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낚시 입문자를 위한 이야기. 오늘은 '낚시 물고기 살려두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에 관해 알아봅니다.

 

낚시로 잡은 물고기를 최대한 살려두는 것. 낚시인들에게는 숙명과도 같을 것입니다. 특별히 '캐치앤릴리즈'를 하지 않는다면, 바다낚시는 민물낚시와 달리 생선회로 즐기고 반찬감으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낚시하는 시간 동안 생선이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동원됩니다. 대표적으로 어떤 방법이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법이 가장 효율적인지 알아봅니다.

 

 

부력망은 가장 자연에 가까운 환경에 살려둔다는 장점이 있다

 

1. 부력망

생활 낚시꾼이라면 저마다 부력망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저도 낚시 입문하고 처음 몇 년 동안은 부력망을 선호했습니다. 부력망의 최대 장점은 잡은 고기를 '활어 상태'로 보관하기 용이하다는 점입니다. 횟감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집까지 살려서 가져가지는 못하더라도 낚시를 마치고 기본적인 전처리(횟감 처리를 위한 피와 내장 제거)를 하게 될 때까지만이라도 살려둔다면, 가장 자연에 가까운 환경에 살려두는 것이므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활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낚시로 잡은 활어가 죽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불충분한 산소 공급이고, 두 번째는 수온 유지가 어렵기 때문인데 특히,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부터는 살림통(라이브웰)이나 두레박처럼 고기를 가두어 두는 장소는 수온이 급격히 높아져 폐사율을 높입니다. 중간에 해수를 갈아주거나, 그조차 여의치 않다면 뚜껑을 덮어 햇빛을 차단해 주는 것이 차선책입니다. 그런 점에서 부력망은 최선이 될 수 있습니다.

 

 

<사진 1> 부력망의 최대 단점은 부실한 내구성이다

 

<사진 2> 내구성을 보완하고자 필자는 케이블 타이를 여러 번 묶어서 사용한다

 

그렇다고 부력망이 마냥 최선책이 되지는 않습니다. 부력망의 몇몇 단점은 사용자로 하여금 굉장히 피곤하게 하고 이중지출까지 발생시킵니다. 가장 큰 단점은 내구성입니다. <사진 1>에서 보시다시피 부력망은 거친 필드 상황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찢기고 파손됩니다. 때문에 저는 부력망에 케이블타이를 수십 번 동여 매는튜닝으로 내구성을 보완하곤 합니다. 부력망을 쓰면 불리한 상황, 어떤 것이 있을까요?

 

1) 포말 및 너울파도가 치는 험한 갯바위

2) 따개비나 거북손 같은 부착생물이 많이 붙은 갯바위

3) 벵에돔, 학공치, 또는 등푸른생선 같은 마릿수 낚시

4) 수달 출몰 지역

 

1)번의 경우는 부력망이 특별히 훼손되지는 않으나, 그 안에 가두어진 고기들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순간적으로 2~3m씩 오르락내리는 너울에 고기가 멀미한다고 표현될 만큼, 수면에서의 거친 포말과 너울파도는 활어를 싱싱하게 보관하기에 불리한 여건입니다.

 

2)번은 낚시를 마치고 부력망을 끌어올릴 때인데 이때 갯바위에 붙은 부착생물로 인해 망이 찢기거나 훼손됩니다. 또한, 고기를 낚을 때마다 부력망을 끌어올려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습니다. 그래서 마릿수가 되는 대상어를 노릴 때는 부력망보다 아래에 소개하는 살림통(라이브웰) + 기포기 조합이 낫습니다. 4)번과 같이 수달 출몰 지역이 있습니다. 주로 경남과 전남 일부 도서 지역 갯바위가 그러한데 잘 모르고 부력망을 띄웠다간, 어렵게 잡은 고기를 모두 수달에게 헌납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력망을 썼을 때 효율적인 상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감성돔같이 마릿수 낚시가 아닐 때

2) 환경 적응력이 좋은 락피쉬(우럭) 낚시

3) 방파제 석축 및 테트라포드 낚시

4) 바다가 잔잔한 내만권 갯바위 낚시

 

 

<사진 3> 라이브웰의 장점 하나, 사용자와 동선이 가까워 고기를 잡으면 속전속결 뒤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2. 라이브웰 살림통

주로 원도권 갯바위를 다니는 낚시인이라면 부력망보다 라이브웰을 가지고 다닐 것입니다. 라이브웰은 말 그대로 물고기를 살려두는 물칸입니다. 제품에 따라 기포기를 한 대에서 두 대까지 장착할 수 있으며, 낚싯대 꽂이와 수납공간 같은 부가적인 편의성도 갖춥니다.

 

가장 큰 장점은 <사진 3>에 알 수 있듯이 사용자와의 동선입니다. 앞서 소개한 부력망의 경우 고기를 잡을 때마다 밧줄을 끌어 올려야 하지만, 라이브웰은 늘 지척에 두고 있어 뒤처리가 빠르고 편리합니다.

 

 

<사진 4> 라이브웰의 장점 둘, 철수 후 도보나 차량 이동 시에도 계속해서 살려둘 수 있다는 점이다

 

포말이나 너울 파도의 영향도 받지 않으며, 기상 악화를 비롯해 파도밭에서의 낚시에서도 고기 보관이 용이합니다. 또한, 철수 후 이동 시에도 일정 분량의 해수를 넣어 다닐 수 있어 집이나 숙소까지 살려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라이브웰을 이용해 가거도에서 서울까지 살려간 적도 있습니다. 라이브웰을 이용할 때는 몇 가지 팁을 알아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1) 기포기마다 커버할 수 있는 해수 용량이 있으니 이에 맞는 적정 해수만 담는 것이 요령이다. (해수를 많이 담으면 오히려 불리하다.)

2) 얼음 생수를 넣어줌으로써 여름철에는 수온을 낮추어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겨울에는 가사 상태에 빠트려 가지고 올 수 있다.

3) 품질 좋은 기포기 돌(산소를 발생시키는 장치)을 따로 장착하면, 기포기 성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때문에 활어로 공수해야 할 횟감용이 낚시 대상어라면 라이브웰이 유리합니다.  

 

 

<사진 5> 기포기

 

라이브웰은 여러 가지 편의성과 장점이 많지만, 그만큼 단점도 있습니다. 

 

1) 가격이 비싸다.

시중에 판매되는 라이브웰 살림통은 3~10만 원대의 가격을 형성합니다. 부력망에 비하면 2~4배 이상의 가격 차이까지 벌어집니다. 여기에 기포기를 한 대 정도 마련하려면 3~8만 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듭니다. 이중 지출을 피하면서 성능 좋은 기포기를 구입하려면 최소 5만 원 이상인 제품을 권하는데, 그랬을 경우 라이브웰과 기포기 한 세트를 구성하려면 보통 10만 원은 넘어갑니다. (물론, 한 번 구입하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장시간 낚시에 취약하다.

낮 기온이 부쩍 오르는 여름, 수온이 높은 가을에는 라이브웰의 수온 관리를 잘 해주어야 합니다. 기포기를 틀었는데도 고기들이 빌빌거린다면, 그것은 기포기 용량을 초과하는 해수의 양이 담겼거나 혹은 고기가 너무 많이 담겼거나, 수온이 올랐거나 셋 중 하나입니다.

 

보통은 수온이 오르는 경우로 인해 (덮개를 씌워주었다고 해도 한낮의 뜨거운 햇볕을 막을 방도는 없다.) 고기들이 폐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빈번히 일어납니다. 이 경우는 중간중간 해수를 갈아주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하며, 얼음 생수를 하나 정도 띄워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가끔 라이브웰보다 큰 고기가 잡혀 곤혹스러울 때도 있다

 

그리고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라이브웰보다 큰 고기가 잡혀 공수에 어려움을 겪은 적도 있기는 합니다. ^^; 이 경우는 아래의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주로 돌돔 낚시에 사용되는 부력 꿰미

 

3. 부력 꿰미

부력 꿰미는 좀 전에 보았던 대물 광어, 대물 감성돔, 그리고 대물 돌돔이나 참돔 처럼 많이 잡아야 3~5마리 조과가 예상되는 큰 대상어를 잡을 때 사용합니다. 꿰미를 사용할 때 주의할 부분은 입으로 넣어 아가미로 관통하는 것이 아니라, 아래턱에 구멍을 내어 관통하는 것입니다. 아가미는 물고기의 호흡 기관으로 그곳에 꿰미를 관통시키면 호흡을 방해하거나 상처를 내기 때문에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부력 꿰미는 부력망과 비슷한 원리로 부력재를 이용, 바다에 띄워 철수할 때까지 가장 싱싱하게 살아있도록 돕습니다. 다만, 이것도 부력망과 마찬가지의 단점을 가집니다. 너울 파도 등 필드 상황이 험하거나 갯바위에 부착생물이 많아서 끌어올릴 때 방해가 된다면, 차라리 라이브웰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딱 이 정도의 규모와 환경이 고기 보관에는 최적의 환경이다

 

4. 갯바위 물칸

앞서 부력망과 라이브웰의 장단점을 소개하였지만, 이 둘의 장점이 모두 발휘되는 공간도 있습니다. 바로 자연적으로 형성된 갯바위 물칸입니다. 다만, 이 경우는 완전히 고여있거나 오염된 물칸이 아닌, 지속적인 파도로 해수를 공급받거나 또는 물칸에 다양한 수생식물(해초나 이끼 등)이 자생해 산소 공급이 원활한 곳을 말합니다.

 

그랬을 때 갯바위 물칸은 부력망과 라이브웰의 장점을 합친 완벽한 공간이 됩니다. 철수 때까지 활어를 가장 싱싱하게 보관하기에는 이만한 공간도 없을 것입니다. 다만, 갯바위 물칸도 어찌할 수 없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칸이 너무 넓어 고기 회수에 어려움을 겪자, 물을 일일이 퍼내기도 했다

 

때로는 넓은 물칸에 물고기를 풀어놔서 다시 회수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또한, 벵에돔처럼 돌 틈이 보이면 무조건 머리부터 박거나 몸을 비틀어 숨기려는 습성이 있는 대상어도 회수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가장 큰 단점은 고기 보관에 적절한 갯바위 물칸이 늘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포인트 환경에 따라 원하는 물칸이 없을 때가 많으며, 자리가 높은 갯바위일수록 깨끗한 해수를 공급받을 확률이 적고, 오히려 오염되어 있을 확률이 높으므로 그런 곳은 차라리 라이브웰이나 부력망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 6> 선사에서 제공하는 망 형태의 개인 어창

 

5. 선상낚시에서 고기 보관법

광어나 돔 종류는 어창(바닷물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선상 물칸)에 보관하는 것이 최선인데, 한 배에 여럿이 탈 때는 자신이 잡은 고기를 식별하기가 어려워 보통은 케이블 타이로 표시하는 편입니다.

 

갑오징어와 주꾸미는 잡은 즉시 쿨러로 직행하기도 하지만, 횟감을 염두해 철수 때까지 살려두고 싶다면 선사에서 제공하는 망태기 형태의 개인 어창에 살려두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사진 7> 선상낚시에서 주로 쓰는 살림통 형태의 개인 어창

 

망에 살려두다가도 먹물을 빼야 하는 갑오징어의 경우는 <사진 7>과 같이 통에 담아 30분에서 1시간가량 담아서 먹물을 뺄 수 있습니다. 이 밖에 횟거리 장만을 염두한 두족류(무늬오징어, 갑오징어, 한치)는 잡은 즉시 오징어 신경 마비(이까시메)를 해서 쿨러에 보관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관련 글 : 무늬오징어 회 뜨는 방법 및 신경절단)

 

 

<사진 8> 가장 보편화된 방법으로 쿨러에 보관, 이 경우 싱싱한 선어 횟감으로 가져올 수 있다.

 

한치와 갈치, 볼락, 열기, 우럭, 가자미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어종을 선상낚시로 잡습니다. 이럴 때 쿨러만큼 편리한 방법도 없습니다만, 쿨러는 횟감용보다 반찬용으로 잡을 때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가령, 우럭 선상낚시의 경우 전처리(횟감 처리를 위해 피와 내장을 제거하는)를 하지 않은 우럭을 쿨러에 두었다가 집에서 회를 뜬다면, 고래회충 감염에 노출될 수도 있습니다. 고래회충 감염 빈도가 높은 횟감용 어종은 고등어, 우럭, 쥐노래미, 붕장어, 살오징어(일반 오징어), 그리고 아주 가끔이지만 무늬오징어와 한치, 갑오징어도 해당합니다.

 

이러한 어종을 횟감으로 공수할 때는 반드시 잡은 즉시 피와 내장을 빼서 쿨러에 담아두길 당부합니다. 제가 선상낚시를 할 때는 막판에 잡힌 우럭 2~3마리만 <사진 7>에 보이는 물칸에서 피를 빼두었다가 내장까지 제거하고 쿨러에 집어넣는 편입니다. 가장 싱싱할 때 즉살 및 전처리를 시행한 것이므로 집으로 가져올 때는 횟감용으로 적절한 상태가 됩니다.

 

꼭 선상이 아니더라도 학공치, 고등어, 임연수어 등 활어 공수가 어렵거나 오래 살지 못하는 어종을 낚을 때는 쿨러가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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