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릉역 맛집] 선릉맛집, 김돈이

오늘은 선릉역 근처에 있는 김돈이란 곳을 다녀왔는데 선릉역 맛집으로 추천할 만한 곳이여서 포스팅을
올려볼까 해요. 평소 활동 범위가 은평구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이 날은 선릉역 근처로 다녀왔습니다. 
느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왠만하면 횟집과 고깃집 포스팅을 잘 안하려고 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횟집은 불신과 왠만해선 만족하지 않기 때문이고, 고깃집의 경우 얼추 비슷비슷해 보이는 '평이
함' 때문입니다. 그런 와중에 고깃집 포스팅을 한다는건 기대했던것 보다 괜찮았기 때문인데 일단은 출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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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릉역 맛집] 제주도 생고기 전문점 김돈이


실로 오래간만에 고깃집 포스팅을 해봅니다. 작년 "전국에 하나뿐인 돼지고기 특수부위 집" 이후로 처음인데요.
얼마전에 이곳을 다녀온 분께서 이런 댓글을 남겨주셨습니다.



블로거가 아닌 검색이나 구독으로 찾아온 일반 네티즌께서 제가 소개한 맛집을 다녀오고 만족했다고 할 때 제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 
저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런 분들이야 말로 맛과 서비스에 대해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봐 주실테니깐요.
한가지 아쉬운건 몇 개월 전 소개 드렸던 맛집 메뉴의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구제역의 여파 무시못하겠죠?
8,000원 하던 메뉴가 11,000으로 올랐으니 무려 3,000원 인상.. 너무 큰 상승폭에 이 부분은 좀 실망입니다. 뭐 어쩔 수 없었던 탓일까요~
요새 서울 시내의 생고기 집들은 1인분에 10,000원에서 12,000원은 예사더라구요.
심지어 어떤곳은 삼겹살 1인분에 14,000원 하는 곳도 있는데 메뉴판 보고 또 서비스를 보고 나니 기분이 별로 안좋았습니다. 
그래서(?) 조만간 다시 찾을 계획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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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선릉역에서 3분 거리에 위치한 김돈이를 찾아갔습니다.
제주도 생고기를 전문으로 하는데 스타일이 저에겐 다소 생소해서요. ^^~
그러니깐 제주도식 스타일의 생고기를 서울에서 맛볼 수 있다는 특이점이 있어서 찾아간 곳인데요.
멜젓(제주에서 멜이라고 하는 약간 큰 멸치로 담근 젓갈)에 찍어먹는 고기맛이 일품이라고 타 블로그나 메체를 통해 늘 들어왔기에 
고기를 그렇게 먹어본 적 없는 저로선 호기심으로 찾아간 곳입니다.



짧은 단문이지만 삶을 능동적으로 살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인상적인 구절과 함께



메뉴판을 보니 김돈이에서 다루는 메뉴는 하나뿐이네요. 제주 생고기 하나뿐인데 그람수와 가격을 보니 200g당 11,000원 꼴로
요즘 강남의 고깃집 가격치곤 평이한 수준입니다. 제주산 생고기인지 뭔지 아직 먹지 못했으니 가격으로만 보면 일단은 그렇습니다.
그리고 옆에 "추가"는 고기를 추가할 때 시켜도 되지만 양을 고려해서 첨부터 시켜도 무방하다고 해요.


제주도산 생고기 600g

구성은 목살과 오겹살로 나오는데.. 이 녀석을 처음 대면하는 순간 제 눈이 커졌습니다.
목살 마블링이 상당한 수준이고 두께도 장난이 아닙니다.



그리고 오겹살도 사이사이 눈처럼 서려있는 마블링 보세요. 살코기와 지방의 비율도 참실해 보이고..
고기는 제주도산으로 직접 공수 받는 청정돈이라고 해요. 돼지고기 마블링이 이 정도면 정말 수준급입니다.



자 이렇게 서서 찍어서 보니 주문한 고기의 양이 어느정도 가늠되실거예요. 근고기 600g으로 2인분 입니다.
그리고 생고기 전문이라 나오는 반찬수는 그리 많지는 않아요.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으나 저 처럼 고깃집에서
고기에만 집중하는 스타일은 이게 낫습니다.



고추가 적당히 매운게 맛있었어요. (제가 적당히라고 말하면 다소 맵습니다. ^^)



김치는 묵은지 스타일인데 맛을 보니 시큼하면서 꽤 내공있네요. 근데 이런 생고기집에서 김치를 직접 담궈서 내올린 무방할테고
그래서 물어봤더니 전주에 반찬가게를 하는 친척분에게서 공수를 받는다고 해요.



파절임 맛은 무난하고 평이한 느낌



된장찌개는 공기밥 안시켜도 기본으로 나온답니다.
된장찌개 맛도 괜찮습니다. 다만 지극히 제 주관적인 취향인데 전 무우가 들어간 된장찌개보단 애호박이 좋아요 ^^;
군대 다녀온 남자들은 기억하실 듯, 군대서 된장찌개에 무우를 뭘 그리 많이 썰어 넣는지 말입니다. ㅎㅎㅎ



두툼한 목살 한덩이를 올리는데 어찌나 두툼한지 철판이 휘청거리네요..  죄송.. 오버했습니다. ㅋㅋ
그만큼 보시는것 처럼 두께가 제법입니다. 원래 다른 집에 가도 목살은 두툼하게 나오지만 이 집의 목살 두께는 정말 수준이 다르네요.

"이렇게 두꺼운데 골고루 익나요?"

"네, 연탄불이라 골고루 익는답니다."



일단 곁만 바짝 익혀서 뒤집습니다. 손님들이 처음 대하는 이런 두께에 언제 어떻게 뒤집어야 할지 감이 안오실듯 하지만
스테이크 굽듯 비슷한 원리로 일단은 센불에 앞 뒷 면을 익혀서 뒤집구요. 어느정도 익으면 가위로 잘라서 서서히 익혀주면 됩니다.



이 집의 자랑거리라는 멜젓이 나오니 폭~ 끓여줍니다.



보시다시피 연탄을 쓰는데 그래서 고기 두께가 두꺼워도 골고루 분산되어 익는다고 해요.



직접 고기를 잘라주시는 사장님.
그러면서 우리집 고기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으시는 사장님. 그만큼 사용하는 식재료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음식점을 운영하신다면 이런 마음가짐 꼭 필요하리라 봐요. 대놓고 자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요. ^^



썰어논 고기들이 마치 깍두기 두께를 연상시킵니다.
여기서부터 속까지 폭 익혀서 드시면 된다는데 중요한건 바짝 익혀드시는거 보단 적당히 익혀서 드시는게
육즙이 살아있고 맛있다고 해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돼지고기에 대해 갖고 있는 선입견 중 하나가

"돼지고기는 무조건 바짝 익혀야 제맛이다"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기생충 감염을 우려해서 그럴 수 있고
또 바짝 익히면 지방이 태워지면서 겉 표면이 바삭해져서 더 고소하게 느끼기 때문이라고 봐요.
하지만 생고기이고 또 질적인 면에서 우수하다면 "살짝 덜 익혀서" 먹었을 때 제대로 육즙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와 같은 유럽에선 질좋은 돼지고기의 경우 미디엄으로 익혀서 먹는 돼지고기 요리가 있다는것을 아시나요?
우리나라에선 돼지고기를 덜 익혀 먹는다는것 자체가 이해가 안되시겠지만, 유럽의 특정 지역에선 오래전부터 돼지고기를
미디엄으로 먹어 왔는데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오히려 돼지고기 특유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청정지역에서 자란 돼지고기니깐 그게 가능하다는 것인데 제주도도 분명 청정지역이라는 사실


선릉역 맛집, 김돈이



그리고 이 집은 고기를 찍어 먹는 소스는 바로 "소금"과 "멜젓" 이예요.
재료의 맛을 가장 우아하게 잡아주면서 고기의 풍미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건 역시 소금이라고 생각해요.
소금은 신안산을 쓴다고 하니 이 부분도 각별히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이고..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콩가루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또는 겨자 소스가 좋은 분도 계실테고..
그런데 소스가 다양해지면 여러 사람들의 취향을 고루 맞춰줄 순 있을지 몰라도 멜젓에 찍어먹는 제주도 생고기라는 특징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
정체성을 유지하는것도 중요하니깐요.

요렇게 폭신하게 끓인 멜젓에다 푹 담가서 빼면



오해하실 분이 계실거 같아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것은 돼지털이 아닙니다.
멜젓에 넣다 빼면 저렇게 멸치의 잔 가시들이 묻어 나오는데 그대로 먹어도 무방하며 그게 또 맛입니다. ㅎㅎ
잔가시를 보아하니 다소 큰 사이즈의 멸치임이 분명합니다. 제주도에선 이러한 사이즈로 담근 멸치 젓갈을 멜젓이라 부르구요.
고기를 멜젓에 찍어 먹는데 있어서 다소 꼬릿할거 같다고 느껴지실지 모르지만 한소큼 끓여낸 멜젓이라 냄새도 별 저항감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소금과 멜젓에 찍어 먹는 것 중 어느게 더 맛있나"고 물었더니 반응이 실로 놀라웠어요.

"멜젓이 더 맛있어"

제 아내..젓갈을 입에 대지 않는 사람입니다. 젓갈 냄새를 싫어하거든요.
전 당연히 소금이라고 말할 줄 알았는데 어찌 된건지..



오겹살도 스르륵 익어갑니다. 아직은 덜익어 촉촉해요.
여기서 바짝 익히는것 보단 저 붉은기가 사라졌을때 바로 드시면 생고기의 풍미가 잘 전달되리라 생각해요.


선릉역 맛집, 김돈이 목살

그리고 깍두기 같은 두께의 목살은 아까 멜젓에 담궈서 먹어봤으니 이번엔 소금만 살찍 얹어서 먹어봅니다.
두께에서 오는 탄력이 아주 제법이네요. 탱글한 식감속에서 느껴지는 육즙이 싱싱한 맛입니다.
옛날 생각 나네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는 신촌의 유명한 목살집들..
호주머니가 얄팍했던 대학시절, 친구들과 함께 늘 가던 고깃집이였습니다. 그때 당시 비록 냉동 고기지만 1인분에 5,000원으로
학생들에겐 인기였으니깐요. 거기서 소주 한잔하고 당구장가서 당구치고(아현동 단골집인데 특이하게도 생과일을 갈아줍니다. 그리해서 남는지? ㅎㅎ)
술 깨면서 밤새 죽방을 쳤던 시절.. 아.. 제 과거 탄로나네요. ㅠㅠ


선릉역 맛집, 김돈이 오겹살

지금은 시대가 많이 변했고 물가 상승률도 눈부시게 발전 하였습니다.
그리고 소위 맛집이라 찾아 다니면서 포스팅을 하게 되고, 하다보니 판이 커져(?) 지금은 일주일에 고작 1개 정도 하는 맛집 포스팅에서도
나름 책임감을 갖고 하지만 그러다보니 이미 입맛은 입맛대로 고급이 되는 부작용 속에 이 정도 수준의 생고기는 되어야만 만족하는 간사함을
지니게 되네요. 예전 돈 없고 힘들었던 시절 생각 못한다고..(물론 지금도 돈은 별로 없지만 ㅋㅋ)
세상 물정 모를때 왠만한 음식이면 만족할 수 있었던..
어쩌면 그 때의 입맛이 지금보다 더 순수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먹다보니 눈에 띄는 스님..
고깃집에 스님께선 어인일로..
알고보니 탁발
못드려서 죄송해요.



그리고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은 처음 나온 목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목살 끝부분에 있는 비계입니다.
이거 비계덩어리라 버리는 카드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아니더군요.
요걸 잘라놓고 보니..



살코기도 적당하니 붙은게 완전 꼬소합니다.
한번은 여대생들이 찾았는데 이 부분이 심히 부담스럽다고 하더랍니다. 그런데 이렇게 잘라서 구워줬더니
완전 열광 하더랍니다. 지방의 고소한 맛을 깨우친 순간입니다. ㅋㅋ



대신 요건 바짝 익혀서 확실하게 마무리 합니다.


찾아오시는 길은 아래에 첨부합니다.

[선릉역 맛집] 김돈이 총평..
나온 반찬중에 동치미는 시정을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제가 봤을땐 맛이 평균 이하였어요.
여름에 동치미를 살얼음화 시켜 시원하게 내오면 고기의 느끼함을 달래줄 아이템으로 아주 좋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생고기인데 두께도 엄청나서 씹는 식감이 너무 좋았고 고기 질도 매우 훌륭했어요. 
사실 저는 생고기를 멜젓에 찍어먹는 제주도 방식을 서울에서 먹을 수 있다는 메리트로 찾아온건데 그것도 괜찮았지만 육즙이 느껴질 정도로 
생고기의 두께와 맛에서 인상적이였습니다. 이 집 김치찌개도 맛있다던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먹어보구요. 목살과 오겹살 둘 중에 어느게 낫다고
딱히 말하기 힘들 정도로 둘다 맛있었습니다. 하여간 저는 고깃집에 갈땐 카메라 전원을 꺼놓는 편인데 이 집은 기대이상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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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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