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따뚜이 소스를 곁들인 벵에돔 스테이크

 

벵에돔으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다 보니 이제는 스테이크까지 하게 되었네요. ^^;

 

벵에돔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근사하면서 맛깔스러운 요리는 없는지 고민하던 중 생선 스테이크가 생각났고, 생선 스테이크는 역시 '소스빨'이 중요한 만큼 어떤 소스와 매칭해 볼까 고민하다가 라따뚜이와 딜크림소스로 궁합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반드시 벵에돔일 필요는 없다는 것! 광어, 대구 같은 부드러우면서 풍미가 있는 흰살생선이면 뭐든지 가능합니다.

 

 

<사진 1> 라따뚜이 소스 재료

 

#. 라따뚜이 소스 만들기

'라따뚜이(ratatouille)'는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 대표 요리입니다. 가지와 호박, 피망, 토마토 등을 허브와 함께 오븐에 구워낸 무척 건강하고 맛깔스러운 채소 요리죠. 여기서는 벵에돔 스테이크와 궁합을 맞추기 위해 라따뚜이를 '소스화' 하겠습니다.

 

- 라따뚜이 소스 재료

가지, 주키니 호박, 양파, 파프리카 2가지 색, 토마토 퓌레, 다진 마늘 1큰술, 올리브유, 소금 약간, 후추 약간, 타임(또는 로즈마리) 약간,

 

※ 꾼의 레시피 참고(매우 중요)

1) 계량은 밥숟가락과 종이컵으로만 합니다. 1큰술 → 수북이 풉니다. 1숟가락 → 적당히 깎아서 씁니다.

2) 가지, 주키니 호박, 양파, 파프리카 2가지 색, 토마토 퓌레는 모두 1 : 1 : 1 : 1 : 1 비율로 준비합니다.

 

라따뚜이 소스 재료는 <사진 1>과 같이 잘게 썰어 준비합니다.

 

 

팬에 올리브유를 적당히 두르고 <사진 1>을 모두 붓습니다. 소금과 후추로 적당히 간 한 뒤 불은 중간 불로 맞춥니다.

 

 

토마토 퓌레를 넣고 중간 불에서 수 분간 저어주면 채소에 물이 나오면서 몽글몽글 익어갑니다.

 

 

채소가 물렁물렁해질 때까지 볶고 난 뒤 믹서기에 담습니다. 이 상태에서 타임(또는 로즈마리)을 적당히 넣고, 올리브유 3숟가락을 넣습니다.

 

 

그리고 갈아줍니다. 너무 뻑뻑하다 싶으면 물을 살짝 넣어 농도를 조절하는데요. 사실 이 부분은 사용된 토마토 퓌레에 따라 달라집니다. 시중에 파는 토마토 퓌레는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는 것과 다소 뻑뻑한 것이 있는데요. 어떤 제품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소스 농도가 달라집니다. 저는 다소 묽은 퓌레를 사용했기 때문에 추가로 물을 넣지는 않았습니다.

 

 

완성된 라따뚜이 소스

 

이제 라따뚜이 소스가 완성되었습니다. 맛을 보고 싱거우면 소금을 추가해도 됩니다. 소스는 그릇에 담아 잠시 둡니다.

 

 

<사진 2> 완성된 딜 레몬크림 소스

 

#. 딜 레몬크림 소스 만들기

딜 레몬크림은 생선 스테이크에 매우 잘 어울리는 소스입니다. 5분이면 만들 수 있을 만큼 간단하죠.

 

- 딜 레몬크림 소스 재료

딜 3뿌리, 레몬즙(또는 레몬주스) 1/4컵, 생크림 1컵, 소금 약간, 후추 약간

 

1) 달군 냄비에 생크림을 붓습니다. (주의 : 센 불에 냄비를 달궈야 합니다.)

2) 이어서 레몬즙(혹은 레몬주스)을 붓습니다.

3) 소금, 후추로 간 합니다. 불은 계속해서 센 불을 유지합니다.

4) 딜은 줄기를 제외한 잎을 손으로 뜯어서 넣습니다.

5) 센 불이라 시종일관 잘 저어주어야 합니다. 이 상태에서 몇 초 정도 졸이고 그릇에 담습니다.

 

 

 

#. 벵에돔 스테이크 만드는 방법

오늘의 주인공인 벵에돔입니다. 여기서는 벵에돔을 사용했지만, 농어, 광어, 대구 등 생선 스테이크에 어울리는 흰살생선이면 뭐든 가능합니다.

 

- 벵에돔 스테이크 재료

벵에돔, 올리브유, 버터, 타임, 소금 약간, 후추 약간

 

- 곁들일 가니쉬

아스파라거스, 어린샐러드, 건 크랜베리(선택) 

 

 

모름지기 스테이크 재료라 포를 뜨고 순살 상태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니 시중에 토막 난 흰살생선을 구매한다면 훨씬 편리합니다. 생선 스테이크는 바삭한 껍질 감이 중요한 만큼 껍질이 붙은 생선을 구입하길 권합니다.

 

스테이크를 만들기 위한 생선을 손질하는데 그 과정은 회 뜰 때와 같습니다. 먼저 대가리와 몸체를 분리하기 위해 사진과 같이 칼집을 냅니다. 뒷면도 똑같이 내주세요. 그러면 단단한 척추뼈만 생선 대가리를 지탱합니다. 여기서 칼턱(칼 뒤꿈치)을 척추에 대고 손바닥으로 내리치면

 

 

몸체와 대가리가 깔끔히 분리됩니다. 대가리는 스테이크에 사용되지 않으니 모아다 탕감으로 쓰면 되겠습니다.

 

 

이후의 작업은 생선회 뜨기와 동일합니다. 여기서는 간략하게 번호로 설명하겠으니 회뜨기에 관한 자세한 글은 여기를 참고해 주세요.

(관련 글 : 생선회 뜨는 방법)

 

1) 생선포를 뜹니다. 일식에서는 '삼마이오로시'라 불리는 바로 그 작업입니다.

2) 갈비뼈를 발라냅니다.

3) 지느러미가 붙은 살(옆 라인)을 정리합니다.

4) 칼로 껍질 표면을 긁어주어 미처 제거되지 못한 비늘을 비롯해 불순물을 제거합니다.

 

 

물에 씻지 말고 키친타월로 두드리듯 닦아낸다

 

이렇게 손질한 생선포는 물에 씻지 말고 키친타월로 두드리듯 닦아줍니다.

 

 

잔가시를 제거한다

 

이렇게 포를 뜨면 어종을 불문하고 정중앙에는 반드시 잔가시가 박혀 있습니다. 이 가시는 원래 척추에 연결된 것으로 평소에는 살을 지탱해주는 역할인데, 좀 전에 포를 떴으니 끊어지면서 살 속에 박힌 겁니다. 이러한 잔가시는 어종에 따라 8~15개 정도 박혀 있습니다.

 

생선 스테이크를 100% 순살로 만들려면 조리용 핀셋을 이용해 잔가시를 뽑아야 합니다. 이 작업이 서툴면 살이 뭉개지는데요. 조만간 잔가시를 제거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올리겠습니다. 우선은 조리용 핀셋으로 잔가시를 뽑습니다.

 

 

포를 뜬 벵에돔은 사진과 같이 촘촘하게 칼집 냅니다. 이어서 소금과 후추로 밑간해주고요.

 

 

뒤집어서 똑같이 밑간해줍니다. 여기까지 했다면 생선 스테이크의 8할은 완성된 겁니다. 집에서 생선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기가 까다로운 것은 소스와 재료 준비 때문이겠지요. 이 과정이 조리 시간을 다 잡아먹습니다. 자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구워봅시다!

 

 

아스파라거스를 굽는다

 

가니쉬는 아스파라거스를 준비했습니다. 국산 아스파라거스는 줄기가 가늘고 부드러워 그냥 사용해도 되지만, 외국산은 밑둥이 억세기 때문에 밑둥 일부는 잘라내고 억센 줄기는 감자 깎는칼로 깎아내야 합니다.

 

아스파라거스는 충분히 달군 팬에 올리브유(엑스트라버진 X, 퓨어 O)를 두르고 살살 돌려가면서 구워주면 됩니다. 역시 소금, 후추로 밑간해주는 것 잊지 마시고요.

 

 

이어서 오늘의 주재료인 벵에돔을 굽습니다. 스테이크는 연기가 날 정도로 달군 팬에 구워야 껍질 시어링이 제대로 됩니다. 팬을 달구고 연기가 나면 올리브유를 충분히 두릅니다. '고열 조리'이므로 올리브유는 당연히 엑스트라버진이 아닌 퓨어를 사용합니다. 올리브유를 충분히 두를수록 바삭한 껍질 감이 살아납니다. 참고로 생선을 구울 때는 껍질 면부터 굽습니다.

 

 

문제는 껍질이 오그라들면서 생선포가 돌돌 말리는데요. 그대로 놔두면 껍질이 바싹하게 익지 않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려면 오그라드는 생선포를 재빨리 뒤집개로 눌러주는 겁니다. 부침개 부치듯 꾹꾹 눌러서 껍질 면이 최대한 기름에 닿게 해 튀겨지듯 익히는 것이 생선 스테이크의 포인트입니다.

 

조리 시간은 생선 두께에 따라 다른데 이 정도 두께면 센 불에 1분 30초가량 꾹꾹 눌러서 익힌 것 같습니다.

 

 

생선 익힘의 총합이 약 70~80%가 되면 뒤집습니다. 버터 1~2큰술을 넣어주고요. 불은 중약불로 낮춥니다.

 

 

타임을 넣어 준 뒤 숟가락을 이용해 버터를 스테이크에 여러 번 끼얹어 줍니다. 단면을 보면 생선이 얼마나 익었는지 알 수 있는데 보통 이 정도 구워내면 충분히 익고도 남을 겁니다.

 

 

완성된 벵에돔 스테이크(1인분)

 

1인분으로 세팅하면 이런 모습입니다. 접시에 라따뚜이 소스(살짝 데핍니다.)를 한 국자 올리고, 아스파라거스를 깔고 그 위에 벵에돔 스테이크를 올립니다. 샐러드와 크랜베리를 올리고, 마지막으로 딜 레몬 크림소스(역시 살짝 데핍니다.)를 1~2숟가락 끼얹으면 완성입니다. 어린잎 샐러드에는 가장 기본적인 발사믹 드레싱을 뿌리면 무난하겠네요.

 

 

이 정도면 벵에돔의 근사한 변신이라고 해도 될까요? ^^;

 

하지만 이렇게 만들면 누구 코에 붙이죠? 저는 이 요리의 비주얼을 좀 더 끌어올리기 위해 골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레스토랑도 아닌데 굳이 이렇게 먹을 이유는 없었던 것.

 

한창 벵에돔으로 스테이크 만들기에 열중했을 당시, 우리 집 냉동실에 있는 벵에돔 10마리가 스테이크에 희생되었습니다. 위 사진도 그러한 시행착오를 거친 것인데요.(레스토랑 낼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짓을 하는지 가끔은 저 자신도 이해 못 할 때가 ^^;;) 

 

이번에는 처형댁 식구들을 초대해 초대형 스테이크를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5~6인분짜리 벵에돔 스테이크

 

같은 소스 같은 방법이지만, 스케일은 조금 더 커졌습니다.

 

 

이 음식에는 35cm급 벵에돔이 무려 4마리나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의 접시가 정말 큰 겁니다. ^^;)

 

 

5~6인분짜리 벵에돔 스테이크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순간

 

스테이크라고 굳이 폼나게 먹을 필요 있을까? 앞접시에 가져다 대충 썰어먹어도 맛있는 것이 생선 스테이크. 특히, 라따뚜이 소스가 인상적인데요. 스테이크외에 다른 음식에도 활용 가치가 높아 보입니다.

 

벵에돔을 스테이크로 해서 먹어본 소감은 "일단 맛있습니다." 버터와 타임 향이 밴 순살 구이를 풍미가 진한 라따뚜이 소스와 곁들이니 맛이 없으려야 없을 수 없는데요. 조금 더 냉정히 평가하자면, 껍질의 바삭함과 속살의 촉촉함,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에서는 광어나 농어가 한 수 위입니다.

 

서양에서 광어(할리벗)와 농어 종류를 스테이크로 즐겨 쓰는 것도 껍질과 속살 질감을 극명히 낼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저는 벵에돔으로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는 특별한 경험에서 감사함을 느낍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광어나 농어, 대구 같은 생선으로 만들어 드시기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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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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