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우럭과 양식 우럭 확실한 구별법(자연산회에 대한 오해와 진실)


    입질의 추억입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졌다는 것은 "생선회"의 계절이 왔다는 것을 말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주로 소비하는 회의 80%이상이 조피볼락이라 불리우는 우럭과 광어입니다.
    이 두 어종은 겨울에 지방이 올라 가장 맛이 좋은 "겨울철 횟감"으로 여기에 대한 자그마한 정보를 올려드릴까
    합니다. 이제 곧 있음 연말연시여서 회식과 송년회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을텐데요. 대부분은 별 생각없이 횟집
    이나 일식집을 이용하겠지만 게중에는 자칭 '미식가'라며 제철생선의 참맛은 '자연산'을 먹어봐야 안다며 비싼
    금액을 내고 자연산만을 쫓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이미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모르고 계시는 분들이 많기에 오늘 내용 한번쯤 눈여겨 봐두셨다가
    실전(?)에서 오늘의 내용을 기억하며 지인들과 함께 써먹어 보시기 바랍니다.



      ■ 회 마니아들에게 있어서 자연산과 양식의 구분, 왜 중요하나?

    요새는 어지간해선 자연산 구경하기가 힘듭니다.
    솔직히 포구에서 파는 횟감도 가만보면 국내산 양식부터 중국산 양식까지 양식어종들이 수조에 가득합니다. 
    만약 태풍과 같은 주의보가 몇 일간 지속되었다면 최근동안 조업이 이뤄지지 않았거나 이뤄졌어도 어획량이 많지 않으므로 포구의 횟집엔
    자연산 들어오기가 힘듭니다. 있다해도 수일전에 들여온 것들이며 겉은 살아 있지만 좁은 수조에서 몇 일간 스트레스를 받고 굶어있어 사실상
    '자연산'으로서의 의미는 상실한 횟감만이 나뒹굴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주의보 뒤엔 자연산을 찾지마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는 태풍 뿐 아니라 강한 북서풍이 부는 한겨울 악천후도 해당됩니다.
    이때는 풍랑이 발생하고 너울파도가 심해 고기들도 멀미를 하게 되며 먹이활동은 소극적이게 됩니다.
    이런 날 고기들은 수심 깊은 곳으로 내려가 수중암초 깊숙한 곳에 숨어 들어가기 때문에 조업은 물론 낚시도 잘 되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포구의 어떤 횟집을 보면 사시사철 언제나 100% 자연산만을 취급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서해권 바다를 끼고 있는 포구에선 겨울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여름어종을 이 시기에 근해에서 잡은거라며 파는 곳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수온에 따른 각 어종별 분포도를 공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종을 구별하는 것도 머리가 아픈데 여기에 자연산과 양식까지 구별해서 먹어야 할 판이니 세상 참 복잡하게 사는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눈썰미가 있는 분들은 척 보면 알아내실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이러한 사실을 모른채 비싼 돈 줘가면서 양식산 어종을 자연산 어종으로
    알고 드시기도 합니다.
    저는 다른건 몰라도 "먹는것에 속임을 당하는 건" 참지를 못합니다. "더러워서라도 공부하고 먹는다" 란 심정으로 지금과 같은 글을 쓰고 있지만
    이것을 최대한 많은 분들이 알고 공유한다면 이제는 어설프게 속이거나 먹는것 갖고 장난치는 업소는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되겠죠.
    그만큼 회를 소비하는 국민들이 과거완 달리 먹는 것에 민감해졌단 이야기가 되며, 좋은 정보가 있다면 많은 분들과 함께 공유함으로써 회 문화에 대해
    한층더 나아진 인식을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습니다.

    요새도 그런진 모르겠지만 노량진 수산이나 가락시장에 가면 호객행위가 장난이 아니였습니다.
    게중에서 좀 얼빵하다(?)싶은 손님이 걸리면 바가지는 기본이고 비교적 상태가 떨어지는 횟감으로 판매, 심지어 어종까지 바꿔버리는 기만함을 보이곤
    했습니다. 물론 일부 소수의 가게들이 그렇단 얘기구요. 요즘은 단속도 강화되고 스스로 자정하는 분들도 많아졌기에 예전만큼 심하진 않을겁니다.
    어쨌든 서론이 길었는데요. 어시장이나 포구등에서 "자연산"어종으로 몇 키로 해서 가격을 결정하실 때 제 가격에 자연산을 드실 수 있는 방법으로 
    오늘은 국민횟감 중 하나인 조피볼락(우럭)의 자연산과 양식의 구별법에 대해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 자연산과 양식 우럭의 외형적 차이

    사진 발췌 : MBC스페셜 '자연산'에서(인용목적)
    햇갈릴 수도 있겠지만 자연산 우럭과 양식 우럭엔 뚜렷한 외형적 특징이 있는데 이러한 점만 알아두셔도 큰 도움이 되실겁니다.
    그것은 색깔이 아닌 표피의 무늬를 보고 판단하는 방법으로 먼저 양식산 우럭의 경우 표면이 고르며 일정합니다.


    사진 발췌 : MBC스페셜 '자연산'에서(인용목적)
    반면에 자연산은 표피의 무늬가 고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발췌한 자료만 가지고는 감이 안오시죠? 좀 더 고화질로 된 사진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양식 우럭의 특징은 색이 검고 진하며 고른 무늬를 갖고 있다.
    제가 낚시를 하다보니 자연산에 대한 사진자료는 많은데 비해 양식 자료가 별로 없어 이 글을 쓰는 도중 얼른 후다닥 내려가서 집 근처 횟집에 있는
    우럭을 찍어 왔습니다. 마트의 생선코너에 올라온 우럭도 이것과 비슷한데요. 양식 우럭은 색이 검고 어둡다는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그 다음으론 표피의 무늬가 고르다는 점을 들 수 있구요.


    자연산 우럭의 특징은 색이 밝으며 고르지 못한 무늬를 갖고 있다.
    낚시로 잡아 올린 자연산 우럭을 보면 일단 채색이 밝다는게 양식과의 큰 차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표피의 무늬도 일정치 않으며 다소 얼룩덜룩합니다.
    자~ 이쯤되면 슬슬 감이 오시겠죠? ^^
    하지만..


    방파제서 잡은 우럭, 충남 태안 신진도에서
    위의 우럭들은 방파제에서 낚시로 잡은 우럭들인데 보시다시피 미묘하지만 조금씩 다른 채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주변 환경에 따라 채색의 농도나 무늬들이 달라질 수 있으며 중요한건 앞서 말한것과 같이 "채색이 밝은지 어두운지"를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
    알아볼 수 있는 것이지 그것만으로 구분이 애매하다면 "표피의 무늬가 고른지의 유무"를 보고 알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전부 낚시로 잡았지만 한마리가 양식으로 의심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낚시로 잡았는데 양식일 수 있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낚시로 잡았지만 가두리 양식장에서 탈출한 우럭으로 보인다.
    이 녀석은 다른 녀석관 달리 유난히 검고 고른 무늬를 갖고 있어 거의 양식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도 그럴것이 방파제 주변엔 가두리 양식장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양식장을 탈출한 우럭이 잡힐 수가 있습니다. 심지어 선상낚시나 갯바위 낚시에서도 탈출 우럭이나 탈참(가두리 탈출한 참돔)이
    잡히기도 하는데 이는 정확한 구별법을 아는 분이라면 충분히 구별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그만큼 자연산과 양식 우럭의 차이가 뚜렷하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어시장에서 팔고 있는 자연산 우럭, 채색이 밝고 표피의 무늬가 고르지 않고 거칠다.
    이렇듯 자연산과 양식 우럭의 차이를 사전에 알고 계신다면 어시장을 가든 백화점을 가든 비싼 돈주고 자연산을 구입하는데 괜히 양식이 아닐까
    하는 찝찌름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약 40cm급 자연산 우럭
    사이즈가 작은 우럭들도 양식과 자연산의 구분이 뚜렷한 편인데 이것들이 자라게 되면 그 특징은 더 명확해집니다.
    아직까지 국내 학계에서 밝혀진 조피볼락(우럭)이 성장 가능한 최대 사이즈는 70cm.
    도감상엔 50cm라고 되어 있지만 선상 우럭낚시하는 분들은 60cm급도 곧 잘 낚고 있으며, 현재까지 국내에서 잡힌 우럭 최대어 기록은 70cm에
    조금 못미친 사이즈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사실을 봤을 때 위 40cm급 우럭은 한참 젊은시절(?)인대도 지느러미를 보시면 온갖 산전수전 다 겪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자연산 어종에서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가 이렇듯 지느러미의 손상을 보고도 판별이 됩니다.
    또한 우럭이 40cm이상이 넘어가게 되면 이때부턴 사실상 자연산 뿐이라는 점도(이 부분은 그래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십니다.) 있습니다.
    양식 우럭은 저렇게 다 자랄때까지 사료를 먹이면서 키우기엔 타산이 맞질 않으니깐요.


    수조관리가 엉망인 어느 횟집의 우럭입니다. 보시다시피 표피가 상당히 하얗습니다. 
    아까 자연산은 밝은 채색이 특징이라 했지만 이는 경우가 다릅니다. 오랫동안 수조에서 팔리지 않아 오랫동안 놔두면 저렇게 변색이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바다고기는 주변 환경색에 맞춰 자신의 몸도 비슷하게 맞추곤 하는데 그런 이유로 낚시로 잡은 우럭의 표피는 마치 수중 암초의 질감과도
    닮았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수조에서 몇 일을 굶고 저렇게 있다보면 수조의 밝은 환경이 우럭의 채색을 지나치게 밝게하는 것입니다.
    살아는 있지만 영양분이 온전히 유지한 상태가 아니므로 좋은 맛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우럭의 외형으로 자연산과 양식을 구별하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회를 떴을 때의 모양은 어떨까?
    이 부분도 꽤나 큰 차이를 보입니다.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자연산과 양식산, 포를 뜬 우럭의 차이


    사진 발췌 : MBC스페셜 '자연산'에서(인용목적)
    왼쪽이 자연산이고 오른쪽이 양식산입니다.
    보시다시피 자연산의 경우 살짝 무지개빛이 감돌면서 살색이 맑고 깨끗한 유백색을 띕니다. 반면 양식산 우럭은 살색이 불투명하며 검은 실핏줄이
    있다는게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저 검은 실핏줄은 양식산 어종에서 보이는 특징이지만 때에 따라선 자연산 어종에서도 보입니다.
    여기에 대한 정확한 연구결과는 모르지만 제가 판단했을 때 이 실핏줄이 물고기의 "스트레스'와 어느정도 관련이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따라서 자연산 어종도 수조에 오랫동안 갇혀 있게 된다면 양식산 처럼 저런 실핏줄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이것은 자연산 우럭으로 포뜬 것인데요, 보시다시피 검은 실핏줄 같은게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자연산 우럭으로 초밥을 만들어 봤습니다. (초밥쥐는 실력이 형편없어도 봐주세요 ^^;)
    살 색이 투명하면서 하얗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빛깔만 가지고는 구분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는 주변의 조명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며 양식산이라도 선도가 좋다면 위의 빛깔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이것은 양식산 우럭으로 몇 시간 가량 숙성해서 낸 것인데요. 보시다시피 우럭 회 특유의 검은 표피가 있습니다.
    중요한건 검은 표피와 살점 사이에 있는 얇은 지방층(흔히 혈합육이라고 부르며 살짝 붉은 빛을 띈다.)이 있는데 양식 우럭에서 이러한 혈합육은
    엷은 색을 띄는 반면(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자연산 우럭회는 확실히 선명한 갈색빛을 띄게 됩니다. 이러한 혈합육은 물고기가 크면 클 수록 색이 진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가 자주 먹는 광어회도
    자세히 보시면 엷은 선분홍 빛을 띄지만 60cm이상 자란 대광어를 썰어보면 마치 참돔회와 같은 선명한 선분홍 빛깔을 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검은 표피야 껍질을 탈피시킬 때 꼼꼼하게 벗겼다면 많이 붙어서 나오게 되고 설렁설렁 했다면 위 사진처럼 검은 표피가 많이 붙어 나오진 않겠지요. 
    뭐든 같이 있다면 비교라도 해 볼 텐데 그럴 상황은 거의 없으니 여기서 중요한건 검은 실핏줄의 유무와 혈합육의 색을 바탕으로 참고하신다면 아마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해봅니다. 외형을 보고 판단할지 썰어낸 회를 보고 판단할지 어느 쪽이든 알아두신다면 자연산 우럭과 양식 우럭을 구별해 내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마치며..

    어느 사이트에 가니깐 자연산과 양식은 맛으로도 쉽게 구분할 수 있다고 나와 있는데요.
    흙냄새 → 양식산
    달콤한 육질 → 자연산
    사실 맛으로는 아무리 뛰어난 미식가라 할지라도 구별해내기 힘들 겁니다. 저도 얼마전에 했었던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실패했구요. ㅋㅋ
    우럭의 경우 2키로 이상 넘어가는 개우럭이 아니라면 자연산이나 양식이나 우리가 비싼 값을 지불해가며 먹기엔 그 차이가 미미합니다.
    식감이야 자연산이 좀 더 쫄깃하다곤 하나 씹으면 씹을 수록 나오는 감칠맛(단맛)은 일반인들이 먹어보고 구별해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여름철 선상낚시로 우럭을 잡아다 회를 떠 보신 분들은 아실지 모르지만 제 갠적으로는 한여름에 자연산 우럭을 먹느니 차라리 횟집의
    양식 우럭을 먹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여름 우럭은 기름기가 빠져 맛이 맹탕이였습니다. (관련글 : 자연산 횟감이라고 무조건 맛있을까?)

    오늘 자연산과 양식 우럭의 차이를 통해 여러분들에게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자연산에 대한 환상을 버리자" 라는 것입니다.
    낚시로 막 잡은 생선을 그 자리에서 바로 떠먹는다면야 뭔들 안맛있겠냐만 시중에 볼 수 있는 자연산은 운반과 유통과정에서 양식산보다 더 심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우리가 비싼 값을 지불해가며 자연산의 오묘한 맛을 느끼기엔 가격대비 효율성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저도 낚시를 하며 늘 자연산 회를 접하지만 이것도 가장 팔팔했을 때 즉살시켜 아이스박스에 야무지게 쟁겨 오는 것이 아닌 어설프게 살려와서
    회 치겠단 생각이라면 자연산이라도 맛이 반감될 것입니다. 아무리 자연산이라도 산소부족으로 죽어가거나 좁은 수조에 갖히게 되면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살도 푸석푸석해짐을 느껴오곤 했습니다. 물론 자연산이 전반적으로 뛰어나기는 하겠지만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맛을 느끼려면 
    선도관리나 칼질등 다양한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야 할 것입니다.
    연말연시, 어시장이나 횟집에서 자연산으로 회식하실 때 이러한 점들이 참고가 되었음 좋겠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자고로 우럭, 광어의 계절 아니겠어요. 어지간해선 자연산이든 양식이든 다 맛있을 때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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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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