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운영 4년,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구독해 주신 블로그 독자님과 이웃님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글이 뭔지도 몰랐던 제가 생전 만져본 적 없는 카메라를 구입해 낚시터에서 사진을 몇 장 찍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낚시 카페에 올리면서 처음으로 조행기란 것을 쓰게 되었죠. 그것이 오늘날 조행기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0년 1월 23일, 이곳에 블로그를 개설한 이후 오늘까지 달려왔습니다.
당시 블로그가 뭔지 몰랐던 저는 다음뷰(Daum View)를 알게 되면서 꾸준히 글을 송고했습니다.
처음 며칠 동안은 댓글도 안 달리고 방문자도 몇 명 없더군요. 이제 갓 시작한 블로그에 콘텐츠가 미천하니 당연한 현상이었습니다.
당시 직장인이었던 저는 퇴근 후 남은 시간을 이용해 블로그를 키워보기로 하였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낚시갔던 이야기만으로는 콘텐츠를 채울 수 없어 식당 방문기도 쓰고 일상 이야기도 쓰면서 조금씩 쌓아 나갔지요.
하지만 블로그 세계는 냉정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글을 노출하기 위해서는 손가락 추천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손가락 추천은 대부분 '품앗이'라고 하더군요. 댓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후로 저는 블로그 이웃을 사귀려고 부지런히 돌아다녔습니다.
"추천과 댓글은 해준 만큼 돌아온다."는 블로그 운영 법칙을 실천해 나갔던 거였지요.
덕분에 제 블로그에는 추천수와 댓글이 늘어나니 기분도 흡족하였습니다.
누구나 처음에는 그렇게 블로그를 시작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
하지만 저는 가식을 싫어했습니다. 싫은 소리도 할 때는 해야 했고 누구 비위에 맞추는 글 따위는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왕 답방할 거 가식이 없는 이웃 블로거를 사귀고 싶어 했었죠.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글과 사진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아직 모든 게 초보였던 저는 이웃 블로그의 글을 보면서 배울 점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배웠습니다.
이 블로그가 되기까지 저를 지도해 준 것은 다름 아닌 이웃 블로거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는 베스트로 독려하고 많은 이들에게 읽힐 기회를 준 다음뷰(Daum View)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음뷰(Daum View)와 티스토리 관리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 블로그 역사와 함께했던 다음뷰는 국내 메타 블로그 서비스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자존심이었습니다.
그런 다음뷰가 6월 30일을 기점으로 서비스를 종료한다니 서운한 마음이 많이 드네요.
제가 알기에는 다음뷰 직원들이 아고라까지 함께 관리하는 줄 압니다.
비록 서비스는 종료하지만, 이후에도 좋은 글을 발굴하고 미디어의 건설적인 발전에 힘써주셨으면 합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 소통할 수 있었던 그 시절이 그리웠다.
소통을 중시했던 블로그, 입질의 추억이 어느 시점부터 이웃 블로그 답방을 못 하게 되었음을 이 자리에서 이실직고합니다.
이유는 물리적인 시간의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다 핑계겠지요.
활동량이 늘어 바빠진 것은 사실입니다. 지금은 방송 출연에 책 집필에 늘 원고 마감에 쫓기면서 사는 등 블로그 외적으로 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래도 잠을 줄이면 단 30분이라도 이웃 블로그를 답방할 시간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을 하지 못함이 죄송할 따름입니다.
그 때문에 제 블로그에는 이웃 블로거의 댓글이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
가는 만큼 오는 냉정한 블로그 세상 속에서 소통을 못 하다 보니 품앗이로 방문했던 블로거들은 발길을 끊을 수밖에 없었던 거였죠.
가장 큰 원인은 블로고스피어의 축소에 많은 이웃이 블로그를 그만둔 데에 있었습니다.
2~3년 전 제 글을 보면 기본 댓글 수가 100개는 넘었습니다. 그때 댓글 달았던 이들 중 현재까지 남아 있는 분들은 20%도 채 못 될 겁니다.
그러니 지금 제 블로그에 오는 분들은 진심으로 제 글이 좋아서 오는 분들만 찾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옛글을 읽다 보니 문득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군요.
그때는 하루 세 시간씩 블로그 마실을 다녀도 피로하지 않았고 소통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던 시절이었으니 말입니다.
대부분의 블로그는 활기가 넘쳤고요. 그런데 이제는 그 시절을 다시 보기가 어려울 듯해요. 그저 희미한 기억 저편에 남을 것 같아 아쉽습니다.
연평도에서 한평생을 살았다던 어부 할아버지도 그 시절을 그리워했습니다.
"그때는 개도 만 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던 시절이 있었지"라며 당시 참조기 파시에 떼돈을 벌었다던 연평도 어부의 황금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죽기 전에 그 시절이 다시 오려나 몰라. 이제는 글렀어."라며 혀를 끌끌 찼던 그분의 표정이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어떤 분야든 황금기가 있으면 쇠퇴기가 있기 마련이지만, 블로고스피어의 쇠퇴기에서 바라본 그때 그 시절은 다시 한 번 돌아가고 싶은 아련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때 계셨던 이웃 블로그와 독자, 그리고 일일이 닉네임을 쓰진 못하지만, 이 와중에 저를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추신
26,000여명의 다음뷰 구독자님께 알립니다.
이제는 다음뷰가 서비스를 종료함으로써 더 이상 새 글이 올라오지 않으니 앞으로 제 블로그를 즐겨찾기로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울러 지금부터는 손가락 버튼 대신 '공감 버튼'이 본문 하단에 추가되었으니 많은 애용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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