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맛깔나는 겨울 제철 생선회 모음


 

 

※ 원래는 천고마비의 계절에 이 글을 올렸어야 하는데 많이 늦어졌습니다. 이 칼럼은 작년 봄에 썼던 봄 여름, 자연산 제철 생선회 총정리의 연장이며 가을부터 겨우내 맛이 좋은 자연산 생선회를 총망라 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9월부터 12월을 거쳐 이듬해 4월까지 맛이 좋은 자연산 생선회를 전국 각지의 '검증된 식당'에서 찾아드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특정 업소에 대한 정보가 나갈 수 있습니다. 본 글의 취지는 검증된 식당에서 검증된 자연산 제철 생선회를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에 있습니다. 내용이 방대해 1~4편으로 나뉘어 발행될 예정입니다.

 

 

"알고 먹으면 더욱 맛있는 제철 생선회"

"흔한 생선회부터 귀한 자연산까지 총정리"

 

 

겨울 하면 생각나는 국민 먹거리, 생선회가 빠질 수 없다.

찬바람이 불고 바다 수온이 내려감에 따라 바닷물고기는 월동 준비에 들어간다. 산란을 위해 살집과 지방량을 늘리는 시기도 바로 이때다.

암놈은 난소(알)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수놈은 이리(정소)를 찌운다. 여름에는 그 존재감이 미미한 '청어'를 떠올려보자.

겨울이면 일부 횟집과 주점에서 청어구이를 내는데 어떤 놈은 알주머니가 가득 들었고 또 어떤 놈은 이리(정소)가 가득 차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듯 겨울은 많은 물고기가 새끼(난태생)를 낳거나 혹은 알을 부화하기 위해 지방을 축적하는 시기이다.

수많은 해수어 중 절반 이상이 봄에 산란하게 되니 생선에게 있어 겨울은 종족 번식을 준비하는 성스러운 시기일 것이다.

그 성스러운 시기를 우리는 '제철'이라 부르며 미식을 취한다.

 

"생선회는 가장 살쪘을 때 먹어야"

 

쇠고기로 따지면 한 마리에 살이 얼마나 들었는지를 보는 '육량'과도 같다.

쇠고기야 육량 검사를 통해 A, B, C 등급을 매기고 있지만, 활어는 그런 게 없다. 비슷한 시기, 비슷한 지역에서 잡힌 자연산 활어라면 육량의 차이가

크지 않기에 구분 없이 먹는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잡힌 자연산이라도 '지역'에 따라 맛과 살집에는 차이가 날 수 있다.

그 예로 숭어, 도다리, 광어, 우럭, 감성돔, 전어 등을 꼽는데 이들 어종은 지역에 따른 맛 차이가 분명히 나고 또 수급량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산지에서 직송으로 받는 자연산 전문 횟집은 대게 남해산(통영, 충무, 진해, 완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특정 지역에서만 나는 특산물은 선택의 여지 없이 그 지역에서 공수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횟감으로 '실치, 망둥어, 간재미, 과메기, 개복치, 도루묵'이 그러하다. 이 장에서는 제철 자연산 생선회를 지역에 따라 나눴다.

오늘은 동해해 편에 이어 제주도에서 나는 제철 생선회를 알아보았다.

 

 

 

■ 제주도(9~12~4월로 이어지는 제철 생선)

"고등어, 갈치, 긴꼬리벵에돔, 쥐치, 아홉동가리, 독가시치, 방어"

 

#. 고등어(양식 가능)

동, 서, 남해를 막론하고 가장 많은 어획량를 올리는 생선은 고등어일 것이다.

비록, '국민 생선'이라는 왕좌를 갈치에게 잠시 내주었지만, 그래도 고등어는 우리 국민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독차지했던 생선이 아닌가 싶다.

그런 고등어가 횟감으로 유통된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 시작은 2008년경 통영에서 고등어 양식에 성공해서부터였다.

그전에는 '침'을 놓아 기절시켜야만 싱싱한 회로 먹을 수 있을 만큼 고등어는 성질이 급해 수조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성질 더럽기론 고등어'란 말이 있듯, 자연산 고등어는 일부 호텔과 산지에서나 맛볼 수 있는 귀한 횟감이었다.

 

 

수조를 빙글빙글 도는 양식산 고등어

 

<사진 1> 양식산 고등어회

 

그런 고등어가 대중적인 횟감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양식에 성공한 이후였다.

덕분에 지금은 제주도뿐 아니라 전국 어디서든 쉽게 고등어 회를 맛볼 수 있게 됐다. 그러니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고등어회는 양식산이다.

현재 횟감용 고등어는 통영 욕지도 앞바다에 설치된 대형 가두리와 제주도 해상에서 길러지는 고등어로 양분되고 있다.

거기서 출하한 고등어는 활어 차에 실려 전국으로 운송되는데 다른 어종보다 유난히 산소 소비량이 많아 한 번에 많이 실지 못한다.

우리가 사 먹는 고등어 회 가격이 비싼 이유도 이러한 운송비 부담과 관련 있다. 

 

현재 대다수 횟집은 고등어를 횟감으로 취급할 때 양식산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

똑같은 크기, 똑같은 활어라도 자연산 고등어가 양식산 고등어보다 몇 배나 저렴하지만, 살려서 가져오기가 어렵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설령, 가져온다 하더라도 수조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죽어버리므로 양식산 고등어를 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자연산 고등어가 양식산 고등어보다 회 맛이 더 좋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양질의 사료를 먹고 꾸준하게 육량을 관리한 양식산 고등어가 맛이 있다. 그러니 인터넷에서 본 여느 글처럼 자연산 고등어를 회로 먹었다고

해서 특별히 자랑스럽게 여기거나 혹은 양식산 고등어를 천대 시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다만 사람들 인식은 의례 자연산 고등어가 값도 비싸고 맛도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편견이 있다.

그러한 소비 심리에 편승하여 일부 업소가 '제주산 고등어' 혹은 '자연산 고등어'란 이름을 내걸고 슬그머니 양식 고등어를 내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상술이기보다 소비자의 그릇된 편견에서 기인한 것이니 이러한 정보를 바로 알고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멀리 제주도까지 날아가서 싱싱한 고등어 회를 맛보지만, 실은 그 고등어가 우리 동네 횟집의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점이다.

물론, 똑같은 고등어라도 썰어내는 기술과 양념장에 따라 느껴지는 맛은 천차만별이니 확실히 그 점은 제주도 횟집이 우위에 있는 게 사실이다.

 

 

<사진 2> 자연산 고등어회

 

일부 횟집과 재래시장에서는 자연산 고등어 회를 만나볼 수 있다.

다만 다른 어종은 몰라도 고등어만큼은 꼭 자연산으로 맛봐야 할 이유와 동기가 부족하다. 

그래도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자연산 고등어와 양식 고등어를 구분하는 포인트에 관해 알아보자. 

 

양식산 고등어회는 활력이 넘치는 상태에서 바로 끄집어내 회를 치니 근육색은 희고 투명 감이 좋고 혈합육은 '선홍색'을 띤다.

반면, 자연산 고등어회는 살아있을 때 회를 치는 것은 양식산과 같지만, 배에서 잡혀 뭍으로 오는 동안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최상의 활력에서 회를

치는 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근육 색은 전반적으로 불그스름하며 혈합육도 진한 붉은색을 띠기 마련이다.

예외적으로 자연산 고등어 중 30cm 이하 크기에서는 양식산 고등어처럼 선홍색 혈합육을 띠는 경향이 있다.

 

고등어는 사후 직후부터 선도가 급속히 저하되는 어종이다.

이때 실온에 방치하면 몸속의 히스티딘은 식중독 유발 물질인 히스타민으로 변화하며 이것을 날것으로 먹으면 식중독에 걸린다.

하지만 저온 숙성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숙성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사후 이틀까지는 히스타민의 수치가 증가하지 않으므로 우리가 맘 놓고

숙성 고등어회를 즐겨도 되는 이유이다. 제철은 가을부터 겨울까지.

 

자연산 고등어회 문의

성산포 자연산 회센타(064-782-1572)

제주 동문시장 시장의 몇몇 상회들

 

양식산 고등어회 문의

서귀포 미영이네(064-792-0077)

모슬포 만선식당(064-794-6300)

 


 

 

#. 갈치(양식 안 함)

 

갓 잡힌 갈치의 우아한 자태 

 

즉석에서 썰어 먹는 갈치회 덮밥

 

격식 차려 먹는 제주도 은갈치회

 

평소 밥반찬으로만 알고 먹던 갈치도 싱싱하면 훌륭한 횟감이 된다.

이때의 횟감용 갈치는 그물에 잡힌 먹갈치보다 주낙에 걸린 은갈치를 제일로 꼽는다. 이유는 깔끔한 몸 상태와 빛깔에 있다.

몸을 다치지 않도록 건지는 주낙 갈치는 은백색의 구아닌 색소가 온전해 상품성을 높일 뿐 아니라 회를 쳤을 때도 특유의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갈치회는 활어회로 유통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대게 '치'짜로 끝나는 생선이 그러하다.

갈치도 성질이 급해 잡히자마자 수 분 안에 숨을 거두므로 우리가 먹는 갈치회는 선어로 유통된다. 하지만 안심해도 된다.

갈치의 몸 구조는 길쭉해 혈액 대부분이 심장과 내장을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

 

이 때문에 굳이 피를 빼지 않아도 선도만 보장된다면 횟감 유통이 가능한 게 갈치다. 선어회이므로 특유의 감칠맛도 있다.

갈치도 회로 사용할 때는 큰 것이 좋으며 얼마나 숙성했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므로 갈치회를 맛보겠다면 '갈치회 전문점'을 권한다.

그 외에 갈치회를 일명 '스끼다시'로 내는 식당 중 일부는 아무래도 작은 갈치를 사용하기에 제맛을 보기에 무리가 있다. 제철은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갈치회 문의

제주시 마라도 횟집(064-746-2286)

제주시 산지물(064-752-5599)

서울 제주물항(02-592-1951)

 


 

 

#. 긴꼬리벵에돔(일본에서만 양식)

벵에돔은 벵에돔이지 이름도 생소한 '긴꼬리벵에돔'은 또 뭘까?

실은 제주도 내 횟집에서 취급하는 벵에돔 중 일부는 긴꼬리벵에돔이며 우리는 그저 '벵에돔'으로만 알고 먹어왔다.

그런데 상인들과 낚시꾼들은 이를 구분하여 취급한다. 이유는 미묘하게나마 외형에서 차이가 나지만, 무엇보다도 습성과 서식 영역이 다름에서 오는

'맛의 차이'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긴꼬리벵에돔은 일반 벵에돔보다 조금 더 높은 시세가 형성된다.

 

실제로 모슬포 위판장에서 벵에돔 경매 현장을 지켜봤는데 일반 벵에돔보다 긴꼬리벵에돔의 시세가 좀 더 높게 책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균 단가는 kg당 3만 원 선. 긴꼬리벵에돔은 그보다 조금 더 비싸며 이러한 시세는 그날 조업량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한다.

여기서는 긴꼬리벵에돔이란 말 대신 '가파도산' 혹은 '마라도산' 벵에돔으로 불리며 다른 지역의 벵에돔보다 으뜸으로 친다.

이유는 가파도와 마라도 해역의 먹잇감이 풍부하고 물살이 세서다. 결정적으로 이 지역에서 잡히는 벵에돔의 과반수는 긴꼬리벵에돔이며 벵에돔보다 

육질이 더 쫄깃하면서 지방의 풍부한 맛을 높게 쳐준다.

 

 

낚시로 잡은 씨알 굵은 긴꼬리벵에돔

 

관탈도에서 잡은 긴꼬리벵에돔 회

 

탱탱한 육질과 고소한 맛을 두루두루 갖춘 긴꼬리벵에돔

 

벵에돔을 제주식을 먹는 방법

 

긴꼬리벵에돔은 산란철인 봄을 제외하고는 연중 맛의 차이가 크지 않은 어종이다.

맛은 7~8월에도 있지만, 11월 이후부터는 더욱 좋아진 육질과 함께 겨우내 제철의 맛을 선보인다. 

사실 벵에돔 회 맛을 결정짓는 더 중요한 요소는 '씨알'에 있다. 벵에돔 종류는 갑각류를 비롯해 파래 등의 해초 따위를 먹는 잡식성 어종.

특히, 겨울에는 해초를 위주로 먹이활동을 하므로 먼바다에서 잡히는 어린 개체에서는 '갯내'가 나기도 한다.

긴꼬리벵에돔의 경우 최소 800g~1kg은 돼야 축적된 지방의 고소한 맛을 내며 그 길이는 대략 40cm 전후이다.

 

대부분 자연산이지만, 제주도의 일부 횟집에서는 일본산 양식 벵에돔을 들여놓기도 한다.

또한, 지금은 제주도 곳곳에 덤장(제주도 전통 그물)을 설치해 그 길목을 지나가는 벵에돔을 가둬놓고 때가 되면 잡아간다.

한동안 덤장에 갇힌 벵에돔은 지네들끼리 부딪히고 엉켜 비늘이 빠지고 꼬리가 심하게 훼손되어 있다.

실제로 덤장에서 잡힌 벵에돔을 보면, 꼬리가 붉고 많이 헤져 있다. 이런 벵에돔은 제주도의 재래시장에서 자주 목격되는데 싸게 들여와 팔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횟감의 기본'에서 보자면 그리 좋은 상태라고 할 수 없다.

 

 

긴꼬리벵에돔(위)과 벵에돔(아래)

 

덤장에서 잡힌 벵에돔도 긴꼬리벵에돔과 한데 뒤엉켜 있는데 고만고만한 씨알이라면, 그것이 긴꼬리벵에돔이든 아니든 횟감으로서의 맛 차이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긴꼬리벵에돔을 제대로 맛보려면, 낚시로 잡은 것이나 가파도와 마라도 인근 해역에서 조업된 것으로 맛보기 바란다.

 

참고로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의 외형적 차이는 위 사진에서 쉽게 알 수 있다.

여러 가지 구분법이 있지만, 여기서는 가장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아가미뚜껑의 검은 테 여부로 가리면 된다. 

아가미뚜껑에 검정색 테가 선명하면 긴꼬리벵에돔이고 없으면 벵에돔이다. 제철은 여름에 반짝,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긴꼬리벵에돔회 문의

제주시 마라도 횟집(064-746-2286)

서귀포 남경미락(064-794-0055)

 


 

 

#. 쥐치(양식 가능)

해파리를 먹이로 하는 쥐치는 우리 바다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런 쥐치가 해마다 개체 수가 줄어 이제는 해안가를 낀 횟집이나 제법

규모 있는 횟집이 아니고선 맛보기 어려워졌다. 당장 우리가 씹고 뜯는 쥐포만 해도 그렇다. 쥐포의 주재료인 말쥐치의 개체 수가 급감하다 보니

지금은 동남아산 쥐포나 다른 생선살을 섞은 쥐포가 건어물의 한 코너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수도권의 사정이다. 이 무대를 거제도와 통영, 제주도로 옮기면 뜻밖에도 사계절 내내 쥐치회를 맛볼 수 있다.

이유는 쥐치와 말쥐치가 양식되기 때문이다. 필자가 먹어본 바로는 자연산이나 양식이나 맛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는 못했다.

참고로 우리나라 해역에서 잡히는 쥐치과 생선은 몇 종류가 있지만, 제주도 횟집에서 취급하는 쥐치과 어종은 총 3종이다.  

 

"쥐치, 말쥐치, 객주리"

 

제주도에서는 이들 어종을 구분 없이 '객주리'라 부르며, 남해에서는 말쥐치를 '객주리'로 부르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쓴 객주리는 표준명으로 따로 있다. 이 객주리는 대형 쥐치로 아직은 양식하지 않으며 그물에 혼획된 것을 말쥐치와 함께 넣어 통상

'객주리'로 취급된다.

 

 

<사진 3> 수조를 가득 메운 말쥐치와 쥐치

 

차진 쥐치회

 

혹자는 쥐치(객주리 포함)회를 모든 생선회 중에 으뜸으로 치기도 하는데 이는 전적으로 식감 때문으로 보인다.

쥐치과 어종은 살의 탄력이 다른 흰살생선보다도 높고 복어보다는 낮은 수준이라 확실히 식감 하나는 월등히 뛰어나다.

그래서 활 쥐치회는 복어처럼 얇게 썰어야 제맛이 나며, 개인적으로 숙성했을 때의 맛이 어떨지 궁금하다. 

 

일부 수준 높은 식당에서는 쥐치 생간을 믹서기에 곱게 갈아 소스로 활용하기도 한다.

쥐치 간은 아귀 간과 더불어 생간으로 먹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어종이기도 하다.

그 맛은 흡사 땅콩버터의 맛이 날 만큼 녹진하며 비린내가 적다는 게 특징이다. 제철은 가을이지만, 겨울에 맛보아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쥐치(객주리)회 문의

서울 갯배(02-312-6561)

제주시 두루두루(064-744-9711)

제주시 모살물(064-713-0309)

 

 


 

 

#. 아홉동가리(양식 안 함)

최근 제주도는 해마다 상승하는 수온과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양 생태계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아열대성 어종의 상업적 활용 가능 여부이다. 아홉동가리도 그러한 고민에 놓인 어종 중 하나다.

문제는 아홉동가리의 정체성을 왜곡하는 일부 횟집의 상술이다.

 

어떤 생선이 생선회로서 가치를 인정받는 데는 안정적인 수급과 가격, 맛 등 세 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이 생성회가 어떤 어종으로 만든 것인지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파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름 하나 잘 지은' 마케팅만으로 어필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어차피 피해갈 수 없는 문제(아열대성 어종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것)라면, 해당 횟감의 영양 성분과 생태, 그에 따른 맛과 제철의 상관관계를 연구해

이들 정보를 바탕으로 알려야 소비자의 불신을 줄이고 관광객뿐 아닌, 지역주민들도 적극적으로 소비할 수 있다고 보인다.

 

 

횟집 수조에 든 아홉동가리

 

필자가 직접 낚은 아홉동가리

 

아홉동가리는 이러한 논란에서 그 어느 것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횟감이다. 

그러니 아홉동가리를 제주의 상인과 횟집에서는 '꽃돔'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개명했다. 

횟감으로서의 가치가 달리니 적당히 갖다 붙인 이름으로 밀고 나간 경우이다. 

이를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며, 단지 '꽃돔을 맛봤다.'식으로 작성된 리뷰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그래서 꽃돔은 제주도로 여행 오면 한 번쯤 맛봐야 할 생선회거나 혹은 관광객을 상대로 팔기 만만한 횟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민들은 꽃돔을 먹지 않는다. 낚시꾼들도 아홉동가리(꽃돔)에서 냄새가 난다 하여 잡어 취급한다.

생선회 맛에 민감한 낚시꾼들이 등한시하는 이 어종을 제주도의 몇몇 횟집에서는 1kg당(부요리 포함) 13만 원 내외로 팔고 있다.

물론, 아홉동가리에서 냄새가 난다는 건, 단순한 선입견일지도 모른다.

 

아홉동가리를 비롯해 독가시치(따치), 벵에돔도 초식의 식성을 가진 건 똑같다. 초식의 식성을 가진 생선을 취급할 때는 손질을 잘해야 한다. 

자칫 위장이나 쓸개를 건들면 소화 중인 해초의 갯내가 살에 배 회 맛을 그르치게 된다.

횟집에서는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수조에서 바로 건져 손질하기 때문에 냄새가 나지 않은 것이다.

 

 

아홉동가리 회

 

그렇다 하더라도 이 어종을 '꽃돔'으로 적당히 둘러대며 파는 것은 꾼들이 부르는 애칭인 '논쟁이'인 만큼 논쟁의 여지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꽃돔'이란 말이 여기저기서 쓰이기 때문으로 이는 혼란을 줄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원양산 어종인 붉평치(만다이)의 경우를 들어보자. 이 어종을 일부 업자들은 꽃돔으로 부르고 있다.

벵꼬돔으로 알려진 황돔도 일부 상인은 꽃돔으로 부른다. 그리고 실제 표준명인 '꽃돔'이 따로 존재하고 있다.

 

한 어종을 두고 여러 명칭이 난립하거나 혹은 한 명칭으로 이 어종 저 어종에 쓰이면, 결국 시장에서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지금 제주도에서 '고급회'로 둔갑시켜 파는 아열대성 어종(아홉동가리)이 그러하다. 

그렇다면 이것이 참메기란 이름으로 팔고 있는 팡가시우스 메기와 도미살로 팔고 있는 틸라피아와 뭐가 다를까?

참고로 아홉동가리 회 맛 자체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이 맛을 살려서 아열대성 어종에 관한 요리법과 상업적 활용을 극대화하려면 그놈의 '명칭' 문제부터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아홉동가리(꽃돔)회 문의

제주도에는 꽃돔 말고도 좋은 회가 많이 있습니다.  

 


 

 

#. 독가시치(양식 가능)

 

제주 형제섬에서 낚은 독가시치

 

독가시치를 포함한 제주도 자연산 모둠회(모두 낚시로 직접 낚은 것)

 

제주도에서는 예부터 독가시치를 '따치', '따돔'으로 불렀다.

사실 이 어종은 제주도민이 즐겨 먹었던 횟감이 아니다. 시작은 낚시꾼의 입에서 비롯되었다.

제주도는 벵에돔 아니면 따치라 할 만큼 두 어종의 자원이 풍부하다. 그러다 보니 낚시 대상어도 자연스레 두 어종에 집중되었다.

하지만 따치는 벵에돔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다. 갯내가 난다는 점에서 일부 낚시꾼들이 잡어 이하의 취급을 한 것. 

 

실제로 독가시치 배를 까보면 위장에서 소화 중인 해초 향이 지독하다. 그 씀씀한 향은 그대로 간이며 쓸개며 영향을 줄 것이고 손질 시 이들 내장을

터트리는 순간 쓰레기통으로 직행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취급이 까다로운 어종이어서 손질에 도가 튼 일부 낚시꾼들만이 썰어먹는 그저 그런

횟감이었다. 그런 독가시치가 지금은 관광객으로부터 조금씩 주목을 받는 추세에 있다.

독가시치회 전문점이 생겨나고 그에 따른 조리법이 속속들이 발전하면서 맛도 더불어 상승한 것이다.

 

독가시치(따치)회 문의

백선횟집(064-751-0033)

서귀포 올레시장의 몇몇 횟집

 


 

 

#. 방어(양식 가능)

수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방어가 그다지 인기 있는 횟감이 아니었다. 이는 전어도 그랬다.

사실 알고 보면, 지금 우리가 즐겨 먹는 횟감 중 상당수가 과거에는 인기가 없었던 것들이다. 여기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조업 기술의 발달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도 미디어의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고등어, 갈치, 꽁치, 광어, 우럭, 도미, 장어 일색이었던 기존의 방송 소재가 바닥을 드러내자 다른 어종으로 화제를 돌린 것.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방송 소재의 고민이 결국, 프로그램에 영향을 끼쳤고 그것을 본 우리 국민의 외식 문화도 달라졌을 것이다. 

 

사실 횟집 수조에 노닐고 있는 고만고만한 씨알은 맛도 안 났다.

동네 횟집은 방어 전문점이 아니기에 맛을 내는 기술이 부족하고 워낙 살 자체가 무르다 보니 쫄깃쫄깃한 식감을 중시하는 우리 국민의 입맛과도

맞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 샌가부터 '대방어'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것이 인터넷과 미디어 효과가 아니라고 그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사실 열풍이라 하기에는 여전히 우럭, 광어와 같은 국민 횟감에는 뒤처지는 소비량이지만, 그래도 회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 겨울에 대방어 회는

꼭 한 번 맛보고 넘어가는 별미로 자리 잡았다.

 

 

방어

 

겨울에 지방이 한껏 오른 대방어회

 

1) 배꼽살, 2) 가마살, 3) 사잇살, 4) 등살

 

우리가 먹는 소며 돼지며, 닭은 성체에 이르렀을 때 제 맛을 낸다. 바닷물고기도 똑같다.

특히, 참치와 방어는 성체를 넘어 성숙기에 접어들수록 농후한 지방의 풍미를 선사해준다.

이 풍미는 지방이 내는 맛이며 여기에는 우리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과 오메가3, DHA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이 지방 함유량이 최고조에 오르는 시기가 겨울이다. 이르면 늦가을부터 시작해 이듬해 겨우내 맛이 좋다.

 

그러다가 봄부터는 맛이 현격하게 떨어지며 여름에는 기생충이 끓고 살이 빠져 횟감으로서의 메리트를 잃게 된다.  

겨울 방어도 급이 있다. 대방어라 함은 최소 8kg부터 시작해 대형급은 15kg 이상 나가기도 한다.

이러한 대방어를 맛보려면, 대방어를 취급하는 전문점을 이용하는 것을 권한다.

이들 전문점은 인원이 적어도 인분 수(두당)로 판매하므로 적은 인원으로도 대방어 회를 맛보기에는 무리가 없다.

 

대방어회 문의

모슬포 올랭이와 물꾸럭(064-755-3033)

제주시 마라도 횟집(064-746-2286)

서울 안면도 수산(02-2663-3558)

 

이로써 서해, 남해, 동해,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겨울 제철 생선을 모두 정리하였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이 글의 시리즈를 확인하시고, 봄부터 여름까지 맛이 좋은 제철 생선회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더보기>>

봄 여름, 자연산 제철 생선회 총정리(上) 

봄 여름 자연산 제철 생선회 총정리(下)

가을부터 겨울까지 맛있는 제철 생선회 총정리(서해 편)

가장 맛있는 겨울 제철 생선회, 모두 모여라(남해 편)

동해에서만 나는 특이한 제철 생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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