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주차금지 표시


    요즘 동네 골목마다 주차공간이 없어서 매번 힘들지 않으신지요?

    그것이 싫어서 내 돈 내고 거주자우선주차 공간을 확보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당첨 되기가 쉽지 않아요. 결국 남의 집 담장에 주차했다가 한밤중에 차 빼달라는 전화에
    나가서 차를
    빼주곤 합니다. 하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였고 골목마다 빼곡히 들어선 차량들 때문에 20~30분 정도는 해매
    는건 일상이 되어버렸어요. 그러다가 왠일로 빈공간이 있어 차를 대려고 보면 장애물이 있고...
    결국 댈 곳이 없어
    노상주차를 하다 딱지를 떼기도 하구요. 그러고 산지 수년째 되어갑니다.

    사실 거주자우선주차가 아니더라도 남의 집 담장에 차를 대기가 무척 조심스럽더라구요.
    댔다가 전화오면 빼줘야 하고, 반대로 저희집 담장에 외부차량이 들어서 있으면 양해를 구하고 차를 빼달라거나 
    아니면 걍 양보하고 제가 주차공간을 찾아 헤매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요새는 차 하나 대는게 너무나 힘들어요. 예전엔 대낮에 한두대 정도 댈 공간은 있었는데
    지금은 겨울이라 그런지 
    한낮에도 이렇게 댈 공간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주차전쟁이예요.

    오랜 세월동안 지켜져 온 이웃간의 암묵적인 룰로 지금의 주차문화는 차댈 자리가 거의 정해져 있더랍니다. 
    그리고 그 자리는 먼저 대는 자가 임자지만 행여나 밤 늦게라도 오는 날엔 주차공간이 없어서 동네 구석구석을 해매고 다녀야 하는데
    저 뿐만 아니라 동네에 사는 이웃들 모두가 그런식으로 주차난을 해결해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수년동안 한자리를 꿋꿋하게 지키며 단 한번도 자리를 내주지 않은 용자가 있습니다. 

    저 사진에 보이는 스타렉스 차량입니다.
    그리고 바로 옆은 제가 살고 있는 집인데요. 제가 6년동안 살면서 지켜 본 결과 저 스타렉스가 다른 차량에게
    자리를 내준것을 단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물론 이곳은 거주자우선주차 구역도 아니랍니다. 

    다른 곳은 먼저 주차된 차량들로 매꿔지지만 이 자리만큼은 스타렉스가 6년 이상 독차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보통 집앞 주차공간을 혼자 쓰기 위해 온갖 장애물을 놔두는 이기심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폐타이어, 페인트통, 콘크리트 장애물등 그 종류도 각양각색입니다.
    그런데 이 차주인은 좀 다르더군요.




    바로 오토바이 입니다.

    전날 눈이 많이 내려서 차량이 출차한 자리엔 눈이 안쌓였죠.
    제가 유심히 지켜 본 결과 한달에 두세번 정도 출차를 하더랍니다. 그리곤 그럴때마다 저렇게 오토바이를 세워놓습니다.




    이런식으로 혼자서 6년 이상 사용해 온 것입니다.

    주변의 이웃들은 매일같이 주차공간이 없어 눈에 불을 키고 주차공간을 찾으러 동네 뺑뺑이 도는 동안
    이 분은 오토바이 한대를 이용해 수년간 주차공간을 독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쯤되니 어디 사시는 분이신지 궁금하더라구요.
    기껏해야 한달에 두 세번 밖에 출차를 안하니 주인 얼굴 보기 참으로 어렵더랍니다.
    그러다 한번은 낚시를 마치고 돌아오는 새벽녘에 차 주인을 목격하였던 것입니다.
    중견부부로 보이는 한쌍이 차에서 내리더니 어디론가 가버리던데 우리 건물에 사시는 분이 아닌 다른 연립주택에 사는 분이더라구요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이 골목길에 차를 댈 수 있는 공간은 딱 3곳인데요.

    1번은 저렇게 장애물을 놔둬서 주차할 수 없었고 보통 2번과 3번에서 자리가 나오면 얼른 들어가 주차를 해왔답니다.
    여기서 자리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주차공간 찾아 삼만리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녀봐도 자리가 비워져 있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어쩌다 운이 좋은 경우를 제외하곤...
    그러다보니 결국은 동네를 돌다돌다 지쳐서 찻길에다 임시로 대놓고 새벽에 순찰차가 돌기 전에 잠깐 일어나서
    차를 빼야 하는 그런 피곤한 일들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왠만하면 차를 박아놓게 되고 끌고 나가지 않게 됩니다.




    오토바이를 치우고 차를 대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랬다가 어떻게 될지는 여러분들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ㅎㅎ

    주차난이 부족한 현실, 수십년이 지나도 개선될 기미는 커녕 오히려 심화되고 있습니다.
    근처에 사시는 이웃들을 물론 같은 건물에 살고 있는 분들도 다들 차댈 공간이 없어서 밤마다 동네를 돌곤 하는데
    공동으로 차를 댈 수 있는 곳에 혼자서 수년간 독차지를 하니 정말 이기주의의 한 단면을
    보는거 같아 참 씁쓸합니다.
    저도 차를 끌고 나오기가 두렵습니다. 지금
    이사 갈곳이 정해졌는데 방이 안빠져서 못가고 있답니다.
    그 곳은 새로 지은 아파트니 한동안 주차걱정은 없을꺼 같아요.
    이웃간에 주차문제, 조금씩만 서로 배려하고 동등한 입장이 되어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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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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