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탑골공원 끝자락을 돌아 골목길로 들어서면
    설렁탕과 수육에 소주 한잔 주거니 받거니 정겨운 풍경이 눈에 띕니다.
















    이날 저희부부는 아는 지인들과 함께 찾았답니다.
    종로바닥(?)에서 아시는 분들은 알만한 곳인데요~ 입구에 들어서자 오른쪽은 냉면뽑는 기계가 눈에 띄고
    왼쪽은 녹두전을 부치고 있는 그냥 평범한 식당입니다.









    실내도 자그만하니 옹기종기 앉아서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기에 딱 좋습니다.
    고단하고 힘든 삶으로 지칠때 마음맞는 사람들과 소주 한잔하기 좋은 곳
    어찌보면 서민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곳이라 할 수 있는데 저기 보시는 사장님은 낮에나 잠깐 들른다지만 대부분은
    후세들이 이어간다고 하네요









    그런 집이 줄곧 싼 가격을 고집하다가 올 3월부터 가격을 인상했다고 한게 저겁니다.
    돼지수육에 소주한잔이 고작 5,000원 이고, 설렁탕과 돼지수육을 함께 시켜 먹어도 6,000원
    바로 건너편 인사동만 해도 어디가서 식사 좀 하려면 6천원 이상 드는것을 보니 유진식당은 마치
    90년대에서 시간이 멈춘듯한 느낌마저 줍니다.










    유진식당뿐 아니라 이쪽 허리우드 극장 주변의 식당가들이 다 저렴한 편인데~
    주로 머릿고기나 돼지국밥을 팔며 거의 봉사활동 수준의 착한 가격을 한 집들이 즐비하답니다.
    같은 종로바닥인데도 찻길 하나 두고 정말 차이가 크더랍니다.







    소수육(大) 10,000원


    퇴근하자마자 바로 달려온 이곳.. 오늘도 허기진 영혼을 달래보렵니다 ^^
    벌써부터 소주는 뒷전이고 안주빨부터 몰아세웁니다.









    소수육은 요렇게 간장소스에 콕 찍어먹으면 살짝 달근하면서 녹진한 맛이 전해져옵니다.
    네명이 모두 허기진 관계로 수육 없어지는 속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ㅎㅎ







    돼지수육(小) 3,000원


    가격대비 완전 굿인 돼지수육
    어디부위랑 묻지 마세요~ 사실 3천원에 수육을 먹는다는거 자체가 좋으니깐요 ^^









    돼지수육은 역시 새우젓과 궁합이 딱인데 짭쪼름하면서 구수한 돼지고기의 향이 입안 가득 퍼집니다. 
    소수육은 따듯한 온기가 남아있고 폭신한 식감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돼지수육은 차가웠고 쫀득합니다.
    함께한 지인은 지난번엔 소수육이 좋았다는데 오늘은 유난히 돼지수육이 맛있다고 합니다.
    저도 소수육보단 돼지수육이 더 맛있더라구요 

    저는 어렸을적엔 흰 비계부분이 너무 싫었는데 이젠 저도 나이가 들었단 증거일까요...비계의 고소한 맛을 알겠더라구요








    녹두전 4,000원


    생각보다 양은 많지 않았지만 종로에서 4천원주고 녹두전 먹을 수 있는곳은 그닥 많지 않습니다.










    들어간 재료가 조금은 볼품이 없고 크기도 작은 편이지만 녹두의 함유량은 제법 되어 보이더랍니다.
    네명의 배고픈 직딩들이 모여서 젓가락질을 하니 녹두전은 금방 동이 납니다.
    기름맛과 고소한 녹두전이 아쉬운 네명...
    결국은 "녹두전 하나에 돼지수육도 하나 더 추가요!"를 외칩니다.









    추가된 녹두전과 돼지수육을 먹는데 아직도 소주 한병을 못비웠는데 평소에 못먹던(?) 기름진 음식에
    입이 호강하니 정신없이 먹어댑니다.
    정신없이 안주빨을 세워도 밥배는 따로 있는지 배에서 밥 달라고 신호를 보냅니다 ^^;








    설렁탕 3,000원 


    처음엔 아무간도 안한 말간 국물 맛 좀 보고 난 후에야 소금을 쳐서 본격적으로 먹어봅니다.
    그런데 사실 3천원짜리 설렁탕이야 말로 "썰렁탕"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은 해보지만...









    이래뵈도 꽤 실한 편육들이 곳곳에 숨어 있더라구요
    여기에 깍두기 한점 올려서 먹고!  참 이 집 깍두기는 설렁탕과 돼지국밥과 함께 먹기에 최적화된 맛이였습니다.
    살짝 신듯한 깍두기예요










    저는 설렁탕을 먹을땐 처음에 소금간만 해서 맑은 국물맛으로 먹고난 후 다데기를 투입해서 남은 국물과 함께 먹어버립니다.
    여기에 깍두기 국물 쪼로록~ 따라주는 센스 ^^








    평양냉면 5,000원


    넷이서 식사를 다 시켜버렸답니다. 설렁탕 2개, 물냉 1개, 비냉 1개
    이 집 냉면은 평양냉면입니다. 
    면발은 뚝뚝 끊어지는 평양냉면 특유의 굵은 면발이구요
    얼마전 장충동에서 50년된 평양면옥에 다녀왔는데요 (촬영은 안했답니다.) 

    평양냉면으로 아주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가격은 9,000원인데 그 집 냉면은 왠만해선 입맛에 길들이기가 쉽지가 않았어요
    함흥냉면을 좋아하는 저 역시 평양냉면맛에 길들이기가 쉽지 않았는데 (식초와 겨자의 대량투입으로 입맛을 맞추고..;)
    원조 평양냉면을 안드셔 보셨다면 이게 육수인지 물탄건지 모를 밍밍한 맛에 적잖히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이 집 평양냉면은 육수가 진한편입니다. 깊은 맛이 날 정도로요~
    제가 말하는 깊은 맛은 꼭 사골에서만 나온건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
    밋밋한 평양냉면맛을 모르는 저는 아직 냉면매니아는 아닌가 봅니다 ㅎㅎ







    비빔냉면 5,500원


    살짝 육수를 탄 매콤한 비빔냉면까지 모두 먹고나니.. (일부는 다 못먹고 남겼답니다.)
    네명에서 배가 터지도록 먹고 나왔는데 42,500원 밖에 안나옵니다. (이런건 제가 계산했어야 하는건데~ ㅋ )










    그렇게 오늘도 철판은 녹두전을 지지고 있습니다.
    어제 오늘 비가 내려서인지 유난히 소주한잔이 그립네요 ^^










    밤은 깊어가지만 자리를 차지한 손님들은 여전히 요지부동입니다.
    비록 화려한 안주까진 아니더라도 설렁탕과 수육을 저렴한 가격으로 먹기엔 괜찮았어요.
    싸게싸게 잘 먹는것도 복이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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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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