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인기 만점인 도미(벵에돔) 탕수, 황금레시피


 

 

탕수하면 대게 중식을 떠올리지만, 여기서는 전분기 없는 묽은 소스를 부어 먹는 튀김 요리입니다. 이 음식은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종종 먹었던 생선 탕수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지금도 제주도의 몇몇 식당과 횟집에는 우럭이나 벵꼬돔을 바짝 튀겨 소스를 끼얹은 탕수로 반찬으로 내는데 저는 이것을 일품 요리화시켜보기로 합니다. 여기서는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벵에돔을 사용했지만, 참돔(도미), 조피볼락(우럭), 벵꼬돔(황돔)으로 대신해서 사용해도 됩니다.

 

#. 도미(벵에돔) 탕수 재료(3~4인 기준)

도미 800g~1kg 한 마리(작으면 두 마리), 튀김가루, 식용유, 당근 1/4, 양파 1/2, 오이 1/3, 쏭쏭 썬 쪽파 한줌, 매운 고추 2개, 가는 소금과 후추, 맛술.

 

#. 탕수 소스

조림간장 1/3컵, 레몬즙 1/3컵, 설탕 1/3~1/4컵, 식초 1/4컵, 물 1/4컵, 맛술 1/4컵

 

※ 주요 참고 사항(중요)

- 소스를 눈대중으로 만드느라 정확한 표기를 하지 못한 점, 양해 바랍니다.

- 제 레시피는 밥숟가락과 종이컵을 기준으로 계량합니다.

- 도미(혹은 벵에돔)는 몸길이 35cm 한 마리를 준비하는데 만약, 30cm가 안 되는 작은 크기면 두 마리를 준비해야 소스양과 맞습니다.

- 진간장도 상관없지만, 이왕이면 조림 간장을 추천하며, 국간장(조선간장)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 여기서는 대마도 낚시를 갔다가 사 온 일본 조림 간장인 우마쿠치(うまくち) 간장을 사용했습니다.

- 레몬즙은 시판되는 레몬주스를 사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 여기서는 설탕을 1/3컵 사용했지만, 단맛이 많이 올라오는 걸 원치 않으면 적당히 가감하세요. (그런데 많이 넣으면 맛은 있습니다.)

- 맛술이나 청주 대신 소주를 넣겠다면, 양을 조금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 마지막으로 소스 맛의 비결은 매우 단순한 원리입니다. 일단 생선 살에 간이 배고, 소스가 새콤달콤하면 사람들은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를 끓이지 않으면 산도가 높기 때문에 신맛만 강하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소스를 만들 때는 레몬즙이나 식초를 충분히 넣고, 설탕도 충분히 넣어서 약불에 달입니다. 만약, 맛이 너무 강하다고 느껴지면 물만 추가해 맛을 조절하는 방식이 좋을 것입니다. (생선 살과 함께 먹는 것이므로 맛은 조금 자극적인 상태로 두는 것이 알맞습니다.)

 

 

우선 손질한 도미를 꺼냅니다. 여기서는 벵에돔으로 사용했지만, 도미나 다른 생선을 사용하더라도 똑같이 적용하면 됩니다. 사용한 벵에돔은 35cm 크기로 3명이 먹기에 적당합니다. 여기서 밑간을 해야 하는데 밑간하기 전에는 미처 제거되지 못한 비늘이 있는지 꼼꼼히 살핍니다. 특히, 옆지느러미를 들춰보면 그 부근의 비늘을 제대로 치지 못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와 목살, 그리고 대가리(볼과 정수리)에 붙은 비늘도 꼼꼼하게 쳐서 흐르는 물에 씻은 다음,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아주어야 합니다.  

 

 

벵에돔을 사진과 같이 배따기(또는 등따기) 해서 펼칩니다. 만약, 이보다 작은 크기라 해도 저렇게 펼치는 것이 훨씬 맛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칼집을 내고 맛술이나 청주를 분무기에 넣어 고루 뿌립니다. 이어서 가는 소금과 후추를 뿌려 밑간합니다.

 

 

이를 뒤집어서 똑같이 맛술을 뿌리고 소금, 후추로 간합니다.

 

※ 냉동은 물론, 생물도 기본적으로 물기가 있기 때문에 튀김 요리를 할 때는 키친타월로 꾹꾹 눌러가며 물기를 닦아주어야 합니다. 뭉친 핏자국, 아가미, 그 외 맛에 방해되는 요소는 제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채소는 사진과 같이 채 썰고, 쪽파와 매운 고추는 쫑쫑 썰어둡니다.

 

 

튀김가루를 앞뒤로 골고루 듬뿍 묻히고 탁탁 털어줍니다.

 

 

170도 이상으로 달군 기름에 생선을 껍질 방향으로 넣고 튀깁니다. 튀김 시간은 3~5분이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뒤집어서 3분 정도 더 튀깁니다. 겉껍질은 바짝 익히고 속살이 노르스름해지면 다 튀겨진 겁니다. 벵에돔은 바짝 튀겨야 제맛인데 짧은 시간에 바짝 튀겨내려면 기름 온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기름 온도는 최소 170도 이상(튀김 가루를 살짝 넣었을 때 쨍하고 깨지는 소리가 나는 정도)에 고열로 튀겨야 하기에 튀김기에 기름을 많이 부어줄수록 유리하겠죠. 하지만 가정에서는 튀김 환경이 매우 열악하므로 저렇게 궁중 팬에 기름을 반쯤 붓고 튀기는 방법만이 유일할 것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40cm급 벵에돔 한 마리를 튀겨 거하게 내고 싶었지만, 거기에 맞는 팬도 없고, 이것도 겨우겨우 구겨서 집어 넣은 거랍니다.)

 

※ 주의 : 튀김 온도에 따라 조리 시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거름망이 없으면 저렇게라도 기름기를 빼주고 나서  접시에 올립니다. 올릴 때는 이렇게 등이 보이도록 놓아야 칼집 낸 사이사이로 소스가 잘 스며듭니다.

 

 

준비한 양파, 오이, 당근은 생채소인 상태로 올립니다.

 

 

튀기는 동안 열심히 저어서 만든 소스입니다. 작은 냄비에 분량의 재료를 모두 넣고 약한 불에 휘휘 저으며 달인 것입니다. 식초와 레몬즙이 상당히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이때 나는 냄새가 매우 시큼할 수 있습니다. 설탕도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잠시라도 한눈팔면 카라멜라이징화 될 수 있고, 그래서 소스를 만들 때는 적당히 중간 불에 놓고 끓어오르려고 하면 약한 불로 낮춘 다음 약 30초에서 1분 정도 열심히 저어주고 불을 끕니다. 기호에 따라 다진 청양고추(씨 포함)를 넣어주면 칼칼한 맛이 나며,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고추를 생략합니다.

 

 

세팅한 접시에 뜨거운 소스를 골고루 끼얹는데 이때 생채소가 살짝 익도록 채소 위에 집중적으로 뿌려줍니다. 이어서 준비한 쪽파와 고추를 뿌리고 마무리합니다.

 

 

장식으로는 브로콜리와 라임 한 조각을 올렸습니다. 드실 땐 라임이나 레몬즙을 추가로 짜서 먹어도 좋습니다.

 

 

그리하여 완성된 도미(벵에돔) 탕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 음식을 처음 만들어봤습니다. 제주도서 맛봤던 탕수의 기억으로 만든 것이라 소스도 눈대중이고 레시피도 체계화된 것이 아니라서 소개하기를 망설였는데 생각보다 맛이 너무 좋아 감히 '황금레시피'란 말을 붙였습니다. ^^; 때마침 이날은 맥주를 사 들고 온 처형 부부와 조카들이 시식해주었습니다. 다들 처음 보는 음식이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없어지고 말았던 거죠. 실험적으로 만든 음식치고는 대성공입니다.

 

 

벵에돔 탕수가 너무 맛있어 다음 날 똑같은 레시피로 다시 한 번 만들어 먹었습니다. 이때는 마늘 칩도 함께 튀겨 곁들일 요량이었지요. 그런데 생선이 작다는 이유로 등을 펼치지 않고 그냥 튀긴 것이 맛의 차이를 낼 줄은 몰랐습니다. 

 

 

그 외에는 처음 만들었을 때와 똑같습니다. 마늘 칩을 곁들이니 풍미가 사는데 웬일인지 전날에 먹었던 것보다 맛이 덜한 것입니다. 아주 미묘한 차이인데 배따기(또는 등따기)를 하지 않아 소스가 살속에 고루 스며들지 않아 벵에돔과 소스가 따로 놀고 간도 충분치 못하다는 느낌이 든 것입니다. 도미 탕수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소스 비율도 중요하지만, 생선은 반드시 펼치고 잔 칼집을 내고 튀겨야 더 바싹하게 튀겨지고, 소스를 부어도 살 속에 고루 스며들어 맛이 배가 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러므로 곁들이는 채소, 마늘 칩 여부, 소스 비율은 재량껏 응용하되 생선만큼은 반드시 펼치고 칼집을 많이 내서 바짝 튀겨내시기 바랍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오히려 처음 만든 탕수가 맛은 더 좋았기에 상에 놓자마자 한동안은 정신없이 젓가락이 오갔습니다.

 

 

채소를 풀어헤치자 35cm급 벵에돔의 영험한 자태가 드러납니다. 다른 이들에게 35cm급 벵에돔은 충분히 맛있는 횟감이 되지만, 여기서는 한낱 안주감에 지나지 않는다는 불쾌한(?) 사실. ^^;

 

 

같은 레시피라도 생선 등을 펼치고 잔 칼집을 많이 내서 튀긴 것과 그렇지 못한 것에는 맛의 차이가 극명합니다. 그 차이를 위 사진에서도 실감할 수 있는데요. 등을 위로 보이게 놓은 상태에서 소스를 채소 위에 고루 부어주면, 소스가 채소를 통과해 칼집이 난 살 속으로 스며들게 됩니다. 적당히 짭조름하고 달큰한 맛이 혀에 먼저 달라붙다가도 바짝 튀긴 껍질 감과 벵에돔의 고소한 맛이 계속해서 젓가락질을 재촉합니다. 지금까지 벵에돔으로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보았지만, 그중 수작을 고르라면 저는 단연코 이 음식을 꼽을 것 같습니다.

 

낚시인들이 벵에돔과 참돔을 낚아서 집으로 많이들 가져가는데 그때는 이미 횟감으로 쓰기에 물컹한 상태가 됩니다. 그럴 때 이 음식을 해주면 아이들은 물론, 어르신 술안주로도 아주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눈칫밥으로 다닌 낚시지만, 이렇게 요리를 해줌으로써 위상과 체면도 살릴 수 있고 말이죠. 벵에돔(혹은 도미) 탕수는 선도가 떨어진 생선을 처리하기에도 아주 좋은 조리법입니다. 냉장고에 처치 곤란한 생선이 있다면, 꺼내서 만들어보시기 바라면서 꾼의 레시피를 마칩니다.

 

※ 냉동실에 오래 놓아둔 생선으로 탕수를 만들 때는 소량이라도 다진 생강(또는 생강즙)을 소스에 첨가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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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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