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호찌민 구간에서의 아시아나 항공 기내식

 

호찌민 시내의 어느 호텔에 투숙

 

<성난 물고기>는 현재 EBS1에서 방영 중인 낚시 여행 다큐멘터리입니다. 시즌 1이 국내 위주의 낚시에 집중했다면, 시즌 2는 해외 낚시와 그 나라의 문화를 녹여낸 다큐에 약간의 예능을 접목한 형태라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지난번 몰디브 편에 이어 이번에는 베트남에서의 촬영 일기를 연재하겠습니다.

 

인천 호찌민 구간은 모처럼 국영기를 타고 왔습니다. 그러나 촬영 일로 국영기(아시아나, 대한항공)를 타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습니다. 3년 전에 바뀐 수화물 정책에 짐이 많은 촬영 스태프진들은 애를 먹어야 했습니다. 1인당 무게 제한은 물론, 1인 1수화물만 허용하는 바람에 촉박한 시간 속에서 박스 포장을 따로 비용을 들여가며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었죠.

 

우열 곡절 끝에 호찌민에 도착한 시각은 저녁 9시. 시내의 한 호텔에 여정을 풉니다. 이번 주 화요일을 끝으로 방영이 끝나서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번에도 저는 개그맨 강성범 씨와 호흡을 맞추었습니다. 몰디브와 다른 점이라면, 강성범 씨 매니저분도 동행했다는 점. 여기에 피디 두 분이 동행합니다.

 

그렇다면 방 배정은 대략 이렇게 되겠죠. 강성범 씨와 매니저가 한방을 쓰고, 피디님 두 분이 한방을 쓴다. 그럼 나는 지난 번 몰디브 때처럼 베트남 현지 코디네이터와 한방을 쓰게 되는. 

 

 

방에 들어왔는데 침대가 트윈이 아니고 더블 배드입니다. 갑자기 독방을 쓰게 된 것입니다. 현지 코디네이터가 20대 베트남 남성인데 갑자기 할아버지 상을 당해서(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대 여성으로 급히 변경되었던 것입니다.

 

 

여정을 푼 우리 팀은 호텔 근처에 있는 바로 향합니다. 근처에 클럽이 있는지 음악 소리가 아주 요란합니다. 여기에 계속 있다가는 귀청 떨어지겠네요.

 

 

 

"성난 물고기, 베트남 편을 위해 건배!"

 

이제 8박 9일의 쉽지 않은 여정이 시작될 참입니다. 지난번 몰디브에서는 하루 14시간씩 참치잡이 배를 타고 망망대해에서 적잖은 시간을 보냈는데요. 이번에는 또 어떤 시련과 변수가 우리 앞을 가로막을지 지금으로써는 예상이 안 됩니다. 해외에서 며칠간 촬영해 보니 그렇더군요. 이것도 배낭여행과 다를 게 없음을. 

 

굵직한 기획안이야 세우고 왔지만, 막상 현지에서 촬영하다 보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고, 반대로 우연히 얻어걸리는 장면도 있습니다. 고기야 잘 잡히면 좋겠지만, 안 잡혔을 경우를 대비해 다른 흥밋거리나 매력적인 그림을 충분히 촬영해 둬서 보여줄 만한 카드를 최대한 확보해 두는 것도 중요하겠고요.

 

물론, 그러면 그럴수록 우리 출연진들은 개고생하겠지만. ㅠㅠ 그저 물 흐르는 대로 몸을 맡기며, 그때그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너무 시끄러워서 가볍게 맥주 한 잔만 하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동남아 여행이라곤 홍콩과 필리핀이 전부라 이런 풍경마저도 제게는 별천지입니다. 호찌민은 하노이에 이어 제2의 도시치고는 밤거리가 제법 역동적입니다.

 

 

이곳은 '여행자 거리'라고 해요. 말 그대로 여행자가 좋아할 만한 그 무엇이 있나 싶었는데 뭐죠? 환락가도 아니고. 골목 입구에는 마사지 받으라고 팔짱끼며 호객하는 앳된 20대 여성들이 보이고, 주변은 대부분 춤추고 노는 클럽과 바들. (흠 이래서 남자들이 가는 여행지인가)

 

 

개인 여행이었다면 이런 길거리 음식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을 텐데 지금은 일행을 빨리 쫓아가야 합니다.

 

 

좀 더 들어가자 갑자기 때 샷이.. 모두 거리를 향해 앉아 왁자지껄 수다를 떨며 맥주를 마시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좋아요. 제 스퇄입니다. ^^ 하지만 우리의 피디님은 바를 좋아하시나 봅니다. 시끄러운 음악에 맞춰 가볍게 몸을 흔들며 맥주로 긴장을 푸는..

 

 

LARUE라는 라거 타입의 맥주인데 맛이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초입에 있는 바에서 간단히 맥주 한 잔씩 하고요. 시간이 늦었으니 서둘러 호텔에 투숙합니다.

 

 

호텔 조식

 

다음 날 아침. 베트남식으로 차려진 호텔 조식을 먹고 1일 차 촬영을 하러 나갑니다.

 

 

출근 시간의 호찌민시 거리

 

출근길 거리 풍경은 그야말로 아수라장. 자동차, 오토바이, 버스가 뒤엉킨 도로에는 횡단보도나 신호등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차들이 엉키지 않았고, 대범하게 도로를 건너는 사람들까지 제 눈에는 마냥 신기하면서도 불안해 보였습니다. 경적은 어찌나 울려대는지.

 

 

우리가 베트남에 머무는 동안에는 줄곧 밴을 타고 다녔는데요. 촬영 첫날은 베트남의 젖줄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긴 강인 메콩강에서의 낚시입니다. 가는 동안의 설렘을 담고자 밴에는 여러 대의 카메라가 설치 된 모습이죠.

 

 

호찌민에서 약 두 시간 반 정도 달려도 온 곳은 메콩 델타지역이 자리한 '빈롱'이라는 마을입니다. 빈롱은 '풍요로운 땅'이라는 의미를 가졌지요. 이곳은 여섯 개의 나라를 거쳐 수천 킬로를 횡단한 메콩강이 바다와 만나는 말 그대로 델타(삼각주) 지역. 그래서 어자원은 풍족하고, 토양은 기름져서 이곳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고 있지요. 촬영에 앞서 우리는 이곳에서 나는 어종과 미끼 등을 알아보기 위해 재래시장을 둘러보기로 합니다.

 

 

 

 

 

 

아무래도 저는 생선이나 건어물 앞을 그냥 지나칠 수 없나 봅니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상황에서 베트남의 건어물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이런 생선을 발견했습니다. 마치 심해에 사는 악마 물고기를 닮았는데요. 우리나라에도 '개소겡'이라고 이와 비슷한 물고기가 있습니다. 장어처럼 길쭉한데 생선 대가리가 꼭 저렇게 생겼습니다. 분포 지역에는 베트남도 포함되니 어쩌면 같은 어종일 수도 있겠군요. 

 

 

이곳에서 나는 민물 게? 바다 게? 하여간 이곳은 제가 모르는 수산물이 너무도 많습니다. ㅎㅎ

 

 

이건 민물고기로 보이죠. 통째로 말려서 파는데 이걸로 어떤 음식을 해 먹는지 궁금해집니다.

 

 

아케이드가 쳐진 내부로 들어오자 갑자기 생선 비린내가 훅하고 들어옵니다. 그만큼 다양한 수산물을 진열해 놓고 파는데요. 곧 있으면 도마에 올려질 두꺼비가 측은해 보입니다.

 

 

이곳에서 나는 가물치류로 보입니다. 베트남인들의 가물치 사랑은 대단하다고 합니다.

 

 

메콩강 하면 떠오르는 물고기, 바로 캣피쉬입니다. 팡가시우스 메기를 비롯해 다양한 종이 서식하는데요.

 

 

이 녀석은 '스와이 피쉬(Swai Fish)'라고 팡가시우스 메기와 사촌뻘 정도 되는 물고기입니다. 대량 양식을 하고 있으며, 주요 수출 품목이기도 합니다. 이곳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없어선 안 될 주요 식재료고요.

 

 

시장 한구석에 있는 어느 식당입니다. 수조에는 우리나라와 달리 민물고기가 가득한데요. 손님으로부터 주문이 들어오자 곧바로 물고기를 잡습니다. 주로 튀김이나 찜, 탕 요리를 할 텐데요.

 

 

큰징거미새우

 

수조에는 어른 손바닥보다 커 보이는 큰징거미새우가 들었습니다. 실제로 보면 무슨 민물 새우가 이리도 클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죠. 베트남과 태국에서는 이 녀석을 대량으로 양식하니 덩치에 비해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바다 새우처럼 굽거나 튀겨먹는데 크기만큼 살도 많고 맛도 담백해 인기가 높죠.

 

 

화이트 틸라피아

 

이 녀석은 개량 품종인 화이트 틸라피아입니다. 자연계에서는 서식하지 않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색으로 품종을 개량해 대량으로 양식되는 생선인데 이 역시 이곳 사람들에게는 없어선 안 될 귀중한 먹거리입니다.

 

 

메콩강

 

우리는 드론 촬영을 위해 메콩강에 다가갔습니다. 물색 좀 보세요. 항상 시퍼런 바다에서만 낚시하다 이런 물색을 보니 적응이 좀 안 됩니다.

 

 

드론을 띄우는 피디님

 

이날 우리는 메콩강 낚시 전문가인 현지 낚시꾼을 섭외해 배를 타고 나가기로 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낚시 시간은 단 세 시간뿐. 드넓은 메콩강에서 어떤 어종을 낚을지, 무슨 낚시를 하게 될지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입니다.

 

 

베트남식 돼지고기 덮밥인 껌승

 

곧 있으면 해가 집니다. 밥 먹을 시간이 없어 시장에서 도시락을 사다 배에서 먹는데요. 뭔데 이렇게 맛있죠? 알고 보니 한국인들이 호찌민으로 여 행오면 한 번쯤 먹어봐야 한다는 베트남식 돼지고기 덮밥 '껌승'입니다.

 

껌승에는 느억맘(생선을 발효한 베트남 전통 소스)을 살짝 붓고 엇싹(베트남 고추)을 곁들여 먹는데요. 단출하지만, 맛이 꼭 연탄불에 구운 돼지고기라 입에 착착 달라붙습니다. 동남아에서 먹는 밥 하면 날아다니는 길쭉한 쌀을 떠올리는데요. 베트남은 우리가 먹는 쌀과 모양과 찰기까지 매우 흡사합니다. 그나저나 배가 많이 고팠나 봅니다. 도시락이 몇 개 남길래 혼자 두 개를 먹어버렸습니다. ^^;

 

 

메콩강 낚시 가이드가 가져온 미끼입니다. 곡물에 생선 냄새가 나는 가루를 섞은 듯한데요. 설마 이걸로 떡밥 낚시를?

 

 

떡밥 낚시였군요. 추에 바늘 하나가 전부인 채비인데 이렇게 떡밥을 바늘이 보이지 않게 꿰어 바닥으로 내리기만 하면 되는 낚시입니다. 그렇다면 대상 어종은 뻔하겠지요. 메기과 어류. 

 

 

저는 메콩강 낚시라고 해서 단순히 강 한가운데서 하는 낚시겠거니 생각했는데 막상 현지꾼이 안내한 곳은 부레옥잠이 무성한 구석진 곳입니다.

 

 

메콩강에서 메기를 낚다

 

시작하자마자 메기가 낚였는데요. 제가 낚은 것이 아닙니다. 이곳 현지 가이드가 시범으로 보여준다며 채비를 내렸는데 5분도 안 돼서 이런 큼지막한 메기가 걸려든 것입니다. 그걸 받아서 기념 촬영을 한다니 표정은 웃고 있는데요. 

 

 

원래는 이런 표정입니다. 이렇게 큰 메기는 처음 볼뿐더러 몇 가닥으로 난 수염이 마치 촉수처럼 움직여서 징그러웠어요. 괜히 만졌다가 쏘이고 그런 건 아니겠지요? (갑자기 바닷물고기인 쏠종개가 생각 나서) 가이드는 만져도 안전한 생선이라고 합니다.

 

 

성범이 형도 메기를 건네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나서야, 방송 카메라에 빨간 불이 켜지기 시작합니다. 낚시 방법을 알았으니 지금부터는 현지 가이드가 아닌 우리(출연진)가 잡아내야 할 차례.

 

그리곤 2~3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부레옥잠이 무성한 밭을 뚫고 채비 내리는 게 쉽지 않습니다. 사이사이 구멍을 잘 노려 그곳에 정확히 채비를 투척하는 것이 꼭 방파제 구멍치기와 닮았는데요. 처음에는 가이드가 쉽게 잡아 올리길래 이날 메기 좀 잡겠구나 싶었는데 웬걸요. 한 마리도 못 잡았습니다. 입질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후킹이 제대로 돼서 낚아 올린 상황이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메콩강에서의 낚시는 방송에 쓰지 못했습니다.

 

 

포인트를 옮기자고 하자 '확실한 장소'가 있다며 가두리 양식장으로 안내합니다. <성난 물고기>를 촬영하러 머나먼 베트남까지 왔는데 양식장에서 낚시라니. 야생에서 자연산을 낚는 것이 기본 모토인 우리로서는 가이드의 호의를 거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무는 메콩강과 양식장

 

보라색으로 물든 메콩강의 낙조

 

아쉽지만, 메콩강 낚시는 가볍게 워밍업했다 샘 치고요. 우리는 다음 일정을 위해 호찌민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가면서 바라본 메콩강의 낙조는 어디서도 보기 드물 정도로 환상적이었습니다.

 

 

반대편 풍경

 

해가 떨어지면서 하늘은 보라색에서 주황색으로 다양한 표정을 보여줍니다. 햐~그림이 따로 없어요. 제가 비록 민물낚시를 썩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말로만 듣던 메콩강에서 낚싯대를 드리운 것만으로도 귀한 경험을 했습니다.

 

사실 1일 차 촬영은 기획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원래는 메콩강 수상마을을 찾아가 수상가옥을 둘러보고, 강 위에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보트도 보고, 그물질하는 어민들 모습 하며, 생선을 다듬거나 가지고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찍으면서 그들과 말도 섞고 재미있는 상황이 나오길 고대했는데요.

 

역시 현지에 도착하면 변수가 너무도 많습니다. 다음 날은 호찌민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어촌마을 붕따우로 이동해야 하니 첫날 일정은 여기서 마무리합니다.(다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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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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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1.23 20: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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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기만 해도 힐링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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