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어보/릴찌낚시] 여름에 맛이 빛나는 전갱이


 

 

"그윽한 고소함과 담백한 맛"

 

제철에 물오른 전갱이 맛을 표현할 때 빠질 수 없는 단어입니다. 기름기가 적당하고 살이 단단해 구웠을 때 맛이 좋으며, 생강과 궁합을 맞춘 회와 초밥이 일미입니다. 전갱이는 다른 생선과 달리 늦봄부터 기름기가 오르는 여름 어종으로 민어, 병어, 농어와 함께 여름에 맛이 좋은 대표적인 생선으로 오늘은 여름 시즌을 맞아 전갱이에 관해 간단히 알아봅니다.

 

 

■ 전갱이에 관하여
표준명 : 전갱이(농어목 전갱이과)
방언 : 매가리, 메가리(경남), 아지(큰 개체), 각재기(제주), 가라지(전남)
영명 : Hore Mackerel

일명 : 마아지(マアジ)
전장 : 60cm
분포 : 서해, 서남해, 동해 북부를 제외한 한국의 전 해역, 일본 중부 이남, 세계의 온대 해역
음식 : 생선회, 초밥, 소금구이, 튀김, 건어물

제철 : 5~7월, 9~1(여름과 늦가을, 초겨울)

어류의 박식도 : ★★★

(★★★★★ : 알고 있으면 학자, ★★★★ : 알고 있으면 물고기 마니아, ★★★ : 제법 미식가, ★★ : 이것은 상식 ★ : 모르면 바보)

 

 

<사진 1> 수산시장에 입하된 길이 35cm급 전갱이

 

#. 생태와 특징

산란기는 4~7월로 광범위한 편인데, 위도에 따른 수온에 의해 산란 시기가 결정됩니다. 위도가 낮고 수온이 높은 해역일수록 산란이 빠르고, 위도가 높고 수온이 낮은 해역일수록 산란은 늦습니다. 우리나라 남해와 제주도는 전갱이가 좋아하는 20도 전후의 수온이 연중 보이지 않고, 주로 여름부터 가을에 난류를 형성하므로 이 시기에 전갱이가 많이 잡힙니다. 유어기 때는 12~15도의 다소 낮은 수온에서도 적응하며, 주로 연안의 갯바위에 붙어서 무리 지어 생활하다가 성어가 되면 난류를 찾아 회유하는 습성을 가집니다.

 

도감에서는 전장 40cm로 기록했지만, 실제 어획되는 최대 몸길이는 65cm까지 기록되었고 드물게나마 선상 전갱이 낚시에서도 잡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로 연안에서 잡히는 개체는 20~30cm 전후가 가장 많습니다. 전형적인 야행성 어류로 낮에는 활동하지 않다가 해가 저물거나 여명이 틀 때 먹이활동이 활발하며, 가끔 한밤에도 갯바위 근처로 몰려와 작은 젓새우류와 베이트 피쉬, 요각류 등을 사냥합니다.

 

 

고등어(위), 전갱이(아래)

 

#. 고등어 VS 전갱이

예부터 우리 국민의 고등어 사랑은 대단했습니다. 등푸른생선 특유의 고소한 맛과 풍부한 영양소가 주된 이유이지만, 무엇보다도 값이 저렴해 주머니 얇은 서민의 단백질 보충원으로 적합했기 때문입니다. 고등어에 비해 전갱이는 적당한 기름기와 담백한 맛이 있음에도 고등어 인기에 눌려 경남에서나 맛보는 별미 정도로 인식되는데 여기에는 어획량이 한몫합니다. 지리적인 이유, 해수 온도, 그 외 서식지 여건의 이유로 국내에서는 전갱이보다 고등어 어획량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여기에 최근 미식의 흐름에 전갱이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공급 부족 현상으로 전갱이의 몸값은 고등어의 3~4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한 사례를 잘 보여주는 것이 <사진 1>입니다.

 

사실 전갱이의 어획량이 언제나 고등어보다 턱없이 부족했던 것은 아닙니다. 어획된 전갱이 중 품질(씨알과 선도)이 좋은 것은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한국에서는 중치급 크기(몸길이 35cm 이하)만이 유통되었을 뿐입니다. 그 정도로 일본의 전갱이 소비량은 한국의 고등어 소비량과 비견될 만큼 양국의 생선 선호도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고등어와 일본인이 선호하는 전갱이는 맛과 영양 측면에서도 상당 부분 다릅니다. 

 

맛의 고소함과 농후한 풍미는 고등어가, 적당한 지방질과 단단한 육질을 바탕으로 한 담백함은 전갱이가 우위에 있습니다. 고등어에 함유된 영양소는 주로 EPA나 DHA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고, 비타민 A, B, C, D를 비롯해 우리 몸에 이로운 지방질이 많아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섭취해야 할 이로운 영양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습니다.

 

반면, 전갱이는 고등어보다 열량과 콜레스테롤이 낮고, 칼슘과 철분, 비타민 E가 많이 함유되어서 다이어트, 시력 보호, 피부 건강, 고혈압과 동맥경화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리하자면, 단백질 함유량은 둘 다 엇비슷한 수준이지만, 몇 가지 영양소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고등어는 성장기 발육을 필요로 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이롭고, 전갱이는 성인병을 예방해야 할 성인과 여성에 이로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전갱이의 모비늘

전갱이를 비롯해 몇몇 전갱이과 어류에는 '제이고'라 불리는 딱딱한 모비늘(마름비늘)이 꼬리에서 몸통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이 모비늘은 단단하고 억세 구워도 먹을 수 없으므로 조리하기 전에 칼로 도려내야 합니다. 이러한 모비늘은 전갱이란 이름이 붙는 어종에는 대부분 있어 농어목 전갱이과로 분류할 때 중요한 척도가 됩니다.

 

 

전갱이 밤낚시

 

낚시로 잡은 전갱이

 

#. 전갱이와 낚시

전갱이는 그 분포상 경남 지방에 집중됩니다. 주요 포인트는 부산, 가덕도, 거제도를 비롯한 몇몇 부속섬, 매물도, 통영권에 속한 먼 섬, 전남에서는 추자도가 전갱이가 잘 잡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군집을 이루어 다니는 것은 고등어와 비슷하지만, 서식 영역과 활동 시간은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철저히 야행성이기 때문에 전갱이 낚시는 주로 야영이나 비박을 겸한 밤낚시로 이뤄집니다. 주로 외해와 맞닿으면서 조류가 그리 세지 않은 갯바위가 포인트입니다. 이르면 5월부터 낚이기 시작해 여름 내내 지속되며, 거제 일부 지역에서는 10~11월경 감성돔 낚시에서 30cm가 넘어가는 일명 슈퍼전갱이가 따문따문 입질하기도 합니다.

 

낚시 방법은 감성돔 채비의 연장선에 있는데 B~3B 정도의 저부력 반유동 낚시가 유리합니다. 바늘은 감성돔 바늘 3~4호를 쓰며, 낚이면 바늘털이를 하려고 심하게 몸부림치기 때문에 낚싯대를 세우고 양손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수건으로 잡아 처리해야 수월합니다. 그날 따라 활성도 차이가 심해 밑밥은 필수이며, 미끼는 크릴을 사용합니다.

 

유영층은 2~4m 층이 일반적이지만, 그때마다 수심층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활성에 따른 수심 변화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전갱이 입질이 잦은 황금 시간은 주로 일몰과 일출 전후이며, 한밤에 만조가 겹쳐도 기대해 볼 만합니다. 물때 따라 다니는 회유성 어류이기 때문에 만조를 전후해 낚시 시간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갱이 낚시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관련 글을 참고하십시오.

(관련 글 : 쿨러조과 보장하는 전갱이 낚시 방법)

 

 

시장에서 판매하는 즉석 전갱이회(경북 포항)

 

한겨울에 맛보는 전갱이회

 

전갱이 튀김

 

전갱이 까스(일명 아지후라이)

 

#. 전갱이의 식용

전갱이가 가장 맛있는 계절은 5~7월로 산란기인 7월 이전의 것이 맛이 좋습니다. 산란 후 월동을 나기 위해 지방을 찌울 시기가 대략 10~1월 사이인데 이때도 맛이 좋습니다. 알려지다시피 싱싱한 전갱이는 회와 초밥으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지만, 칼집 내고 굵은 소금을 척 뿌린 구이 맛도 일품입니다. 대부분 등푸른생선이 그렇듯 전갱이도 씨알이 클수록 지방의 맛이 깊어지는 경향이 있어, 씨알이 크고 선도가 우수한 품질만을 선별해 일본으로 수출하는 이유입니다.

 

전갱이는 일본에서 국민생선으로 통합니다. 고등어 요리가 발달한 한국과 달리 일본에는 전갱이를 비롯해 흑점줄전갱이(시마아지), 줄전갱이, 갈전갱이 등 전갱이과 어류만도 수십 여종이 서식하고 있어, 이를 구분하고자 우리 말로 '참'에 해당하는 '마(マ)'자를 붙여 '마아지(マアジ)'로 표준명이 등재돼 있습니다. 우리 말로 바꿔 부르면 '참전갱이' 정도의 뜻이 됩니다. 그 정도로 전갱이는 여러 음식에 전천후로 사용되는데 고등어는 주로 무와 궁합을 맞추고, 전갱이는 생강과 궁합을 맞춥니다.

 

도쿄를 비롯한 관동에서는 일명 '아지후라이(전갱이 까스)'가 인기가 높은데 주로 20cm 미만의 어린 전갱이를 얼음물에 기절시켜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포항에서는 어린 전갱이를 한쪽씩 포 떠서 즉석 회로 팔며, 단돈 만원에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맛을 즐길 수 있어 가격 대비 성능비가 좋은 횟감입니다.

 

다만, 현재로써는 국내에서 횟감용 양식이 이뤄지지 않고, 활어 공수도 어려워 수도권 및 대도시에서는 좀처럼 접하기가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등푸른생선은 씨알이 클수록 맛이 좋다고 알려졌고 여기에 전갱이도 포함되지만, 튀김과 까스만큼은 작은 씨알이 더 적합하기도 합니다. 보통은 소금구이로 이용하지만, 제주도에는 일명 각재기국이라고 전갱이와 배춧잎, 된장을 넣고 끓인 토속 음식이 발달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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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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