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꼬막 양념찜, 맛있게 만드는 비법(꼬막 양념장, 꼬막 삶는법)


 

 

어렸을 때부터 가장 친숙한 밥반찬을 한 가지 꼽으라면, 간장 양념을 올린 꼬막찜이 떠오릅니다. 꼬막 자체가 바다의 짠 기를 품고 있으니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참기름 향이 솔솔 나는 간장 양념에 탱글탱글 씹히는 꼬막을 까먹다 보면 어느새 밥 한 그릇 뚝딱 비우곤 했지요. 국산과 중국산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지금도 가정식 백반집에서는 꼬막 양념 찜을 반찬으로 내며 어렸을 때 먹었던 맛을 보여주곤 합니다. 저마다 노하우가 있어서 그런지 꼬막 살이 질기지 않고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지요. 그런데 꼬막 레시피를 쓰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조금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첫 번째는 이 음식이 '꼬막 무침'이라는 이름으로 키워드가 잡혀있다는 점과 '꼬막 무침 황금레시피'라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양념장이 일부 요리 블로거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점이 흥미로워 여기서는 제가 사용하는 원래의 꼬막 양념장과 황금레시피라 불리는 양념장 두 가지를 모두 만들어보면서 비교 시식을 해보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꼬막을 맛있게 삶는 방법과 함께 두 가지 꼬막 양념장을 공유하니 취향에 맞게 만들어 드시기 바랍니다.

 

 

꼬막 요리는 세척부터 시작됩니다. 지금 나오고 있는 제철 꼬막은 개펄에서 채취해 세척을 거쳐 유통되므로 생각보다 진흙이 많이 묻어있지 않지만, 군데군데 개흙이나 불순물이 묻어 있을 수 있으므로 깨끗이 씻어주어야 합니다. 요령은 커다란 볼에 찬물과 꼬막을 담고 소금을 한주먹 넣은 다음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면서 껍질에 묻은 불순물을 씻어줍니다. 가능하면 고무장갑을 낀 양손으로 꼬막을 가득 쥔 다음 서로 비벼서 마찰을 일으키며 씻어줍니다. 방법에 정답은 없지만, 빡빡 문지르듯 씻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고 흐르는 물에 2~3차례 행궈주면 꼬막이 반질반질해지면서 깨끗해집니다.  

 

※ 겨울 꼬막은 따로 해감할 필요가 없습니다. 알이 꽉 차서 개흙이나 기타 불순물을 품고 있을 만한 공간이 그만큼 적기 때문입니다.

그저 꼼꼼하게 씻어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양념장 A

 

양념장 B

 

꼬막 양념 찜을 위한 두 가지 양념장을 만들어 봅니다. 양념장 A는 제 레시피이고, 양념장 B는 요즘 인터넷에 돌고 있는 일명 황금레시피입니다. 각 양념장은 꼬막 800g~1kg 분량에 사용할 수 있는 양입니다.

 

 

#. 양념장 A 만들기(제가 사용하는 레시피)

진간장 4T, 고춧가루 1T, 맛술 2T, 간마늘 1T, 다진 쪽파 1큰술, 참기름 1T, 매실액 1T, 꿀 1T, 다진 매운고추 1T, 깨소금 1T

 

#. 양념장 B 만들기(일명 황금레시피)

진간장 3큰술, 고춧가루 2큰술(여기서부터 벌써 뻑뻑해짐), 매실액 2T, 간마늘 1큰술, 참기름 1큰술, 맛술 2T, 소주 1T, 깨소금 1큰술, 다진 매운고추 1개, 다진 홍고추 1개, 다진 양파 1/4개, 다진 쪽파 2큰술

 

※ 계량은 밥숟가락으로 합니다. 큰술은 수북이 뜨고, 1T는 적당히 깎아서입니다.

 

 

황금레시피라 불리는 양념장 B는 내용물에서 느꼈듯이 들어가는 재료가 많아서 점도가 뻑뻑하고 다소 조잡합니다. 검색하면 '꼬막 무침 황금레시피'라는 키워드로 유행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꼬막 달인이 소개된 방송 프로그램의 레시피로 알고 있었다가 제 차 확인했더니 정작 방송에 소개된 양념장은 우리가 어렸을 때 먹던 간장 양념입니다. 그렇다면 인터넷에 도는 양념장 B의 출처는 대체 어디서 온 걸까? 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는데 검색하면 할수록 출처가 불분명한 양념장이라는 의혹만 커졌습니다. 어쩌면 양념장 B는 최초에 어떤 요리 블로거가 자신의 레시피를 유행시키려고 제멋대로 황금레시피라는 키워드를 넣어서 퍼트린 것이 오늘날 다른 블로거들에 의해 사용되어지고, 심지어 이 양념장이 방송에 소개된 황금레시피인줄 알고 착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입니다.

참고로 생생정보통에 소개된 꼬막 양념장은 제 레시피와 조금 다른데 구성을 보니 일리가 있어서 이것도 같이 공유하겠습니다.

 

#. 생생정보통 양념장

간장 2T, 맛술 3T, 참치액 1T, 고춧가루 1T, 깨소금 1T, 참기름 1/2T, 다진 홍고추 1개, 다진 쪽파 2뿌리

 

 

꼬막 양념 찜은 삶기가 관건입니다. 우선 꼬막을 삶기 위해 냄비에 물을 끓입니다. 여기에 간장을 1T 정도 넣어 색이 어두워졌는데 이는 꼬막에서 새어 나오는 단백질과 각종 영양소를 막아준다고 합니다. 그것이 사실인지는 제가 직접 확인한 내용이 아니고 방송에 나온 꼬막 달인의 말을 인용한 것입니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꼬막을 넣는데 여기서 혹자는 꼬막을 삶는 물 온도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100도의 펄펄 끓는 물보다 끓기 직전의 물 온도(약 90도 정도)에서 삶는 것이 좋다고 하며, 그래서 냄비 가장자리부터 끓어오를 때 꼬막을 넣거나 혹은 펄펄 끓는 물에 찬물을 끼얹어 차분히 가라앉힌 다음 꼬막을 넣거나 하는데 저는 이것이 꼬막 식감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꼬막을 삶을 때 중요하게 보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한 방향으로 계속 저어줘야 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약간 덜 삶아졌을 때 불을 꺼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위 사진처럼 꼬막 한두 개가 입을 벌리면 불을 끕니다. 그리고 1분을 그 상태로 둡니다.

 

 

그런 다음 채에 담아 찬물에 재빨리 헹굽니다.   이 과정은 꼬막의 즙이 새기 때문에 생략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꼬막을 비롯해 모든 조개류와 연체동물(오징어, 문어 등)은 100% 익힘을 넘어섰을 때부터 질겨지기 시작합니다. 특히, 조갯살은 살이 연하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빨리 익습니다. 그래서 한두 마리가 입을 벌리기 시작하면 지체 없이 불을 끄고 1분간 두었다가 꺼내면 꼬막의 꽉 찬 알이 탱글탱글하게 살아있으면서도 넘어가기는 부드럽고, 또 그 안에 머금었던 바다의 짭조름한 향과 꼬막 특유의 육즙이 손실되지 않아서 더욱 맛있는 꼬막찜이 완성됩니다. 이렇게 삶은 꼬막은 굳이 양념장을 끼얹지 않아도 그 자체로 맛이 보장되는 겨울철 별미가 되겠지요.

 

 

입을 벌린 꼬막은 껍데기를 돌려서 간단히 깔 수 있고, 이렇게 입을 굳게 닫은 꼬막은(죽은 꼬막이 아닙니다.) 숟가락을 이용해 껍데기 뒤쪽의 움푹 팬 곳에 꽂아 넣고 지렛대 원리를 이용해 깝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동영상으로 보겠습니다.

 

 

꼬막 껍데기 후다닥 까기 (영상을 재생하세요.)

 

준비한 양념장을 올리면 끝납니다.

 

 

이 양념장이 제가 어릴 적에 먹던 양념과 100%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그때 그 맛을 상상하면서 만들었습니다.

양념을 올릴 때 꼬막을 덮을 정도로 올리면 짜니, 사진과 같이 '티스푼(이게 중요)'을 이용해 적당히 덜어서 올려주면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꼬막 양념 찜이 완성되었습니다.

 

 

다음은 인터넷에 '황금레시피'라는 이름으로 돌고 있는 양념장 B로 올려보겠습니다. 잘 삶아진 꼬막은 이렇게 알이 꽉 찬 그대로 있어야 합니다. 양념을 올리기 전 삶은 꼬막을 자세히 보면 세 가지 유형이 보일 겁니다.

 

 

자 이제 구분이 되나요? 일전에 꼬막 껍데기를 보고 참꼬막, 새꼬막, 그리고 중국산 꼬막까지 구별하는 방법을 알아봤는데 여기서는 이렇게 삶아진 모습으로도 이 세 가지가 구분됩니다. 답은

 

1) 참꼬막

2) 새꼬막

3) 중국산 새꼬막

 

식감의 쫄깃한 순서로는 참꼬막 > 새꼬막 > 중국산 새꼬막으로 이어지기에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한다면 중국산 새꼬막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단맛이 밴 순서로는 참꼬막이 압도적이며, 나머지는 바다의 짠 기를 품고 있어 양념을 올리지 않아도 간간한 편입니다.

 

 

양념장 B를 올린 모습입니다.

 

 

보기에는 빨간색이 식욕을 자극하며, 취향에 따라 이게 더 나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우리 가족들은 양념장 A를 올린 꼬막찜에 몰표를 던져주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추억의 꼬막찜도 양념장 A 혹은 생생정보통에 소개된 간장을 베이스로 한 양념장입니다. 그리고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 음식을 소개할 때 '꼬막 무침'이란 말로 전파를 타다 보니 인터넷 검색에서도 죄다 이 음식을 꼬막 무침으로 소개가 되어 있는데, 이 음식에 무침이란 표현은 어색하다고 봅니다.

 

 

무침은 뒤에 흐릿하게 보이는 저것이 진짜 꼬막 무침이고, 이 음식은 꼬막찜, 혹은 꼬막 양념찜 정도가 어울리지 않을까 합니다.

다음 편에는 알이 탱글탱글한 꼬막으로 새콤하게 무쳐낸 진짜 '꼬막 무침'을 소개하겠습니다. 이글로 꼬막찜을 쉽고 맛있게 만들어 드시기 바라면서 이번 주 꾼의 레시피는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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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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