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재스퍼 여행(1), 겨울왕국 실사판 '레이크루이스'




"레이크루이스는 원시 그대로의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알버타의 대표 명소"

밴프에서 보우 밸리 파크웨이를 타로 올라오거나 혹은 재스퍼에서 내려오면 캐나다의 넘버 원 호수 레이크루이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 10대 절경,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 11위에 선정되면서 갖가지 기록과 수식어가 따라붙는 명실상부 최고의 호수죠.
해발고도 1,732m, 최대수심 70m, 길이 2.4km, 폭 1.2km를 가진 레이크루이스는 왼쪽에 백두산 높이와 맞먹는 페어뷰산(2,744m)과 가운데
빅토리아 산(3,464m)을 병풍으로 두르고 있습니다. 
3월의 레이크루이스는 지난가을에 보았던 옥색 호수의 잔잔함과 반영을 볼 수 없었지만, 대신 하얀 설경과 얼음성이 반겨주었죠. 
(관련 글 : 심장이 멎을 듯한 숨 막히는 풍경)

이곳에서 관광객은 아름다운 호텔 '페어먼트 샤토 레이크루이스'에서 휴식을 취하며 설경을 감상할 수도 있고, 스케이트나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대여해 호수 위를 누빌 수도 있습니다. 움직임이 많은 액티비티가 부담스러우면, 마차 썰매를 타고 엽서 속 그림으로 들어가 모험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레이크루이스의 진면목은 다른 것도 아닌 '그냥 보는 것'이라고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

"다 내려놓고 그저 바라만 보아도 기분이 흐뭇해지는 곳"

여름과 달리 겨울은 적당히 공백을 메워주는 사람들로 생기가 돋고.
뾰족한 침엽수림을 배경으로 동화책에서나 나올 법한 집 한 채가 그림 같기만 하고.
고개를 돌리면 우리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알게 해주는 장엄한 로키 산맥까지.
자연에 대한 경건함도 생기면서 동시에 이런 곳을 마주할 수 있는 나 자신의 소중함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캐나다 여행 네쨋날, 저는 이른 아침부터 짐을 챙겨 숙소를 빠져나왔습니다.
오전 7시, 혹한의 추위를 예상하고 새로 산 점퍼를 입고 나왔지만, 재스퍼의 아침은 생각보다 따스했습니다.
바람 한점 없는 고요한 마을에 공기는 건조했으며 기온은 영하 4도였지만, 체감 온도는 높았습니다. 
쉼 호흡을 하자 적당히 찬 공기가 목으로 들어와 허파를 깨우자 잠이 덜 깬 몸 여기저기서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이윽고 알버타의 사설 투어인 썬독(Sundog) 버스가 제시간에 맞춰 숙소 앞으로 왔습니다.
운전사와 인사를 나누고 예약 이름을 확인하고서는 '아직 몇 명을 더 픽업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마을을 좀 더 돌았고.
세계 곳곳에서 온 우리와 같은 관광객을 몇 명 더 태우고 나서 재스퍼를 빠져나와 밴프 국립공원으로 향했습니다. 

레이크 루이스는 재스퍼에서 차로 세 시간 거리. 2년 반 만에 다시 찾은 레이크 루이스는 어떻게 변해 있었을까?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찾아왔는데 그곳의 풍경은 겨울 왕국의 실사판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호텔 로비에서 대여해 주는 스케이트

역시 대여해서 즐길 수 있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레이크루이스의 얼음성

#. 겨울이 더 근사한 레이크루이스
가을의 레이크루이스가 옥빛 호수, 싱그러운 녹음, 다람쥐로 대변한다면, 겨울의 레이크루이스는 거대한 설경과 얼음성으로 분위기를 주도합니다.
조금은 황량해 보일 수 있지만, 그림처럼 조각된 얼음성은 그것을 중심으로 사진 찍으며 스케이트도 탈 수 있는 멋진 무대가 됩니다.
장담컨대 이곳은 겨울철, 북미에서 사진발이 가장 잘 받는 곳 중 하나일 지도 모릅니다.





빅토리아 산(3,464m)이 마주하고 있는 레이크루이스



#. 재스퍼와 밴프 국립공원의 계절과 성수기
위도가 높아 겨울은 길고 여름은 짧지만, 겨울은 겨울 나름 데로의 호젓함과 운치가 있고 여름은 성수기다운 활기참이 있습니다.
겨울은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이고 봄은 4~6월, 그리고 성수기인 여름 시즌은 7~8월, 가을은 9~10월로 이어집니다.
겨울에 이곳은 전 세계 스키광들이 모이는 훌륭한 무대입니다. 홋카이도와는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죠.
네 개의 산봉우리가 전부 천연의 스키장으로 113개의 슬로프와 한 번 타고 내려올 때 한 시간에 가까운 활강 시간을 자랑하는 그야말로 
북미 최대 규모의 스키장입니다. 눈이 부족해 인공눈을 뿌릴 일도 없습니다. 이곳의 눈 질은 매우 건조해 스키와 보드를 타기에는 적격이죠.

그러다 3~4월이면 기온이 온화해져서 쌓인 눈이 녹는 시기입니다. 제가 다녀온 시기도 이때였는데요.
날만 잘 걸리면 아침 기온이 영하 0~4도로 서울의 겨울과 비슷한 수준. 그런데 습도가 낮고 드라이한 탓에 체감온도는 그보다 높습니다. 
아마도 로키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싸 바람을 막아주는 탓도 있을 겁니다. 물론, 날이 흐리고 눈이 내리면 도로 사정이 안 좋아질 수도 있고
영하 10도 이상으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이곳도 한국의 기후처럼 '삼한사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태평양에서 발달한 바람이 로키 산맥을 넘어
들어와 따듯한 바람(치누크, Chinook)이 기온을 올려주기도 합니다.

캐나다의 성수기는 6월 중순부터 시작해 9월까지 이어집니다. 특히, 7~8월은 포기할 수 없는 계절이기도 하죠.
캘거리와 에드먼턴 등 대도시에서는 각종 여름 축제가 벌어지며, 밴프와 재스퍼 국립공원은 '축복받은 신의 땅'이란 게 새삼 느껴질 정도로 
수려한 경관을 뽐냅니다. 여름이라고는 하지만, 관광하기에는 딱 좋은 기온이며 9~10월은 단풍을 테마로 한 여행이 적격입니다.
저는 2년 반 전에 캐나다 알버타를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당시 낚시, 하이킹, 카누, 승마 등의 액티비티를 즐긴 적이 있습니다.
성수기의 캐나다 여행이 궁금하시면, 제 블로그 카테고리의 '캐나다 알버타 9박 10일 취재'를 참조해 주세요.




숨 막히는 풍경 속, 그림 같은 집

저곳에 사람 대신 인형이 걸어간다면 영락없는 동화책 속 풍경일 것 같다.

대자연 향해 걷는 사람들. 그 종착점은 어디일까?

해발 3,464m의 빅토리아산 앞에 사람은 그저 미물에 불과했다.

오른쪽은 악마의 산봉우리라 불리는 곳

저곳은 척박할 테지만, 멀리서 보면 장관이다.

스머프 집에 눈이 쌓였나? 처음에는 케이크 장식용인 줄 ^^

'먹으면 안 돼요. 사진에 양보하세요'가 어울릴 듯한 풍경.

크리스마스트리로 갖다 쓰고 싶은 침엽수와 레이크 루이스가 절묘한 경관을 이룬다.

이윽고 등장한 마차 썰매

한겨울의 운치를 더해 주는 마차 썰매




#. 지구상 마지막 천국이 되지 않으려면
지난가을에 찾았던 풍경과 완전히 뒤바뀐 모습으로 변신한 레이크루이스의 설경.
가을에는 옥빛 호수의 반영이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는데, 겨울의 설경은 스케일을 압도하며 웅장한 자태를 뽐내었습니다.
수천 만 년 동안 변함없는 모습으로 인간을 반겨준 밴프 국립공원, 그 사이 인간들은 진화와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저 깊은 해저에서 지질 활동으로 솟아올라 오늘날 로키 산맥이 된 것과 비교할 수 있을까? 

말레이지아와 싱가폴은 팜유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
오늘날 팜유 기업들이 팜유 경작지를 확보하기 위해 죄 없는 녹지와 정글을 불태우고 있고 심한 경우 한반도 넓이만 한 땅을 홀라당 태워서 주변
도시는 중국의 황사보다 더 자욱한 연기로 뒤덮어버릴 정도라고 합니다.
녹지와 정글은 지구의 허파이자 우리의 숨구멍인데 팜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무책임하게 숲을 태우는 기업을 보며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만행과
악의적인 본성을 보았습니다. 자연을 잘 가꾸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 경이로운 자연을 그냥 이대로 지켜주는 것. 
이곳 캐나다 알버타는 해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려고 엄청난 숫자의 관광객이 찾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위적인 개발을 하지는 않습니다.
개발을 자재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캐네디언은 진정 자연을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아는 지혜의 민족인 것입니다.
이곳 레이크루이스를 포함한 알버타 국립공원이 지구 상에서 마지막 천국이 되게 하지 않으려면 수천 만 년 동안 변함없는 모습으로 지켜온 대자연처럼
우리 인류도 변치 않은 사랑과 보호를 해줘야 할 것입니다.


1) 페어먼트 샤토 레이크루이스 호텔 로비
2) 레이크루이스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들
3) 마차썰매(Sleigh Ride) 정보
4) 마차썰매를 예약하는 투어 상담소


※ 레이크루이스 투어 정보
픽업 및 교통 수단 : 썬독(Sundog) 투어(
www.sundogtours.com)
스케이트, 크로스컨트리 스키 대여 : 페이먼트 샤토 호텔 로비 정문에서 바로 왼쪽 투어 상담소
마차 썰매 예약 : 페이먼트 샤토 호텔 로비에서 오른쪽으로 30m 전방에 있는 투어 상담소 (운행 시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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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여행] 심장이 멎을듯한 숨막히는 풍경, 레이크루이스(Lake Lou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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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루이스 추천 레스토랑, 더 스테이션(The S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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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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