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낚시] 낚시인이 꿈꾸는 낚시 천국은 이런 모습이 아닐까? (프롤로그)


 

 

키가 자라던 시절, 슈퍼맨처럼 날아오르는 꿈을 꾸곤 했는데 그때마다 번번이 비행에 실패해 낙담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날아오르는 듯했지만, 생각처럼 높이 뜨지 않았으며 점점 흘러내리더니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착지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낚시하는 꿈을 자주 꿉니다. 꿈 내용은 대부분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7짜 감성돔, 정체를 알 수 없는 떼고기와의 만남, 심지어 인어까지 등장하지만, 모두 잡힐 듯하면서도 잡지 못했죠.

하루는 낚시 천국이 등장해 저를 행복에 빠트리다가도 가차 없이 지옥으로 변하기도 했습니다.

바다가 불구덩이로 변한 것은 아니지만, 엄청난 인파들(낚시꾼)이 몰려와 포인트를 장악하니 그 자리에서 도망치듯 나와야 했습니다.

 

이렇듯 저의 꿈은 현실에서의 불만족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습니다. 꿈에서만큼은 내 뜻대로 되길 바랐는데 그러질 못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꿈에서조차도 이루지 못한 일을 저는 현실에서 비슷하게나마 이루고 돌아왔습니다.

7월에 찾은 대마도 낚시. 그나저나 올해는 대마도를 자주 찾았죠?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만, 6월 출조에서는 아쉽게도 벤자리를 구경하지 못해

실망이 컸는데 그 한을 풀기 위해 다시 방문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작년 여름에 맛봤던 돗벤자리 회가 너무 인상적이었나 봅니다.

그래서 이번 출조는 '돗벤자리를 찾아서'란 가칭을 붙이고 싶습니다. 더불어 '행복한 낚시의 기준'을 감히 제시하고자 합니다.

 

 

미네만

 

돗벤자리를 찾아 떠난 대마도 낚시

 

하루는 낚시인이 꿈꾸는 낚시 천국에 대해 상상해 보았습니다. 그곳은 어떤 곳일까요?

아마 대부분의 낚시꾼은 고기가 많이 나오는 '명포인트' 정도로 생각할 것 같습니다. 물론, 맞는 이야기입니다.

낚시에서 고기가 안 잡히면 다른 어떤 게 따라준다고 해도 허사가 아닐런지요? 그런데 저는 이보다 더 중요한 한 가지를 더했습니다.

 

"편안함"

 

예전에 "낚시는 고행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편해야 하지만, 육체적으로도 편안해야 합니다.

이따금 낚시를 '수행'으로 보는 이들이 있습니다. 학문으로 보는 이들도 있고요. 개인마다 낚시를 즐기는 목적이 다르므로 정답은 없습니다만, 그 전에

수반되어야 할 것은 '놀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중독성이 강한 놀이지만, 어쨌든 놀이는 크게 힘들이지 않으면서 즐거워야 합니다.

그것이 되지 않으면 그 낚시는 '고행'이 됩니다.

 

고행의 예는 저의 지난 조행기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해남까지, 혹은 거제도나 여수까지 밤새 이동해야 합니다. 밤잠을 포기하는 건 낚시꾼으로서 기본이 됐죠.

해가 뜨려면 한참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항구의 배들은 정원을 초과한 채 시동을 겁니다.

그리고 서로가 약속한 출항 시간이 오면 전속력으로 달립니다. 한밤중에 포인트 싸움이 시작된 것입니다.

배가 달리는 동안 우리 부부는 어디에 있어야 할까요? 선실은 이미 대짜로 뻗은 꾼들로 가득합니다.

운 좋으면 의자에 앉아갈 수 있지만, 그마저 사수하지 못하면 밖에서 파도 맞으며 서서 가야 합니다.

 

스물여 명의 낚시꾼을 태운 배가 갯바위에 도착했습니다. 꾼들은 자기 이름을 호명할 때까지 쥐죽은 듯이 기다려야 합니다.

빨리 좀 불러줬으면 좋으련만, 오늘따라 내 순서가 더딥니다. 그 와중에 몇몇 단골꾼은 선장 옆에 붙어서 갖은 비위를 맞추고 있습니다.

결국, 포인트 전쟁은 허무하게 끝나버립니다. 고기 좀 나온다 싶은 자리는 이미 선장 눈에 익숙한 이들의 독차지.

나머지는 운이 좋으면 여밭에 내리고 아니면 그 배의 들러리(?)를 하다 옵니다.

 

갯바위 낚시 초창기 때 우리 부부는 이런 경험을 숱하게 겪었습니다.

더군다나 여자가 낚시라니, 갯바위 낚시가 장난도 아니고, 괜히 잘못되면 골치 아파질 테니 적당히 발판 편한 자리에 내려주자는 심리도 있었을 겁니다.

결국, 그 낚시는 꽝. 실력이 없어서일까요? 포인트가 안 좋아서일까요?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둘 다였을 겁니다.

잡어 몇 마리 챙겨 얼음에 재우고 다시 서울로 삘삘거리며 올라와야 했던 우리 부부.

피곤함에 쩔고 비린내에 쩔고. 통장 잔고는 자꾸만 줄고 ^^; 그러니 잊을만하면 아내가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낚시 왜 하는 거야?"

 

저 혼자 하는 낚시면 이런 불편도 감수해가며 손맛 보겠는데 아무래도 혹독한 환경에서 즐기는 취미다 보니 아내를 배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혹독한 환경이란 갯바위를 말 한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의 낚시 인구가 만들어낸 풍경을 말합니다.

아내를 배려하려면 일단은 치열한 칼싸움이 벌어지는 섬이나 포인트는 피하게 되더군요.

 

 

당장에라도 낚싯대를 끌고 갈 것 같은 바다

 

]

바다낚시 입문 후 처음으로 벤자리 입질을 받은 상원아빠님

 

역시 첫 입질을 받은 최필님

 

밥곰님도 한 수 거두고

 

선상낚시는 또 어떻습니까? 옆 사람, 뒷사람과 채비 엉키면 서로가 불편하고 얼굴 붉히고.

그 상황에서 고기 욕심에 시간 좀 벌고자 남의 채비를 싹둑 잘라버리는 비매너에 심지어 남이 잡은 고기도 자기 쿨러에 넣어버리는 뻔뻔한 인간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런 사람은 일부겠지만, 고기 욕심은 선상 낚시꾼이 가장 많다는 것.

그로 인해 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안 그런 분들도 계실 텐데 그런 분들은 이 글을 읽고 억울해 하실 듯. 그 분들에게는 죄송합니다. ^^;

 

초보자라면 줄 엉킴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같은 선상낚시라도 아는 사람끼리 소수 정예로 모여서 한다면, 이만큼 즐겁고 편안한 낚시가 어딨을까요?

이번 대마도 낚시는 몇 달 전부터 '함께 출조하자고' 말이 나왔던 세 분의 블로그 독자님을 모시고 떠난 조행이었습니다.

한 분은 낚시 경험이 많지 않은 말 그대로 생초심자였고, 다른 한 분도 경험을 쌓는 중에 있는 초심자입니다. 

벵에돔 낚시에 익숙한 사람은 한 명 뿐이었지요.

 

아무래도 선수들로 구성한 팀에 비하면 평균 그레이드가 부족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조과가 떨어질 수 있음을 우려했습니다.

대마도 낚시가 적은 비용도 아니고요. 돌아가는 날에는 그래도 아이스박스 한 상자씩은 챙겨갈 수 있도록 해야 했기에 제게는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행여나 발생할지도 모를 빈약한 조황에 대비해야 했었죠. 선상낚시를 병행하게 된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이번 출조에서 갯바위 낚시와 선상 낚시의 비율은 5:5.

3박 4일 일정 중 2일 차까지는 오로지 선상만 해서 각자 집으로 가져갈 물량(벤자리)을 확보한 다음, 나머지 일정은 여유 있게 갯바위 낚시를

하는 식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씨알 굵은 구갈돔

 

5짜에 육박하는 돗벤자리

 

살이 통통 찐 벤자리를 마릿수로 할 수 있다는 즐거움

 

돌돔과 강담돔을 보니 역시 낚시 천국이란 생각이 들고

 

이게 시가로 얼마짜리여 ^^

 

갯바위에서는 바다의 미녀 참돔이 덜커덕!

 

잡은 고기는 숙소 전용 물칸으로 옮겨 살렸다.

 

#. 대마도 낚시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에 대해 한 마디

일본에서 대마도는 한국으로 치면 추자도에 준할 만큼 외딴 섬입니다. 어촌의 현지꾼을 제외하면 대부분 원정 낚시를 오는 한국인들뿐이죠.

일본에서도 원정낚시는 규슈나 남녀군도로 가지 대마도로는 잘 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마도에서 낚시 숙박업을 하는 이들의 절반은 모두 한국인입니다.

한국의 낚시꾼이 대마도에서 엔화를 써봐야 마트에서 간식거리 말곤 별로 없지요. 경제활동의 대부분은 같은 한국인에게 간다는 것입니다.

 

사실 경제활동이 어떻게 되느냐는 여기서 중요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금산초보님이 하신 말씀이 와 닿아 여기서 인용해 보겠습니다.

대마도 북쪽인 히타카츠 마을 주변에는 지금도 한국인을 조센징이라 부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일본사람 하면 무조건 쪽빠리라며 경멸하는 이들이 있죠.

앞 다르고 뒷말 다른 일본인한테 나라 빼앗기고 36년간 종살이 한 우리 선조의 울분이 남아있는지라 낚시하러 대마도 간다고 하거나 조행기를 올리면

내용은 둘째치고 '자랑질'로만 매도하는 일부 극단주의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즐겁게 낚시하고 온 소감, 그리고 낚시 정보를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것. 그것이 제 블로그의 존재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외국에서의 낚시는 상관 안 하면서 일본에서 낚시한 건 유감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들.

어째서 우리는 일본 정치인들이 저지른 만행으로 인해 개인의 취미에 제한을 받아야 하는 걸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마도에서 낚시했다는 사실이 지탄받아야 한다면, 당신들이 입고 먹는 것에는 과연 일제가 없을까?

하루 종일 쳐다보는 삼성 갤럭시 폰도 일제 부속이 많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을까? 자동차는 또 어떻고.

 

일본 사람도 우리나라로 원정 낚시를 옵니다. 이유는 '은어'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본에도 은어가 많이 나지만 씨알이 한국에 비할 게 못 된답니다.

그들에게 "한일 관계가 안 좋으니 우리나라로 오지 마!"라고 말할 자신이 있으면 제게 돌을 던지세요.

동대문, 명동, 부산 남포동에 가면 일본 관광객이 수두룩합니다.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그리고 삿포로에서 오키나와까지 한국 관광객이 넘쳐납니다.

방사능이다 뭐다 조심하는 분위기지만, 그래도 인터넷에 '일본 여행'을 쳐보세요. 관련 후기가 매일같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여행 후기에는 '일본을 다녀오다니? 유감이네요.' 같은 댓글이 안 달리는데 유독, 낚시 분야에만 '쪽빠리 나라에서 했다.'는 식으로 유감을 표합니다.

같은 일본 땅에서 여행한 것과 낚시를 하고 온 것에 대해 느끼는 게 다른가 봅니다. 다르다면 왜 다른지 그 차이를 합리적으로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낚시인들은 자기가 원하는 대상어를 위해 전국을 마다하고 돌아다니며 심지어 가까운 해외 원정길로 다니는 것 또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눈에 뵈는 것만 따지는 건 누구나 합니다. 그렇게 따지는 당신은 얼마나 철저하게 일제품을 배제하며 살아오셨습니까?

이는 화학조미료가 몸에 해롭다며 기피하면서도 정작 자기가 먹는 음식은 조미료 덩어리인 줄 모르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런 위선자들의 감정적인 논리는 설득력을 잃었죠. 대마도에 돌을 던지려면 우리나라의 어장 관리, 환경 보호, 정원초과, 그리고 포인트 싸움 없이

편안하게 낚시할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하고 난 다음에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입니다.

 

 

 

돗밴자리 껍질회

 

직접 낚은 횟감으로 그날의 회포를 풀고

 

활 돗벤자리를 그 자리에서 바로 손질해 굽는다.

 

개인적으로 일본 맥주를 선호하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일본 맥주를 마시는 것.

캐나다, 호주, 독일, 어느 나라를 방문하든 그 나라의 로컬 맥주를 마시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 확대 해석으로 꼬투리는 잡지 말자. ^^)

 

 

아무리 좋은 생선도 계속 먹으면 질리니 고기를 더하고

 

낚시 숙박의 흔한 식사 풍경

 

아내의 단독 출조

 

그리고 이날 제 아내 어복부인은 홀몸으로 갯바위 출조를 하게 됩니다.

그렇게 된 사연이 있는데 그것은 조행기가 차차 진행되면서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어쨌든 이날은 생애 처음으로 아내가 단독 출조에 나섰습니다. 대상어는 4짜 이상 대물 벵에돔입니다. 과연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일행이 잡은 조과의 일부분

 

우리가 다녀간 이후에도 이곳에는 벤자리가 하루 백 마리씩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잡아도 씨가 마르지 않은 것은 회유성인 벤자리 자원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겠지요.

다섯 명에서 백 마리면 1인 20마리꼴로 챙겨갈 수 있습니다. 20마리면 아이스박스 한 상자가 거의 찰 겁니다.

20마리를 집으로 가져가면 또 혼자 먹지 않겠죠. 가족, 친지들 나눠줄 텐데 그렇게 해서 남은 걸로 며칠간 밥반찬이 될 것입니다.

많이 잡은 듯 보이지만, 엄밀히 따지면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닙니다. 

 

 

영상을 플레이 하세요. (날짜는 세팅이 안 됐으니 양해 바랍니다. 수정이 안 돼 정말 불편하네요.)

 

#. 낚시 천국의 모습은 이랬다.

3박 4일 대마도 낚시, 그 모든 과정을 이 영상에 담을 순 없지만, 일부나마 현장에서 느꼈던 즐거움을 동영상으로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번 조행은 평소 제 블로그에 댓글을 적극적으로 달아주신 분들과 함께했습니다.

대마도 낚시 경험은 물론, 갯바위나 선상 낚시 경험이 없었던 분도 계셨지만, 현장에서 직접 배우며 짜릿한 손맛을 느꼈을 겁니다.

낚시는 홀로 출조하거나 비슷한 실력의 동료와 함께하면 실력 향상이 더딥니다.

하지만 그런 시행착오를 건너뛰고 필요한 것만 속성으로 배우게 된다면 짧은 기간 안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날 저를 포함하여 함께 한 일행들도 많은 경험을 하고 돌아갔을 겁니다.

 

갯바위 낚시도 한적하고 여유로웠습니다. 어장줄, 통발 같은 게 별로 없어 바다가 깨끗합니다.

이곳에서 부표가 떠 있다면, 참돔과 진주양식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숙소에서 일어나면 걸어서 1분 만에 선착장에 도달합니다.

게다가 꾼들도 별로 없어 포인트 걱정에 밤잠 설치지 않아도 됩니다. 필드 테스트는 고기가 있는 곳에서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가뭄에 콩 나듯 낚이는 포인트에서도 남보다 더 좋은 조과를 올릴 수 있다면 그것도 의미 있는 필드 테스트일 것입니다.

하지만 낚싯대의 성능, 원줄과 목줄 성능을 체크하려면 그래도 굵은 씨알을 많이 걸어봐야 할 도리밖에는 없으니까요.

 

이때는 아내가 임신 7개월에 들어섰습니다. (지금은 8개월째) 이제 아내는 낚시와 잠시 이별을 고할 때가 온 것입니다. 

꿈만 같았던 대마도에서의 낚시 고별전이 끝나면 아이를 낳아 어느 정도 기를 때까지 부부 동출이 어렵겠지요. 

아내의 고별전 무대. 이왕이면 아내가 가장 편안해 하는 곳으로 장소를 선정했습니다. 

아내는 마지막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하게 될까요? 그리고 블로그 독자님들의 첫 대마도 낚시 성과는 어땠을까요? 

그 이야기는 다음 회로 이어집니다. 다음 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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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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