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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행기/해외

대마도 낚시 3부, 이곳에 대물이 있다.

대마도 낚시 3부, 이곳에 대물이 있다.



AM 6:00 대마도 미네만

대마도 낚시 이튿날.
일찌감치 출조 준비를 마친 저는 어제 못다 한 참돔 선상낚시를 한번 더 이어가기로 하였습니다. 이 시각 아내는 꿈나라에 있어요. ^^


배에서 본 고즈넉한 어촌 마을

갯바위 낚시 손님은 한 명. 미네만의 대물 벵에돔 포인트에 내려줍니다.


전유동 매니아님은 선상 체질이 아니라며 갯바위에 내렸습니다.
보기에는 호수같이 잔잔하지만, 수심이 매우 깊고 굴이나 여밭이 잘 발달되어 있어 4~5짜 대물 벵에돔이 서식합니다.
포인트에 따라서는 대물 감성돔과 참돔까지 들어와 벵에돔 채비에 물고 늘어지기도 합니다.
이곳 미네만은 각 어종에 맞는 포인트가 있는 편이지만, 몇몇 포인트에서는 섞여서 낚이기도 한답니다.

채비도 어종에 따라 달라지기보다는 벵에돔을 노리는 채비에 감성돔과 참돔이 걸려든다고 해요.
우리나라처럼 본류대가 콸콸 흐르는 곳에서의 참돔 낚시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70cm가 넘어가는 참돔도 50cm가 넘어가는 감성돔도 지형을 따라 중층 이상 부상할 때가 많아 언제나 긴장을 늦춰선 안 되는 곳이지요.


여름날 흐린 날씨, 쾌적한 기온은 낚시에서 환상의 궁합이다.

장마철이 임박한 대마도는 낚시하기에 더없이 좋은 여건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장마전선이 북상하는 중이다 보니 약한 빗방울이 흩날렸는데요.
무척 더울 줄 알았던 당초 예상이 빗나가고 오히려 선선하다 못해 쌀쌀해 가벼운 외투를 입어줘야 했습니다.
또 이렇게 잔뜩 찌푸린 날은 해가 떠도 고기 활성도가 유지된다는 점에 있어 이날 오후에 있을 갯바위 낚시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미네만을 빠져나와 외해로 진입

첫수로 독가시치(따치)

전날과 마찬가지로 저는 80cm급 참돔 한 마리만을 목표로 채비를 꾸렸습니다.
4호 원줄에 4호 목줄, 이 정도 채비면 어지간해서는 터지지 않을 겁니다.
여기서 벵에돔이야 잡어처럼(?) 나오는 물고기라 그런지 별로 욕심은 안 생기더군요. 오로지 바다의 미녀만을 목표로 하다 보니 채비는 좀 투박합니다.
게다가 선상 낚시는 큰 고기를 걸어도 물 아래 주의해야 할 지형지물이 없어 끌어 올리기에는 한결 수월해요.
문제는 이날도 조류가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 주느냐였습니다.

이곳 민박집 사장님의 말로는 조류 방향과 조과의 상관관계가 뚜렷하다고 합니다.
들물 때는 어디로 흘렀을 때 조과가 좋고 썰물 때는 어디로 흘러야 참돔 입질을 받을 수 있다는 전통의 데이터가 있는데요.
찌를 흘려보니 '아' 하는 작은 탄식이 나옵니다. 이 날도 조류는 생각했던 것과는 반대로 흐른 데다 물이 난바다로 돌아 나가고 있군요.

포인트를 몇 차례 이동하면서 원하는 조류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 과정에서 노란색 물고기가 수심 3~4m까지 부상하길래 확인차 걸어보니 독가시치.
이후로 저는 독가시치가 피어오른 근거리를 피해 좀 더 멀리 캐스팅하면서 참돔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옆에서는 갈돔이 물고 올라옵니다. 선장은 다른 건 다 챙겨도 갈돔은 바로 방생하네요.
이 장면을 보니 지난번, 갈돔 한 마리 챙겼다가 내장에서 나는 악취에 버렸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어서 올라온 녀석은 족히 4짜가 됨직한 돼지 벵에돔.
잔챙이 벵에돔이 상층까지 부상해 입질할 때 이런 녀석이 간간히 나와주는 상황입니다.

배가 흔들려 사진은 많이 못 찍었는데요. 오전에 선상낚시는 다수의 벵에돔과 말쥐치 등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참돔 얼굴을 못 봐서 그렇지 사실 이런 녀석도 귀하기는 마찬가지일 텐데 말입니다.
대마도 선상낚시로는 워낙 흔하게 낚이다 보니 갯바위에서 낚은 것만큼의 감흥은 떨어지네요. 사람 마음이란 게 참 ^^;


PM 12:30

일찌감치 숙소로 들어온 저는 방에서 좀 쉬다가 오후 출조를 나왔습니다.
오후 낚시는 잠을 충분히 자고 아침 산책까지 마친 아내가 합류하였죠.


6개월 만에 갯바위 낚시에 나서는 아내

PM 1:00 미네만 갯바위에 도착

진주 양식장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포인트

이곳은 미네만에서 조금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간 어느 포인트입니다. 포인트 명은 비밀. ^^
분명한 것은 '벵에돔의 소굴'이라 이름 짓고 싶을 정도로 조건이 좋아 보였죠.

리아스식 지형의 가파른 만. 그 중심에 선 우리 부부는 이제 막 낚시를 시작하려던 찰나였습니다.
여느 때 같으면 뜰채부터 폈을 텐데 이 수려하고 고즈넉한 풍경이 제 시선을 잡고 놔주질 않습니다.
분명 이곳도 바다일 텐데 파도 소리조차 들리지 않은 고요함이 적적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유일하게 들리는 소리라고는 까마귀와 매의 울음소리뿐.

주변을 둘러보니 배 한 척 지나다니지 않은 작은 어촌가에 우리 둘만이 있었습니다.
명당을 두고 포인트 싸움을 해야 하는 신경전. 한 자리에 여러 명이 내려 서로 엉키고 부대끼는 번잡함. 갯바위 쓰레기와 악취는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럴 때마다 아내는 신경이 날카로워져 돈 주고 이런 낚시를 왜 하느냐며 따라온 것을 후회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요. 
그런데 지금은 이곳이 우리 부부를위한 무대같다는 착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하늘에서는 물수리가 울며 추임새를 넣는군요.


0c 부력의 소형찌로 채비를 꾸렸다.

#. 나의 장비와 채비
낚싯대 : 로젠기 1.75-530
릴 : 다이와 임펄트 2500 LBD
원줄 : 쯔리겐 프릭션 제로 1.5호 서스펜스 타입
어신찌 : 쯔리겐 토너먼트 아크로 01번, 조수우끼고무 L 사이즈
목줄 : 쯔리겐 제로 알파 1.7호
바늘 : 벵에돔 전용 바늘 6호
봉돌 : 없음 → g7


자 이제 감상을 그만하고 채비를 꾸려봅니다. 찌 부력은 01번. 기존의 부력 체계로는 0c(제로씨) 입니다.
0호가 아닌 0c 부력을 선택한 이유는 지금 시각이 한낮이라 벵에돔이 상층으로 부상하지 않을 것이란 확률에 두었습니다.
게다가 이 포인트는 한동안 통제되었다가 며칠 전부터 풀렸기 때문에 낚시꾼의 발길이 매우 뜸했다고 합니다.

결정적인 이유는 잡어의 활성도에 있었습니다. 아래쪽에 시간대별 잡어의 집어 상황을 체크할 텐데요.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로 잡어가 많아 찌 근처에 밑밥을 넣을 수 없었습니다. 밑밥을 넣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상을 기대하기에는 더더욱 어려우니
띄워서 낚기보다는 채비를 충분히 가라앉혀서 낚아내는 하향식을 선택하였습니다. 

조류가 거의 없는 잔잔한 바다에는 착수음도 벵에돔을 자극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찌는 작고 예민한 모델로 고르고요.
이곳 수심이 18~22m로 굉장히 깊다고 하더군요. 상황 봐서 봉돌을 물릴 수도 있지만, 우선은 봉돌 없이 4m의 목줄을 직결해 크릴과 바늘 무게로만
천천히 내리겠습니다.


아내는 벌써 첫 캐스팅을 마쳤습니다. 6개월 만에 하는 캐스팅이 어색하지 않으냐는 말에 문제없다는 표정. ^^

#. 아내의 채비
1.75-530 - 2500번 릴 - 2호 원줄 - G2 어신찌 - 조수우끼고무 - 직결 - 1.7호 목줄 - 벵에돔 6호 바늘. 봉돌은 g5번 두 개 분납.

 
저는 아내가 채비를 꾸리는데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았습니다.
포인트 상황을 읽고 채비를 꾸리는 데 제가 참견하면 부부 싸움으로 번질 때가 있어서 그냥 아내가 하고 싶은 데로 하게 놔두죠.
이제는 그게 편합니다. 하다가 뜻대로 안 되면, 채비를 바꾸면서 경험으로 알게 될 테니까요.


발 앞에 밑밥을 품질 하면서 상황 체크에 들어간 아내

읔. 잡어 지옥이 따로 없다.

PM 1:20분.
첫 밑밥이 떨어질 때의 잡어 상황입니다. 이거 장난이 아니네요. ^^;
어종은 자리돔과 전갱이 치어가 반반씩 섞여서 노는데 정말 시커멓게 달려드네요.



그 사이로 복어, 돌돔 치어, 심지어 무늬오징어까지 가세했습니다.
사진에는 잘 안 나왔는데 잡어가 피어오르자 무늬오징어 한두 마리가 들어와 자리돔을 사냥하는데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
가운데 물고기는 볼락이 아니라 바리과 어종의 치어로 보입니다. 붉바리나 홍바리일 수도 있겠고요.

원래 벵에돔 낚시에서 잡어가 많으면 많을수록 발 앞에 치는 비중이 늘어난다는 것을 알만한 꾼들은 알고 있을 겁니다.
평소 발 앞에 7, 포인트에 3의 비중으로 밑밥을 쳤다면, 잡어가 많을 때는 8:2, 혹은 9:1까지도 조절하는데요.
이날 우리 부부는 철저히 발 앞에만 품질 하면서 포인트에는 아예 넣지 않았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10:0
과연 이렇게 해서 깊은 곳에 어슬렁거릴 벵에돔을 꼬드겨낼 수 있을지.

그렇게 곰곰이 생각에 잠긴 저는 무의식중에 아내의 릴을 보고 있었습니다.
베일을 연 상태에서 입질을 기다리는 아내. 바로 근처에는 언제든지 베일을 닫고 챔질할 수 있도록 손이 대기 중이네요.
조류가 없으니 형광 녹색의 원줄도 방출을 멈춘 채 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순간 원줄이 우악스럽게 풀려나갑니다! 
마치 부시리가 입질한 것처럼 강하게 풀려나가는 와중에 아내가 베일을 닫고 낚싯대를 세우는 데는 일단 성공합니다. 1초, 2초, 3초. 그리고

"팅"


6개월 만에 받은 첫 입질이 너무 저돌적이라서 당황한 아내. 
이렇게 고요한 바다에서 그런 강력한 입질이 있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아내는 힘없이 풀린 채비를 얼른 회수해 뭐가 문제였는지 살펴봅니다.


이런 이런 매듭 부분이 끊어졌네요. 이런 실수는 잘 안 하는데 오랜만이다 보니 매듭에 실수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보낸 녀석의 정체가 궁금하네요. 아이고 아까워라.


잠시 술렁였던 바다는 고요함을 되찾았다.

좀 전까지만 해도 해가 구름에 가려 어둑했었는데 중간에 햇볕이 비쳤다 가려지기를 반복합니다.
이어서 들어오는 입질은 잔씨알의 벵에돔. 이런 얘들이 수심 4~5m 권에서 물고 올라와 주니 낚시가 심심하지는 않습니다. 다 방생하고요.


PM 2:00의 잡어 상황

낚시 시작한 지 40여 분이 흘렀습니다. 큰 벵에돔이 안 잡혀도 밑밥은 일단 발 앞에만 넣어주는데 집착하였습니다.
그런데 잡어 종류가 어느새 바뀌기 시작하네요. 자리돔과 전갱이 일색이었던 바다에 갑자기 열대어 수족관(?)으로 변하면서 아쿠아리움을 방불케 합니다.
아내는 이제 슬슬 포인트에 밑밥을 뿌려보자 제안하지만, 아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밑밥이 삑사리 나 중간에 흩뿌려지기라도 한다면, 다시 발 앞에 모으는 데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아직은 잡어를 잘 붙들고 있으니까요. 이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고 계속해서 발 앞에만 뿌려줍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마도 이날은 벵에돔 얼굴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마도가 천혜의 어자원을 가진 건 사실이지만, 낚시로 꼬드기는 건 결코 쉽지 않음을 이런 잡어 밭에서 느껴왔습니다.


PM 2:30, 드디어 벵에돔이 비치기 시작했다.

이제 낚시를 시작한 지 한 시간 반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발 앞에만 밑밥을 뿌렸는데요.
그렇게 꾸준히 들어간 밑밥으로 결국은 벵에돔을 띄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발 앞에 벵에돔은 잔씨알이라 잡어와 마찬가지로 묶어둡니다.


4짜급 벵에돔이 수면까지 떠서 밑밥을 주워 먹는 환상적인 장면을 포착.

그리고 저를 흥분하게 만든 이 장면. 보이시나요?
4짜가 넘는 벵에돔 한두 마리가 발 앞으로 들어와 어슬렁거리는 모습. 벵에돔 낚시를 좋아하는 꾼이라면 꽤 설레게 하는 장면일 겁니다.
이제는 집어가 충분히 된 것 같네요. 거짓말 조금 보태 주걱을 잡기만 해도 잡어가 반응하는 상황. ^^;

이제 포인트에도 밑밥을 뿌려봅니다. 원 캐스팅 당 딱 1 주걱만 뿌려 동조를 시도하는 거죠.
잠시 후, 침묵을 깨는 강력한 입질이 들어옵니다. 처음에는 줄이 살며시 펴지는 듯하더니 갑자기 빨고 들어가는 녀석.
낚싯대를 세우는데 생각보다 잔씨알인 듯하네요.

별다른 저항이 느껴지지 않자, 여유 있게 릴링하는데 갑자기 이 녀석, 우왁 하면서 내리 꽂습니다.
낚싯대를 바짝 세워 버티는데 아니 이거 도대체 뭐예요? 힘이 장난이 아닙니다. 결국, 몇 초 못 버티고 팅!
뭔지 몰라도 저 아래에는 괴물이 사는 것 같네요. 좀 전에 아내가 받은 입질도 그랬었는데 저도 똑같이 당하고 말았습니다.


목줄이 너덜너덜해져서 나오네요. 이쯤에서 고민이 됐습니다. 지금 채비가 대마도에서 벵에돔을 노리기에는 많이 약합니다.
하지만 1.5호 원줄의 한계를 보고 싶었기 때문에 채비를 바꿔야 할지 고민이 좀 됐습니다.

다시 좀 전의 파이팅을 되새겨봅니다. 처음에는 질질 끌려오는 듯했는데 발 앞 갯바위 앞에서 미친 듯이 처박을 걸 보아 벵에돔이 분명합니다.
입질 받은 곳은 수심 18m의 상층이므로 여기서 녀석은 적극적으로 처박지는 않았습니다. 원래 습성이 그러하니.
그러다가 앞쪽에는 삼각형 모양의 여뿌리가 기다랗게 뻗어 있어 여기서 제압하지 못하면 터트려 먹기 딱 좋아 보이는 지형이네요.
이곳에서는 잔씨알이든 굵은 씨알이든 일단 초기 제압부터 하지 못하면 먹기 힘들어 보입니다.

서둘러 포인트에 밑밥 한 주걱을 던져 넣습니다. 크릴을 꼽은 뒤 몇 초를 센 후 캐스팅합니다.
캐스팅은 밑밥이 들어간 곳보다 더 멀리 던져 착수와 동시에 찌를 끌어당겨 놓습니다.

"1초, 2초, 3초......40초, 50초, 드르륵 왔다!"


아 이번에 건 녀석도 힘이 만만치 않네요. 하지만 좀 전에 받은 녀석의 힘과는 비교할 게 못 됩니다.
그렇다고 봐주기는 없기. 좀 전의 방심을 만회하기 위해 무조건 감아올립니다.
전방에 여뿌리가 고약하게 나 있는데 역시 그쪽으로 파고듭니다.

"안돼. 그쪽으로 가지 마!"


철푸덕 소리를 내며 올라오는 벵에돔, 씨알이 제법 굵다.

4짜를 여유 있게 넘기는 벵에돔 한 마리가 올라왔다.

발 앞에서 계속 처박는 이 녀석. 조용한 내만에 사는 녀석치고는 힘은 정말 셉니다. 
이런 녀석 몇 마리만 낚으면 오늘 팔 운동 제대로 하겠습니다.


숭어 치어

어린 벵에돔

이후 딱 한 번 징검다리식으로 밑밥을 던지는 실수에 이런 녀석들이 올라와 릴링과 방생을 반복하였습니다. 
이날 우리 부부는 캐논 500D와 600D 두 대로 낚시를 촬영했습니다. 원래는 한 대로 했지만, 갯바위에서 파이팅 장면을 찍어야 할 때 카메라 가지러
낚싯대를 든 채로 몇 발짝 움직여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자 아예 한 대씩 가지고 서로 찍어주니 한결 수월하더군요.

하지만 이날 촬영하다 놓친 대물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아내가 위 장면을 찍던 중 강력한 입질이 들어왔는데요. 
하필 베일이 닫히는 바람에 대 한번 못 세우고 터트렸습니다. 낚싯대가 그냥 일자로 쭉 펴지니 이건 뭐 손 쓸 시간이 없네요.
한 손에는 낚싯대, 다른 한 손에는 카메라를 든 상태라 자칫 잘못하면 둘 중 하나를 떨궈 장비 파손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를 하도 많이 겪어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는) 그렇게 촬영에 매진하다 놓친 대물이 족히 5~6마리는 되니 안타깝기만 해요.


잡어를 따돌리고 받은 시원한 입질, 대마도 미네만에서 벵에돔 낚시 中

이제는 카메라를 내려놓고 낚시에 집중합니다.
발 앞에는 여전히 잡어가 극성이지만, 포인트에는 밑밥을 뿌려도 잡어가 나가지 않는 걸 보아 확실히 저곳에 대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왔다."

아내는 이미 두세 번 당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빠른 릴링으로 사정없이 띄우기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여뿌리에서 몇 번의 처박는 힘에 계속 버티는데.


힘이 빠진 벵에돔이 질질 끌려온다.

물이 맑으니까 여뿌리로 처박는 벵에돔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이곳 포인트의 특징.
조금이라도 공간을 내주지 않으려는 듯 아내는 단단히 붙잡고 버텼습니다. 
슬슬 힘이 풀린 벵에돔은 항복할 것처럼 끌려오더니 발 앞에서 다시 한 번 처박기를 반복. 아내는 수면에 바짝 띄워 공기를 먹이며 가져옵니다.


뜰채 담기에 성공

고기가 누워서 작게 보이는데 3짜 후반은 됨직한 벵에돔이 올라왔습니다.


그 사이 저도 비슷한 사이즈로 추가.
이 정도면 대마도에서 평균 씨알. 사이즈가 달라요 달라. ^^


우리 부부, 밑밥으로 꾸준히 집어한 끝에 포인트는 잡어와 벵에돔이 완전히 분리되면서 환상적인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씨알은 25cm에서 40cm 중반까지 크고 작은 벵에돔이 연달아 물어주며 클라이막스를 향해 치닫고 있었습니다.
좀 전에 촬영하다가 어이없이 놓친 녀석들은 대부분 오짜를 넘기는 대물로 보입니다. 그걸 실수 없이 낚았어야 했는데 후회해 봐야 별수 있나요. 
이제 오후 3시니까 앞으로 남은 세 시간 동안 열심히 쪼아보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캐스팅하는데 이번에는 미적지근한 입질이 들어옵니다.



"오 그런데 힘은 제법이네."


와~ 이만한 독가시치가 힘은 왜 그리 장사인가요.
처음에는 완전히 속았다가 낚싯대를 위아래로 흔들길래 독가시치임을 알았습니다.


PM 4:00 또 한 번의 강력한 입질이 들어왔다.


아직 철수 시간을 두 시간가량 남겨둔 시점에서 우직한 입질이 들어왔습니다. 
좀 전부터 활성도가 떨어지는 듯해 g7번 봉돌을 물려 조금 더 깊이 내렸습니다. 
그 결과 어림짐작으로 8~9m 사이에서 원줄이 살며시 펴지는 소심한 입질이 들어옵니다. 
줄을 잡아 살짝 견제하는데 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챔질"

어어어. 초반부터 강력하게 파고드는 녀석. 어루고 달래고 할 틈이 없습니다.
우악스럽게 내리 꽂는 힘에 나도 모르게 단디 붙잡았던 LB(레버 브레이크)를 두 번가량 놓고 다시 끌어 올립니다.
아직 그쪽은 허공이라 여유 공간이 있을 터. 거기서 바짝 힘을 빼놓지 못한다면, 여뿌리 앞에서 한두 차례 위기가 올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을 찍기 위해 낚싯대를 내려놓았던 아내의 찌가 자물거리는 게 아닙니까?
아내는 서둘러 카메라를 놓고 낚싯대를 집어 듭니다. 우리 부부, 이 조용한 대마도에서 모처럼 소동을 일으키네요.

"챔질"

순간 턱하고 걸린 느낌에 이어서 와락 하고 파고드는데 '어어어'하더니 팅!
이노무 사진 때문에 허겁지겁 뛰어다니고. 아이고 몬 삽니다. 몬 살아.
채비를 터트린 아내가 낚싯대를 그대로 놓고 다시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놓친 녀석은 앞으로 장수하라 그러고 일단 이 녀석은 사활을 걸고 건져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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