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낚(인터넷 바다낚시)에서도 방어 부시리를 구별 못해 질문이 올라오기도 하는데 그 글에 달린 댓글부터 지금까지 상황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적잖은 낚시인들이 부시리가 방어보다 더 비싼 줄로 알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저는 자료를 준비하고 글을 쓸 때 저 자신이 가장 경계하는 부분이 바로 경험의 맹신입니다. 사람은 자기가 경험한 것을 토대로만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러 경우의 수를 헤아리기보다는 그저 단편적인 기억으로만 설명하려 들죠. 낚시꾼에게 있어서 부시리는 평소 방어보다 몸값이 더 나가는 어종으로 인식됩니다. 맛도 방어보다 더 맛있다고 하지요.

 

그렇다면 한번 따져봅시다. 부시리 낚시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계절은 여름부터 가을 사이입니다. 낚시꾼이 부시리를 직접 낚아 거래하든 맛을 보든 하는 시기가 대략 이때인데 이 시기에는 방어 살이 무르고 지방감이 떨어지며, 가격도 낮습니다. 그러니 부시리가 방어보다 몸값이 비싸고 맛이 더 좋다는 것은 틀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생선은 계절에 따라 맛이 다릅니다. 당연히 거래되는 시세도 달라지겠지요. 겨울에는 부시리 선상낚시가 여름~가을만큼 이뤄지지 않습니다. 낚시꾼들이 알고 있는 방어보다 몸값 높고 맛있다는 그 부시리는 어디까지나 여름~가을에 한해서입니다. 겨울이면 방어가 부시리보다 약 30% 정도 가격이 오릅니다.


최근 제주도에서 방어가 많이 잡힌다고 헐값에 팔리네 어쩌네 하는 기사가 돌던데요. 이것도 정말 단편적인 내용에 지나지 않습니다. 방어 소비가 활발한 서울 수도권에는 아직 제주산 방어가 본격적으로 쏟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확인한 것으로도 대부분 통영과 동해산으로 가격은 여전히 소비자가가 8kg 이상 대방어 기준으로 1kg당 2.5~3만원을 달립니다. 제주도 현지와 서울 수도권에서 피부로 체감하는 물가가 이렇게나 차이가 납니다. 지금 많이 잡혀서 현지에서는 잠시 저렴해졌을지 몰라도, 방어라는 어종은 군집으로 몰려 다니기 때문에 언제 빠질지 모릅니다. 한시적으로 몰린 방어 어장이 집중력을 잃게 된다면, 방어 값이 다시 치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수산물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고 철마다 다릅니다. 뭐가 맛있네 뭐가 더 비싸네.. 단정 짓는 순간 정보는 획일화되고 고착화됩니다. 제가 쓴 글이 오늘은 정답일 순 있어도 내일 당장 틀려질 수 있습니다. 이분야란 게 워낙 변동성이 심해 단편적인 경험으로 속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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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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