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하다 목격한 상괭이떼(신진도 마도 갯바위 낚시)


    보름전 얘긴데요. 조행기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꽝쳐서 ^^;)
    혼자 바람이나 쐬러가자고 차를 몰고 나왔는데 신진도까지 와버렸습니다.
    신진도 마도...제가 이곳에서 낚시를 배우며 성장(?)했던 곳인데 정말 오랜만에 찾았습니다.
    옛 생각도 하면서 그렇게 낚시를 하는데 상괭이가 보이더군요.
    "상괭이가 출몰하면 낚시대 접어라"라는 말이 있듯, 상괭이는 낚시꾼들에겐 반갑지 않은 불청객입니다. 
    이날은 여러마리가 온 바다를 다 헤집고 다니는 바람에 낚시가 어려웠어요.
    상괭이는 국제멸종위기종이라고 합니다. 요즘들어 개체수가 늘어난걸까요?
    아 상괭이가 뭔지 모르신다구요? ^^; 그렇다면 만나러 가보시겠습니다.

     

     



    이 날은 어복부인을 제쳐두고 홀로 출조했습니다.
    예전엔 가슴이 답답하거나 할 때 가끔 바람이나 쐬자며 찾아간 신진도 마도.
    오는 길이 너무 예뻤습니다. 이때는 벚꽃나무가 양쪽에 활짝 폈는데 흐드러지게 떨어지는 꽃잎을 맞으며 차를 몰고 달렸거든요.
    마치 영화에서 나올 법한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시간만 있다면 천천히 운전하고 싶었었죠.
    원랜 이른아침에 찾아가서 낚시할 생각이였는데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시간에 쫓기면서 오게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실상 낚시할 시간은 지났고 물때도 어정쩡해서 에잇 몰라~ 하면서 찾아가게 되었지요.


    마도 방파제 초입에 자리를 피고 낚시를 시작해봅니다.
    예전에 많이 했던 스타일이예요. 원투낚시대 하나 던져놓고 찌낚시하기 ^^
    행여나 눈먼 도다리 안잡힐까 하는 바램에서였지요. 그런데 두번의 입질을 받은 끝에 올라온 건.


    장성급이 올라오네요. 일동 차렷!! 경롓!!
    이 아니고 말려죽이기. ^^;
    그렇게 원스타가 올라오고 곧 이어 투스타가 올라오는데 이러다 중장, 대장, 원수까지 나올듯한 느낌입니다.
    바닥에 고기는 없고 불가사리만 잔뜩있나봐요.


    신진도 마도 방파제, 충남 태안

    입질이 영 없습니다. 
    옆에선 밑밥을 던져넣어도 시원찮을판에 아이들이 커다란 돌맹이를 쉴새없이 집어던지고 있습니다.
    있던 고기도 전부 쫓아버리니 이런건 옆에서 좀 말려줬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


    그리하여 옮긴 곳은 저의 옛 아지트인 마도 갯바위. 그 중에서도 17번 포인트(제가 번호로 붙인 이름이예요.^^;)
    (신진도 포인트에 대해 알고 싶으시다면 신진도(안흥항) 낚시 포인트 소개 글을 참조.)

    이 포인트는 조류소통이 좋아 가을엔 농어, 우럭, 학꽁치, 고등어가 나오는 자린데, 보다시피 좌측에 작은 홈통이 있습니다.
    그리고 작은 간출여가 솟아있지요? 저 주변에 숭어떼가 엄청나게 회유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주 바글바글하던데요. 저는 훌치기를 하지 않지만 갑자기 그 생각이 나더라구요. 만약 했다면 50마리는 너끈히 잡았을지도 모릅니다.
    숭어낚시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셔서 많이 좀 잡아주세요. 숭어 개체수 좀 줄이게요. ^^;;


    원투대 하나 던져놓고 찌낚시를 하는 중인데 물때만 맞는다면 도다리나 노래미가 종종 올라오니 기대해볼만 합니다.
    바로 발 밑으론 살랑살랑 포말이 일고 있었고 발밑에 있는 수중턱까지 찌를 살살 끌어다 놓으면..


    요런 사이즈의 우럭이 올라옵니다. 이런 얘들은 타작을 해야 제맛인데 물때랑 시간이 안맞아서 낱마리밖에 안나오네요.
    지느러미를 보니 수난을 겪었던 흔적이 있습니다. 방생하구요.


    그렇게 유유자적 낚시를 즐기고 있는데 수면에 뭔가가 눈에 띕니다.
    설마설마 했는데..


    어이쿠.. 상괭이님이 납십니다.
    오늘 낚시 다 했네요..ㅠㅠ
    한마리지만 근처까지 들어왔다면 게임 끝입니다.
    간간히 이어졌던 입질도 끊기고..


    제 앞으로 찾아온 손님들은 우럭떼가 아닌 갈매기떼


    그 뒤론 상괭이떼가 연달아 출몰합니다.
    끝났군, 끝났어...ㅠㅠ


    상괭이는 쇠돌고래과의 국제멸종위기종이다. 사진출처는 WWF (레슬링 아닙니다;)

    상괭이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부연설명을 드리자면..
    상괭이는 돌고래의 일종으로 국제멸종위기종으로 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 보호종으로 지정된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이라고 해요.
    크기는 1.5~1.9m까지 자라며 우리나라의 서해안과 남해, 동해안 남부연안등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건시 조사했던 상괭이의 개체수는 모두 96마리로 여름철보단 번식기인 봄철과 먹이가 풍부한 가을철에 많은 수가 관찰되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이상 pmg지식엔진연구소 인용>

    전 세계적으로 몇 백마리도 안되는 상괭이, 그 중 대다수가 서해안에 서식하고 있는데요. 저 역시 시화방조제나 신진도등에서 낚시하다가 가끔씩 수면위로
    솟아오르는 모습을 보기도 하는데 이번처럼 여러마리가 무리지어 다니는 모습은 처음봅니다.



    상괭이의 위치를 파악하려면 갈매기가 곧 답입니다.
    많은 수의 베이트 피쉬를 쫒기 때문에 상괭이가 지나다니는 곳엔 갈매기의 먹잇감들이 있기 마련이지요.
    사진엔 못담았지만 낚시하면서 멀리 상괭이가 나타나자 제 앞쪽으로 뛰쳐들어온 물고기떼가 보였습니다.
    수면에서 은빛을 내며 급하게 튀어오르는 물고기들, 그것을 쫒는 상괭이의 추격전이 볼만하더군요.
    숭어는 아니였고 작은 농어(깔따구)떼가 아닐까 싶습니다.(멸치는 출현시기가 다소 이를테고)



    낚시할땐 표준랜즈만 가지고 다녔는데 이 날 따라 망원랜즈가 참 아쉬웠어요. ^^;
    최대한 땡겨서 찍었지만 상괭이의 자세한 디테일을 담는데는 조금 역부족이였습니다.




    여기저기서 솟구치다 들어가는 상괭이들은 대부분 커플로 다니는듯 합니다.
    지금이 짝짓기철인가봐요. 모처럼 갈매기때들도 모이니 분위기는 좋지만 조금만 멀리가서 으샤으샤 했음 좋겠는데 말입니다. ^^ㅋㅋ


    마도 갯바위에서 바라본 서해바다풍경




    신진도 마도 낚시 중 상괭이 출몰을 바라보며, 충남 태안

    네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가 아니여서 이렇게 밖에 담질 못했습니다. ^^;
    비록 상괭이떼의 출몰로 입질은 뚝 끊겼지만 도시권에 사는 저로선 보기드문 구경을 했어요.
    국제멸종위기종인 상괭이, 낚시를 망쳐도 좋으니 온 바다를 헤집을 정도의 개체수로 회복되어졌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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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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