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낚시] 아내와 함께 차귀도에서 벵에돔 낚시


    낚시 조력이 수년은 됐지만 유독 제주도 낚시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항공을 이용해 다녀올 기회가 생겼는데요. 제주도에 머물렀던 2박 3일
    동안 3번의 출조로 아주 꽉 채우고 돌아왔습니다. 멋진 배경속에서 펼쳐지는 아내와 함께 했던 제주도
    벵에돔 낚시. 차귀도편으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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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낚시] 아내와 함께 차귀도에서 벵에돔 낚시


    "아내와 함께 갯바위에서 낚시를 한다. 그것도 제주도에서"

    어렵사리 시간내서 제주도까지 왔는데 2박 3일 내내 낚시만 하고 돌아갈 부부가 과연 몇 이나 될까?
    첨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서울에서 막 도착한 우린 공항에서 낚시 가이드와 접견한 후 오후 출조를 위해 차귀도로 향했습니다.
    비록 낚시목적으로 제주도를 찾았지만 달리는 차창밖으로 바라본 풍경은 낭만 그 자체 였습니다.
    "에메랄드 빛 바다와 푸른 하늘, 그리고 찍으면 엽서가 될 것 같은 해안도로.."

    달리는 차 안에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는 아내. 지켜보던 가이드께서 한마디 하십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해변가에서 사진 몇 장 찍고 갈까요?"

    하지만 이번 제주도 방문의 목적은 오로지 낚시!
    저희부부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그냥 낚시하러 가요" 라며 잘라 말합니다.
    적어도 해변가에서 사진빨 좀 받으려면 하느다란 꽃무늬 원피스에 밀집모자를 쓰고 샌달을 살며시 들어 보이면서 화보집같은 느낌으로
    찍어야 하는데 그런 옷들을 챙겨오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입은 옷을 보니 낚시복에 구명복
    아무래도 갯바위에서나 실컷 찍어야 할거 같습니다. ^^;


    멀리 차귀도가 보인다.
    우리부부는 2박 3일 동안 낚시로 강행군을 펼치기로 했습니다. 울릉도에서 못봤던 손맛 이곳에서 실컷 보자며..
    그렇게 들어간 곳은 제주도 서쪽에 위치한 차귀도.


    차귀도로 가는 뱃길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어랭이 낚시가 한창이다.

    10여분 만에 포인트에 도착, 손 흔들어 주는 분을 바라보며 배를 떠나보낸다.


    우리가 내린 자리는 차귀도의 목여 포인트로 장군바위, 똥여와 함께 차귀도를 방문하는 찌낚시꾼들이 1순위로 선호하는 명당입니다.
    그야말로 랭킹 1~3등 안에 드는 명 포인트인데 그런 자리가 비어있었다니 다소 의외입니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닌거 같아요. 
    어렵싸리 제주도까지 왔지만 우릴 반기고 있는 것은 좋은 소식보단 "안좋은 소식"이 있었습니다.
    현재 동풍으로 해상날씨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 북부와 동부, 남부에 이르기까지 조과가 좋지 못하다고 합니다.
    평일임에도 차귀도엔 이미 많은 꾼들이 포인트마다 자리들을 매우고 있었는데 동풍을 피해 이곳으로 몰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와중에 목여가 비어 있는건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채비 준비를 하는 입질의 추억
    아시다시피 동풍은 바다낚시에서 최대의 적.
    너울을 높게 만들고 수온을 떨어트려 대상어의 활성도를 떨어트립니다.
    지난 8월말 울릉도 출조때도 동풍 때문에 썩 만족스런 조과를 거두지 못했었는데(물론 실력탓도 있습니다. ^^;)
    이번 제주도에서도 동풍이 우릴 가로 막으니 앞으로의 2박 3일 출조가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낚시를 시작한 아내
    게다가 지금은 오후 출조라 입질 받기엔 매우 취약한 시간대에 날물이 한창 진행중이여서 낚시여건이 쉽지 않은 상황. 
    가이드께선 내일 새벽 출조를 위해 워밍업한다는 생각으로 큰 기대는 하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기상 악화에 시간 안맞고 물때 안맞고 ^^;
    뭐 불평불만 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거 같습니다만 그래도 어쩌겠어요.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그래도 밑밥을 치니 자리돔들은 새까맣게 피어오릅니다. 일단 자리돔이 피었으니 벵에돔 한 두마리는 잡을 수 있을거 같은데..
    함께 동행해주신 가이드님은 저렇게 자리돔 낚시를 해주셨어요. 이따가 철수하면 우리부부에게 물회라도 맛보게 해주려고 ^^


    챔질을 해보는 아내.
    하지만 자리돔에게 미끼만 털린 채 빈바늘이 수거되는 상황만 몇 차례



    아내가 헛챔질하며 잡어와 싸우는 동안 저에겐 1크릴에 1마리씩 벵에돔이 물어주는 분위기 ^^
    오늘은 아내 컨디션이 영 아닌가 봅니다.
    "어복부인 오늘은 컨디션 난조인가요? ㅎㅎ"
    "좀만 기다려봐요"


    차귀도 문여에서 바라본 제주바다

    중날물이 지나자 물도 잘 안가고 입질도 없고 해서 잠시 휴식시간을 갖습니다.
    막간을 이용해 잡아놓은 벵에돔들 중 한두마리를 꺼내다 회를 칩니다.
    가이드님께서 손수 쳐주시는 회. 정말 이 날은 저희부부가 복 받았습니다. 어디가서도 내 손에 물 안묻힌적 없었는데 좋은 포인트 선정에
    회도 떠주고 함께 낚시를 하면서 좋은 어드바이스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동안 낚시하면서 회까지 떠 먹을만한 여유는 갯바위에서 부리기 쉽지 않았습니다만, 가이드가 계시니 잡은지 몇 분도 안된 벵에돔을
    즉석으로 먹을 수 있다는 건 제주도에서나 누릴 수 있는 호사가 아닐까..


    편의점에서 사온 도시락과 함께


    제주도산 벵에돔 회의 탱글탱글한 맛..
    벵에돔도 살이 약간 무를 때가 있고 단단할 때가 있는데 이 날 잡힌것들은 탄력이 좋은 횟감들이였어요.
    씹으면 씹을 수록 고소한 벵에돔 회. 정말 최고입니다.
    아내가 요 근래 먹어본 회 중 가장 맛있었다네요. ^^


    멀리 솟아 오른 간출여에 한사람이 내려 이제 막 낚시를 시작합니다.
    제주도에서 성행하는 전형적인 여치기 낚시인데 만조때는 잠길듯 말듯 하다 물이 빠지면서 드러나니 이때부터 내리기 시작해
    아마 초들물까지 보고 나오는 짧고 굵은 낚시가 될거 같습니다.


    모자와 자리돔을 동시에 낚으신 가이드님
    바람에 날려 바다에 빠진 제 모자를 바늘로 건져줍니다.


    자리돔 카드채비에 지나가던 멸치도 걸려 옵니다.
    살아서 팔팔거리는 생멸치, 그대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될 것 같은 ^^


    첫날 오후에 치른 벵에돔 낚시에서 아내가 꽤 고전하고 있습니다.
    채비에 문제가 있는건지 침강이 잘 이뤄지지 않아 저렇게 잡어들만 꼬이기 시작합니다.
    바늘 위에 작은 봉돌을 하나 달아 계속해서 내려봅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제가 완승하는 분위기(아내를 이기니 좋냐?)
    씨알이 크진 않지만 이따가 철수해서 먹을만한 벵에돔으로 몇 마리 챙겨놓습니다.


    아직 한마리도 못잡은 아내, 살짝 약이 올랐는지 손이 바뻐지기 시작합니다.
    뭔가 꾹꾹~ 하면서 물었는데 힘을 제법 쓴다고 합니다.
    저 정도 휨새면 어쩌면 오늘 잡은 벵에돔들 중 장원이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


    하지만 막상 올려보니 말쥐치.
    벵에돔 낚시에서 말쥐치라.. 수온이 내려갔다는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아내..살짝 실망했으려나.. 다시 한번 웃어주라며 찰칵!
    벵에돔은 아니지만 이 정도만 해도 아내에게 꽤나 묵직한 손맛을 선사했을거 같습니다.
    오랜만에 손맛 본 아내가 활짝 웃음을 짓습니다.



    뿔을 세우며 잔뜩 힘을 준 말쥐치
    요즘 이걸로 쥐포를 만든걸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말려서 가공하면 우리가 먹는 쥐포가 되지만 얼마전 불만제로에서 베트남산 쥐포에 대한 소비자 고발을 본적이 있습니다.
    말만 쥐포지 실은 실꼬리돔이라는 어종으로 쥐포를 가공하는데 공장 위상상태가 정말 불결하다는 보도를 봤습니다.
    실꼬리돔은 아열대 해역에 서식하는 잡어로 저렴한 어묵재료에 주로 이용되는 싸구려 재료이기도 합니다.



    울릉도에서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제주도 낚시.
    다른 섬에선 느낄 수 없는 독특한 색채의 갯바위는 푸른 바다가 함께 이국적인 풍광을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시간은 오후5시를 가리키고 간조를 지나 초들물이 시작되었을 즈음 또 한번의 입질이 찾아옵니다.
    꾹꾹 거리는 입질이 종전의 벵에돔과는 살짝 다른듯한 느낌인데 생각보다 힘을 제법 씁니다.
    이번엔 또 뭐가 올라올까?
    보이지 않은 바닷속에서 뭔가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다낚시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내맘을 사로잡았던 제주도 낚시, 다음 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PS : 기분이 참 묘합니다. 슬롯머쉰도 아닌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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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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