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칼레도니아 여행의 첫날은 기내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인천공항에서 수도 누메아까지 걸리는 운항시간은 9시간 반 정도.. 적잖은 시간을 기내에서 보내야 하지만 여행의 즐거움이란 이미 기내에서 부터 시작되고 있는거 같습니다. 4박 6일의 일정중 첫날은 이렇게 부푼 마음을 가득 싣고 비행기에 몸을 태웠습니다. 잠시 후면 보게 될 아름다운 바다와 자연이 숨쉬고 있는 뉴칼레도니아를 꿈꾸면서!

     

     

     

     

    뉴칼레도니아 여행의 즐거움, 기내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앞으로 내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준비는 많이 한다고 했는데 언어 문제가 해결이 안되니 이번에도 무언가 돌발상황이 생기려나..짐가방을 다 싸놨는데 혹시 빠진건 없나 등등.. 항상 여행을 하기 전에는 그 기대감이 크면 클 수록 밤 잠을 설치곤 했습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더라구요.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들이 머릿속으로 스치고 가면서 어두컴컴한 천장만 말똥말똥 쳐다보다가.. 알람소리에 눈을 떠보니 날이 밝았습니다. 오늘도 회사.. 아.. 아니다 오늘은 떠나는 날!



    짐가방을 질질 끌고 온 곳은 동네 공항버스 정류장 앞. 시내버스 정류장과 공항버스 정류장이 나란히 있는 이곳에 서서 기분 참 묘한것이~ 버스 정류장 앞에는 서둘러 출근하려는 사람들과 짐가방을 들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

    항공권 발권을 하고 수화물을 맡겨놓고 잠시 대기.. 이 많은 사람들 월요일부터 어디로 떠나는 사람들일까? 베트남 항공 앞에 서 있는 베트남인들은 관광을 하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길인가, 아니면 코리아 드림을 앉고서 일만 하다 모처럼 고국에 가는 길인가? 내가 항상 출근하던 곳은 지금 출근인파들로 붐비고 있을꺼야.. 여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렇게 일하다 떠나는 사람들이겠지만..

     

    오늘 따라 뉴칼레도니아에 가려는 분들이 다른 부스에 비해 눈에 띄게 많아 보입니다. 월, 토 이렇게 주 2회만 운항해서 그런지 몰라도 신혼여행을 떠나는 한국인 커플들도 꽤 많이 보이더라구요. 아마 어제나 그제 결혼식을 올린 커플이겠지요~ 2년전의 우리처럼 ^^



    미리 환전해 놨던 유로

    프랑스는 현재 유로를 사용하지만 뉴칼레도니아는 프랑스령임에도 아직까지 프랑을 사용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한국에선 프랑으로 바로 환전 할 수 없기에 유로로 바꾼 후 뉴칼레도니아에 도착해서 다시 프랑으로 바꾸는 방법이 있고, 한국 돈을 가지고 현지에 도착해서 직접 프랑으로 바꾸는 방법이 있는데 우린 전자를 택했습니다.

    #. 환전 TIP!
    준비한 유로를 모두 프랑으로 바꾸지 말고 쓸만큼만 환전했다가 현지에서 다 소비하면 언제든지 묵고있는 호텔 서비스에서
    유로 -> 프랑으로 환전이 가능해요. 굳이 처음부터 한꺼번에 프랑으로 환전했다가 다 못쓰고 돌아오면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지에서는 원화가 없을 경우 환전이 안될 수도 있구요. 우리나라에 돌아와서 프랑 -> 원화로 환전이 안되기 때문에 유로를 어느정도 가지고 있는게 좋은거 같아요. 유로를 들고 있으면 귀국후에도 원화로 바꿀 수 있으니깐요.



    좌석을 창가쪽으로 부탁한 약간 칙칙한 색의 보딩패스.



    전동차를 타고 별동으로 이동을 하니 창밖으로 우리가 타고 가야할 항공기가 보입니다. 에어칼린의 꼬리날개에 박힌 꽃 모양은 뉴칼레도니아의 자연을 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유리창 안에서 뭔가 꼼시락~꼼시락 하길래 확대해서 찍어 봤는데요. 뉴칼레도니아로 가는 승객들을 태우고 안전하게 운항해주실 기장이 사전에 여러가지 체크를 하는 중입니다. 슬슬 재미집니다.



    수화물차로 짐을 싣고 있습니다. 화물칸이 조종실 근처에 있었군요. 아마 저안에 우리 짐도 있으리라.. 이렇게 찍고 있다가 탑승시간이 10분간 지연될 것이라는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드디어 탑승을 시작합니다. 이 문을 통과하면서 여행은 시작됩니다.



    보시다시피 왼쪽은 제가 아직은 타보지 못했던 1등석과 비지니스석이, 오른편에는 일반석으로 가는 입구입니다. 있는 자와 없는 자의 길은 항공기 탑승에서도 여지없이 갈리고 있습니다. ^^;



    이륙하자마자 나눠준 기내물품이 장시간 운항을 예고합니다. 사실 이보다 더 긴 시간을 가야하는 나라도 허다하지만 아직까지 저의 해외 여행경험은 일본과 호주 그리고 이번에 뉴칼레도니아가 전부이기에 9시간 30분이 최장시간인 셈입니다. 나눠준 클린백에는 칫솔과 치약, 안대, 귀마게 그리고 긴 시간을 가는 동안 영화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이어폰을 제공합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보는 기내식 메뉴판. 토마토 소스의 대구구이와 한국식 치킨불고기 덮밥중 택일입니다.



    입국심사카드를 작성합니다. 영어를 모르면 골치가 아프지만 그래서 사전에 준비한 것도 있고 휴대용 게임기에 영어사전이 있으니 괜찮습니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찾아서 꾸역꾸역 작성합니다. 이렇게 작성하는 시간만 뺀다면 기내에서의 여정도 충분히 즐겁습니다.



    아무래도 여행의 시작은 항공에서부터 시작이 되고 좀 더 구체화 시킨다면 '먹는것'으로 시작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러면서 지금 날아가고 있는 그 곳의 음식이나 로컬 맥주를 맛보는 즐거움도 있죠. 아사히와 택일이지만 우린 당연히 여행지의 로컬 맥주인 넘버원을 달라고 했습니다. 우리를 이제 막 결혼한 커플로 보였는지 승무원께서 와인도 친절하게 주시길래 굳이 거절은 안했답니다.



    함께 준 스낵의 맛은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정도..달지 않아서 괜찮았지만 그렇게 맛있거나 하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저는 여행의 추억을 '먹는것'과 '사진을 남기는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데, 현지에 가면 현지음식을 꼭 먹습니다. 그런데 기내에서 그러한 즐거움은 이미 시작이 되었다는 거죠. 주문한 대구구이옆에는 큼지막한 엔쵸비가 있는 펜네 셀러드가 눈에 띕니다.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낸 햄은 다소 생뚱맞았지만 짭쪼름한 엔쵸비 향이 감도는 펜네는 다 먹어 치웠구요~ 메인인 토마토 소스의 대구살도 면과 함께 내어서 포만감을 주기 충분했어요. 양도 상당한 편이고 소스라던가 대구살도 매우 좋았습니다. 아마 제가 먹었던 기내식중 가장 괜찮은거 같아요.



    또 하나의 기내식은 한국식 치킨 불고기인데 우리에게 익숙한 불고기 양념에 조리된 치킨이 맛이 좋더라구요. 그 옆에 배추잎파리 같이 생긴 야채도 베인 양념에 푹 익혀져 곁들여 먹기에 아주 좋았고 이것도 대만족.




    에피타이져는 작은 바게트에 치즈크림을 발라 먹는데 요것도 아주 맛납니다. 그리고 디저트는 슈가 파우더가 뿌려진 폭신한 이걸 뭐라고 부르더라.. 베이커리 명칭은 잘 몰라서 패쓰구요~ 기내식은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상당히 좋았답니다.



    그렇게 먹고 나니 비행기는 어느새 일본을 지나 남태평양으로 진입한 상태. 이제부턴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여러가지 형태의 기내여행을 즐기는데 저는 이번 여행을 다녀오면서 기내에서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지는 않았답니다. 왜 그랬는지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여행에 대한 들뜬 마음인건지 아니면 여행 스케쥴을 생각하면서 복잡 다양한 플랜을 머릿속에 그리느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기내에서 멍하게 바라보는 한가지는 있습니다.




    '바로 이것'

     

    수시간 동안 이것과 창밖을 번갈아가면서 있는 내 자신의 속은 저도 잘 모르겠지만, 머리속에 잡다한 생각, 감정, 스케쥴, 그리고 기대감과 불안감이 복잡하게 교차하다보니 영화나 게임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그 대신 항공편에 대한 운항정보와 창밖풍경을 멀뚱이 지켜봅니다. 사실 우리 옆쪽에 이제 막 결혼식을 올리고 떠나는 허니무너 커플이 여럿 보였습니다.


    어쩜 그리도 가는 내내 손을 꼭 붙잡고 있는지~ ㅋ  속으로 '그래 참~ 좋을 때다' 우리 커플과는 약간 대조적인 모습에 아~ 이것이 벌써부터 결혼 2년차와 0년차의 차이인가? 싶기도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관찰 대상이 바로 옆 커플의 행동에 슬쩍 눈이 가기 시작합니다.


    기내에서 관찰 대상이 모니터에서 사람으로 옮겨지는 순간입니다. 지나가는 프랑스 여승무원은 이미 제 취향과 거리가 멀어서 패쓰한지 오래였고 앞쪽에 앉은 꽤 예쁘신 백인여성과 딸로 보이는 아주 귀여운 금발 소녀가 눈에 들어왔지만 좌석에 가려서 거의 안보였고 그나마 관찰대상으로 지목한건 우리 옆에 있 허니무너 커플.. 손을 계속 놓지 않고 있네요. 


    기내에 있는 관광책자나 면세정보지도 보면서 재잘재잘~ 허니문에 들뜬 표정들이 역력히 보입니다. 그에 비해 우리 커플. 자고 있군요(...)



    기내의 조명이 꺼지면서 수면 분위기를 만드는 바람에 저도 눈을 좀 붙이다 깼습니다. 기내에서 점심을 먹은지 얼마 안된거 같은데 맥주에다 와인까지 먹고 취기가 있어 잠을 좀 잤더니 저녁이라고 나옵니다. 기내 음식은 비상시를 대비해 칼로리가 높다고 어디서 들은 적이 있는데 오늘 하루종일 앉아서 먹고 마시다 잠을 잤더니 또 먹으랍니다.

    '이거 왠지 사육당하는 느낌?'

    그래도 기내여행은 갈때의 들뜬 기분에 음식과 더해져서 즐겁습니다.



    이번에 나온건 찬 음식인데 햄과 양상치가 들어간 평범한 샌드위치. 그리고 아삭아삭 시원한 수박이 텁텁한 입안을 개운케 해줍니다. 먹으면서 항상 보는것은 역시.



    다른 채널 일절 안돌리고 전 오로지 이것만 봅니다. 현재 솔로몬제도를 지나며 아랫쪽엔 코랄씨(산호해)가 보입니다. 비행기는 이제 수도 누메아에서 차로 1시간 거리 정도 떨어져 있는 통두타 공항에 착륙을 시도합니다. 곧 이어 소프트 랜딩이 이어지고 무사히 착륙을 하자 저쪽 프랑스인들로 보이는 분들이 박수를 치기 시작~ 얼떨결에 다른 사람들도 박수를 치는데 이 뭐라 설명하기 힘든 상황이 재밌었어요 ^^



    그렇게 기내에서의 여정은 끝이 나고 철제계단을 밟고 우린 뉴칼레도니아의 첫 땅을 밟은 순간을 이렇게 기록하였습니다. 승무원도 승객들도 모두 수고했습니다. 다들 즐거운 여행되세요! 라면서 저는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한산해 보이는 시골 공항같은 풍경을 접한지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이번엔 시장통입니다. 북적북적 시끌시끌~ 여긴 아직 뉴칼레도니아가 아니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빠져나와야 비로소 뉴칼레도니아구나.



    입국 심사를 받으려고 줄지어 있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우린 환전소부터 찾았습니다. 환전소는 입국심사전에 해야 합니다. 심사가 끝나고 공항을 빠져나오면 공항에서 환전은 하지 못합니다.



    입국 심사장을 통과하자 어떤 분께서 와이프에게 화한을 걸어줍니다. 이런 공항 서비스가 있었다니 첫 인상부터 아주 좋은데요? 보통 여성 관광객들에게만 걸어주는 모양입니다. 그것을 몰랐던 저는 화한을 걸기 위해 고개를 대고 있었으나 순간 찬 바람이 붑니다.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보이며 공항을 빠저 나오자 남반구 밤하늘의 별들이 우리를 반갑게 반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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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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