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최남단, 마라도 여행(마라도 유람선 배시간)


우리나라의 국토 최남단, 마라도.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섬. 제주도 모슬포에서 11km 떨어진 마라도는 해안선 4.2km의 비교적 아담한 규모와 남북으로 이어진 고구마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오랜 해풍의 영향으로 해식동굴이 발달했고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는데요. 대부분이 시커먼 현무암 덩어리로 이뤄져 있어 짙푸른 바다색과의 대비에 남국의 정취보다는 조금은 척박해 보이는 강인한 섬 이미지가 느껴집니다.

 

그 뒤로 가파도와 제주도가 듬직하게 받치고 있지만,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을
최전선에서 맞으며 국토의 한 부분을 지키는 수문장 같은 느낌입니다. 사실 4박 5일 제주도 여행 중 마라도 유람선을 이용하기로 한 날은 따로 있었지만, 태풍의 간접 영향에 모든 선박이 결항하였습니다. 결국, 계획보다 하루 늦게 들어갔지만, 이번 마라도 여행으로 저는 우리나라 최서북단과 최동단, 여기에 최남단까지 모두 찍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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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마라도 유람선이다 보니 시간의 제약이 있어 찬찬히 둘러볼 순 없었지만, 그 때문에 다음을 기약할 수 있었던 마라도 여행은 일단 가볍게 눈인사만 나누고 온 격이 됐습니다. 그 현장을 스케치 해봅니다.
 




사계리 해안 선착장과 송악산

송악산과 검은 모래 해변

마라도 유람선을 타기 위해 온 곳은 사계리 해안 끝에 있는 마라도 유람선 선착장. 이곳은 자가용으로 사계항에서 송악산 방면으로 5분가량 소요됩니다. 멀리 송악산이 보이고 그 아래는 일본군이 파 놓은 상처들이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지워지지 않고 있군요.


검은 모래와 하얀 포말이 대조를 이루는 사계리 해안

이곳의 해변은 마치 우도에서 본 검멀레 해변 같아요. 흔히 떠올리는 백사장이 아닌 어두운색의 모래가 하얀 거품과 만나 독특합니다.


이윽고 마라도로 향하는 유람선이 들어옵니다. 그나저나 요즘 제가 사진 촬영에 많은 애로를 겪고 있습니다. 잠시 카메라 이야기를 하자면, 위 사진은 최근에 영입한 니콘 D90으로 촬영한 건데요. 아무래도 니콘 카메라와 저는 잘 안 맞나 봅니다. 도무지 원하는 색감을 얻기가 어렵네요. 그간 캐논 기종만 사용해 거기에 눈이 익어서겠지만, 니콘 카메라에는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련 장비들을 어떻게 처분할까 고민 중이에요. 사실 캐논이냐 니콘이냐를 떠나 요즘 찍은 사진들을 보면 정말 한숨 밖에 안 나오는데. 어쩌면 진짜 문제는 저 자신에게 있는지도요.


송악산에서 출발하는 마라도 유람선 배시간 및 요금

다시 마라도 유람선 이야기로 돌아와서. 마라도로 들어가는 경로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모슬포에서 객선을 이용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렇게 송악산 선착장에서 유람선으로 들어가는 방법이에요. 모슬포에서 출발하는 객선은 마라도 도민을 비롯해 민박집 투숙객, 여행자들이 편도 혹은 왕복으로 원하는 시간대에 맞춰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송악산에서 출발하는 '마라도 유람선'은 오로지 '관광'을 위한 것으로 제한된 시간 안에 마라도를 둘러보는 형태입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여행 스타일은 관광보다 여행에 맞춰져 있고, 한 곳에서 좀 느긋하게 둘러보는 걸 좋아해 모슬포 객선을 이용할 것을 권하지만, 이렇게 발리 후다닥 둘러보고 나와야 하는 일정이라면 유람선 만한 것도 없을 것입니다.


이는 전적으로 자신의 여행 스케쥴을 고려해 선택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위에는 마라도 유람선 배시간과 요금입니다. 유람선 배시간은 그날 해상 날씨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으니 꼭 문의하기 바랍니다. (마라도 유람선 배시간 문의처 : 064-794-6661)


국토 최남단 마라도로 출발!

송악산과 산방산이 병풍처럼 지키고 있는 사계리 해안 풍경


마라도가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마라도는 침식에 의한 해식동굴이 많아 절경을 이룬다.

배에서 내리는 관광객들, 국토 최서남단 마라도에서

마라도에서 바라본 제주도

뱃길로 마라도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 배가 커서 특별히 파도가 높지 않은 한 멀미약을 챙기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마라도에서 제주도를 향해 바라보자 제주의 주요 거점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좌측에 나지막한 섬인 가파도를 필두로 송악산, 산방산, 그리고 한라산 일부가 한눈에 펼쳐지고 있지요. 늘 파도와 바람이 강한 마라도이지만, 이날은 다행히 기상이 좋아 실감하지는 못했습니다.

마라도의 첫인상은 역시 홀로 떠 있는 외로운 섬이라는 느낌이랄까. 앞쪽에 가파도와 제주도가 든든히 받쳐주고 있음에도 그런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마라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건 1800년도 후반. 현재 인구는 100명이 조금 못 된다고 알려졌습니다. 원래는 산림이 울창한 섬이었는데 전부 태워버려 지금은 벌거숭이처럼 되어버렸다는데요. 그 이유가 참으로 황당합니다.

 

1883년 영세농어민 4~5세대가 제주 목사로부터 개간 허가를 받아 화전(임야를 태워 곡식을 재배하는 농경법)을 시작하였는데 그중 한 명이 달밤에 퉁소를 불다 뱀들이 몰려들자 불을 질러 숲을 태워 먹었다는 전설이 아닌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뱀이 피리 소리에 확실히 반응하기는 하는가 봅니다? (사실인지 웃자고 하는 얘긴지 ㅎㅎ)

어쨌든 그리하여 벌거숭이가 된 마라도. 좋게 말하면 넓은 초원지대라 해야겠지만요. 사방으로 뻥 뚫려 있어 기분이 시원하기는 한데 해풍을 막아주는 방풍림이 없으니 어딘가 모르게 추워 보입니다. 전기는 태양력 발전기로 자가 공급을 받는 듯싶고 식수는 용천수가 솟지 않아 빗물을 수시로 받아 정수해 사용한다고 하니 섬 주민들의 고충이 막 전해지려고 합니다. 도시에 사는 저로서는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겠지요. 


제주도와 거리상 가까워도 그런 점들이 왠지 단절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물론, 관광객이 수시로 왔다가 일시에 빠져나간다는 점은 빼고 말이지요. 그래서 이곳 주민들의 주요 소득은 음식점, 민박 등 관광업이 주를 이룬다 하네요.


마라도에 가면 꼭 한 번 먹어봐야 한다는 해물톳 짜장면

이곳에 오면 다들 해물 짜장면을 한 그릇씩 들고 갑니다. 1박 2일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명세를 톡톡히 본 마라도 짜장면은 톳과 양념한 오징어를 얹은 게 특징입니다. 마라도 짜장면에 관해서는 할 얘기가 있으니 조만간 별도의 포스팅으로 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바람의 섬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무너진 펜스가 이목을 끈다.







시간에 맞춰 유람선이 오고

마라도에서 낚시 중인 어느 꾼

다음에 다시 만나자 마라도여

마라도를 떠나보내며


 

국토 최남단 마라도 여행을 마치며

#. 짧은 만남에 다음을 기약했던 마라도 여행.
유람선을 이용하다 보니 제한된 시간 안에 둘러봐야 한다는 함정이 있었습니다. 충분히 둘러보지 못해 국토 최남단에 왔다는 게 그리 실감 나지는 않았습니다. 보통은 짜장면 한 그릇 시켜 먹고 주변 풍경 좀 감상하다 나오면 되는 일정이어서 마라도 유람선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관광객에게는 문제가 없습니다만, 저처럼 느긋하게 섬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민박을 잡고 도선을 이용해 충분히 돌아보시길 권해요.

 

다음에 마라도를 찾을 때는 미처 둘러보지 못했던 분교, 등대, 그리고 인터넷에서는 미처 올라오지 못한 마라도의 여러 풍경을 담아보고자 합니다. 여기에 마라도에서의 낚시는 덤으로. ^^ 그렇게 마라도와의 만남은 짧은 눈인사로 대신해야 했지만, 그 덕에 다음을 기약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마라도의 속살을 담아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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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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