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도 야영 낚시(1) - 흑기사 군단 긴꼬리 벵에돔 낚시


    야영 낚시의 계절이 왔습니다. 무더위를 피해 들어온 한여름밤의 야영 낚시는 사실 낭만보다는 체력과의 싸움이 전개됩니다.
    축축하고 습도 높은 갯바위에서는 모기들의 웽웽 소리에 신경이 곤두서고, 행여나 비라도 내리면 텐트가 없으면 몸으로 맞아야만 합니다.
    그래도 야영 낚시하면 생각나는 꾼들의 로망, 바로 쿨러 조과가 아니겠어요? ^^
    그것을 희망하고 오는 분들이 많으리라 봅니다. 또 맛있는 먹거리를 잔뜩 싸서 여름밤을 하얗게 지새우기도 합니다.
    저는 올해 첫 야영 낚시를 위해 경남 통영에 있는 매물도를 찾았습니다. 지난 12일이었죠. 원래는 안경섬을 가려고 했지만, 대만까지 들어온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바람과 너울이 걱정돼 급하게 매물도로 바꿨습니다.
    이번에 찾은 매물도는 초행이고 매스컴을 통해 파이팅 넘치는 모습만 봐왔기에 개인적으로 기대가 높습니다.
    오늘은 이곳 매물도에서 흑기사 군단인 긴꼬리 벵에돔 낚시를 하며 한여름의 야영 낚시 이야기를 이어나갈까 합니다. ^^




    경남 거제도 밑에 있는 매물도

    지난 12~13일, 야영 낚시를 했던 자리로 소매물도 마당여 안통 자리에 내렸다.

    매물도 야영 낚시 일정은 오후 1시에 출항하는 배를 타고 들어가 다음날 오전 10시에 철수하는 스케쥴입니다.
    그러기 위해 집에서 새벽 일찍 나와야 했는데요. 전날 우리 부부는 야영 낚시 준비를 모두 마치고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잠들었습니다.
    서청주 IC에서 일행들과 만나 두 대의 차량으로 나눠서 타고 왔고요. 오전 12시, 거제도 동부면에 있는 가자피싱랜드에 도착하니 사장님께서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데 왠지 낯익은 인상입니다. 알고 보니 현재 FTV에서 방영하고 있는 '피싱포인트 바다세계' 진행자이신 이창욱 프로님.
    인사를 나누고 선착장에 대기하고 있는 배에다 짐을 싣습니다.


    매물도 야영 낚시 전에 기념 촬영을 하고

    이번 야영 낚시는 우리 부부 외에도 블로그 단골손님인 산소맨님, 밥곰팅님, 최필님과 함께 했는데요.
    포인트는 우리 부부가 한 포인트, 나머지 세 분이 한 포인트로 찢어져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다섯명이 함께 즐길만 한 명당은 많지 않은 관계로)

    선착장에 가니 구을비도에서 막 도착한 배가 짐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낯익은 얼굴의 낚시인.
    김문수 선생님의 짐이 보이네요. 그런데 구을비도에서는 크게 재미를 못 보신 듯 다시 매물도로 들어가시는 것 같았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먼발치에서 김문수 선생님이 오시길래 인사를 나누고요. 배에 승선해 매물도로 출발합니다.


    태풍의 간접 영향권으로 날이 안 좋아지고 있어 조금 우려가 됐다. 매물도 야영 낚시

    짙은 해무 속에 위용을 드러낸 매물도

    짙은 해무와 약간의 너울기가 있었지만, 바다는 그런대로 평온해 보인다.

    앞서 몇 분이 직벽 자리로 보이는 포인트에 하선하고

    소매물도 마당여 안통에 하선한 우리 부부, 건너편에 하선한 꾼들을 위해 김문수님께서 짐 내리는 걸 돕고 있다.

    우측에는 소매물도의 명당 중 하나인 마당여가 우뚝 솟아 있다.

    우리 부부가 내린 곳은 소매물도 등대섬에 있는 마당여 안통자리로 현재 상황은 너울기가 약간 있지만, 날궂이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대만 상공에 떠 있는 태풍의 간접 영향권으로 날은 갈수록 안 좋아지는 것으로 예보되어 있지만, 적어도 다음날까지는 낚시할 수 있는 기상이라고
    판단했기에 이렇게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당시 중부 지방엔 호우주의보가 발효되며 엄청난 양의 비를 쏟아 붓고 있었지만, 이곳 매물도는 야영 낚시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인 햇빛도 없고 그렇다고 비를 뿌리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구름이 끼며 좋은 조건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아마 담날(13일)까지는 낚시가 가능하겠지만, 그 뒤로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타이밍 하나는 기가 막히게 들어왔죠. ^^
    그런데 해무가 너무나 짙게 드리워져서 수온이 내려간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와 동시에 고온 다습하고 꿉꿉한 야영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우리가 내린 이 자리는 발판이 편하고 야영 자리로 좋은 곳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명당이면 금상첨화겠죠? ^^

    우선은 밑밥통을 제외한 야영 낚시 짐들을 모두 높은 곳으로 올려놓습니다.
    그 다음 바로 낚시 준비를 하는 게 아니라 너무 더워 일단 한숨부터 돌리고요. 상황 파악을 위해 최대한 높은 자리로 올라와 포인트 주변을 살펴 봅니다.
    선장님은 배 댄 자리 쪽으로 던지면 된다고 했으니 참고로 알아두고, 그 외 지형적으로 노릴만한 특정지대가 있는지와 지형이 내려가는 모양을 보고 이곳
    수심을 유추해 봅니다. 수심은 계단식으로 내려가는 턱이 있어 가까운 곳에는 밑걸림이 있을 것 같지만, 조금 멀리 던지면 이곳이 여와 여 사이의 물골이기
    때문에 꽤 깊이 들어갈 것 같습니다.



    1) 낚시자리 뒤쪽은 평평한 넙적바위로 그냥 드러누워 자도 될 것 같고, 사진의 중앙에는 화장실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습니다.
    2) 낚시자리 왼쪽에는 야영 낚시꾼이 두 분 있었는데 낚시를 했다가 드러 눕기를 반복합니다. 낚시가 꽤 힘드셨나 봅니다.
    3) 낚시자리 오른쪽은 포말이 형성되는 좋은 조건을 보이며, 그곳에 내린 조사님들이 낚시를 시작합니다.
        내리자마자 서둘러 낚시 준비를 하는 걸 봐서는 야영 낚시는 아닌듯 해요. 저녁에 철수하지 않나 싶습니다.


    낚시자리 정면에는 두룩여가 보인다.

    저곳에 일행 세 분이 내렸습니다. 여기선 보이지 않지만, 저 여를 넘긴 직벽 자리에 내려 낚시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다들 화이팅을 외치며 야영 낚시에 들어가고요. 이번 매물도 야영 낚시에서는 자그마한 타이틀을 두 가지 걸고 시작해 보기로 합니다.

    1) 만원 빵으로 최대어 상
    2) 아내와 낚시 대결


    만원 빵은 이날 함께 온 다섯 명이 모두 참여, 긴꼬리 포함 4대 돔에 한하여 가장 큰 씨알을 잡는 분에게 최대어 상으로 만 원씩 갹출해 드리기로 합니다. 
    그것으로 다음 날 기분 좋게 점심을 쏘고 아이스크림까지 쏘는 걸로 재미삼아 하고요.

    아내와 낚시 대결은 정말 사활을 걸고 해야 할 타이틀이 하나 생겼습니다.
    요즘 아내가 화장실에서 냄새난다며 저더러 앉아서 소변보라고 하는데요. ㅡ.ㅡ;;
    남의 일로만 알았던 이 문제로 요즘 다투는 부부들도 있다고 합니다. 참말로 남자가 왜 앉아서 용변을 봐야 하는지 당최 이해를 못하지만, 아내는
    약간 심각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놓고 낚시 대결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그것은 다음 날 아침에 하기로 했고요. 이번엔 마릿수가 아닌 최대어로 결정합니다.

    제가 이기면 앉아서 용변 보는 문제에 대해 다시는 말 꺼내기 없기.
    아내가 이기면 앉아서 용변을 보는 걸 수락해야 할 상황. 그것도 평생 ㅠㅠ


    매물도에서 올해 첫 야영 낚시를 시작하며

    포인트를 바라보며 상념에 잠긴 아내.

    처음부터 중하층을 공략하기 위해 채비는 다소 무겁게 꾸려본다.

    장마철인 지금 이 시즌이 매물도에선 최고의 피크로 알고 있지만, 최근 매물도 조황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고 합니다.
    들리는 얘기로는 이날뿐 아니라 그전부터 해무가 짙게 꼈다고 하는데요. 해무는 상층에 따듯한 공기와 그보다는 차가운 물이 만나서 생기는 대류
    현상으로 수온이 내려갔을 때 자주 생기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여름철 낚시에서 최대 변수인 '냉수대'가 들어 왔을 때에도 해무가 자주 낀다고 해요.
    저는 지금까지 낚시하면서 해무 낀 날에 재미 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게다가 지금 이 시기는 벵에돔이 상층으로 잘 부상하는 시기임에도 매물도는
    주변 수심이 깊어 벵에돔이 부상하지 않는다고 해요.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채비를 꾸리니 결국 상층은 생략한 채 초반부터 빠르게 중층 이하를 공략할
    채비로 0c찌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원했던 채비는 천조법인데 우선 이 채비로 진행하다 여의치 않으면 채비를 바꾸는 식으로 해보렵니다.

    <<입질의 추억의 채비>>
    로드 : JINQUAN NANO ISO 1-530 이지만, 1.2호대에 준하는 빳빳한 낚싯대
    릴 : 오쿠마 LB 2500
    원줄 : 토레이 하이 포지션 플로트 2.5호
    목줄 : 쯔리겐 프릭션 제로 1.5호, 5m 길이로 직결
    어신찌와 수중쿠션 : 쯔리겐 슈퍼 익스퍼트 0c 부력과 조수우끼고무는 L사이즈
    바늘 : 벵에돔 전용 바늘 6호로 시작해 상황에 따라 7호 → 6호 → 5호 순으로 사용.
    봉돌 : g5번을 우끼고무 바로 밑에다 세팅. 이후 g7을 목줄 중간에 추가 했다가 g5를 빼고 우끼고무 바로 아래 g7을 물려서 진행.

    <<아내의 채비>>
    1-530 낚싯대 - 2500번 릴 - 2.5호 원줄 - 0찌 - 조수우끼고무 L - 직결 - 1.5호 목줄 4m - 벵에돔 전용 바늘 6호, 봉돌은 우끼고무 밑에 g6으로 시작.


    매물도는 초행이다 보니 어떤 사이즈가 잡힐지 예상이 힘드네요. 간혹 씨알 좋은 참돔이 잡힌다고도 하고, 주 대상어가 긴꼬리 벵에돔이다 보니
    곧 있으면 해 질 녘임을 고려해 채비를 평소 때보다는 강하게 꾸려봤습니다.


    먼저 시작한 아내가 첫 입질을 받았다, 매물도 야영 낚시

    한 뼘 정도 되는 긴꼬리 벵에돔이 올라옵니다. 방생.

    "가서 더 큰 녀석 몰고 오너라"


    아내에 이어 필자도 첫수를 올리고

    조류의 흐름은 굿인데 이상하게 입질이 이어지질 않습니다.
    그렇게 입질이 없다가 정적을 깨고 한 마리 올리긴 했는데 옆자리에서 우리 쪽으로 채비를 던지는 바람에 찌 흘리기가 까다로운 상황입니다.
    제가 선 바로 우측에는 하얀 포말이 씻겨 내려가는 상황이고 그 포말이 소멸되는 지점에서 고기가 올라온다는 것을 안 것인지 옆자리에서는 연신 이쪽
    으로 대각선 캐스팅을 하는데요. 이게 기준이 참 모호한 게 어디가 정면이고 어디가 대각선인지는 정하기 나름인지라, 우리 부부는 선장님이 말해준 배 댄
    자리를 정면으로 보고 있지만, 옆 자리에서도 각도를 조금 틀어 우리 쪽이 정면이 되므로 뭐라고 말하기도 애매합니다,
    그러다가 몇 번은 좀 노골적으로 우리 쪽으로 채비를 던지기에 

    "이러다 된 통 엉켜봐야 알지"

    라며 아내의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가운데 껴서 어디로 캐스팅해야 할지 난감해하는 아내는 저와 자리를 바꾸자고 합니다.
    그러다 결국은 저와 옆 포인트 분의 채비가 서로 엉켜서 풀어야 했습니다.
    서로들 간에 가볍게 눈인사를 하고 나니 그 뒤부터는 이쪽으로 안 던지시더군요. 옆에서 플레이를 지켜봤는데 풍채가 있으신 분은 왠지 배우러 오신 듯
    하고 그 옆에 마르신 분은 벵에돔 낚시 실력이 상당하시더군요. 서너 시간에 20수 이상은 했던 것 같습니다.
    그쪽으로 포말이 이어졌거나 혹은 조류 흐름이 좋아서 연신 물어줄 수도 있었겠지만, 뜨지 않은 벵에돔을 연속으로 솎아 낸다는 건 실력이 없으면
    할 수 없으니까요. 그 모습을 보며 우리의 상황을 정비해 나가는데 우리 부부는 아직 낱마리로 올라올 뿐 이렇다 할 입질이 없습니다.


    28cm급 긴꼬리 벵에돔

    바다는 다시 조용해지고 물때는 간조를 향해 가고 있는데 어쩐 일인지 이때부터 우리 쪽으로 입질이 집중되기 시작합니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계속 이어지는 입질 러쉬! 씨알은 고만고만하지만, 그래도 평균 씨알이 27~28cm로 나름 준수한 편입니다.


    긴꼬리 벵에돔에 이어 참돔의 입질도 가세하고(방생)

    오후 5시 44분, 매물도 야영 낚시 3시간 만에 제법 당찬 입질을 받고 파이팅 중인 필자

    이제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오후 5시 44분. 간조 타이밍을 넘겨 막 초들물이 들어올 시점이었습니다.
    제 우측에 째진 지형으로 하얀 포말이 있었기 때문에 포인트를 정할 때 포말이 소멸되는 지점으로 삼았는데요.
    그보다 우측으로 던지면 옆 사람과 엉킬 위험이 있고, 그보다 좌측은 안통이라 조류 흐름이 좋지 못하므로 선택의 여지는 없었답니다.
    발밑에는 인상어(물망시)가 시커멓게 피어올랐습니다. 처음에는 밑밥으로 얘네들을 묶어 놓고 했는데 나중에는 밑밥을 안 줘도 얘네들이 갯바위
    가장자리에서 쉽사리 빠져나가지 않자, 포인트에 벵에돔이 들어왔음을 직감했습니다.

    포인트가 되는 지점에 두 주걱의 밑밥을 꽂아 넣고 6~7초가량 센 다음 그보다 멀리 캐스팅을 해서 채비를 안착합니다.
    조류는 발 앞으로 밀려오는데 포말의 반탄류에 더이상 다가오지 않는 그 지점을 포인트로 삼아 찌를 가져다 놓은 뒤 몇 미터 분량의 원줄을 방출하고
    뒷줄을 잡고 있습니다. 한 40초 정도 지났을까? 대고 있던 손가락을 치고 나가는 긴꼬리 벵에돔 특유의 입질이 전해집니다.
    대물은 아닐 것이란 생각에 베일을 닫고 챔질했더니 꾹꾹 합니다. 전에는 손맛 보겠다고 낚싯대를 세워 잠시 즐겼는데요.
    대마도에서 그랬다가 몇 마리 터트린 이후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어차피 토너먼트 대회에도 나가야 하므로 이제부터는 작은 녀석이라도 방심하지 말고
    무조건 기선 제압부터 하자고 임해 봅니다. 그렇게 끌려온 녀석은 발 앞에서 맞고 나가는 강한 포말에 휘청거리면서도 처박는 것을 멈추지 않습니다.

    "끝까지 저항하는 긴꼬리 벵에돔의 손맛"

    초반에 강력하게 저항하다 이내 힘이 풀리는 상사리급 참돔과 달리 긴꼬리 벵에돔은 발밑까지 끌려 와서도 손과 눈을 즐겁게 하네요.
    몇 초간의 실랑이 끝에 뜰채를 댈까 하다 바늘을 삼키지 않은 듯하여 들어뽕을 시도 합니다.
    안전하게 갈무리하려면 역시 뜰채가 좋지만, 저도 성격이 급한가 봅니다. 빨리 갈무리하고 던지고 싶은 마음에 들어오는 포말의 힘을 이용, 
    들어뽕을 시도합니다.

    "으라차차~"


    앙칼진 손맛을 선사해 준 32cm급 긴꼬리 벵에돔, 매물도 야영 낚시 중에서

    시커멓고 묵직한 녀석이 제 손에 들어오는 순간부터는 손맛에서 눈맛으로 체인지!
    이 녀석 말이야, 금덩어리도 아닌데 왜 손에 잡히는 순간 엔도르핀이 쏟을까?
    '재미도 없는 지루한 낚시를 뭔 재미로 하냐? ㅋㅋ'고 핀잔을 주던 주변의 지인들은 이 기분을 알기나 할까?
    한번 쯤은 낚시의 '낚'자도 모르는 지인을 갯바위로 데려와 낚싯대를 쥐어주고 저런 손맛을 보게 해 주고 싶다. 란 생각은 무리일까?

    이런저런 상념에 잠기던 저는 서둘러 갈무리를 하고 다시 크릴을 꼽아 던집니다.
    여기서 갈무리는 고기도 고기지만, 좋은 사진 한 장 건지기 위해 옆에서 아내가 "각도를 좀 더 왼쪽으로!! 아아니~ 너무 갔어. 좀만 돌려~ 오케이"
    하며 촬영하는 과정도 포함됩니다. 그런데 고기 대가리가 살짝 돌아간 게 아쉽네. ㅎㅎ
    그나저나 고기 때깔이 짙고 어두운 걸로 보아 기분이 별로 안 좋은가 봅니다.

    처음 캐스팅을 하고 목줄이 정렬되면서 수중 쿠션도 내려가고 잠시 후 찌도 0c 부력에 g5 봉돌을 물린지라 천천히 잠겨드는데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만 무는 것으로 보아 최소 5m 수심층 이하에서 입질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벵에돔이 더 내려가지 않고 그대로만 입질해 준다면 마릿수도 가능하며, 만약 입질이 뚝 끊기면 더 깊이 내려 입질 수심층을 찾아야 하는 고민이
    우리 부부에게 기다리고 있겠지요.


    아내는 상사리급 참돔으로 잔 손맛을 보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방생급을 갓 벗어나 구워먹기 괜찮은 사이즈인데요.
    포인트 주변에는 이보다 훨씬 작은 참돔들이 들어와 진을 치고 있습니다. 제 채비에도 깻잎 사이즈의 참돔이 물고 늘어지니 잡어가 따로 없네요.
    아내는 참돔 아니 금붕어가 계속 낚인다며 밑밥을 치는 걸 잠시 중단합니다.


    마트표 돈까스 버거와 얼음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한다

    "밑밥 치는 걸 멈추는 것도 좋지만, 일단 나는 좀 쉬련다."

    구름이 많이 낀 날씨지만, 텁텁한 해무에 불쾌지수가 상당히 올라갑니다. 
    너무 더워서 땀 한 바가지를 쏟은 저는 잠시 구명복을 벗고 넓직한 바위로 올라가 햄버거로 끼니를 때웁니다.
    아내는 그전에 샌드위치로 끼니를 해결했기에 멈추지 않고 낚시를 이어나갑니다.
    저는 한 손에는 햄버거를 다른 한 손에는 카메라를 들면서 아내의 플레이를 기록해 봅니다.



    "계속 참붕어만 낚이네"

    상사리급 참돔을 연신 낚고 방생하기를 반복, 이번에는 아내의 낚싯대가 제법 휘어들어갑니다.



    갯바위의 흑기사, 긴꼬리 벵에돔 입질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자자 지금 바쁩니다. 기사님 빨리 찍어주세요!"

    그런데 시계를 보니 지금 햄버거 먹고 앉아 있을 때가 아니네요. 제가 햄버거를 먹는 동안 아내가 몇 마리를 낚고 있는지.
    빨리 먹고 낚싯대를 들려고 하는데 또다시 아내의 "왔다~왔어!" 소리가 이어집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멀찌감치 서서 아내의 플레이를 쳐다보는 듯한 꾼들의 시선도 느껴지고. ^^;
    연신 대를 세우는 아내, 이번엔 뭘까?



    "뭐야? 크다 안 크다 정도는 말 좀 해줘. 그래야 내가 카메라 들지를 생각하지!"
    "앗싸, 이건 벵에돔이다 ㅋ"
    "그니깐 크냐고?"
    "쪼금?"


    아내도 지난 대마도 출조에서 발밑에서 여러 번 터트려 먹은 기억이 있기에 이제는 한 치의 여유도 주지 않고 릴링합니다.
    특히 발밑에서 더욱 요동치는 긴꼬리 벵에돔을 살살 구슬리는 방법을 조금은 깨달았다고나 할까요.
    잠시 후 수면으로 고기를 띄우자 시커먼 게 올라왔는데 뜰채를 대야 할지 애매한 사이즈. 하지만 입술에 바늘이 걸린 걸 보자 곧바로 들어뽕을 시도.


    "이건 뜰채 대야 할 것 같은데"

    그러나 아내는 이미 들어뽕 중이었습니다. 저러다 한 번 놓쳐봐야 알지.



    33cm급 긴꼬리 벵에돔

    "한 마리 했습니다!"

    시각은 저녁 6시, 흑기사 군단의 입질이 더욱 거세질 것을 예상해 아내는 목줄을 1.5호에서 1.7호로 교체합니다.
    다행히 날씨가 아직은 괜찮네요. 이제 해가 저물어가면서 땅거미가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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