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화덕피자와 파인 다이닝급 파스타, 장충동 도치


    오늘은 나폴리 화덕피자와 파인 다이닝급 파스타를 가지고 맛있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찾는 다이닝급 레스토랑. 개인적으로 매우 선호하는 음식들이지만 역시 한번 찾을 때마다 갯바위 낚시 출조 1회를 포기해야 
    할 만큼의 막강한 가격 탓에 자주 가지는 못했습니다. 소싯적엔 레스토랑에서 일도 해보고(주방 보조) 이태리 음식엔 나름 각별한 애정이 있는지라
    작년 한해도 기분좋은 마무리를 위해 제가 좋아하는 이태리 음식점을 찾기는 했습니다.
    원래는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한번 맛 본 곳은 다신 안찾습니다만, 이번엔 맛이 검증된 곳에서 편안히 식사하고 싶기에 알고 있는 매장을 찾았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에서 나폴리 화덕피자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안되는 걸로 압니다. 
    화덕으로 굽는다고 다 같은 화덕피자가 아니요, 도우가 얇다고 하여 다 같은 나폴리 피자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진짜 나폴리 피자가 만들어질려면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하는데 그것을 다 갖춘 피자는 사실상 한국엔 없다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최대한 근접할 수는 있는데요. 그것을 맛보기 위해 장충동의 도치를 찾았습니다. 


     
     

    장충동 도치

    #. 최근 장충동 상권의 추이를 보면..
    장충동은 이렇다 할 상권도 없어 보이고 맛집도 없는듯 하지만 나름대로 전통을 지키며 고정 팬층을 확보하는 막강한 곳이 있습니다.
    장충동 평양면옥과 족발집들을 필두로 송원, 돈돈돈까스, 함흥에 겨울냉면, 손두부집, 찌개집(소문에 의하면 다섯군데 모두 한 사람꺼라는데)등이 있는데
    이 근방엔 은근히 오피스텔과 회사가 많아 평일에도 장사가 좀 되고, 여기에 두 개의 대형 교회가 있어 일요일에도 북새통입니다.
    상권도 옹기종기 붙어 있다보니 이 집 아니면 저 집을 선택할 수 밖에 없고, 것도 아니면 아예 동대문이나 필동 쪽으로 진출(?)해야 하는 어려움에 이 동네
    소비자들은 어지간하면 이 주변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게 속편할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일부 업소는 배짱 장사하는 듯한 서비스 실종에 고물가 책정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서울의 중심 지역이고 음식 수준이 나름 괜찮아 입맛 까다로운 중, 장년층들에겐 그런데로 어필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장충동에도 새로운 바람의 물결이 일었는지 젊은 소비자층들을 타겟으로 한 카페, 레스토랑등이 생겨났는데요.
    도치의 경우, 음식 특성상 젊은층들을 겨냥한 화덕 피자이긴 한데 가격대가 강남수준이다 보니 이를 소화해 낼 고객층 확보가 지리적 입지와 잘 맞아 떨어
    질런지는 미지수입니다. 길 건너편엔 동국대가 있지만 과연 학생들이 배춧잎 두 장을 내고 파스타를 먹을 수 있을지..요즘같은 불경기에 말이죠.^^

    어쨌든 내부를 둘러보니 파인 다이닝급까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조명을 이용한 아늑함과 공간연출이 돋보입니다.
    구조가 좀 복잡하긴 한데, 단체 손님을 의식해서 인지 '룸' 느낌을 강조한 자리 배치도 보이고요. 2층도 있지만 아직은 손님이 많지 않아 비워둔 상태.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이 집 오너셰프는 낮이 익습니다. 전에 두어번 포스팅을 했었지요. 논현동 '도셰프'를 운영하는 분께서 '도치'라는 이름으로 분점을 낸 거라는데요.
    도셰프에서 취급했던 메뉴, 그대로를 선보인다고 하기에 매장은 다르지만 그 맛은 익히 알고 있기에 찾아간 것입니다.




    오픈형 키친

    피자는 손님이 볼 수 있는 공간에서 직접 토핑을 하는데요.
    지금 모짜렐라 치즈를 덩어리로 올리고 있는데 일전에 이 집 오너셰프께서 맛 보라고 준 버팔로 치즈 맛이 아직도 선명히 기억이 납니다.
    아시다시피 피자맛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치즈'에 있는데요. 치즈의 품질에 따라 피자 전체의 퀄리티와 가격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동네에서 파는 15,000원 짜리 피자에 올려진 치즈는 열에 녹아도 잘 늘어나지 않는 고무같은 질겅거림에 별 맛도 안나는 싸구려 피자 치즈를 사용한다면,
    도미노 피자헛등에서 사용되는 치즈는 그보다는 좀 더 나은 퀄리티를 보이지요.  
    이 집 피자는 그러한 피자들과는 달리 덩어리째로 올라가기 때문에 그 풍미를 느끼는데 있어서 아무런 구애도 없고 퀄리티가 훌륭했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유명 프랜차이즈에서 사용하는 치즈들과는 맛의 우월함이 다르다는 얘깁니다.


    메뉴 고르기에 열중인 두 여성분^^



    이곳에서 음식 맛을 보려면 둘이서 피자 하나 시켜놓는 것 보단 아무래도 여러명이 함께 가서 다양하게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감베리에 풍기 샐러드(14,000원), 파스타 도치(21,000원), 홍합 나티보(14,500원), 콰트로 스타지오네(21,000원), 엑스트라 마르게리타(19,000원)
    를 주문.. 그런데 이곳도 부과세 10%가 적용되기는 강남과 마찬가지..ㅠㅠ


    홈메이드 피클

    감베리에 풍기 샐러드(14,000원)


    #. 알고보면 새우 버섯 샐러드
    이태리어로 감베리는 '새우', 풍기는 '버섯'을 의미하는데요. 이태리 레스토랑에 가면 무슨 뽀모도로(토마토)니 루꼴라(풀때기 종류)니 말만 현란한데..
    그냥 우리가 먹는 식재료 이름입니다. 그렇다고 이태리 레스토랑이 이태리에서 식재료를 공수해서 쓰는 것도 아니고요.
    저는 음식을 보면 접시에 눈길이 많이 가는데요. 일전에 도셰프에서도 느꼈지만 접시의 선택, 매우 맘에 듭니다.
    구성은 여러 버섯 종류와 새우, 루꼴라, 적로즈, 비타민으로 보이는 잎파리도 보이고, 그리고 선 드라이토마토(제가 매우 좋아하는), 그리고 위에 올린건
    파르미지오 레지아노 치즈 맞나요?(이젠 치즈도 공부해야 하나..) 소스는 발사믹이 베이스로 보이는데(혹시 틀릴까봐 물어봤더니 맞췄음^^)
    버섯엔 미묘하게 불향이 났고 그 뒤로는 꼬릿꼬릿한 치즈향이, 적당히 건조된 선 드라이토마토가 맛의 균형을 잡아주고 있습니다.
    먹다보면 전반적으로 간간한데요. 샐러드의 느낌보다는 메인 음식을 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먹는 전체요리 느낌이 강하였습니다.
    앞 접시에 두어번 정도 갖다 먹기엔 적당해요. 만족~!


    콰트로 스타지오네(21,000원)

    콰트로란 게 싸가지가 있는 치즈란 말인데요. 죄송, 언어를 좀 순화시키자면 네가지 치즈가 들어갔다란 얘긴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고르곤졸라나 모짜렐라가 기본적으로 깔리고요. 레지아노 치즈와 크림치즈가 들어가 아주 고소하다 못해 느끼하기까지 한
    치즈 피자가 완성됩니다. 보시기에 도우가 좀 탔죠? 이는 400도가 넘는 고열에서 단 시간내에 굽다보니 생긴 건데 사실 거부감이 들까봐 덜 태운거랍니다.
    원래는 더 태우는데 이게 한국의 실정엔 잘 안맞아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태운 음식에 대해 거부반응이 있지만 나폴리 사람들은 밀가루 음식을 태우는
    것에 대해선 관대한 편인가 봅니다. 어쨌든 육류가 탄 게 아니므로 좀 먹는다 한들 건강을 해치거나 하진 않습니다.


    네가지 치즈가 듬뿍 들어가 치즈맛 하나는 정말 원없이 봤는데..
    이게 식으면 느끼해지고 뻣뻣해지므로 가급적이면 빨리 "후딱후딱" 드시길 권장합니다.
    밀가루 음식 빨리 먹으면 소화도 잘 안되고 살 찌고, 오래 못 산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그래도 음식은 뜨거울 때 빨리 먹어야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것.
    사실 이 화덕 피자는 제가 좋아하는 컨셉이 아니다 보니 많이 먹지는 못했답니다.


    홍합 나티보(14,500원)

    이쯤에서 느끼한 입안을 달래기 위해 매운 홍합 요리를 주문해 봤습니다.
    일전에 논현동 도셰프에서도 같은 메뉴가 있어 먹었던 적이 있는데요. 양과 구성은 그거나 여기나 거의 같습니다.



    #. 강북 스타일은 넘 자극적이야
    빠끼누(이태리 고추), 꼰낄리에(파스타 일종)와 보리쌀이 들어간 것도 똑같고요.
    그런데 이상하게 이 집의 홍합 나티보는 뭐랄까 논현동 버전에 비해 굉장히 자극적이랄까요. 한참을 먹다보니 입안이 얼얼함을 느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니 쉽게 말해 "강남 스타일"과 "강북 스타일"의 차이에서 오는 맵기라고 합니다.
    다시말해 강남 사람들에겐 좀 덜 자극적인 맛이 통하고, 강북 사람들에겐 보다 매운 맛이 통할 것이라는 생각하에 만들어진건데요.
    그 말이 통계적으로 옳고 그름을 떠나 이렇게 한강을 가운데 두고 같은 메뉴의 맵기가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치밀함이 엿보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메뉴에 한해서는 강남 스타일이 더 낫다고 봅니다. 때로는 자극적인 음식도 좋지만 사람에 따라선 거북스러울 수도 있거든요.


    파스타 도치(21,000원)


    이 집에서는 크림 소스가 흥건한 파스타를 기대하시면 안됩니다. 그런건 한국 실정에 맞게 변형된 파스타이고, 원조 파스타는 국물이 없지요.
    소스는 최소한의 양으로써 면과 재료에 결착된 상태입니다. 명칭을 보니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신 메뉴로 보이는데 사용된 파스타가 좀 독특하지요.



    #. 파파르델레, 면 면적에 숨은 역할이란?
    보통 넓은 면으로는 페투치니를 사용하는데 이 면은 그보다 훨씬 넓지요. 명칭은 '파파르델레'라고 합니다.
    파스타는 종류가 굉장히 많고 다양한 면적과 모양을 갖는데요. 이유는 다양한 소스가 가지는 점도에 잘 어울리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크림소스 스파게티에서 넓은 페투치니를 쓰는 이유도 점도가 높은 크림 소스가 넓은 면에 잘 유착이 되어 충분한 양의 소스를 묻히기 위함이라고 압니다.
    그것은 한 젓가락의 면을 먹는데 있어서 먹을 수 있는 소스 양과 간의 세기를 결정짓는다는 얘기가 되겠죠.
    지금 이 파스타의 경우는 봉골레 형식을 빌어서 만든 소스로 조개육수+화이트 와인의 조합.(일꺼라고 예상하는데.^^;)
    점성이 낮은 물같은 소스이기 때문에 최대한 넓은 면을 사용해 먹을 때 소스를 충분히 묻히기 위함이라 보여집니다.
    파파르델레는 이런류의 소스와 조화를 염두하고 만든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넓직한 면을 좋아하는 저로선 썰어먹는 재미가 있었던 파스타.
    그런데 소스는 조개육수 베이스가 맞기는 한데 어딘가 모르게 매콤한 향이 납니다. 혹시 페페로치니(고추의 일종)가 들어가진 않았나 물어봤는데..
    고추는 전혀 안들어갔다네요. 근데 맵기가 느껴지는지에 대해 사건은 미궁속으로 빠져듭니다.


    엑스트라 마르게리타(19,000원)

    제가 가장 좋아하는 류의 피자인데요. 들어간 토핑은 매우 단순합니다. 으깬 토마토 페이스트에 바질잎 몇 장.
    그리고 이 피자 맛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재료인 '엑스트라 마르게리타'로 100% 버팔로 소젓으로 만든 치즈예요.
    보시다시피 치즈 주위로 수분기가 맺혀 있는데 흔들면 찰랑찰랑 할 정도입니다. (잘 하면 마실수도?)
    단점은 지나치게 수분 함유량이 많다 보니 조금만 식어도 피자는 젖어 볼품없이 변한다는 것. 대신 뜨거울 때 먹으면 최상의 맛을 낸다는 점.



    #. 나폴리 피자가 완성되는 조건이란?
    화덕피자의 원조격인 이태리 나폴리 피자.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Pizza'라는 이름하에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습니다만, 온갖 재료들을 토핑으로 쏟아
    붓는 프랜차이드 피자는 대부분 미국식을 본 딴 것이고 대중들도 그것을 선호하지만 먹다보면 좀 질리고 칼로리도 높지요.
    반면 이태리식 피자는 최소한의 재료로 최상의 맛을 이끌어 내는데 있고, 토핑의 다양성보다는 도우 자체의 맛과 식감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토핑만 먹고
    도우는 버리는 분들에게 이러한 피자는 처음부터 적응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예상하셨겠지만 치즈 크러스트와 같은 옵션은 제공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이태리식 피자는 장작화덕에서 단 시간내에 구워야 제 맛을 내는데 이를 제대로 따라할 수 있는 곳은 국내에 많지가 않아요.
    물론 화덕피자집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화덕에 넣어 구웠다고 해서 화덕피자가 되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 흉내만 낼 뿐, 진짜 나폴리 피자가 완성되려면 까다로운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해요. 몇 가지 예를 들자면..

    1) 치즈는 아페니노산맥 남쪽 지역에 생산되는 모짜렐라 치즈만 사용해야 한다. → 우리나라에 해당사항 없슴
    2) 크러스트 반죽은 손으로 해야 하고 그 두께는 2cm를 넘어가면 안된다. → 이 집에는 해당
    3) 반드시 장작화덕에(참나무) 구워야 하며 전기화덕은 해당되지 않는다. → 적어도 이 집은 장작화덕이 아닌 것으로 보였는데 정확히 본 건 아닙니다.
    4) 폼페이 화산석으로 만든 화덕이여야 한다 → 저는 지질학자가 아니여서 이 집의 화덕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아닐 것이라 예상.
    5) 400도 이상의 화덕에서 1분 이내에 구워야 한다 → 이 집에는 해당
    6) 단 시간에 굽다보니 도우가 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나폴리 피자의 특징이기도 하다 → 이 집에는 해당
    7) 마르게리따의 경우 이태리 국기를 연상케 하는 삼색(레드, 그린, 화이트)이 모두 들어가야 한다. → 이 집에는 해당


    이렇게 놓고 보니 진정한 나폴리 피자는 결국 나폴리에서나 맛 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그래도 이곳은 거기에 근접하게 레시피를 지켜가며
    만드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곳이라고 보여집니다. 문제는 갖은 토핑재료로 떡을 친 기존의 피자맛에 길들여져 있다면 심플한 재료에 빗대어 가격적인
    부분에서 심한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는 점.(솔직히 저렴한 가격은 아니죠)




    #. 이제는 유행처럼 되버린 촛불과 피자판
    이 집 피자는 도우가 상당히 쫄깃쫄깃해 버릴 수가 없는데요. 
    이스트를 넣고 충분히 발효를 시키면 이런 쫄깃함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저는 전문가가 아니여서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찹쌀가루를 섞어 반죽한 게 아니냐고 물었지만 그건 아니라네요. 오로지 밀가루+이스트로 한답니다.
    비결은 이스트 비율과 적정 숙성 시간인데요. 그건 오너 셰프이외엔 이 집 직원들도 모른다고 하네요.

    참고로 판 아래 촛불을 올려 놓은 이유는 피자가 식어 치즈가 굳어지는 시간을 최대한 늦추기 위함이랍니다.(그냥 보기 좋으라고 한 건 아니라는 얘기)
    올려진 판도 열 전도율이 매우 좋은 재질을 갖고 있지요.
    그런데 제가 아는 지인으로부터 듣기를 이걸 개발 한 집은 따로 있다는데(가회동 대장장이 화덕피자가 원조임) 특허 신청을 내지 못해 지금은 너도 나도
    따라하는 분위기가 되었답니다. 도치는 원조집 다음으로 두번째 사용한 집이 되겠고요. 현재는 페밀리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블랙 스미스"에서도 이러한
    방식을 채용하고 있지만(사실 한번 가서 맛을 봤는데 블랙 스미스의 화덕 피자는 흉내만 냈을 뿐 기대 한참 못미쳤슴) 개인적으로 원조집을 한번 들러보고
    싶습니다.



    #. 완성도 높은 나폴리 화덕피자, 장충동 도치 총평
    일단 가격은 만만치 않습니다. 부가세도 10%가 붙습니다. 이 집의 파스타 가격이면 다른데서 기회비용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파스타 한 그릇이 1만 9천~ 2만원, 그것은 강남의 왠만한 '파인 다이닝급' 파스타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럴려면 세공이 들어가는 정성을 보여야 합니다. 면도 직접 반죽하고 들어가는 재료도 냉동을 쓰면 안됩니다. 
    소스도 흥건히 하지 않고 절재된 양으로 충분한 맛을 내야 하며, 면빨의 익힘에도 조절에 신경써야 합니다. 그런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킨다면 
    저 가격에 수긍이 가는 것이겠지요. 그런 점에서 볼 때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까지는 견줄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홍합 나티보는 좀 자극적입니다. 먹다보면 물리는 느낌이 드는데 여러명이 시켜서 드시는 거라면 큰 문제는 없고요.
    화덕피자의 경우는 완성도가 높지만 일부에선 가격대 성능비 운운..
    기존의 피자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내 입맛과는 잘 안맞는다"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도우가 얇은 피자인데 왜 이리 비싸냐고 하시는 분들은 그냥 도미노, 피자헛을 사 드십시요. 사실 도우가 얇은 것과 가격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것은 피자에 대해 이해부족에서 나오는 선입견일 뿐. 중요한 건 도우 자체의 맛과 토핑 재료의 품질, 굽는 환경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또 이런 말을 하면 분명 이런 댓글이 달릴 줄 압니다. "파스타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지..이걸 2만원에 사 먹는게 제 정신이냐?"

    그런 분들에겐 12,000원짜리 우례옥 평양냉면도 납득이 가질 않을테고..
    1피스당 만원이 넘는 호텔 일식의 세공 초밥도 그들에겐 "미친 가격"이라고 생각되겠지요. 
    무작정 비싸다고만 할 게 아니라 인테리어, 지리적인 여건(임대료 포함), 재료의 단가, 전통적인 레시피의 유무 정도는 가늠한 상태에서 가격을 논하는 게
    맞을겁니다. 분명 어떤 사람들은 일반 가격의 파스타를 먹느니 몇 천원 더 주고서라도 파스타 전문점에서 맛을 음미하고픈 소비심리도 분명 있다는 것. 
    고객층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겠지요. 선택은 전적으로 소비자의 몫입니다.

    어쨌든 결론을 내리자면, 개인적인 취향을 내려놓고 이 집의 피자와 파스타는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전통'에 근접한 맛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만큼 허튼 솜씨로 만들지 않았다는 얘긴데요. 다만 가격적인 메리트에 있어서는 주머니 여유가 있는 손님과 그렇지 않은 손님들 간의 호불호가 명백히
    갈릴 수 있는 만큼, "양보다 질", "가격보다 맛"이 중요하다면 추천! 그렇지 않다면 기회비용을 다른 쪽으로 살리심이 맞을 것 같습니다.
    매장은 다르지만 같은 메뉴, 같은 레시피로 만든 파스타, 피자를 리뷰한 게 있으니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글 : 화덕피자 리뷰(1)  화덕피자 리뷰(2))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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