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철에 주의하세요. 강력한 독 품은 파란고리문어


 

 

원래는 오늘 포스팅 계획이 없었는데 국도 출조가 취소되면서 예전부터 꼭 쓰겠노라고 마음먹었던 파란고리문어에 관해 알리고자 합니다.

최근 뉴스를 통해 파란고리문어의 맹독성을 보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이 문어의 위험성과 존재 여부를 모르고 있습니다.

특히, 해수온이 상승하는 여름철 파란고리문어의 서식 영역확대와 활동성으로 인해 몇몇 피서객들이 마주칠 것으로 보이기에 주의를 당부하겠습니다.

 

 

<사진 1> 평상시의 파란고리문어(사진 출처 : http://uoichiba.seesaa.net)

 

<사진 2> 적의 위협을 받았을 때 파란고리문어의 모습(사진 출처 : http://takashi1016.com)

 

아열대성 문어인 파란고리문어가 우리나라에 출현한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2012년에 발견된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발견되고 있으며 주로 아열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제주도, 부산(남해) 등지에서 자주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파란고리문어가 좋아하는 서식 여건은 수온 20도 이상에 산호가 발달한 암초대이지만, 모랫바닥에도 서식하므로 이 지역의 해수욕에서 파란고리문어와의

조우를 아예 배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돌문어와 소라를 잡는 해루질과 에깅낚시(오징어 낚시)가 많이 성행합니다.

주로 해질녘부터 시작해 밤에 많이 하기 때문에 기사를 통해 보았던 수중 촬영 사진으로는 파란고리문어를 식별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파란고리문어의 위험성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보도 사진과 실제로 마주친 모습에는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이 문어가 주변 환경에 따라 채색을 수시로 바꾸는 데 있습니다.

<사진 1>은 수중 촬영한 것인데 평상시에는 <사진 1>의 모습을 하고 있다가 적의 위협을 받으면 채색이 화려하게 변합니다.

그래서 갈색 바탕에 선명한 파란고리는 "나를 건드리지 마라."는 경고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사진 3> 이런 모습으로 바위에 붙어있다면 우리는 쉽게 알아볼 수 있을까? (사진 출처 : http://econavi.eic.or.jp)

 

하지만 이 문어가 언제나 진한 채색과 화려한 무늬를 입고 있지는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에깅낚시에서 가끔 걸려오기도 하는데요. 

위협을 받은 것이기에 채색이 화려하게 변해 파란고리문어임을 알아볼 수 있지만, 해루질에서 바위틈에 붙어 있는 경우는 랜턴으로 비추어도

위장 색을 하고 있어 돌문어나 낙지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파란고리문어와 일반 문어의 차이입니다.

위장에 능한 문어이다 보니 때로는 색으로 종을 구별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다만, 파란고리문어는 다 자라도 몸통 길이가 20cm 미만으로 작은 데다

<사진 2>와 <사진 3>에서 알 수 있듯이 몸통 끝 부분이 화살촉처럼 뾰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모양으로 판별할 수 있습니다.

 

파란고리문어의 독은 복어 독과 같은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입니다.

우리 몸에 들어가면 마비와 호흡곤란을 일으켜 최후에는 사망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신경독이지요.

이 테트로도톡신은 파란고리문어의 침샘에서 분비됩니다. 침샘에서 분비된 테트로도톡신은 이빨을 통해 주입되므로 물리면 해독제가 없으며 그 주위가

붓는 것은 물론, 마비와 호흡곤란이 오고 산소 부족으로 인한 심장 마비에 이르게 됩니다. 응급 처치는 상처를 누르고 심장마사지를 하는 것이지만, 가장

효과적인 초동대처로는 빨리 119를 불러 병원에서 신속한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이렇게 치료를 받아도 독의 주입량에 따라 생사가 갈릴 수 있으며 특히,

체구가 작은 어린아이일 경우 테트로도톡신에 더욱 취약하므로 위험성이 높습니다.

만약, 24시간 이후 증상이 호전되면 치사율이 급격히 감소 완치에 이를 수 있습니다.

 

테트로도톡신은 파란고리문어의 이빨을 통해 주입되므로 절대로 만져선 안 됩니다.

얼마 전, 제주도에서 해루질하던 관광객이 이 문어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관찰하던 중 중지 손가락을 물려 일주일간 손가락이 마비되었습니다.

다행히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었고 손가락도 호전 중이지만, 문어와 오징어는 위협을 느끼면 다리를 오므려 대상을 꼼짝 못 하게 한 다음 깨무는 습성이

있으니 잡으려 하거나 만지는 것은 위험하겠지요.

 

앞서 설명한 것 처럼 파란고리문어는 자신의 몸을 지키는 테트로도톡신외에도 사냥할 때 쓰는 '하파로톡신(Hapalotoxin)'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독은 게나 새우류 등의 갑각류를 사냥해 먹잇감으로 취해야 하는 문어류라면 어느 정도 가지고 있지만, 파란고리문어는 테트로도톡신에 영향을 받지 않는

갑각류를 효율적으로 사냥하기 위해 하파로톡신을 수중에서 다량으로 방사해 마비시켜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갑각류를 마비시키는 이 독이 인체의 피부에 닿았을 때는 어떤 영향력을 끼치는지 정확히 알려진 사실이 없지만, 파란고리문어의 몸에서 나오는 점액질에

하파로톡신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기에 이래나 저래나 만지는 것은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하지만 파란고리문어의 습성 자체는 매우 온순하다고 나와 있습니다. 독을 품고 있는 해양 생물 중에는 먹잇감을 사냥하거나 공격하기 위해 지니고 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기 몸을 방어하기 위해 지니고 있습니다. 파란고리문어도 먼저 건드리거나 밟지만 않는다면 공격하는 일이 드물 것입니다.

 

 

※ 파란고리문어의 식용 여부

설사 파란고리문어를 식용하겠다는 정신 나간 사람은 없겠지만, 놀랍게도 식용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위험성을 감수하면서까지 식용해야 할 이유는 없죠. 손바닥의 반밖에 차지하지 않은 왜소한 몸집에서 먹거리를 찾을 이유도 없고요.

하지만 일본의 어떤 사람은 파란고리문어를 직접 식용함으로써 식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임상시험(?)으로 입증한 꼴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복어 독 성분인 테트로도톡신이 이빨과 침샘에만 있기 때문인데요. (아시겠지만 복어 독은 열을 가해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손질 시 이빨과 침샘을 제거하면

식용에도 문제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문가가 아니면 침샘을 제거하는 일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그냥 먹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그런데도 일본의 어떤 사람은 이것을 먹고자 침샘을 비롯해 내장이 든 머리를 완전히 제거해 다리만 조리해 먹었다는 일화를 써서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http://portal.nifty.com/kiji/141217165862_1.htm)

 

 

파란고리문어는 주간에는 먹이 활동을, 야간에는 바위틈에 붙어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력한 독을 품고 있어 적으로부터 재빠르게 도망치는 쪽으로는 영 소질이 없는 친구입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문어나 오징어류와 달리 유영 속도가 느려 주로 포복으로 기어 다닙니다. 그러한 점으로 인해 해루질에서는 인간의 눈에 곧잘 띄게 될 것입니다. 

 

다가오는 피서철에는 남해동부(경상남도)와 제주도에서 해수욕과 낚시, 해루질이 늘어날 텐데요.

오늘 소개한 내용을 기억했다가 파란고리문어로 보이는 생물을 발견한다면 손대지 마시길 당부드리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 추신

바다낚시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이 글을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여름 바다낚시, 조심해야 할 주의 어종 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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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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