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낚시 어종(감성돔, 방어, 참돔, 벵에돔, 고등어, 숭어, 볼락)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오랜만에 '바다낚시 입문' 카테고리에다 글을 씁니다. 해마다 12월이면 어떤 낚시가 생각나시나요? 저는 감성돔 낚시가 생각납니다. 그다음은 볼락과 호래기 낚시가 생각나는데요. 서울, 수도권에 사는 분들은 12월의 체감 온도가 남해 지방에 사는 분들보다 훨씬 낮기에 한겨울로 받아들일 겁니다.그러다 보니 "이렇게 추운데 어떻게 낚시를 가?"라며 제게 자주 물어오기도 하지요.

그런데 바다의 계절은 육지보다 한두 달가량 늦습니다. 12월의 바닷속 계절은 이제 늦가을로 접어들었다고 보면 맞을 거에요. 10월에 고수온의 정점을 찍고 이제는 하락하는 시점입니다. 물이 조금씩 차가워지면서 낮은 온도에 적응력이 덜한 작은 감성돔들은 조금씩 물러가고 대신 찬 수온에 적응력이 좋은 굵은 씨알의 감성돔이 활발하게 입질하는 시기가 바로 12월~1월입니다. 그래서 이 두 달 만큼은 감성돔 낚시 마니아들에게 놓칠 수 없는 기회이기도 하죠. 저 역시 12월에 출조를 어떻게 할까? 고민 중에 있습니다. 

오늘은 "그림으로 알아보는 바다낚시 어종 유영층"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이미 낚시를 하고 계시는 분들은 다들 알만한 내용이지만, 입문자와 초심자들에게는 좋은 자료가 되길 희망하며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 참고로 아래의 일러스트는 제가 그렸지만, 물고기 삽화는 제 책인 "짜릿한 손맛, 낚시를 시작하다."에 들어간 삽화를 활용하였습니다. 
    물고기 삽화는 제 책을 디자인해주신 권석란님의 작품입니다.




<그림1> 4대돔의 유영층

그림을 보면 수면(0m)에서 중층(4~6m)을 지나 바닥층(10m)까지 수심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바다 수심층은 포인트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여기서는 10m 수심권을 예로 들겠습니다. 표층 → 0~2m / 중층 → 4~6m / 바닥층 8~10m 

1. 감성돔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감성돔은 흔히 바닥층 고기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실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감성돔은 원래 경계심이 많은 물고기인데 그런 경계심을 더해주는 맑은 물에서 오히려 밑밥에 자주 부상하며, 심지어 중층까지 떠오르기도 합니다. 실제로 대마도나 제주도권은 다른 지역보다 곧잘 떠올라 입질한다고 알려졌습니다.

반면, 물색이 탁한 남해 서부권(완도권, 진도권)과 서해권은 철저히 바닥층을 노려야 조과가 좋은 편입니다. 이렇게 지역마다 유영층에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꼽으라면 "바닥 지형을 타고 노는 습성"이라는 점.

<그림1>은 감성돔이 입질하는 수심층을 점선으로 표시하였습니다. 주 유영층은 바닥층이만, 수중여와 같은 장애물을 타고 다니는 습성을 가졌습니다. 낚시 자리는 '직벽'을 예로 들었는데요. 이렇게 바닷속으로 쭉쭉 떨어지는 직벽 지형이나 '갯바위 턱'도 감성돔은 바닥으로 인지합니다. 감성돔 낚시는 바닥에서 약 50cm~1m가량 띄운다는 생각으로 하는게 일반적이지만, 바닥 지형의 굴곡이 덜하고 사질대가 섞인 동해권에서는 미끼를 아예 바닥에다 깔아 놓기도 합니다. 감성돔은 그것을 주워 먹기도 하고, 바닥에서 1m가량 떠서 다니는 미끼를 덮치기도 합니다.

감성돔도 그렇지만, 특히 바리과 어종(그루퍼)도 바닥 지형을 타고 다니므로 바닷속 지형이 완만하게 내려가다가 갑자기 수백 미터로 떨어지는 절벽이 나오면 더이상 나아가지 못하며, 이를 건널 수도 없습니다. 반면, 고등어나 다랑어와 같은 등푸른생선은 지형과 관계없이 다니므로 대양을 횡단할 수 있습니다.

2. 돌돔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돌돔도 바닥을 좋아하는 어종이지만, 감성돔처럼 수중여를 타고 다니지는 않습니다. 감성돔은 돌출된 장애물을 넘고 다니지만, 돌돔은 그것을 우회해 움푹 팬 지형(물골)이나 암초와 암초 사이를 헤쳐나갑니다. 하지만 10m 이상 깊은 바다라면 일정 수심까지는 떠서 다니기도 합니다. 특히, 40cm 이하의 개체는 수온이 좋을 때 중층까지 떠서 입질하기도 합니다.

3. 참돔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참돔은 감성돔과 마찬가지로 수중여(암초)나 장애물이 있으면 그 위를 타고 다니는 습성은 비슷합니다. 다만, 바닥층의 굴곡을 따라 움직인다기보다는 수중여 높이와 같은 선상에서 회유하는 습성이 있어 참돔의 입질 수심층은 바닥층보다 중하층이라는 표현이 좀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수온이 불안정한 겨울과 봄에는 바닥층 가까이 미끼를 내려 공략하지만, 수온이 오르는 6월부터는 중하층을 공략하고 8월이면 중층에서 잦은 입질을 보이기도 합니다.

4. 벵에돔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벵에돔은 바닥에서 표층까지 수직으로 움직입니다. 기본적인 습성은 '암초성 물고기'이므로 굴곡이 있는 수중여, 해초밭이 무성한 곳에 있다가도 여건이 되면 중층까지 곧잘 부상하며, 심지어 표층까지도 부상해 우리가 눈으로 식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조건에는 굉장히 다양한 요소가 있습니다. 첫 번째가 수온, 물색, 기압, 조류의 흐름(물때) 입니다.



그다음은 주변의 소음 정도, 낚시꾼이 주는 밑밥, 시간대, 그리고 벵에돔의 기분 ^^ 에 의해 유영층은 수시로 변하게 됩니다. 주로 큰 씨알일수록 부상력에 적어 수중여 근처에서 맴돌며, 작은 씨알일 수록 부상력이 좋아 중상층까지 떠서 입질합니다. 벵에돔의 유영층은 무수히 많은 변수로 시시각각 변합니다. 이것을 잘 감지한 낚시꾼만이 벵에돔을 잘 낚을 수 있으며, 이 과정이 매력 있기 때문에 벵에돔 낚시가 인기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림2> 숭어부터 전어까지 유영층

5. 숭어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숭어는 주로 표층에 떼로 몰려다니지만, 바닥층에서 낚이기도 합니다. 감성돔 낚시 중에 숭어가 낚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서해의 숭어는 개펄의 유기물을 빨아들이는 식으로 먹이 활동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이따금 크릴을 빨아 먹다 걸리기도 하고요. 좌대 낚시에서 떡밥 채비에 걸려드는 이유도 이러한 먹이 습성에 기인합니다. 하지만 표층에 다니는 숭어도 먹이 활동을 합니다. 숭어 꽃낚시, 찌낚시를 이용해 수심 30cm만 주고 하는 낚시가 방파제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6. 학공치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학공치는 표층성 어류로 입질 수심층은 표층에 집중됩니다. 조금 굵은 씨알은 수면에서 1~2m 깊이에 있으며 때에 따라 3~4m 층이 될 수도 있지만, 보통은 표층에서 잦은 입질을 합니다.

7. 노래미, 쥐노래미 유영층, 입질 수심층
노래미는 철저히 바닥층 고기입니다. 먹이 활동을 위해 이따금 바닥에서 1~2m가량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감성돔 낚시에 곧잘 걸려듭니다. 감성돔 낚시 중 노래미가 걸려들면 수심을 잘 맞춘 것으로 봐도 됩니다.

8. 도다리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도다리는 바닥에 붙어 잘 움직이질 않아요. ^^ 주로 사질대(모래)에 서식하지만, 암초 지대에서도 서식합니다. 미끼가 움직이거나 살살 끌어 모래 먼지를 일으키면 살짝 떠서 날아와 덮칩니다.

9. 전어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전어는 주로 중층을 유영할 때가 많습니다. 중층을 유영하다가도 여건이 맞으면 표층까지 떠서 다니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어의 유영층은 그때그때 다르고 대중없으므로 수심층 파악이 관건입니다.


<그림3> 우럭부터 열기까지 유영층

10. 우럭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우럭도 암초를 좋아하는 물고기로 바닥층을 끼고 다니는 습성이 있습니다. 가령, 포인트 수심이 10m라면 9m까지는 채비가 내려가야 입질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선상낚시에서 대물 우럭은 같은 바닥 지형이더라도 유난히 골이 파인 부분에서 굵은 씨알의 우럭이 낚일 때가 많습니다. 어초, 침선과 같은 수중 장애물이 있으면 그것과 같은 높이까지는 떠서 유영하며 그보다 깊은 곳에도 있지만, 그보다 위에는 유영하지 않습니다.

11. 볼락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변덕이 심해 수심층이 자주 바뀌는 것은 벵에돔과 비슷합니다. 물때, 수온, 조류에 따라 바닥층에서 중층, 심지어 표층 가까이 부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볼락의 유영층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시간대'입니다. 낮에는 바닥이나 중하층에 머물다가도 밤이 되면 상층까지 떠올라 입질하는 현상이 잦습니다. 밤에 인공적인 빛(가로등, 집어등)이 비추는 곳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반면, 제주도나 추자도, 동해 일부에서 잡히는 '청볼락'은 일반 볼락보다 잘 뜨는 경향이 있고, 해가 뜨고 난 오전까지도 입질이 왕성할 때가 많습니다. 같은 볼락과 어류더라도 쏨뱅이, 개볼락은 철저히 바닥층에서 입질합니다.

12. 고등어, 전갱이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고등어와 전갱이는 엄밀히 말하면 서식영역도 조금 차이가 있고, 수온에 따른 수심층도 약간씩 다르지만, 낚시에서는 그렇게 디테일하게 알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대게 동 틀 때와 해 질 녘에 왕성한 입질이 이어지며, 중들물에서 만조를 지나 초썰물까지 입질합니다. 


그리고 밤에도 입질이 왕성합니다. 한창 입질이 들어올 때는 수심 1~2m에서도 들어오며, 여기서 들어오지 않으면 좀 더 깊이 내려 3~4m 층을 공략하면 무난합니다. 고등어나 전갱이 입질이 서서히 뜸해지면 끝물이 다가옴에 따라 좀 더 멀리, 깊은 곳을 공략하면 몇 마리 더 챙길 수 있습니다. 이런 회유성 어종은 특별히 유영층이 정해져 있지 않고, 그때그때 다르므로 입질 수심층을 빨리 찾는 게 관건입니다.

13. 붕장어와 보리멸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붕장어와 보리멸의 입질은 바닥층에서 주로 옵니다. 채비 자체도 바닥층을 노리기 좋은 원투낚시라 수심 조절할 일이 없겠지요.

14. 열기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열기(불볼락) 유영층은 중하층에 집중됩니다. 수중 암초, 어초와 같은 장애물이 있으면 그것을 중심으로 위아래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선상 열기 낚시에서 포인트 수심이 50m이라면, 40~50m 사이에 열기가 많이 있습니다. 수심대 분포의 폭이 꽤 넓은 편입니다. 볼락, 우럭보다 같거나 그보다 좀 더 위에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림4> 각종 회유성 어종과 두족류의 유영층

15. 다금바리, 자바리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실제로 낚시할 일은 없겠지만, 참고삼아 적어보겠습니다. 우리가 다금바리라고 불리는 어종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어류도감에 명시된 표준명 다금바리가 있고, 다른 하나는 표준명 자바리지만, 제주도에서는 오래전부터 자바리를 다금바리라고 취급하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다금바리, 자바리는 철저히 암초성 물고기라 바닥의 장애물을 끼고 다니며 수중굴을 은신처로 삼아 생활합니다. 


자바리(제주 다금바리)의 경우 수심 10~50m의 암초대에 있는 수중굴에 은신하며 회유를 하지 않은 붙박이 입니다. 표준명 다금바리는 그보다 남방 해역인 일본 큐슈, 필리핀 해역에 서식하지만, 자바리와 달리 수심 50m 이상 100m나 되는 심해의 암초 지대에 살며 역시 회유를 하지 않고 수중굴을 은신처 삼아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따금 표준명 다금바리가 농어처럼 생겼다 하여 '회유성'이라 표현하는 글을 가끔 보는데 이는 잘못된 내용입니다. 다금바리도 자바리와 마찬가지로 회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어류 분류학상 자바리와 같은 '농어목 바리과'입니다. (참고 : 다금바리는 과거에 농어목 농어과였으나 90년대 중반 바리과로 편입되었음)

16. 붉바리, 능성어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철저히 바닥층과 암초를 타고 다닙니다.

17. 다랑어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참다랑어, 눈다랑어, 날개다랑어, 백다랑어, 황다랑어, 가다랑어, 점다랑어, 새치 종류까지 모두 중층과 표층을 회유하는 어종이며 바닥 지형을 타지 않아 대양을 건널 수 있습니다.

18. 방어, 부시리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다랑어 종류보다 회유 반경이 넓지는 않지만, 하층부터 표층까지 두루두루 유영층이 변하며 수백 킬로미터 정도를 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얘네들도 입질 수심층이 그때마다 다릅니다. 어느 수심층에서 입질이 들어올지 모르지만, 한창 수온이 좋을 때는 중층이나 상층에서 입질이 집중되므로 기본 공략은 상층부터 시작해 미끼를 천천히 내려 중하층까지 탐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19. 각종 두족류의 유영층, 입질 수심층
두족류 일러스트는 실제와 조금 달라도 양해 바랍니다. ^^; 주꾸미와 문어는 철저히 바닥층 공략이지만, 나머지는 활성도에 따라 수심층이 수시로 변합니다. 무늬 오징어는 하층에서 중층, 한치는 중층을 위주로, 호래기(표준명 : 반원니꼴뚜기)는 하층에서 표층까지 그날마다 수심층이 달라지므로 입질 파악을 빨리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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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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