠. ^^;

이날따라 고등어가 왜 그리 미운지. 물론, 집으로 가져가면 훌륭한 밥반찬이 되니 낚이는 족족 챙기긴 하지만, 이제는 비싼 경비를 들여서 온 것인 만큼

은갈치로 쿨러를 채워야겠다는 일념으로 좀 더 낚시에 집중해 봅니다.

 

 

드디어 내게 첫 갈치가 낚였다. ㅠㅠ (감격의 눈물)

 

그리고 낚시 시작 한시간 만에 은갈치를 첫수로 감격스러운 스타트를 끊습니다.

씨알은 2지 반으로 그리 크진 않지만, 번쩍번쩍 빛을 내고 올라오니 제 기분도 덩달아 신이 납니다.

 

 

이어서 박 대표님도 한 수 올리고

 

 

낚여 온 고등어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바로바로 손질해 쿨러에 넣어 둡니다.

 

 

선사에서 제공하는 저녁밥입니다. 시원하게 오이 냉국에다 밥을 말았군요.

 

 

식사를 마치고 계속해서 낚시하는데 이번에는 7개의 바늘 중 6개가 실룩거리면서 당찬 떨림이 전해집니다.

바늘을 거둘 때마다 은갈치가 대롱대롱 매달린 모습을 상상해보지만 갈치 1마리에 고등어가 5마리. 그래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올라오면 갈치보다 고등어 쿨러 조황이 되겠지만. 아무래도 이날은 고등어가 많이 들어와 압도적인 비율로 낚이면서 갈치가 졸지에

손님 고기가 돼버리는 역전현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사무장님은 꾸준히 갈치를 뽑아 올리시는군요.

갈치를 거의 매일 하다시피 하니 확실히 다른 꾼들에 비해 조과가 탁월합니다. 이렇게 잡은 갈치는 그날그날 내 판다고 합니다.

옆에서 지켜보니 3지짜리 갈치 20마리가 10만원에 거래되더군요.

 

 

반면, 제게는 애꿏은 고등어만 연신 물고 늘어집니다.

갈치 낚시가 오랜만인 데다 첫날이라 그런지 여전히 몸이 풀리지 않은 상태.

 

 

그 와중에서도 박 대표님은 꾸준히 갈치를 뽑아내시네요. 밤이 깊어가면서 씨알도 초저녁보다는 한결 좋아졌습니다.

이젠 3지도 곧잘 나오고 옆 사무장님은 4지 갈치를 올리기도 합니다.

 

 

제게는 처음으로 갈치가 쌍 걸이로 올라왔습니다.

 

 

이 정도만 잡혀주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초반에 3~4차례 엉킴으로 인해 본줄을 교체하거나 바늘을 새로 묶는 등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했는데 자정을 넘기면서 갈치 낚시가 슬슬 적응되려고 합니다.

 

 

남규 형님도 뒷심을 발휘해 은갈치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한편, 반대편에 계신 분은 혼자서 낚싯대 두 대를 콘트롤 중인데요. 그중 한대는 에기를 달아 한치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씨알은 작지만 그래도 한치가 종종 올라옵니다.

 

 

그렇게 잡힌 한치 일부는 즉석에서 술안주가 되었습니다. 듬성듬성 썬 한치지만, 그 뒷맛은 참 달콤하네요.

 

 

이어서 3지짜리 갈치가 심심치 않게 올라옵니다.

그나마 새벽으로 가면서 고등어의 성화도 덜해지면서 배 여기저기서는 갈치가 연신 올라옵니다.

 

 

한번은 갈치를 잘못 다루다가 이빨에 스쳤는데 이렇게 피가 나네요. 밴드를 챙겨오길 다행입니다.

그런데 하필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손을 다쳐 촬영하기가 조금 불편합니다.

 

 

낚인 고등어와 갈치 중 씨알이 잔 것은 이렇게 썰어 미끼로 활용합니다.

특히, 갈치를 미끼로 쓰면 큰 갈치가 더 잘 달려듭니다.

 

 

밤이 깊어갈수록 갈치 씨알은 조금씩 굵어지고

 

 

기념 촬영을 끝으로 제주에서의 첫 갈치낚시를 마무리합니다.

 

 

이 분은 갈치를 자주 하시는지 다른 일반 손님의 두 배 정도 잡은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날은 고등어의 성화가 너무 심해 전반적으로 갈치 조황이 떨어졌습니다.

낚시란 게 워낙 복불복이기도 하고 포인트도 작용하는데 만약에 그날 고등어나 삼치, 한치 등이 많이 들어오면 갈치가 잘 안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을 사람의 힘으로는 미리 예측할 수 없지만, 그 와중에도 기본기가 탄탄한 꾼들은 남보다 2~3배 이상의 조과를 내기도 하지요.

그 기본기란 갈치를 자주 다니면서 터득한 노하우니 이 부분은 갈치낚시를 하면서 자연스레 터득하게 될 것입니다.

 

 

이날 필자의 조과

 

보여주기는 싫은 조과지만 그래도 올려야겠지요. ^^; 초반에 아주 강력한 삽질을 하느라 이날 많은 조과를 올리지는 못했습니다.

게다가 낚시 후반에는 몸이 피곤해 마지막 두 시간을 내리 쉬었습니다. (하필 이때 갈치가 많이 올라오더군요. ㅡㅅㅡ;)

쉬어서 못 잡았다며 위안으로 삼아보지만, 20마리로는 누굴 나눠줄 만큼의 양이 아니라 전의를 다듬고 복수전에 칼을 갈았습니다.

한편, 고등어는 원 없이 잡았습니다. 낚이는 족족 손질해 쿨러에 보관했으니 집에 가져가더라도 뒤처리가 편리합니다.

 

 

박 대표님의 조과

 

박 대표님은 애초에 갈치와 고등어를 따로 분리해 담았으니 보기가 좋습니다. 

갈치도 이날 고등어가 엄청나게 설치는 상황을 고려하자면, 적당히 잘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고등어는 원래 두 상자가 나와야 할 양을 잡았지만, 잡히는 족족 방생해 한 상자밖에 안 챙겼다는 사실. (너무 많아도 가져가는 데 문제가 되죠. ㅎㅎ)

 

 

요렇게 담아 놓으니 시장에 내다 팔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상태에서 얼음을 붓고 테이핑합니다.

 

 

박스에는 자기 이름을 적고요. 공항으로 가는 분들은 버스가 실어주는데 가끔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잡아가는 분의 경우, 갈치배 한번 탈 때 2~3박스나

챙기기 때문에 화물 청사에서 직송으로 보내줍니다. 우리는 하루 더 남았기 때문에 이날 잡은 것은 전부 전용 냉동고에 보관하게 됩니다.

 

 

이제 아침을 먹습니다. 아침은 도두항 어느 식당에서 백반 정식으로 먹고 난 다음 근처의 사우나로 이동해 시원하게 샤워하고요.

낚시인들이 묶는 숙소에 대려다줍니다. 그곳에는 방이 3개 정도 있는데 하루 더 묵는 손님들을 위해 마련한 잠자리로 보입니다.

여기서 눈을 붙이고 오후 3시에 일어나면 밑에 식당 하나가 있는데 거기서 한치 물회 한 그릇 말아먹고 다시 도두항에 집결해 출항 준비를 하게 됩니다.

제주도 갈치 낚시는 그렇게 시스템이 되어 있어 빈손으로 와도 초심자가 문제없이 낚시를 하다 갈 수 있습니다.

이제 중요한 비용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마칠까 합니다.

 

제주도 갈치 배는 여수 쪽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입니다. 아무래도 홈그라운드다 보니 소비되는 기름양이 여수 배보다는 적어서겠지요.

여기에 갈치 채비와 바늘, 쇠추가 제공되며, 저녁과 다음 날 아침 식사, 사우나가 제공됩니다.

하루 더 묶고 가는 손님들에게는 모텔만큼 좋지는 않지만, 눈을 붙일 수 있는 방을 제공하고요.

이렇게 해서 하루 갈치배 타는 비용은 18만원입니다. 여기에 장비(대와 릴) 대여료인 2만원을 더하면 총 20만원이 들겠지요.

 

장비 없는 초심자가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은 쪽가위 뿐입니다. 쪽가위는 인근 낚시점에서 천원이면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집어등이 있는데요. 이게 가게마다 가격이 달라 5천원짜리도 있고 만원짜리도 있는데 준비를 해도 되고 안 해도 그만입니다.

8~9월에 갈치가 수면 가까이 부상하는 시기에는 배의 집어등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집어등을 준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갈치 입질층이 내려가는 10월부터는 개인 집어등이 필요합니다.  

 

아침을 먹고 사우나를 한 다음 숙소에 도착하니 오전 8시. 첫날이라 그런지 적응이 안 된 상태에서 힘을 써서 몸도 마음도 피곤합니다.

이 상태로 눈 붙이면 하루가 다 가도록 잘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래도 알람을 3시 정도로 맞추고 눈을 붙입니다.

첫날에는 갈치를 많이 못 잡았고 몸이 좀 풀릴 만 하니 끝나버려 아쉬웠는데 그래도 제게는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 있었습니다.

2박 3일 일정이기 때문에 갈치 배를 한 번 더 타게 되었는데요. 목표는 갈치만 60마리로 정했습니다.

과연 이날 복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다음 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제주도 갈치낚시 문의

은갈치 선단(1호, 2호) : 010-9121-7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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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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