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도 야영 긴꼬리 벵에돔 낚시(3) - 아내와 물러설 수 없는 낚시 대결


    한여름의 매물도 야영 낚시, 마지막 회로 넘어갑니다. 
    오후 2시, 갯바위에 도착해 낚시하다가 다음날 새벽이 되었습니다. 철수는 오전 10시로 예정되었기 때문에 주어진 낚시 시간은 짐 정리할 시간을 빼고 
    9시 30분까지입니다. 지난번 대마도에서 '한 달 치 설거지' 내기로 아내와 벵에돔 낚시 대결을 펼쳤다가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했는데요.
    이번 낚시 대결은 그것을 설욕하는 차원만은 아닙니다. 저로서는 도저히 물러설 수 없는 이유가 있었는데요.
    며칠 전부터 화장실에서 냄새가 나니 앉아서 용변을 보라는 권유가 있었습니다. 처음 이 말을 들을 때는 좀 황당했는데요.
    요즘 이 문제로 부부간에 다툼이 꽤 있다고 합니다. 어디서 나온 통계인지는 모르겠지만, 유럽에서는 이미 남성의 50%가 앉아서 볼일을 본다는데요.
    그렇다고 남자의 자세를 포기해야 한다니 선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어쨌든 이 문제는 아내와 벵에돔 낚시 대결로 종지부를 짓기로 했습니다. 제가 이기면 다시는 이 문제에 대해 왈가불가하기 없기. 
    반대로 아내가 이기면 저는 아내의 권유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것도 평생.  





    동트기 직전, 긴장감이 흐르는 매물도 갯바위

    밤을 꼴딱 새우고 날이 밝아옵니다. 지금은 낚시 대결을 앞두고 워밍업 중인데요.
    시간이 시간인지라 대물 긴꼬리 벵에돔을 노릴 기회이므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원래 이 시간대에 노리는 긴꼬리 벵에돔 낚시는 갯바위 벽면에 갖다 붙이는 낚시를 합니다.
    녀석들은 갯바위 라인을 따라 먹이 활동을 하는데 이때는 날이 완전히 밝지 않았음에도 인상어 무리가 피어올라 미끼를 강탈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긴꼬리 벵에돔이 들어왔다면 잡어들이 이렇게까지 활개를 치지 않았을 텐데. 저는 갯바위에서 5~10m가량 떨어진 곳에다 캐스팅해 거기에다
    밑밥을 넣고 발 앞에는 잡어 분리용으로 많은 양의 밑밥을 집중시켜 봅니다.


    잔 씨알의 벵에돔으로 첫수를 올리는 아내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잔 씨알의 벵에돔만 올라오는 상황. 
    이제 해가 뜨고 나면 대물 긴꼬리 벵에돔을 낚을 확률이 점점 낮아지므로 서둘러 크릴을 꼽아 던지는 등 동작을 빨리합니다.
    잠시 후 원줄을 시원하게 가져가는 입질이 왔지만, 우리가 기대하던 4짜 긴꼬리 벵에돔은 아닙니다. 다 고만고만한 씨알.


    긴꼬리 벵에돔이 물속에서 물 밖으로 차원 이동하는 순간!

    매물도 야영 낚시 중 32cm급 긴꼬리 벵에돔이 아내의 손에 낚였다.

    고만고만한 씨알이라 해도 30cm는 됩니다. ^^
    내만권에선 매우 준수한 씨알일 텐데 이곳 매물도에서는 평균 씨알이에요. 이런 걸 마릿수 하기 위해 야영 낚시를 하러 왔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
    40cm가 넘는 긴꼬리 벵에돔에 욕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해는 순식간에 떠올라 주변이 환해지고 대물 긴꼬리에 대한 확률은 조금씩 떨어져만 가는
    안타까운 상황이에요. 그래도 바다속 사정은 한낱 인간이 알 수 없는 일, 철수 때까지는 끝까지 열심히 해보렵니다.
    어복이란 열심히 하는 자에게 돌아온다고 믿으니깐요.

    이제 6시 30분이 되자 아내와의 낚시 대결을 선포합니다.
    지금부터 8시 30분까지 두 시간 동안 "화장실 문제"를 놓고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되었습니다.

    "나 원 참, 이겨도 본전인 낚시 대결이라니"

    시작부터 맥빠지는 대결이지만, 그래도 질 수 없는 명분이 있기에 이번에는 저도 최대한 집중하여 낚시에 임할 생각입니다.
    요즘 아내가 물이 바짝 올라있기 때문에 방심했다간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룰은 벵에돔, 긴꼬리 벵에돔에 한해서인데 지난번처럼 마릿수가 아니고 무조건 씨알로 승부를 펼칩니다.
    30cm 미만은 무효고요. 30cm 이상이 나오면 계측하고 마릿수와 상관없이 가장 큰 사이즈를 잡은 사람이 승리하는 걸로 했습니다.
    이는 마릿수로 인해 촬영이 바빠지는 단점을 보완한 룰로 막판 역전이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겨 게임이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했습니다.

    <<입질의 추억 채비>>
    로드 : JINQUAN NANO ISO 1-530 낚싯대
    릴 : 오쿠마 LB 2500
    원줄 : 토레이 하이 포지션 플로트 2.5호
    목줄 : 쯔리겐 프릭션 제로 1.5호, 4m 길이로 직결
    어신찌와 수중쿠션 : 아시아 LC 제로알파, 조수우끼고무 L사이즈
    바늘 : 벵에돔 전용 바늘 6호로 했다가 5호로 변경.
    봉돌 : g5번과 g7번을 분납.

    <<아내의 채비>>
    1-530 낚싯대 - 2500번 릴 - 2.5호 원줄 - 제로찌 - 조수우끼고무 - 직결 - 1.7호 목줄 3m - 벵에돔 전용 바늘 6호, 봉돌은 g6번 두 개를 분납



    낚시 대결 시작하자마자 첫 입질을 받은 아내

    이런 건 계측할 것도 없습니다. 손자로 재보니 29 아니면 30cm.
    그래도 혹시 모르니 쟤 보는데요. 30cm가 나옵니다. 다시 말해 앞으로 제가 30cm를 못 낚으면 집니다.


    하지만 곧바로 한 마리 올리는데 긴꼬리 벵에돔이 낚이는 아내와 달리 저에겐 일반 벵에돔이 낚이네요.
    계측 결과는 딱 30cm. 아까비~


    오랜만에 뺀찌급 돌돔. ^^ 반갑지만 씨알이 잘아 방생.


    잠시 후 아내가 한 마리 걸었는데 어영부영하다가 벵에돔에게 끌려다니는 상황입니다.
    찌 위치 보입시요. 터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저는 뒤에서

    "확 터져버려라"

    노래를 부르고 있었죠. ^^;;
    제가 웬만해서는 잘 끌어올리도록 조언을 해 줬는데 이번만큼은 아녔습니다.
    진짜 터져버렸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 건 이때가 처음이었죠. 저도 좀 살자고요. 평생을 앉아서 눌 순 없잖아요? ㅋㅋ


    찌와 목줄이 아슬아슬하게 갯바위 자락에 걸쳐 터질 위기에 처한 아내.

    "옳지! 조금만 더 힘내라"

    지금 이 말, 아내에게 한 말 아니거든요. 벵에돔에게 한 말이거든요.


    결국, 벵에돔을 낚아 올리는 아내.

    하여간 조심성이 없는 건 여전하네요. 목줄이 쓸려 들어뽕 하다 터지면 어쩌려고. 
    1호대로 들어뽕하다 한 번 부러트려 봐야 알지.



    "자! 한 마리했습니다. 얼른 계측해 주세요."
    "계측은 스스로 하세요. 저는 바빠서 이만"


    갯바위에서 감도는 묘한 신경전.
    그래도 계측 결과를 기록하기 위해 카메라를 듭니다.


    31cm급 벵에돔

    "이제 31cm를 초과하는 벵에돔을 잡아야 하는 과제가 주어지고"

    아직 시간이 남았고 피크 시간이라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저에게 입질이 오질 않습니다.
    반면에 아내는 연신 벵에돔을 낚습니다. 씨알은 31cm 미만이지만, 계속 낚고 있어 제가 좀 민망합니다.

    "뭐가 문제일까?"

    이때부터 저는 벵에돔과의 숨바꼭질을 시작했는데요. 낚이는 수심층이 정확히 몇 미터인지는 몰라도 대부분 1분 30초가 지났을 때 입질이 들어온 걸
    보아 바닥층으로 보고 있습니다. 발 앞 수심은 6~7m로 밑걸림이 확인되면서 파악이 됐는데, 10m 이상 캐스팅하면 거기가 물골이라 수심이 10m는
    족히 넘을 것 같고요. 거기서 채비를 충분히 가라앉혀야만 입질이 들어오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내의 채비와 제 채비는 미묘하게나마 다른 점이 있었는데요. 저는 제로 알파찌에 g5번과 g7번을 차례로 분납해 잠수찌 형태로 공략하고 있었지만,
    아내는 제로찌에 g6번 두 개를 분납해 흘리다가 찌가 들어가는 걸 보고 챔질한다고 합니다. 이것도 결국은 g6번 봉돌 두 개여서 찌가 스멀스멀 잠기지만, 
    계속 들어가지는 않고 벵에돔이 입질하면 찌가 좀 더 빨리 들어가는데 그걸 보고 챔질한답니다.
    이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분. 1분 안에 입질이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요.
    저 역시 1분 30초쯤 지났을 때 입질 받을 걸 봐서 입질 수심층을 7~8m로 보고 있습니다.
    아내는 벵에돔이 줄을 가져가지 않고 약은 입질을 보인다고 하는데요. 목줄과 바늘이 저보다 한 단계 굵은 걸 쓰는데도 어신을 받는 걸 보면 결국은
    봉돌의 차이일까?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리 큰 차이는 아닌데 이렇게까지 스코어가 벌어질까?


    캐스팅한 지 2분이 지났습니다. 이쯤 되면 크릴이 바닥까지 내려갔을지도 모를 시간.
    크릴을 사뿐히 움직이게 한다는 느낌으로 낚싯대를 살짝 들어주는데 갑자기 확 가져가는 입질이 들어옵니다.


    아침에 오랜 정적을 깨고 한 마리 올렸는데요. 씨알은 28, 29, 30cm.
    하다못해 31cm라도 낚아둬야 안심이 되는데 이제는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반면 아내는 한 마리씩, 꾸준히 올리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1) g6번 두 개 분납과 g5번 g7번 분납의 차이일까? → 채비 각이 달라 입질 유무가 갈릴 수 있다고 치고
    2) 제로찌와 제로알파의 차이일까? → 잠수찌 채비인 내가 뒷줄을 헐겁게 줘서 약은 입질을 캐치 해 내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기억을 되돌리면서 그때의 상황을 분석해 봅니다.
    아내는 캐스팅 후 2분이 되어서야 입질이 왔다고 했고 어신은 찌가 들어가는 걸 보고 챔질했다고 합니다. 이때 뒷줄은 텐션을 유지한 상태였고요.
    반면에 저는 캐스팅 후 2분이 지나도 입질이 없어 걷어 보면 크릴 껍질만 바늘에 남아 있는 걸 목격했습니다. 
    해가 뜨면서 긴꼬리는 자취를 감췄고 80% 이상은 일반 벵에돔이었습니다.

    A : 미끼를 한번에 먹지 않고 빨아먹는 듯한 약은 입질에 적절한 뒷줄 견제를 하지 못해 어신을 캐치하지 못한 것.
    B : 벵에돔이 떠서 물어 입질 수심층을 벗어난 것.


    둘 중 하나같은데 아직도 명확한 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B의 경우를 얘기해 줬더니 아내가 하는 말이 "그면 내려가는 도중에 입질을 받았어야 하는 게 아닌가? 대부분의 입질이 2분이 지나서 들어왔다"
    라고 했고, 저의 경우 봉돌을 모두 없애고 다시 수면에서부터 흘리기 시작했지만 무용지물이었던 것으로 보아 2)번과 A의 경우에 무게를 뒀습니다.
    밑밥 동조에는 이상이 없었던 것 같고요. 이렇듯 미스테리했던 낚시 대결은 명확한 해답을 얻지 못하고 끝나버렸습니다.

    "스코어는 아내가 31cm, 제가 30cm로 아내가 승리"

    이 날 아침, 매물도에서의 벵에돔 낚시는 제가 할 말이 없습니다. 씨알도 밀렸지만, 마릿수는 압도적으로 밀리고 말았습니다.
    주어진 상황에 채비와의 벨런스는 아내에게 더 잘 맞았던 것 같고요. g6번 봉돌을 한 개 물렸다가 입질이 없자, 하나 더 물려 입질을 유도해 낸 아내의
    센스도 좋았습니다. 반면, 저는 채비 언밸런스를 알고 있었지만, 채비 교체를 계속 미루다가 이런 결과를 낳았던 것 같습니다.
    씨알은 이른 아침에 한 결과치고는 둘 다 저조했습니다. 저는 주어진 상황에 비해 너무 못 낚았고요. 아내는 옆자리에 내린 꾼과 비슷한 마릿수를 거둔
    걸로 보아 기본 조과는 한 걸로 보입니다.

    스스로 실망이 컸던 매물도 야영 낚시. 책망해 봐야 이미 늦었습니다.
    이제는 화장실 문제를 놓고 아내의 권유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


    해무는 완전히 걷혔고 슬슬 철수 준비를 합니다.


    맞은 편 두룩여에 하선한 일행들은 잘 버티고 있을까? 조과는 어땠을까? 잠시 후 철수 배에서 확인하겠지요.
    그런데 그곳에 내린 밥곰팅님에게서 4짜 벵에돔을 낚았다는 소식이 왔습니다. 뜰채질하려다 뜰채를 놓쳤는지 벵에돔과 맞바꿨다고 하네요. ㅠㅠ


    저 중에 제가 낚은 건 단 두 마리. 이거 원 면목이 없네요.
    매물도 야영 낚시 중 아침에 있었던 상황에 대해 아내와 한참을 토론하며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내린 결론으로는 '약은 입질에 적절한 뒷줄 견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로 의견을 모았지만, 진짜 진실은 바다만이 알고 있을 겁니다.


    오전 10시, 철수하며 매물도의 멋진 자태를 프레임에 담아 본다.

    같은 매물도인데도 변화무쌍한 모습을 가지는 포인트. 해무가 낀 포인트와 해무가 걷힌 포인트가 명확했다.


    야영 낚시반, 새벽반, 오전반 등등 모두 철수하자 인원이 상당히 많았다.

    어떤 곳은 길다랗게 드리워진 해무 띠에 섬 전체가 가려지는 진풍경을 보인다.

    토요일을 맞은 매물도 야영 낚시, 많은 인원에 엄청난 짐이다.

    입질 부부의 매물도 야영 낚시 조과1

    입질 부부의 매물도 야영 낚시 조과2

    참고로 원줄을 잘못 놓았는데요. 이날 사용한 원줄은 쯔리겐 프릭션 제로가 아니라 토레이사의 원줄이었습니다만, 제가 깜빡하고 올려버렸네요.
    이 점 오해 없으시길 바래요. 전갱이는 생각보다 많이 못 잡았습니다. 운전도 해야 하고 컨디션 조절이 필요한지라 좀 낚다가 누웠습니다.


    얼음만 넣으면 딱 쿨러 조과. ^^;


    저희는 일전에 대마도에서 낚은 벵에돔이 아직 냉동실에 있어서요. 고기는 필요한 사람에게 가는 게 맞을 것 같아 함께 한 독자님들에게 나눠드리고.


    밥곰팅님이 낚은 41cm급 벵에돔으로 개인 기록 경신

    블로그 단골손님인 밥곰팅님은 이날 두룩여 직벽자리에 하선하면서 김문수 프로님의 가이드를 참고해 새벽에 직벽 가장자리를 노렸다고 합니다.
    그 결과 벵에돔 낚시 4번의 시도에 4짜를 낚는 영애를 앉았습니다. 벵에돔 낚시 첫 시작은 작년 가을에 저희 부부가 제주도에서 두 달간 살고 있을 때
    내려와서 함께 한 결과 31cm급 벵에돔으로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두 번의 개인 출조에서 몰황이었다가 이번 매물도 야영 낚시에서 흔치 않은 4짜를
    낚아 개인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가자피싱랜드의 이창욱 사장님이 이날의 장원 고기를 찍고 계십니다.



    매물도 야영 낚시에서 최대어 상을 시상한 밥곰팅님

    4짜 벵에돔 한 마리로 세 가지 영애를 앉았네요. 개인 기록 경신, 선단 장원. 그리고 만원 빵 내기에서 최대어 상을 탔습니다.
    이 돈으로 중국집에서 탕수육을 포함해 식사를 쐈는데요.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는 사실. ^^


    #. 한여름밤, 매물도 야영 낚시를 마치며
    화장실 문제는 제가 기어코 거부하는 바람에 약속을 지키지 못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
    2년 이상 살았던 집에서 지금까지 냄새가 안 났다가 며칠 전부터 냄새가 났다는 것은 남자의 자세가 아닌 다른 데 원인이 있다는 것.
    자세히 맡아보니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냄새 같기도 하고요. 아직도 정확한 원인을 모르지만 중요한 건 화장실에서 냄새가 안 나게 하는 것이니깐요.
    아내와 타협 끝에 화장실 청소를 자주 하고 냄새가 안 나게끔 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아내는 대마도와 매물도에서 낚시다운 낚시를 했다며 상당히 흡족해했습니다. 하지만 그에 따른 고생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무엇보다고 가장 힘들게 했던 건 한밤중에 내린 비와 짙은 해무였습니다. 안 그래도 땀에 쩔어 있는데 비까지 내려 축축하고 꿉꿉한 밤을 지새웠고요.
    다음 날 아침에는 햇볕이 내리쬐면서 조금이나마 남아 있던 체력마저 깎아냈습니다. 항으로 돌아와 철수 배에 내린 아내의 모습을 보니 조금 위험해
    보였습니다. 눈이 풀려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만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는데요. 더위를 먹었다며 정신이 없다고 합니다.
    순간 "잘못하면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눈 풀린 아내의 모습, 저는 낚시하면서 처음 봤습니다.
    한여름의 야영 낚시는 여자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낚시입니다. 다음에는 텐트나 침낭을 준비해야겠어요.

    올 상반기 내내 죽 쒀 오다가 6월 대마도 낚시 때부터 좋은 흐름을 타기 시작한 우리 부부. 낚시는 역시 흐름인가요?
    하지만 이 흐름을 바꾸는 데는 주변 분들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우선 벵에돔 낚시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박범수 사장님께 감사
    드리며 무엇보다도 저희 부부의 안전과 조과를 위해 배려해 주신 거제 가자피싱랜드의 이창욱 사장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저는 이창욱 사장님이
    출연하시는 FTV "피싱포인트 바다세계"를 시청하면서 자주 나오고 있는 매물도를 동경했었는데 이번에 처음 가서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왔습니다.
    이창욱 사장님도 제 조행기를 즐겨 보신다고 하니 기분이 UP입니다. ^^*

    다음 조행기는 어디가 될지 모르지만, 벵에돔은 잠시 쉬어갈까 해요.
    8월은 그간 벵에돔 일변도였던 조행기에 조금이나마 변화를 주고 싶은 게 제 바람입니다. 하지만 요즘 긴꼬리 소식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입질 부부의 좌충우돌 조행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 다음 조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매물도 출조 문의 : 거제 가자피싱랜드 011-551-7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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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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