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일본과 한국을 차례대로 다녀갔습니다. 트럼프를 위한 만찬이 공개되면서 한, 일 양국으로부터 대접받은 새우에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중앙일보는 한, 일 양국이 트럼프에게 대접한 새우가 같은 종인 '닭새우'라고 밝혔는데요. 저는 이 기사를 오보로 판단하였습니다.

 

잘못된 기사가 나간 이후 아시아경제, 부산일보, 네이버 포스트 등 적잖은 기사가 오보를 인용하면서 계속해서 잘못된 기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제가 당장 기억하는 오보만도 몇 개는 되는데 아래는 그중 일부입니다.

 

- 트럼프 둘러싼 韓, 日 '새우 전쟁'...결국 먹은 건(중앙일보) [바로가기]

- '독도새우' 트럼프 만찬, 알고보니 한,일 '같은 새우' 대접(아시아 경제) [바로가기]

- 트럼프가 먹었다는 '독도새우'를 정리해 보았다.(네이버 포스트) [바로가기]

 

그렇다면 트럼프 만찬에 사용된 새우는 정확히 어떤 새우일까요? 정말로 언론사 기사에 나온 것처럼 한, 일 양국이 같은 새우를 대접한 것인지  알아봅니다. 

 

 

<사진 1> 표준명 도화새우(방언 독도새우)

 

<사진 1>은 청와대가 트럼프에게 대접했다는 독도새우입니다. 정식 명칭은 '도화새우'로 산 것은 마리 당 원가가 15,000원에 이를 만큼 값비싼 새우입니다. 사실 독도새우는 새우의 종류를 일컫는 말이 아니고 독도 근해에서 잘 잡힌다 하여 붙은 말입니다. 도화새우 말고도 가시배새우(일명 닭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일명 꽃새우) 등이 독도새우라 부릅니다. 그러므로 독도새우는 특정한 새우 종이 아닌 이 세 종류를 모두 아우르는 말입니다.

 

 

일본의 어류도감에도 표기된 '독도새우'

 

도화새우는 일본에서도 매우 값비싼 새우로 인식됩니다. 도감에는 한, 중, 일 세 나라가 부르는 명칭이 정리되어 있는데 보시다시피 '도쿠도에비(ドクトエビ)', 한자어로는 '독도(独島)'라 쓰여 있습니다. 청와대가 트럼프에게 독도새우를 대접하자 일본이 즉각 항의하기도 했는데요. 일본 언론사가 자막으로 독도새우라 표기하였듯, 일본 어류도감 등의 자료에도 일본이 그토록 싫어하는 단어인 '독도'를 일본어와 한자어로 친절하게 표시해 놓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는 이렇게 부르고 있다.' 정도의 취지인지는 몰라도, 인정하기 싫은 단어를 공식 자료에 표기하는 것 자체가 이미 독도의 존재를 인정하는 셈으로 보아도 무리는 없겠지요. 

 

 

<

<사진 2> 표준명 닭새우(일본명 이세새우)

 

 

한편, 아베 일본 총리가 트럼프에게 대접한 새우는 표준명 닭새우로 밝혀졌습니다. 일본에서는 '이세새우(伊勢えび)'라 부릅니다. 닭새우는 바닷가재(로브스터)와 비견될 만큼 큰 대형 새우입니다. 영명으로는 'Japanese spiny lobster' 만큼 로브스터와 비슷하게 취급되지만, 집게 다리가 없는 점에서는 로브스터와 차이가 있습니다.

 

새우는 아열대성 갑각류로 우리나라 근해에는 흔히 서식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닭새우'라 불리는 새우가 하나 있습니다.

 

 

 

 

<사진 3> 표준명 가시배새우(방언 닭새우, 독도새우)

 

바로 '가시배새우'입니다. 국내에서는 이 새우를 방언으로 '닭새우'라 부릅니다. 생긴 것이 꼭 닭벼슬같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인데요. 앞서 설명했듯이 시장 상인들은 도화새우와 가시배새우를 뭉뚱그려서 독도새우라 부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본 아베 총리가 트럼프에 대접했다는 커다란 닭새우. 청와대가 만찬으로 사용한 도화새우(일명 독도새우), 그리고 우리가 주로 횟감으로 먹는 가시배새우(방언 닭새우)이렇게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차이를 모른 채 새우 이름만으로 기사를 쓰면 아래와 같은 오류가 발생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첫 만찬에는 이세시 연안에서 잡힌 닭새우인 이세새우가 올라왔다. 독도 해역에서 잡힌 닭새우를 독도새우라고 하듯, 이세 연해에서 잡힌 새우는 이세새우라 부른다. 이세새우는 흔히 닭새우로 부른다. 머리가 닭의 볏을 닮았기 때문이다. 즉, 일본도 독도새우와 같은 종의 새우를 상에 올린 것이다.(부산일보)"

 

어쩌면 이러한 오류들이 표준명을 사용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기사에 어류나 수산물을 거론할 때는 '종의 구분'이 우선시 돼야 합니다. 종이 구분되기 시작하면, 지역 상인들이 주로 쓰는 말(방언) 등의 이름에서 겹쳐지는 오류를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이렇듯 트럼프가 일본에서 먹은 닭새우, 청와대에서 대접한 도화새우, 그리고 우리가 횟감으로 먹는 고급 새우인 가시배새우(방언으로 닭새우)는 종류도 재료의 성질도 심지어 크기에서도 많은 차이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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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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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릭이
    2017.11.13 10:2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이래서 기레기 소리를 듣는거죠...
    해당 주제의 대한 이런 기초적인 지식과 자료조사 없이 어떻게 기사를 쓰는건지...
  2. 2017.11.13 15:40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정확한 자료 감사합니다.
  3. 2017.11.14 13:45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저는 이전까지 도화새우를 독도새우라고 부르는 건 보지 못했습니다. 간혹 블로그나 매스컴에서 꽃새우(물렁가시붉은새우)를 독도새우라고 부르는 건 보았지만 새우 몸값을 올리기 위하여 귀하다는 의미로 붙인 별칭쯤으로 생각했는데, 예전부터 독도새우라고 불리웠던 게 맞나요?
    • 2017.11.14 14:50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예전이라고 해봐야 20년도 안 됐던 것 같습니다. 수년 전부터 독도새우로 알려졌지요. 독도 인근 그러니까 그많큼 멀고 청정해역에서 잡혀 싱싱하고 맛있으면서 귀하다는 마케팅을 해왔던 거겠지요. 도화새우, 가시배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 모두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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