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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회맛이 일품인 단새우를 아시나요? 고르는 방법부터 먹는 방법까지

★입질의추억★ 2023. 1. 5. 12:08

“이 새우는 왜 이리 달달하고 맛있는 걸까?” 

고급 선술집이나 초밥집에 가면 한 번씩 봄직한 새우. 어쩔 땐 새빨간 몸통에 푸르스름한 알을 가득 배고 있어서 신비스럽기도 한 이 새우는 워낙 단맛이 출중해 ‘단새우’라 불립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먹어야 좋을까요?

 

 

북쪽분홍새우

#. 단새우는 애칭, 진짜 이름은 북쪽분홍새우
표준명은 북쪽분홍새우로 일식 업계에선 단새우 또는 아마에비(アマエビ)라 부릅니다. 사실 아마에비도 일본의 표준명은 아닌 별칭으로(표준명은 홋코쿠아카에비)워낙 맛이 뛰어나서 맛을 의미하는 아마이를 붙여 아마애비라 불린 것. 국내에서는 홍새우, 단새우 정도로 불리고 있습니다.

 


#. 어디에 살고 언제가 가장 맛있을까?
북쪽분홍새우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북쪽인 고위도에 꽤나 차디찬 바닷물에 서식합니다. 주로 일본 북해도를 비롯해 사할린, 베링해, 캄차카반도, 오호츠크해, 쿠릴열도 등등.. 북태평양 깊은 바다에 서식하며, 더 북쪽으로 올라와선 북극해와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서식합니다.

 

햇볕도 닿지 않는 수백 미터 혹은 1000m 이하에서 사는 심해성 새우인대다 워낙 찬물을 좋아하는 냉수성이라 국내에선 깊고 한류가 받치는 바다는 유일하게 동해중부 이북이 되겠습니다. 즉, 강원도를 비롯해 경상북도를 끼고 있는 동해 먼바다 깊은 수심에서만 잡힌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차고 깊은 수심대에 분포하는 심해성 생물은 연근해 바다생물과 달리 제철의 개념이 희박하여 일 년 열두 달 일정한 맛을 유지합니다. 그러면서도 어획 후 금세 죽어버리므로 독도새우류와 달리 활어 유통이 매우 어렵습니다. 횟감으로 이용되는 단새우 특성상 선도가 생명입니다. 그러므로 단새우의 맛 비결은 제철보다도 최대한 싱싱한 것을 이용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 죽어서도 맛있는 단새우, 싱싱한 것을 고르는 방법
단새우가 많이 위판되는 곳은 강원도 및 경상북도 일대입니다. 대표적으로 강원 북부인 아야진항, 공현진항, 속초 및 주문진항 일대, 삼척, 울진, 그리고 포항(죽도시장)이 있습니다. 산지에서는 어획지와의 유통거리가 짧은 탓에 확실히 신선한 단새우를 접할 기회가 많습니다.

 

만약, 산지가 아니라면 조금은 꼼꼼히 살피어 신선도를 체크해야 하는데요. 아래의 조건을 모두 만족한다면 횟감으로 이용하기엔 모자람이 없을 것입니다.

 

 

붉은색이 강렬하고 광택이 나야 싱싱하다

1) 붉은색이 강렬할수록 신선하다.

 

 

가슴팍에 청록색의 내장이 선명히 비칠수록 좋다

2) 신선할수록 알과 내장은 밝은 청록색을 띤다.
(가슴 쪽에 푸른색이 선명히 비치는 것이 싱싱한 단새우입니다. 반대로 새우는 내장부터 상합니다. 싱싱하지 않을수록 가슴팍과 꼬리 쪽이 검게 변합니다.)

3) 코를 댔을 때 냄새가 없어야 하며, 전반적으로 껍데기가 반질반질 윤기가 난다.
4) 구매 시 언제 잡힌 것인지 또는 언제 입고된 물건인지 확인한다.

 

 

보통 한바구니에 2만원 정도한다(맨 우측과 뒤쪽 좌측의 두 접시가 단새우)

가격은 산지에서 구매하는 편이 저렴합니다. 보통 횟감용 한 바구니(약 30~35미)정도를 2~3만 원에 파는데요. 늦은 오후 선도가 다소 떨어진 경우는 반값에 떨이로 팔기도 합니다. 인터넷에서는 1kg당(약 40~60미) 35,000원에 판매되며 이러한 시세는 계절 및 조업량에 따라 상이합니다.

 

 

단새우는 익히기 전부터 빨간색이 도드라진다

#. 익히지도 않았는데 왜 빨간색일까?
단새우는 다른 일반 새우와 달리 생물 상태에서도 새빨간 색을 가집니다. 일반적으로 새우는 익혀야 빨갛게 되는데요. 단새우를 비롯해 물렁가시붉은새우(일명 꽃새우), 도화새우, 가시배새우(일명 닭새우)등 동해 깊은 수심에 서식하는 새우류는 붉은 색소 성분인 ‘아스타잔틴’의 함유량이 많아 더욱 붉은색을 띱니다.

 

특히, 동해 깊은 수심대에 서식하는 새우류가 그런 경향이 강하며, 익히지 않은 생물 상태에서도 붉은빛이 두드러집니다. 아무래도 수심 200~300m 이하인 깊은 곳은 개체는 햇빛이 닿지 않는 어두컴컴한 환경인대다 먹잇감에서도 수심 얕은 연근해와는 많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물렁가시붉은새우입니다.

 

흔히 꽃새우라 불리지만, 독도처럼 멀고 깊은 바다에서 잡힌 아주 새빨간 것을 ‘독도꽃새우’, 반대로 수심 얕은 연근해에서 잡혀 상대적으로 붉은색이 덜한 것을 ‘연안꽃새우’로 분류합니다. 그만큼 수심과 바닷속 환경은 새우의 붉은빛을 발현하는데 밀접한 연관성을 가집니다.

 

 

단새우의 알

단새우의 경우 한번 알을 품기 시작하면 일 년 가까이 품기 때문에 붉은색과 대비되는 청록색 알덩어리를 심심치 않게 봅니다. 이렇듯 단새우의 고유한 빛깔이 선명할수록 품질이 좋고 싱싱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새우 회
단새우와 성게 및 연어알의 조합은 고급 일식집의 단골 조합이다

#. 단새우의 이용
대게 찬물에 사는 생물일수록 성장 속도가 느린데 단새우가 그렇습니다. 어릴 때는 수컷으로 태어나 4~5년생일 때부터 성전환을 하는데요. 이때부터 살이 달고 맛의 풍미가 진해집니다. 다 자라면 13cm 전후이며, 클수록 맛이 좋아지는 새우입니다.

국내에는 동해안 일대에서 유통되는 생물 단새우가 수산시장은 물론, 온라인 판매를 통해 택배로 구매할 수 있지만, 북태평양산 수입 냉동 단새우도 초밥을 비롯한 일식 재료로 많이 이용됩니다. 싱싱한 단새우는 뭐니뭐니해도 회와 초밥이 일품입니다. 껍데기가 얇고 퍼석거려 손으로 까기 쉽고, 체질이 맞는 이들은 내장째 생식하기도 합니다.

 

 

청록색 알을 가득 품은 단새우들

단새우의 청록색 알은 그 자체만으론 별다른 맛이 나지 않지만, 초밥에 고명으로 얹어 먹으면 톡톡 씹히는 식감과 특별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지라시스시를 비롯해 감태, 성게알과 조합된 한입 요리로도 사용됩니다.

 

 

단새우와 모둠 해산물 플래터

사실 단새우는 대하나 흰다리새우처럼 구워 먹는 용도로는 잘 선호되지 않습니다. 다만, 회로 먹고 남은 새우 대가리는 따로 모아 튀기거나 굽기도 하는데요. 간단히 튀김가루만 묻혀 바삭하게 튀겨내는가 하면, 일식집 느낌을 살려 튀김옷을 입혀 튀기기도 합니다.

 

구이는 버터구이가 제격입니다. 가볍게 소금 후추로 간한 뒤 올리브 오일에 굽다가 버터를 넣고, 기호에 따라 간 마늘을 살짝 넣어 버무리면 더욱 풍미가 올라갑니다.

 

 

단새우 라면

애초에 선도가 안 좋다면 튀기거나 탕에 넣어 먹기도 하는데요. 특히, 얼큰한 라면에 통째로 여러 마리 넣어 끓이면 새우탕면처럼 진한 새우 국물이 일품이고, 내장과 함께 대가리를 쪽쪽 빨아먹으면 특유의 진한 풍미와 감칠맛이 매력적인 새우입니다.

※ 글, 사진 : 김지민 어류 칼럼니스트                   
유튜브에서 ‘입질의추억tv’ 채널을 운영 중이다. 티스토리 및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tvN<유퀴즈 온 더 블록>, tvN<난리났네난리났어>, EBS1 <성난 물고기>, MBC <어영차바다야>, JTBC <백종원의 사계>를 비롯해 다수 방송에 출연했다. 2018년에는 한국 민속박물관이 주관한 한국의식주 생활사전을 집필했고 그의 단독 저서로는 <짜릿한 손맛, 낚시를 시작하다>, <우리 식탁 위의 수산물, 안전합니까?>, <꾼의 황금 레시피>, <수산물이 맛있어지는 순간>, <귀여워서 또 보게 되는 물고기 도감(감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