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어 스테이크] 집에서 폼나게 먹는 광어 스테이크 만들기


 

지난번 어청도 광어 다운샷에서 잡은 7짜 광어입니다.

한조무역 박범수 대표께서 잡은 광어를 근처 횟집으로 가져가 포를 떴습니다.

양이 너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반씩 나눠 가졌고 저는 그날 집에서 회 파티를 열었지요.

 

아래 사진은 그리고 나서 남은 자투리(?) 살입니다. 이걸로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광어 스테이크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광어 스테이크가 별거 있겠습니까? 그냥 팬에다 구우면 광어 스테이크지. 하지만 실수를 줄이기 위해 사전에 준비하면 좀 더 멋진 광어 스테이크가

되리라 봅니다. 우선 생선으로 만드는 스테이크가 맛있으려면 '익힘'이 절묘해야 합니다.

평소 요리 좀 할 줄 안다는 분도 생선 스테이크는 까다로울 수 있죠. 일반 쇠고기 스테이크보다 좀 더 까다로운 조리 시간을 요구하고 어떤 소스와 궁합을

맞추느냐에 따라 요리 완성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비록, 제가 요리를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입맛 까다롭고 미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음식을 만들어도 맛있게 만든다는 사실을

믿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맛을 그리는 작업은 음식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탁월하다고 보니까요.

또한, 먹는 거 좋아하고 요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평소 요리 관련 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를 자주 보았을 것입니다. 거기서 영감을 얻을 수도 있겠고

혹은 어느 레스토랑에서 맛본 대구나 광어 스테이크를 벤치마킹할 수도 있겠지요. 결론은 '관심의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 지금 이 레시피는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광어 스테이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요리에 대한 관심, 맛에 대한 관심, 올바른 먹거리에 대한 관심, 그리고 낚시에 대한 열정.

이것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쯤 다른 일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

 

오늘은 꾼의 레시피, 광어 스테이크 편을 소개합니다. 낚시를 즐기시는 조사님들, 낚시다녀온 보상으로 아내에게 봉사 한 번 해보시길 바라면서

(그 전에 화이트 와인부터 준비하시고요.) 기념일에 즈음하여 한 접시 만들어 주면 집에서 좋아할 것이라 봅니다.

 

 

광어 스테이크는 밑간으로 재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생선 스테이크에 어울리는 생선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생선 스테이크가 맛있는 생선은 피쉬앤칩스 = 생선까스 = 그리고 명절 때 먹는 '전'에 이르기까지 전부 어울린다는 점입니다. 

이들 생선의 특징은 수분기가 적당하며 살이 부드럽습니다. 대표적인 생선으로는 광어, 대구가 있고 해외에서는 판가시우스 메기가 있습니다.

어울리지 않은 어종으로는 살이 매우 단단한 복어류, 열을 가하면 쫀쫀해지는 벤자리, 그리고 살 자체가 쫄깃한 돔 종류입니다.

하지만 돔 어종이라도 36시간 이상 푹 숙성하면 살이 물러지므로 위의 요리에 적합한 상태가 됩니다.

 

여기서는 3.5kg짜리 자연산 광어로 준비했습니다. 혈합육을 보면 평소 때의 광어와 달리 불그스름하지요. 씨알이 커서 그렇습니다.

이 광어는 약 4일 정도 숙성을 거쳤습니다. 이노신산(IMP)의 감칠맛은 24시간만 숙성해도 최대치에 근접하지만, 그보다 좀 더 숙성한 이유는 살을 부드럽게

하기 위함입니다.

 

#. 광어 스테이크 밑간 재료

두툼한 광어살, 올리브 유, 소금, 후추, 맛술

 

먼저 올리브 유를 바르고 소금, 후추로 밑간한 다음 맛술을 뿌리는데요. 여기서는 일본 소주를 사용했습니다.

 

 

#. 생선 껍질에 관하여

사실 처음부터 스테이크를 할 생각이었다면 껍질도 살렸을 텐데, 회를 먹고 남은 거로 하다 보니 아쉽게 껍질은 없어요.

하지만 이 레시피를 따라 하시려면 껍질과 함께 구우시길 바랍니다. 생선은 뭐니뭐니해도 껍질 맛이 있어야죠. ^^

 

 

광어 스테이크는 집에 있는 재료와 양념을 최대한 활용해서 만들었습니다.

어떻게 만들 것인지 구상을 마쳤는데요. 해초를 이용해 광어 스테이크의 간을 조절하고 압맥과 견과류로 씹히는 맛을 더할 생각입니다.

소스는 두 가지를 준비했는데 하나는 발사믹 에멀젼, 다른 하나는 마요네이즈라 불리는 소스입니다.

레시피는 참고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광어 스테이크는 처음부터 끝까지 제 머릿속의 상상력을 총 동원하였습니다.

다만, 마요네이즈란 소스는 인터넷 레시피를 참고할 수밖에 없군요. 배운 게 없어서 그렇습니다. ^^;

 

 

발사믹 에멀젼을 만든다.

 

#. 발사믹 에멀젼 재료(큰술과 1T는 밥숟가락으로 개량)

발사믹 식초 2큰술, 올리브 오일 6큰술, 설탕 1큰술, 레몬주스 1T, 소금과 후추 약간.

 

용기에 올리브 오일을 제외한 나머지 재료를 넣고 섞어줍니다.

거품기로 열심히 저으면서 올리브 오일을 천천히 따라 붓습니다. 이때 거품기로 계속 저어줍니다.

그렇게 2~3분을 열심히 저으면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이 서로 섞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분리될 수 있음)

 

 

발사믹 에멀젼 완성

 

발사믹 소스를 완성했습니다. 다음은 생선 스테이크에 어울리는 마요네이즈 소스를 만들어보겠습니다.

 

 

마요네이즈 소스 만들기

 

#. 마요네이즈 소스 재료

달걀 노른자 3개, 레몬주스 3큰술, 올리브 오일 9큰술, 소금과 후추 약간.

 

들어가는 재료는 별거 없습니다. 이것도 올리브 오일을 제외한 나머지 재료를 용기에 붓고 잘 섞어줍니다.

거품기를 열심히 저으면서 올리브 오일을 천천히 따라 붓습니다. 붓는 동안 열심히 저어주는데요.

일반 거품기로 할 때는 6~7분가량 열심히 저어야 합니다. 그래야 마요네즈 수준의 점도를 갖춥니다.

저는 전동 거품기를 사용했는데 고장이 나서 저 작은 거품기를 수동으로 저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점도 조절에 실패.

 

 

믹스 견과류

 

집에서 먹다 남은 견과류를 꺼냅니다. 제 맥주 안준데 광어 스테이크에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건포도는 그대로 두고 나머지는 부숩니다. 방법은 칼을 대고 손바닥으로 지그시 누르면 됩니다.

 

 

 

#. 광어 스테이크에 들어가는 꾸미 재료

어린잎 채소, 양송이 버섯, 통마늘, 은행알, 꼬시레기(해초의 일종), 불린 압맥

 

이제 모든 재료가 준비되었습니다. 어린잎 채소와 버섯, 통마늘, 은행알 등은 잘 씻고 물기를 빼 줍니다.

 

 

광어 스테이크에서는 해초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모자반을 생각했다가 아내가 꼬시레기가 좀 더 어울릴 것이라고 하여 선택했는데 제대로 적중했습니다.

해초 종류는 소금에 절여 논 상태라 물에 충분히 담가서 짠기를 빼주는 게 중요합니다.

 

압맥 또한 물에 충분히 불려 놓습니다. 시간은 2~3시간이면 됩니다.

이 압맥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압맥이지만, 가끔 감성돔 낚시에 밑밥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

 

 

꼬시래기를 건져 물기를 뺍니다. 먹기 좋은 길이로 대강 잘라주고요.

짠기가 얼마나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간을 봐야 합니다.

볶을 때 다시 소금, 후추로 간을 맞춰야 하는데 그러려면 짠기가 어느 정도 빠졌는지를 알아야 하니까요.

 

 

달군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꼬시레기와 불린 압맥을 볶습니다. 최대한 센 불에 달달 볶아주십시오.

이어서 소금과 후추로 간합니다. 이 해초 꾸미는 두툼한 광어 스테이크와 함께 먹었을 때 간이 딱 맞아들어가야 하므로 조금 짭짤해도 됩니다.

 

 

다 볶았으면 접시에 올립니다.

 

 

이어서 광어 스테이크를 굽습니다.

달군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요. 처음 한쪽 면은 3분 50초를 지저줍니다.

 

 

그러는 동안 가니쉬로 곁들일 꾸미를 다른 팬에서 볶아줍니다.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요. 버섯, 은행알, 통마늘을 넣은 뒤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추고 바질이나 타임을 살짝 뿌려 향을 돋굽니다. (여기선 타임을 사용)

 

 

 

#. 생선 스테이크 굽기 팁

3분 50초가 지나면 광어를 한 번 뒤집습니다. 3분 50초인 이유가 있습니다.

예전에 생선 스테이크와 관련된 외국 셰프의 동영상에서는 이보다 좀 더 두툼한 황새치를 4분가량 지저 준 걸로 기억합니다.

영상에서 보았던 두께의 차이와 지금의 광어와는 차이가 있으므로 3분 50초 정도로 맞추고 뒤집어 준 것. 이렇게 하면 전체 익힘에서 약 70%가량

익게 됩니다. 나머지 30%는 뒤집어서 익힙니다. 이때 염두에 둬야 할 게 있습니다. 생선 스테이크는 익힘의 총량이 100%를 넘어선 안 됩니다.

100%를 넘어서는 순간부터는 살이 뻑뻑해져 감흥이 떨어지니 90~100% 사이로 맞춰야 합니다.

여기서는 나머지 한쪽 면을 센 불에 2분~2분 50초 정도로 지진 후 불을 끄고 잠시 놓았습니다.

 

 

접시에 가니쉬를 올리고

 

 

광어 스테이크를 해초 위에 올립니다.

 

 

그 위에는 어린잎 채소를 듬뿍 올린 후 좀 전에 부순 견과류를 뿌려줍니다.

 

 

그리고 그 위에는 발사믹 에멀젼을 몇 스푼 뿌립니다.

 

 

남은 공간에는 마요네이즈 소스를 한 큰술 얹어서 광어 스테이크를 완성합니다.

마요네이즈 소스는 점도 조절 실패로 모양이 잡히질 않네요. 푸딩까지는 아니어도 마요네즈와 흡사한 점도가 돼야 제대로 된 거랍니다.

 

 

 

집에서 폼 나게 먹는 광어 스테이크 완성

 

3.5kg짜리 자연산 광어가 내는 두툼한 살

 

어린잎 채소와 견과류를 더해 영양의 밸런스도 맞췄다.

 

두툼하게 썰리는 광어 스테이크

 

그 속에는 여전히 수분기를 머금고 있어 촉촉함이 살아있어야 합니다. 뻑뻑한 생선 스테이크는 매력이 없어요. ^^

 

 

촉촉하고 부드러운 광어살

 

짭쪼름한 해초+압맥과 궁합을 맞춘 광어 스테이크

 

여기서 해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두툼한 광어는 표면에만 간이 되어 있어 광어만 먹으면 싱거울 겁니다.

이때 씹히는 식감과 간을 보충한 것이 꼬시레기 볶음입니다. 꼬시레기에 소금, 후추 간이 되어 있으니 함께 먹어야 간이 맞도록 한 것.

여기에 말랑하게 씹히는 압맥이 더해지면서 씹힘에 포인트를 줍니다.

 

두 가지 소스의 궁합도 중요합니다.

이미 발사믹 에멀젼이 뿌려진 상태에서 광어살을 마요네이즈 소스에 묻혀 먹으면 발사믹의 새콤함과 마요네이즈의 고소함이 잘 어우러집니다.

광어 스테이크는 만드는 사람에 따라 개성이 천차만별. 해초와의 궁합은 예전에 캘거리에서 인상 깊게 맛봤던 은대구 스테이크에서 착안하였습니다.

(관련 글 : 캘거리의 진짜 맛집을 찾아서, 리버카페)

 

 

접시에 남은 소스까지 싹싹 긁어먹게 되는 맛

 

처음 만든 건데 아내님께서 상당히 흡족해하시네요.

하지만 이 음식을 만드는 일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 성격상 같은 요리는 반복을 잘 안 해요. ^^;

다음에 생선 스테이크를 만들게 된다면 그때는 또 다른 스타일로 꾸며보겠습니다.

오늘 소개한 꾼의 레시피, 조금 복잡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막상 해보면 난이도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겁니다.

특별한 날, 광어 스테이크로 집에서 폼 나게 드시기 바라면서 이만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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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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