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부시리, 방어, 참치와 같은 큰 생선 손질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에 했던 생선 손질법(2) - 매운탕 조림용 생선 손질법 과 매우 비슷해요. 큰 생선이라고 해서 손질법이 다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배를 가르고 내장을 뺄 때 그 양이 많다 보니 손질한다는 느낌보다는 도살에 가까워 비위가 약한 분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오늘 예제는 갯바위에서 낚은 부시리를 가지고 진행하지만 사실 부시리나 방어, 참치(다랑어)와 같은 어종은 선상 낚시꾼들이 알면 좋겠지요. 여기서도 포인트는 대가리를 절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가미와 내장을 한 번에 빼내는 손질법입니다. 함께 살펴보실까요? ^^

    <<생선 손질법 목차>>
    1. 생선 손질법(1) - 횟감용 생선 피빼는 법
    2. 생선 손질법(2) - 매운탕 조림용 생선 손질법
    3. 돌돔 감성돔등 돔 어종 회뜨는 법
    4. 부시리, 방어, 참치등 큰 생선 손질하기
    5. 부시리, 방어등 큰 생선 회뜨기
    6. 갯바위 즉석회 만들기
    7. 칼의 사용과 칼 가는 방법


    갯바위에서 낚은 부시리입니다. 부시리는 방어의 사촌이지요. 또 다른 한국어명으론 '편방어'라 하며, 일본에서 정식명은 '히라마사', 방언으로는 '히라스'입니다. 국내에선 아쉽게도 부시리란 명칭 보다는 히라스라는 명칭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상인들도 히라스라 해야 알아듣기도 합니다.

    겨울엔 방어가 맛있고, 여름엔 부시리가 맛있습니다. 방어나 부시리는 외형적인 생김새가 매우 비슷해 수산시장 상인들도 더러 햇갈릴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어종을 구분하는 'R-POINT'가 분명히 있습니다. (관련글 : 방어, 부시리 구별법)


    그런데 이 두 어종을 많이 보다 보면 굳이 알 포인트가 아니더라도 멀리서 대가리만 봤을 때 구분이 가능합니다. 그러니깐 대가리 모양과 얼굴의 생김새가 좀 달라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일란성 쌍둥이 형제는 남들이 보면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척 보면 알지요. 이유는 매일 보기 때문입니다. 방어 부시리가 꼭 그런 꼴이지요. ^^

    어쨌든 부시리를 가지고 손질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건 될 수 있으면 현장에서 혹은 항구에 도착해서 바로 피를 빼고 내장을 적출해야 합니다. 집에 가져오셔서 하면 굉장히 골치 아프죠. 지금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 중에 분명히 계실 겁니다. 싱크대에서 하기가 좀 그래서 화장실에서 손질했다가 안주인에게 잔소리 듣고 생선 손질은 화장실에서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비린내가 잘 안빠집니다.



    우선 부시리 횟감을 위해 피부터 뺍니다. 아직 숨이 붙어 있는 녀석이예요. 피는 되도록이면 현장에서 빼가지고 오는 게 가장 좋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항에 도착해서라도 바로 빼주세요. 사진과 같이 아가미 깊숙히 칼을 넣으면 심장을 찌르게 됩니다. 제대로 찔렀다면 대가리를 들었을 때 시멘트 바닥에 피가 묻어 있겠지요.


    부시리 방어, 참치같이 큰 생선 손질법(피 빼는법과 생선손질하기)

    큰 생선은 꼬리 쪽도 칼집을 넣어주어야 피가 잘 빠지는데 이때 살만 긋는 게 아닌 척추뼈 일부를 절단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칼이 튼튼해야겠죠. 칼이 잘 안 들어가면 칼등에 손바닥을 내리쳐서 뼈 일부에 칼집이 들어가야 합니다.



    부력망에다 넣고 5분간 해수에 담가둡니다. 얘네들이 아직 살아 있기 때문에 숨 쉬는 동안 피가 자연스레 빠지게 될 겁니다.


    그 다음은 비늘치기를 이용해 비늘을 제거합니다. 부시리 방어가 보기엔 표면이 매끈해 비늘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선은 쥐치과 어종과 장어과 어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늘을 갖고 있습니다. 횟감이든 탕감이든 비늘을 칠 때는 아주 꼼꼼하게 쳐줘야 합니다. 칼이 들어가는 등 쪽 지느러미 라인을 특히 꼼꼼히 벗겨주세요.

    여기에 비늘이 남아 있음 나중에 칼 넣다가 비늘에 미끄러져 손을 다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뱃살이 나오는 배 부분도 비늘이 많으니 꼼꼼히 쳐주시고요. 아가미 뚜껑, 대가리 볼살, 정수리 부분도 비늘이 있습니다.  어차피 대가리는 버리지 않고 구이로 쓰거나 탕감을 하기 때문에 대가리에 붙은 비늘도 철저히 없애주셔야 합니다. 나중에 비늘치는 게 익숙해지면 구석구석 저절로 손이 갑니다.


    부시리 방어, 참치같이 큰 생선 손질법(피 빼는법과 생선손질하기)

    이제 아래턱과 아가미를 분리합니다. 제가 왼손으로 잡고 있는 부위가 참치 부위로 치면 '울대'입니다. 참다랑어 울대 부위, 몇 점 안 나오기 때문에 가격이 좀 나옵니다. 방어나 부시리, 그 밖에 모든 생선도 다 울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큰 생선이기 때문에 저렇게 손으로 쥘 수가 있고요. 오른손으로는 울대에서 아래턱으로 이어지는 부위를 절단하는 겁니다. 앞으로 이 '울대'를 중심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명칭은 기억해 두세요.


    분리된 모습입니다. 여기까진 쉽죠? ^^ 그리고 사진은 미처 못 찍었는데요. 저 울대에 붙어 있는 아가미도 분리해 줍니다. 지난번에 했던 매운탕 조림용 생선 손질법 과 똑같습니다.


    항문에 칼을 넣어 배를 가릅니다.


    배지느러미 사이를 거쳐 가슴살로 진입하면 딱딱해서 칼이 잘 안 들어갈 겁니다. 이때 조심조심해서 울대가 끝나는 부분까지 갈라주시고요,


    부시리 방어, 참치같이 큰 생선 손질법(피 빼는법과 생선손질하기)

    배를 가르고 울대 또한 양 갈래로 갈라졌습니다. 이때 노란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은 아가미가 붙어 있던 곳이에요. 이걸 칼로 갈라서 아가미를 분리합니다. 여기까지 했다면 아가미는 아래턱과 울대에서 완전히 분리되었을 것입니다. 이제 아가미는 척추에 붙어 있는 정 중앙만 분리하면 됩니다.


    척추로 연결된 저 부분을 끊어서 분리해 줍니다. 그런데 저 부분은 매우 단단해요. 자칫 잘못하면 다칠 수 있으니 주의 또 주의합니다. 저는 칼이 없어서 피빼기 전용 칼로만 작업했지만, 횟집에서는 생선 손질용 칼(데바)을 이용해 저 부분을 절단할 것입니다. 부위가 튼튼한 만큼 칼도 튼튼한 걸 사용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까지 했다면 거의 모든 과정이 끝난 겁니다.


    이제는 아가미를 잡고 꼬리 쪽으로 잡아 당겨주는 일만이 남았습니다. 이때 다른 오른손은 몸통을 단단히 눌러 고정하고요. 왼손은 아가미 뭉치를 단단히 잡아서 당겨줍니다.

    부시리 방어, 참치같이 큰 생선 손질법(피 빼는법과 생선손질하기)

    자! 이렇게 하면 한꺼번에 딸려 나오게 됩니다. 평소엔 이런 글을 쓸 때 모자이크를 안 하는 편인데 조금 큰 생선이라고 했습니다. 그래 봐야 양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 별반 다를 게 없는데요. 그래도 비위 상하실 분들이 계실까 봐서. 그런데 막상 모자이크를 해 놓고 보니 더 징그럽네요. 안 하는 게 차라리 덜 징그러웠을지도.


    항문으로 이어진 장은 잡아당겨도 잘 안 떨어집니다. 칼로 절단해 주세요, 남은 과정은 물에 씻는 겁니다. 현장에선 부력망에 넣어 충분히 씻어주면 되겠고, 집으로 가져오면 수세미로 내장이 있었던 자리를 살살 긁어 회 뜰때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해 줍니다.


    집으로 담아갈 수단이 마땅치 않네요. 이래서는 저온 숙성이 어렵습니다.



    좀 더 큰 보조가방에다 구겨 넣으니 어찌어찌 됩니다.



    부시리 방어, 참치같이 큰 생선 손질법(피 빼는법과 생선손질하기)

    꼬리는 어쩔 수 없이 접어서 뚜껑을 닫습니다. 얼음은 밑에 하나, 위에 하나 이렇게 두 개를 올렸습니다. 각얼음 한 개와 두 개의 차이는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전에 한 개만 올렸는데 당시 날이 더워서 그런지 식감이 물러졌던 경험을 겪고 나서는 항구에서 숙소까지 30분 거리밖에 안 되어도 저는 각얼음을 두 개 사용합니다.

     

    이렇게 하면 위아래로 냉기 순환이 되어 저온 보관이 가능하고요. 30분 1시간 거리면 거의 활어회를 먹는 느낌이 들겠고 그 이상 걸린다면 숙성회가 아닌 '싱싱회(5~6시간 이하 저온숙성을 일컫는 말)' 느낌으로 먹을 수 있겠습니다. 다음엔 부시리, 방어같은 큰 생선으로 회를 뜨는 작업을 보여 드리도록 하겠고요. 무엇보다도 여러분들이 큰 고기를 많이 잡아서 이 글을 다시 보게 되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

    <<더보기>>
    제주도 낚시 15부, 전갱이떼의 습격(차귀도 만세여, 목여에서 벵에돔 낚시)
    제주도 낚시 16부, 송악산 부남코지 대물 습격 사건(긴꼬리 벵에돔 낚시)
     제주도 낚시 17부, 미지의 생선회 탐험(황줄깜정이, 남양갈전갱이)
    제주도 낚시 18부 - 갯바위의 폭군 부시리, 낚시의 화끈한 손맛
    제주도 낚시 19부, 송악산 벵에돔 낚시 4부(부시리 낚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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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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