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내 츠카무 스시] 비싸다는 통념을 깬 오마카세 스시 코스


 

 

연신내 츠카무 스시

 

이곳은 서울 서북부, 연신내에 있는 어느 스시집입니다. 메뉴가 아주 단순하고 간결하게 적혔는데 그중 스시 코스가 눈에 띕니다.

총 세 가지로 나누어진 런치 코스의 가격이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네요.

 

 

하지만 이때는 늦은 오후여서 디너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스시 코스 1인의 가격 중에 오마카세가 눈에 들어와 바로 초이스했고요. 주문은 2인입니다.

 

 

3만원짜리 오마카세는 처음 보는데 구성은 대략 이러하다고 나와 있습니다.

 

 

테이블에는 생강초와 락교, 회 간장, 시치미가 올려졌는데 보시다시피 각 용기의 청결도가 매우 좋습니다.

 

 

기본 세팅

 

흑임자죽과 장국, 초회

 

초회는 주꾸미와 오크라, 미역, 그리고 사진에는 잘 안 보이는데 새우가 들어있었습니다. 

적당히 새콤한 맛이 식전에 입맛을 돋우기에 괜찮네요.

 

 

사시미 (2인)

 

오마카세나 스시 코스를 설명할 때는 이것의 가격이 얼마인지는 물론, 몇 인분으로 주문했는지를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

특히, 일식과 참치는 속칭 '두당'이라는 개념이 있기에 사진에 나온 음식이 몇 인분에 해당하는지를 밝히지 않으면 그 글은 정보로서 가치가 퇴색한다고

봅니다. 여기서는 주문을 2인으로 넣었기 때문에 부위별로 두 점씩 나왔습니다. 구성은 눈다랑어와 광어, 연어로 단출하나 두툼하게 썰어 마음에 드네요.

 

 

눈다랑어 배꼽살

 

눈다랑어 부위는 배꼽살로 보입니다. 뒤에 흐릿하게 보이는 붉은 살도 배꼽살이고 앞에 놓인 두툼한 조각도 힘줄의 분포와 결이 배꼽살임을 말해줍니다. 

배꼽살은 참치 뱃살에서 1번 도로를 의미하는데 여기서 1번은 대가리에 가장 가까운 첫 번째 뱃살을 의미하며, 꼬리 쪽으로 갈수록 2번, 3번 식으로 붙게

됩니다. 뱃살의 고소하고 농후한 지방은 1번으로 갈수록 많아지므로 가격이 비싸며, 그 정점에는 배꼽살이 있습니다.

배꼽살은 참치뿐 아니라 그 어떤 생선에도 있습니다만, 참치 만큼 큰 생선이 아니기에 이 부위만 따로 뺄 수 없을 뿐이지요.

한 조각이 두툼하여 물어보니 60kg 이상의 눈다랑어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숙성 광어회

 

색과 탁도를 보면 이 광어가 얼마나 숙성이 되었고 또 올바르게 되었는지를 대략 짐작할 수 있습니다.

숙성 기간이 길어질수록 투명도가 줄고 색은 어두워지며, 여기에 피 빼기(시메)가 깔끔치 못하면 붉은색을 띠기 마련인데, 이렇게 밝고 윤기가 나면서 

젓가락으로 흔들었을 때 찰랑거리면 숙성이 잘 된 것입니다.

 

 

무순과 고추냉이를 한점 말아서 먹어보니 광어의 씹힘도 좋고, 뒤끝이 고소하면서 감칠맛이 깔끔하게 받칩니다.

 

 

시소 잎과 삶은 전복

 

전복이 빠졌다며 따로 내주었습니다.

 

 

니기리스시

 

오마카세 스시는 6피스씩 두 접시가 세팅됩니다. 오마카세는 카운터(다찌)에 앉으면 초밥을 한 피스씩 내주지만, 이렇게 테이블에 앉으면 함께 나옵니다.

구성은 광어와 도미, 연어와 눈다랑어, 한치로 구성.

 

 

초밥을 쥐는 모양에서는 네타(생선살)가 밥을 완전히 감싸지 않아 바닥에서 뜬 모습은 조금 아쉽습니다만, 그래도 이 가격대에서 맛보는 스시로는 좋은

품질로 보입니다. 그 품질은 네타의 신선도는 물론, 너무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숙성한 것과 적당한 산미의 샤리에 있습니다. 

샤리는 좋은데 찰기가 강한 품종을 사용해서인지 서로 엉겨 붙는 경향이 있네요. 엉겨 붙으면 입에 넣었을 때 잘 풀어지지 않은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찰기가 있는 품종과 찰기가 떨어지는 품종을 몇 대 몇의 비율로 섞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오너셰프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공유했으니 앞으로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메로 된장구이

 

표준명 비막치어가 구이로 나옵니다.

메로는 상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상인들이 만든 명칭인데 현재 남획으로 개체 수가 많이 줄어 어업량을 극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보호종이라 우리가 무턱대고 먹어서도 안 되겠지만, 워낙 상업적 가치가 높은 데다 맛이 좋기 때문에 참치 집과 일식에서는 포기할 수도 없는 품목입니다.

현재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조업이 이뤄지고 있으니 문제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비막치어의 보호는 어느 정도 선에서 강력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요.

 

기회가 되면 원물을 보여드리면서 설명하겠지만, 어쨌든 메로는 선동이라(배에서 급랭) 해동이 잘 돼야 하므로 영소마다 맛에 차이가 존재합니다. 

메로는 특유의 꼬릿꼬릿한 맛이 특징이면서도 자칫 과하면 거슬릴 수 있어 그것을 줄이고자 하는 비법이 있습니다. 

된장과 청주를 사용하는 것도 그중 한 방법이 되겠고요. 사실 저는 참치 전문점을 자주 가지 않은 탓에 메로를 맛볼 일이 일 년에 손꼽지만, 이 메로

된장구이는 최근에 먹었던 메로 중 최고였습니다. 표면이 그슬릴 정도의 굽기에서도 속살은 촉촉함을 잃지 않았고 간의 밸런스도 아주 적절했죠.

 

 

나머지 6피스는 보리새우, 고등어 초회(시메사바), 연어(이꾸라), 달걀, 아부리한 관자에 우메보시가 화룡점정으로 들어가고 그 앞에는 붕장어입니다.

먹는 순서는 자유지만, 이왕이면 삼삼한 맛부터 진한 맛으로 옮기는 게 좋겠지요. 그렇게 봤을 때 달짝한 소스를 바른 장어 초밥이 여기서는 마무리용으로

보입니다. 대체로 맛이 무난하고 깔끔했으며 잘못 만들면 비린내가 날 수 있는 시메사바도 무난한 맛입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연어알 초밥.

기본적으로 짠기를 많이 품는 재료이고 자칫 비릿할 수 있는데 그런 잡내가 하나도 나지 않으면서 신선한 연어 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초밥입니다.

일반적으로 연어알 초밥은 김에다 감싼 군함말이에 올려지는데 이 집은 특이하게도 투명한 용기에 넣어 수저로 떠먹게 하였습니다.

군함말이에 사용되는 김의 품질이 보장되는 것이라면 몰라도 일반적인 스시집에서는 그런 것까지 일일이 신경 쓰지 않기에 여기서 김은 밥이 풀어지지

않도록 고정해 주는 역할일 뿐, 재료 맛을 온전히 느끼기에는 방해가 되곤 했죠.

여기서는 그런 김을 완전히 배제하고 오로지 연어 알의 신선함을 느끼게 한 시도가 좋아 보입니다.

 

 

튀김은 전형적인 일식 튀김으로 구체적인 식감과 맛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사진이 잘 말해줄 것이라 봅니다.

구성은 새우와 양파, 고구마인데 새우튀김의 상태가 정말 좋습니다.

 

 

유자 채소 절임, 타코와사비, 닌니꾸

 

서비스로 나온 세 가지 찬입니다. 이런 찬들은 모두 손수 만든다고 합니다.

 

 

메밀 소바

 

게살이 들어간 후토마끼

 

마무리는 홍시 셔벗

 

연신내 츠카무 스시 : 위치는 본문 아래 지도 참조

내비 주소 : 서울 은평구 대조동 200-2 (연서로 26길 8)

영업 시간 : 11:30~15:00, 17:00~10:30 (마지막 주문 21:30)

주차시설 : 몇 대 가능

문의 : 02-387-5444

 

#. 비싸다는 통념을 깬 오마카세 스시 코스

오마카세는 주방장에게 맡기다. 위임하다.는 의미로 우리식으로는 '주방장이 권하는 특선 코스'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오마카세는 주로 고급 스시집에서 유행합니다. 이름을 건 유명 오너셰프, 혹은 일본의 초밥 장인을 초청해 프로모션을 선보이는 경우.

어느 쪽이든 이들이 빚어내는 디너 갈라쇼에 참여하려면 적게는 인당 8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 이상 지불해 가며 먹어야 하죠.

지불한 만큼 스시는 품격이 있고 맛도 보장되지만, 가격적인 부담이 되므로 선뜻 발걸음이 가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특별한 날, 한두 번은 몰라도 서민들이 이들의 오마카세를 자주 즐기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니까요.

 

"초밥은 저렴한데 스시는 비싸다."

 

초밥과 스시는 같은 말이지만, 오늘날 이 두 용어의 쓰임새는 확연히 갈라졌습니다. 그리고 쓰임새에 따라 이용하는 고객의 부류도 달라졌죠.

초밥은 에도시대의 니기리스시가 우리나라로 건너와 우리식에 맞게 변형한 것이고, 오늘날 재료는 주로 양식산 활어와 냉동 초밥 재료를 사용합니다.

덕분에 단가를 낮출 수 있어 서민적인 웰빙 먹거리로 인식된 지 오래입니다

그러한 인식에 찬물을 끼얹는 일부 수입 업자와 개념 없는 프랜차이즈가 존재하기도 했고요.

 

한편, 스시는 일본의 전통 초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형태로 양식산 활어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격조 높은 스시집에서는 산지 공수에 중점을 두어

우리 연안(혹은 일본)에서 잡히는 제철 자연산 횟감을 사용합니다. 니기리스시가 발전한 형태로 세공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재료의 공수에서 선별, 손질에

이르기까지 남다른 노하우를 품고 있으니 대체로 값이 나갑니다. 그래서 초밥은 서민이 먹고, 스시는 중산층과 일부 부르주아 계층이 먹는 음식이란

인식이 팽배해졌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경계를 모호히 하고 벽을 허무는 스시집이 나와줌으로써 기존에 먹던 서민형 초밥에서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소비자로서 이런 시도는 반가운 일이죠.

 

츠카무 스시의 오너셰프는 앞으로 메뉴 개발을 다양화해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있는 스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습니다.  

은평구가 초밥의 불모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먹을만한 초밥 가게가 많은 것도 아닙니다.

대부분 서민형에 맞춰져 있으면서도 초밥의 생명인 재료가 엉망인 경우도 보와 왔기에, 이렇게 고급 스시집을 표방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매장이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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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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