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낚시포인트] 삼정큰방파제에서 감성돔 낚시


그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낚시했는데 포항은 한 번도 인연이 닿지 않았던 곳. 
방파제와 생활 낚시 문화로 대변되는 포항은 사시사철 낚시가 되는 곳이지만, 저는 포항의 낚시나 포인트에 잘 알지 못해요.
이따금 터져나오는 떼감성돔 조황이 대략 이때쯤이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만 있을 뿐, 실제로 조황이 어떤지는 확인이 안 되었습니다.
과메기 취재가 주목적이지만, 그래도 포항까지 왔으니 짧지만 낚싯대를 담가볼까 하는 마음에 장비는 챙겨왔습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주의보가 터져 갯바위에서는 낚시할 곳이 만만찮아요. 눈을 돌린 건 포항의 방파제 포인트입니다.
낚시점에서 조황을 알아보니 감성돔과 벵에돔이 같이 낚인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폭발하지 않았다고 해요.
당일치기로 방문했으니 해질 때까지 딱 세 시간만 낚시하고 서울로 올라갈 참입니다.
조황은 시무룩해도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되든 안 되든 낚싯대는 담그고 가야 예의겠죠. ^^ 





구룡포 과메기 말리는 풍경

지금 구룡포 해안 일대는 물오른 과메기와 피데기 오징어가 무르익어가고 있습니다. 시간은 오후 2시. 
요새는 오후 5시만 돼도 어둑어둑해지므로 슬슬 낚시 준비를 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런데 낚시할 곳이 마땅치 않네요. 포항의 낚시 포인트도 잘 모르겠고.
드문드문 떨어진 갯바위가 있지만, 이날은 주의보가 내려져 보트가 뜰 수 없다고 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갯바위 포인트가 꽤 매력 있어 보이지만, 
밀려오는 너울 파도에 갯바위 전체가 옴팡 뒤집어쓰니 저곳은 엄두가 안 나는데요.


호미곶의 상생의 손

멀리서 바라보면 저 갈매기가 손톱으로 보인다는 상생의 손.
갈매기 다섯 마리가 모두 앉으면 절묘하게 찍힌다던데 이날은 갈매기가 많지 않아서 패스.


포항의 이름 모를 방파제

너울이 해안가를 강타하고 있지만, 방파제는 그런대로 평화로운 분위기네요. 
아직 이렇다 할 조황이 없으니 우리가 직접 감성돔이 나올 만한 자리를 탐색하였습니다.


학공치 낚시를 시작하는 어느 조사님

테트라포트에 서서 둘러보니 주의보가 무색할 정도로 여기 상황은 양호하네요.
적당히 이는 파도와 포말이 일단은 감성돔 낚시에서 청신호로 보이고 여기에 물색도 조금 흐려져 있어 분위기로만 본다면 당장에라도 감성돔이 물고
늘어질 것 같습니다. ^^


포인트 탐색을 마친 일행들은 다른 방파제로 가보기로 했다.

포항 삼정큰방파제를 둘러보며 상의 중이다

밑밥을 개기 전 일행과 함께 찾은 곳은 삼정큰방파제란 곳. 이곳은 수심이 제법 깊다고 해요. 주로 감성돔, 벵에돔이 나온다고 합니다.


포인트 탐색을 마치고 되돌아가는 중에 본 낚싯배. 동해에서는 보기 드문 낚시 유어선입니다.
저 배는 주로 어디로 다닐까? 궁금합니다.


해안가 쪽은 여전히 너울이 강타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좀 불편하지만, 파도의 영향을 덜 받는 테트라포트에서 낚시하게 될 것 같아요.


이제 밑밥을 갭니다. 낚시 시간은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짧아 조금만 갰어요.
인당 크릴 3 + 집어제 1봉 + 압맥 1봉으로 통일하였습니다.



삼정큰방파제 외항 끝 포인트에서 낚시 시작

포항에서 첫 낚시를 시작하는 순간

좀 전에 탐색할 때까지는 포인트가 비어 있었는데 오후 3시가 되니깐 동네 현지꾼들로 제법 찼습니다.
우리 일행도 빈자리로 들어와 낚시를 시작합니다. 제 옆에는 박경호 프로님이 자리하고요. 
참고로 이 분은 벵에돔 낚시하면 명실공히 국내에서 최고로 인정하는 막강 실력파이십니다. 빵가루 조법의 달인이기도 하지요.
지금은 감성돔을 낚기 위해 섰지만, 하층에서 벵에돔이 간간이 물고 늘어진다고 하니 고수의 플레이를 옆에서 지켜보며 낚시하고 있습니다.

#. 낚시 내기가 발동하다.
이번에 함께 한 일행은 한조무역 박범수 대표님과 얼마 전 FTV에서 방영한 '닥터K 한판승부'에서 명승부를 펼쳤던 박경호 프로님.
그리고 쯔리겐 FG 포항지구 소속인 황규진, 권성익 프로님과 함께하였습니다.
그냥 하면 좀 밋밋하니깐 다섯 명 중에 4~5등은 저녁을 사기로 합니다. 낚시를 열심히 해야 할 동기 부여는 적당히 형성되는 듯.
저야 내기를 떠나 어디에서 낚시해도 열심히 하는 타입이긴 하지만. ^^

대상어는 감성돔과 벵에돔으로 해서 25cm 이상 마릿수입니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알겠지만, 실력으로 따지자면 제가 가장 하수일 것 같은데? ㅎㅎ
게다가 촬영까지 해야 하니(미리 촬영 핑계로 떡밥을 뿌리고ㅎㅎ) 아무래도 이날은 제가 저녁 살 생각으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촬영을 위해 꺼내 들었던 캐논 500D가 또 말썽을 부리네요. 집에선 분명 전원이 켜졌는데 현장에만 갔다 하면 먹통이 돼버리는 카메라.
올해까지 5년 이상 사용했으니 그간 바다에서 조행기 뽑느라 험하게 굴린 카메라치고는 쓸 만큼 썼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카메라도 그간의 해풍과 염분기에 버티기 힘든 건지 이제는 슬슬 운명하기 직전이군요.
몇 번의 시도에도 안 켜지자 저는 예비로 준비해 온 캐논 5D mark2를 꺼내 들었습니다. 
이 무겁고 큰 카메라를 테트라포트에서 사용하려고 하니 좀 후들거리는데요. 자칫 실수로 떨구기라도 한다면? 
으~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게다가 테트라포트에 카메라 둘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저는 그나마 경사가 덜 진 곳에 등산용 가방을 잘 포개 놓고 그 위에 카메라를 올렸습니다.
낚시 자리와 카메라와의 거리는 테트라포트 한 계단 차이로 떨어져 있기에 왔다갔다하면서 찍고 낚시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컷 수는 최소화해서 모처럼 낚시에만 집중해 볼까 합니다. 


모처럼 반유동 채비를 꾸려본다.

<<입질의 추억 채비>>
1-530대 - 3000번 릴 - 2호 원줄 - 면사매듭 - 반원구슬 - 0.8호찌 - O형 고무 - -0.8호 수중찌 - V형 고무 - 도래 - 1.5호 목줄 - 감성돔 바늘 2호



포인트 수심은 동해치고는 제법 깊습니다. 평균 8~9m 수심대를 보인다고 해요.
상황은 북풍이 많이 불었지만, 뒷바람이라 낚시에 큰 지장을 주진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주기적으로 밀려오는 너울 파도가 낚시 자리까지 들어와
위협하므로 늘 예의주시해야 할 상황이고요. 조류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감성돔 낚시하기에 딱 좋을 정도로 흘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적당히 원투 공략할 수 있으면서 상부가 커트 된 타입의 찌를 꺼내 들었습니다.
상부가 커트 된 찌는 바람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장점이 있어요. 적당히 원투 공략이 가능한 중량도 범용성을 높였습니다.
그래서 감성돔 낚시에서는 개인적으로 한국치누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저 주황색 도장은 특수 도장이라 해가 지고 어두워질 때도 밝아서 눈에
잘 보입니다. 자체 발광은 아닌데도 전자찌로 교체해야 하는 시점까지 꽤 오랫동안 버텨줍니다.

포인트 수심은 8~9m에 조류는 천천히 흘렀고 바람의 영향도 크지 않아 0.8호를 선택하였습니다.
수중찌도 똑같이 -0.8호로 맞춰주면서 크기는 다소 큰 걸 선택했습니다. 동해 쪽 포인트, 아시다시피 조류가 세지 않습니다.
이럴 때 조금이라도 조류를 받아 채비를 선행시키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부피가 큰 수중찌가 유리하겠지요. (포말, 반탄류가 많으면 반대로 작아져야 함)

바늘을 2호로 선택한 이유는 감성돔이 나와봐야 35cm 전후가 아니겠느냐는 저의 예상이 반영된 겁니다.
동시에 벵에돔도 같이 낚인다고 하니 두 어종을 함께 노릴 수 있는 바늘로는 2호가 좋을 것 같아요. (감성돔 바늘 2호 = 벵에돔 바늘 6호) 
목줄은 2m로 짧게 하여 목줄 한가운데에 B봉돌 하나만 달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수심(면사매듭)을 9m로 맞추고 탐색전을 시작해 봅니다.


잔 씨알의 노래미가 반겼다.

조류 흐름이 참 좋네요. 물도 적당히 탁해 금방이라도 감성돔이든 벵에돔이든 물어 재낄 것만 같은데 아직은 조용합니다.
테트라포트에서 약 15m 떨어진 곳에다 채비를 던져 놓고 밑밥은 전방 7~8m 앞에다 꾸준히 쳤습니다. 
착수된 찌는 옆으로 흐르다가 뒷줄을 잡아 줌으로써 전방 10m 앞까지 말려 들어오고 그 상태에서 횡으로 흘림을 반복하는 식으로 공략합니다.
그 과정에서 입질도 밑걸림도 생기지 않으니 이번에는 좀 더 테트라포트 근처로 붙여서 흘려보기도 하고 수심을 10m로 깊게 해서 흘려보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서너 번의 밑걸림이 있었는데 대부분 해초 걸림으로 가볍게 빠져나옵니다. 
여기까지 탐색전을 펼친 결과, 일단 수심 세팅은 적당해 보이는데 저는 채비를 바닥에서 조금 띄우기 위해 8m로 조정하고 다시 흘려봅니다.
이 과정에서 노래미 한 마리가 걸려들고요. 다섯 명 중 처음으로 생명체를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노래미를 대충 찍고 방생합니다. 다행히 바늘을 깊숙이 삼키지 않아 손쉽게 처리하고, 밑밥을 연거푸 뿌린 뒤 캐스팅합니다.
동해치고는 물이 생각보다 잘 가네요. 분위기도 완전 좋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가량 탐색전을 펼친 뒤 슬슬 피팅 타임인 오후 5시가 왔습니다.
이제는 뭐라도 물어줘야 할 때인데 양옆의 일행들에게도 소식은 여전히 없고.

그때였습니다. 찌가 총알같이 들어가니 서둘러 줄 추스리고 챔질하는데 턱! 하고 걸리는 둔탁한 느낌이 낚싯대를 통해 들어옵니다.
옆에 일행들도 "왔다"하며 제게 시선이 쏠리고, 순간 밑걸림인가 싶을 정도로 단단히 걸렸는데 낚싯대가 고꾸라지더니 퍽퍽하고 처박습니다.
낚싯대를 뒤로 젖혀 제압에 들어가 보지만, 생각보다 저항하는 힘이 만만찮네요. 그러면서 테트라포트를 찾아 기어들어 가면서 위기가 옵니다.
옆으로 째는가 싶더니 수몰된 테트라포트 사이로 들어가려는 움직임에 저도 바짝 낚싯대를 주지 않고 버텼는데 조금만 더 줄을 감아서 파이팅해야
겠다는 생각에 얼른 줄을 감았는데 낚싯대를 살짝 숙이면서 감은 게 화근이네요. 순간 무너져 버린 텐션을 틈타 테트라포트 아래로 처박아 버리고

"어어어~ 안 되는데"
"팅!"


하늘로 서버린 낚싯대에 원줄만 힘없이 늘어지고 맙니다. 뭐였지?
채비를 걷어보니 다행히 찌는 살아있고요. 목줄도 살아있는데 바늘 바로 위가 터져버렸네요. 느낌상 벵에돔이 가장 유력한데.
만약 벵에돔이라면 35cm는 무조건 넘고 40cm는 좀 안 될 것 같은 힘인데 이런 녀석이 물어 줄리는 없을 듯.
옆에서는 감생이다, 벵에다. 말들을 하지만, 저는 단연코!

"대물 황어예요."

라며 애써 부정하였습니다. ^^; (옆으로 쨌다 아입니까?)
잠시 술렁였던 바다는 저의 터트림으로 다시 고요해졌고 그렇게 낚시가 끝나는가 싶었는데 옆에 박경호 프로님의 대가 아주 멋지게 휘어집니다.



"오~ 제대로 휘었다."

휨새를 보니 벵에돔 같습니다. 좀 전에 내가 놓친 건가?
잠깐의 실랑이 끝에 물속에서 시커먼 게 올라오는데 형태가 좀 길쭉합니다. 이어서 실망의 탄식이 나오고.  


황어

황어가 올라오자 (속으로) '역시 좀 전에 놓친 것도 아마 황어일 거다." 라며 위안 삼아 봅니다.
(근데 테트라에는 왜 처박았지 목줄은 왜 짤리고 ㅎㅎ)


해가 지자 바다는 게판으로 변한다.

해가 지자 희한하게도 게들이 물고 늘어지네요. 것도 한두 마리가 아닙니다.
여기저기서 게들이 물고 올라오는 장면이 참 이색적이에요. 늘 포항에서 낚시한다는 현지꾼도 신기한지 사진을 찍어 놓습니다.
이어서 박범수 사장님이 "왔다"를 외쳤고 낚싯대가 보기 좋게 휘어집니다. 휨새가 잡어는 아닐 터. 감성돔인가 싶었는데 올라온 건 역시 게네요.
그런 게를 세 마리나 연거푸 낚아 내시니 어쩌다 한 마리도 아니고 세 마리나 잡아 본 적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늬들이 게손맛을 알어? ㅎㅎ"

방게의 일종으로 보이는데요. 손바닥만 한 게들이 물고 올라오는 진풍경을 뒤로 짧은 낚시를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승부는 결국 무승부.
분위기는 참 좋았는데 안 나오네요. 박범수 사장님은 제가 한 마리 터트리는 바람에 어장을 망쳤다고 핀잔 아닌 핀잔을 주시고 ㅋ
아무튼 동해 쪽은 기복이 심하다고 들었습니다. 이러다가도 한 번 조황이 폭발하기 시작하면 떼감성돔이 낚인다고 해요.


이날 포항에서 저녁 식사


식사는 은밀복으로 끓인 복국으로 속을 든든히 채운 뒤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포항에서의 첫 낚시는 짧고 아쉬운 여운만을 남긴 채 다음을 기약해야 했습니다.

최근 출조 횟수가 거의 없었습니다. 아내도 저도 일 때문에 11월 출조 횟수가 무려 0회 였어요.(근래에 보기 드문 현상)
12월에 들어서도 요번 포항 낚시(이것도 낚시가 주목적이 아니라) 외에는 출조가 없습니다. 
연말에 모처럼 아내와 함께 마라도에서 2박 3일 낚시가 잡혀 있지만, 이것도 기상이 좋지 않으면 전면 취소될 확률이 있습니다.
올해는 그렇게 마무리되는가 싶어요. 마라도라도 제대로 다녀와 한 해를 마무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꽝 조행기 읽어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다음 조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 참고 사항 : 절기로는 지금 포항권에 학공치 시즌이 한창이지만, 적어도 제가 찾은 날, 삼정큰방파제에서는 학공치가 뜨지 않았답니다. 
    날이 좋아지면 학공치가 다시 뜰 수 있으니 구룡포에서 학공치 낚시를 하시겠다면, 현지 낚시점의 조황을 꼭 확인하고 출조하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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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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