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꾸미(주꾸미) 머리에서 나온 기생충에 아연실색? 꼭 참고하세요


    입질의 추억입니다. 지금 쭈꾸미철이 한창입니다. 쭈꾸미는 3월에서 4월 사이에 알을 가져서 이것을 드시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쭈꾸미 기생충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고 또 얼마전에는 어느 독자님께서 "쭈꾸미 머리에서 나온 실같은 게 혹시 기생충은 아닌지"를 물어오셔서 진위여부를 파악한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그렇게 혐오스럽지는 않아요. 하지만 한번쯤 알아두실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식당에서 주꾸미를 먹다 발견한 이물질, 사진출처 : http://blog.naver.com/leeman777

    요즘 산란철을 맞아 주꾸미 머리속에는 밥풀모양의 알이 가득 들어있는데요. 어떤분은 식당에서 주꾸미를 먹다가 실같이 생긴게 잔뜩 보여서 기생충이라 확신이 들었고 들고 있던 수저를 놔버렸다는 얘기를 하였습니다. 어때요? 좀 징그럽죠?


    사진은 주꾸미 머리에서 기생충이 한가득 나왔다는 글이 올라와 있어 맞다 아니다의 논쟁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을 본 이들이 대부분 기생충이라고 의심하죠.


    사진은 쭈꾸미의 정소입니다. 정소는 수컷의 정자 주머니를 뜻하죠. 가끔 주부님들이 이러한 생물 쭈꾸미를 손질할 때 실타래같은 것들이 가득나와 아연실색 하기도 합니다. 그 유형들을 살펴보니 무려 80% 가까이가 이것을 보고 기생충이라 확신했고 반품을 요구한다거나 아예 주꾸미를 입에도 못댄다며 울분을 토하기도 합니다 ^^;; 이것이 만약 기생충이더라도 끓여서 죽은걸 먹게된다면 별 상관이 없겠지만 문제는 혐오스러움에 있겠죠?

    해양생물에 사는 기생충은 몇 종류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우리가 회를 먹거나 생선을 손질하면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요.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모양과 매우 흡사한 기생충은 고래회충이라 불리우는 "아니사키스"이고 대부분 그것을 의심하게 됩니다.

     

    아니사키스말고도 저런 모양의 기생충이 몇 종류가 더 있지만 우리가 먹는 수산물에서 발견되는 기생충의 거의 대부분은 아니사키스로 이것의 순환 과정을 살펴보면 처음에 알 상태로 부유하다가 새우나 갑각류와 같은 작은 숙주에 먹히고 그것이 다시 정어리, 오징어, 명태, 대구, 고등어와 같은 중간 숙주에게 먹힘게 됩니다.

     

    그 다음으론 인간에게 먹히거나 혹은 상어나 고래와 같은 대형급 숙주에게 먹히면서 기생하게 되겠죠. 오징어와 같은 두족류에서도 분명 아니사키스는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꼴뚜기나 이런 쭈꾸미에서 발견된다고 해도 별로 이상하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드린 사진들은 모두 기생충, 그러니깐 '아니사키스'와 관계 없다.


    정소는 산란 할 때 정액을 뿌리는 기관으로 주꾸미는 실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기생충으로 오인하기 쉬웠던 것입니다. 사진처럼 실타래 뭉치로 붙어 있으면 그나마 나은데 저것들이 열에 의해 떨어져 나가 쭈꾸미 머릿속에 이리저리 풀어해쳐져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어느 누가 보더라도 그닥 먹고싶은 생각은 들지 않을 겁니다. ^^;


    사진출처 : http://bbs2.ruliweb.daum.net/

    이것은 암컷의 알집이 성숙하기 전 단계입니다. 크면 우리가 먹는 밥풀모양의 알이 되겠죠.



    사진출처 : http://gall.dcinside.com/list.php?id=parasite&no=8471

    참고로 가끔 쭈꾸미에서 길다란 관 같은게 나와서 기생충이 아니냐고 하시는 분이 계시던데요. 요것은 주꾸미의 산란관입니다. 기생충하곤 관계가 없습니다. ^^ 진짜 기생충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 고등어 기생충, 주부들이 꼭 알아야 할 사실

    무엇보다도 논란이 되고 있는 사진들이 기생충이나 아니사키스와 연관없다고 보는 이유는 아니사키스(고래회충)가 오징어, 문어, 낙지와 같은 두족류에서 발견된다고 하지만 2월~4월 사이에 잡히는 쭈꾸미에 들어 있을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는 것입니다. 아니사키스는 수온이 높아지는 5월부터 8월 사이, 그러니깐 수온이 10도 이상 올라가는 수역에서 채취한 생선에서 주로 발견됩니다. 하지만 주꾸미의 주 산지인 서해바다의 수온을 살펴보면 2월~4월은 극도로 낮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실시간 연안정보

    위 자료는 4월 11일자 실시간 연안정보로 주꾸미가 낚이는 서해바다의 평균 수온을 볼 수 있는데요. 대부분이 4~9도를 밑도는 저수온을 보입니다. 낚시하시는 분들은 아실거예요. 바다의 계절변화가 육지에 비해 한달 가량 늦는다는 사실을. 지금은 전국적으로 봄 기운이 완연해 있지만 이 시기에 바다속 체감온도는 육지에서의 3월달과 비슷한 늦 겨울에 해당됩니다.


    즉, 기생충이 저렇게 무더기로 나올 정도의 계절과 수온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쭈꾸미는 기생충이 발견되었다는 보도가 극히 드뭅니다. 그러니 기생충 걱정은 크게 붙들어 매시고 안심하고 드셨음 좋겠습니다. 어쩌면 오늘 나온 이야기들이 있었는지 조차 몰랐던 분들도 계실거예요. 하지만 이 분들이 앞으로 쭈꾸미를 손질하거나 사 드실때 오늘의 내용을 기억하게 된다면 결코 기생충으로 오인하거나 당황하는 일은 없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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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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